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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22 (14:13) from 210.121.233.72' of 210.121.233.72'	Article Number : 8
장한수 교수	Access : 69 , Lines : 243

개혁주의 변증학

개혁주의 변증학 Ⅰ. 서론 본 강의의 처음 문제 제기는 변증학에 있어서 아퀴나스적인 입장 즉, 자연신학적 입장으로 신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에 유익한 일인가 하는 문제점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자면 이와 같이 논증하는 방식이다. 즉 존재자에게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숲 속에서 은빛 축구공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고 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공이 거기에 있게 했던 어떤 원인자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지, 우연히 존재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나아가서 그 공을 확대해서 비춰볼 만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더 나아가서 결국 지구만큼한 공이 있게 되었다고 할 때도-즉 지구가 있다고 할 때- 그 지구가 있게 한 원인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며 따라서 그 원인자인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필연적인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신존재 증명이 기독신자가 믿고 섬기는 하나님을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 문제는 단순한 것 같지만 보다 복잡한 문제와 연루되어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분명히 범주의 오류가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퀴나스가 증명한 신은 사유의 범주 속에 있는 신이며 우리가 믿고 섬기는 존재자로서 일상 속에서의 능력으로 일하시는 살아있는 인격적인 그런 신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 반틸(C. Van til)은 그의 저서 「변증학」(The Defence of The Faith)에서 보다 선명하게 기록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이 생각해낸 자각적인 사고를 최고의 존재로 올려놓았을 때, 그는 그 최고의 자각적 사고를 하나의 순수 행위(존재)와 무한대의 강력한 힘으로써 인식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신은 그가 최고의 존재로 떠받든 자각적 사고의 순수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  왜냐하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최고의 사고는 존재하는 순수한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의 자각적 지식은 모든 존재에 관한 실질적이며 개인적인 지식을 포괄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은 섭리의 신이 아니다. 그는 사고에서 나오는 생각일 뿐이므로 스스로 존재하는 하나님의 자의식에 대하여 전혀 무지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만들지도 않았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 세상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또한 그는 아퀴나스를 비판하면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이어 받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존재에 관한 모든 문제들을 본질등의 언어에서 존재의 언어로 번역해야만 하게끔 되었다'그러나 이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와 사유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본질만을 다루는 철학(형이상학적 사유)은 실재를 겉돌며 껑충껑충 뛸 뿐 그것을 다루지 못함과 같다 " 즉 아퀴나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루고 있는 신은 사유 속의 신이지 실재하는 존재자로서의 신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단순하지만 우리도 사실은 이런 자연신학적인 변증활동에 매일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자연을 바라보면서 "저 만물을 보라, 그렇다면 그것들에 대한 창조주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순박하게 기독교를 변증한다. 그러나 보다 학적으로 추구해 들어가면 여기에도 아퀴나스의 주장과 동일한 문제가 연루되어 있고 그 답이 단순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곧 알게 된다. 여기에 연루되어 있는 문제는 이성(reason),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이성의 능력의 한계, 신지식의 가능성 등 복잡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곧 알게 된다(이 문제는 뒤에서 다루게 된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또 다른 동기는 박형룡 교수의 저작 속에서 신의 속성을 절대성, 자족성, 불멸성, 유일성 등으로 접근하는 방식들을 보면서 이런 식의 접근이 범주의 오류 즉, 사유와 존재의 범주의 오류를 내포하고 있지 않는가, 혹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런 문제점들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이런 방식은 이성을 준거점으로 하는 방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신존재 증명에 반대해서 이성중심이 아닌 신 계시 중심의 논증의 방식도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즉 계시인 성경을 근거로 해서 하나님은 거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며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나타나서 일하시는 성경에 기록된 인격적인 하나님인 것으로 증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특별히 칼빈주의적 전통에 서있는 학자들의 입장이라 할 수 있으며 계시 중심적인 변증체계를 구성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1. 개혁주의 전통에 입각한 변증학 본 강의는 개혁주의적 전통에서 변증학을 전개해 나가려 한다. 그러므로 먼저 '칼빈주의적 전통'에 대해 필자가 이해하는 방식을 규명해 두는 것이 필자의 논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개혁주의적 전통이 무엇인가 하는 점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모호한 점을 가지고 오늘날 사용되어 지고 있는데 필자의 입장으로는 그 가장 포괄하는 근본적인 원리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개혁신학 사상은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절대주권을 가지고 계시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 이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상은, 4세기에는 어거스틴(Augustin)이 펠라기우스(Pelagius)를 비판하면서 주장되었고,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빈에 의해서 확립되었다. 그것은 17세기에는 화란의 칼빈주의자들이 알미니안주의를 비판함으로써 개혁신학의 확고한 전통으로 확립되었다. 4세기에 영국인 펠라기우스는 아담의 원죄를 부인하고, 죄란 선과 악을 자유로이 선택하는 의지에 의한 의도적인 악의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펠라기우스는 인간이란 자유의지의 선택에 의해서 얼마든지 악하게도 선하게도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의 구속에 있어서 하나님의 주권적 은총(God's sovereign grace) 역사(役事)를 부인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 은총을 주장했으며, 은총은 어떠한 전제나 조건 없이 증여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거스틴에게 있어서 은총의 역사를 위한 모든 인간적인 전제적 조건을 거부된다.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에게 있어서 칼빈주의는 '삶의 체계'(life system)로서의 기독교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시 말해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 개혁주의라는 것이다. 1-1. 개혁주의와 루터주의 먼저 개혁주의 변증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는 개혁주의가 무엇인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개혁주의를 말할 수 있는 칼빈주의 신학을 이해하고 지나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오늘날 개신교 신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종교개혁자로는 칼빈과 루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루터의 하나님 영광(soli deo gloria) 사상은 칼빈에게 있어서 강하게 표현되었고, 이 사상은 칼빈의 후계자들에 의해 계승되었다. 독일의 신학자 니젤(W. Niesel)은 그의 저서 「칼빈의 신학」(Die Theologie Calvins, 대한기독교서회 역간)의 마지막 장에서 칼빈 사상의 특성을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 사상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칼빈이 예수 그리스도를 문제 삼을 때에도 신의 영광 개념이 그의 사고 속에서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그의 자비를 계시하신 신, 그 신의 영광이 문제라는 것을 주의하면 되겠다. 칼빈에 의하면 이 신에게 영광을 돌리고 그를 찬미해야 했다. 그런데 두 신학자의 삶의 배경에서 그 근본 신학의 '동기'(motif)의 차이가 있다. 칼빈과 루터의 근본적인 차이는 루터는 수도사였고, 신학 교수였다. 따라서 기독교 종교 안에서 종교를 개혁한 것이라면 칼빈은 인문주의를 통해서, 당대의 뛰어난 인문주의자로서, 즉 세상의 일반적 영역에서 탁월한 지위와 지식을 갖은 후에  회심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루터는 종교 안에서 종교를 개혁하는 것인 문제였다면 칼빈은 회심한 이후에 자기가 자라왔던 인문주의를 기독교 안에 어떻게 포괄하느냐하는 문제, 즉 교회 뿐 아니라 세상 모두를 하나님의 주권 하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루터에게서는 경건주의가 나왔고 칼빈으로부터 칼빈주의가 나왔다고 할 때 칼빈주의는 하나님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 주권을 가진다는 것,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말하는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카이퍼는 이 전통 하에서 타락한 세상 속에 일어나는 선한 일을 설명하기 위해 '일반은총'과 '영역주권'의 신학을 말한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차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루터주의와 개혁주의의 차이는 루터와 쯔빙글리의 차이에서부터 시작하였고 그들 사이에 땅과 민족, 출신과 교육, 성격과 생의 경험 사이에 이미 있었던 차이가 신학적 차이를 이루었다. 1-2. 이성(理性)의 문제 그런데 변증학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문제는 이성의 역할이다. 그 귀결로서 개혁주의 입장에서는 이 '이성'도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으며, 하나님의 주권을 벗어난 자율적인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성'의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인 성경에 근거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할 줄로 안다. 즉 하나님의 주권을 표현하고 있는 '말씀'(계시)이 '이성'의 위에 있다는 것이요, 그러기에 이성은 말씀의 지배하에 있을 때 비로소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변증학 역시 이 계시중심적,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본 강의의 입장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는 기본적으로 변증학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살피는 일이며, 둘째로는 각 변증학 체계들의 입장을 비교해 보면서 각 체계간의 대표적인 학자들의 주장이 같은 체계 안에서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오고 있는가 하는 점을 살피는 일이다. 1-3. 변증학 체계의 유형 변증학 체계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개인적인 체험 즉 직접적인 신 지식을 강조하는 체계 둘째, 자연 신학이 변증학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체계 셋째, (특별)계시가 변증학의 기초임을 강조는 체계가 그것이다. 첫 번째 체계에는 파스칼(Blaise Pascal),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 에밀 브룬너(Emil Brunner)의 주장이, 두 번째 체계에서는 아퀴나스(Thomas Aquinas), 버틀러(Butler)의 주장이, 세번째 체계에서는 어거스틴(Augustine), 칼빈(Calvin), 카이퍼(Abraham Kuyper), 반틸(Cornelius Vantil)의 주장이 해당된다. 필자는 결론적으로 이들 주장의 비교를 통해서 개혁주의 변증학으로서의 계시 중심적인 변증학의 타당성을 논증하려한다. Ⅱ. 변증학의 역사와 본질 1. 역사 1-1. 변증의 성경적 근거 먼저 변증의 성경적 근거와 역사를 살펴본다. 변증에 대한 용어는 신약성경에서 동사형'           '와 명사형'        '가 나오는데 이것은 '변증하다','변증'(apology)으로 번역되지 않고 대신에 '대답하다'(make reply) '해명하다'(give answer) '변호하다'(make one's defence)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베드로는 벧전 3:15에서는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의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라고 했는데 여기서 '대답'이란 말이 헬라어로는          이다. 즉 사도 중 한 사람인 베드로는 이          를 할 준비를 갖추라, 즉 변증활동에 참여하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예수님의 경우를 보면, 여러 번 변증내지 보호를 하신 일을 찾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마태복음 22장을 보면 유대종파들에 대해 변호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사도 바울 역시 예루살렘 폭도들 앞에서(행22:1이하), 유대인의 공회 앞에서(행23:1 이하), 벨릭스 앞에서(행24:1이하) 그리고 베스도의 아그립바 앞에서(26:1이하) 자신을 변호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서신서 중 갈1장과 2장에서 자신이 제시한 복음과 자신의 사도직을 변호하는 일이나 그가 사도가 아니라는 고소에 대해(고전 9장) 변호하고, 고린도 후서 13장에도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변호(        )하고 있음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1-2. 변증의 역사적 변천 성경의 변증에 대한 언급 말고도 초대 교회시대 때에도 다양한 변증 활동이 계속되고 있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로마가 세계를 평정했던 시기는 기독교인들이 여러 가지 혐의를 이유로 핍박을 받았었던 시기로 유대인들 뿐만 아니라 비기독교도들로부터 종교적, 정치적 탄압이 자행됐었다. 당시 불신자들은 기독교인들에게 '식인종들'이라든지 '부도덕하다', '로마 제국을 훼손시킨다', '속기 쉬운 무식자들이다'등의 참소를 하였고 이에 대해 초대 교회 지도자들은 부당한 핍박과 처사들에 대해 변증활동을 폈던 것이다. 그 중 어거스틴 이전의 가장 위대한 변증론적 작품은 오리게네스의 '셀수스에 반대하여'라는 저서를 예로 들을 수 있다. 이들의 변증 속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점차 소극적 방어에 의존하는 대신에 자신들의 신앙을 객관화시킬 수 있고 어떤 공격도 물리칠 수 있는 핵심적 요지를 발견해야 겠다는 소위 '자체의 위상'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변증학은 변증의 핵심을 간파한 어거스틴에 와서 비로소 성숙단계에 이르게 된다. 즉 기독교 변증에 있어서 근본적인 쟁점은 기독교 교리의 진실성의 문제-기독교를 믿는 것이 참된 것인가-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소유 여부의 문제-하나님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나님을 우리는 알 수 있는가-라는 것을 그는 간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단순한 '변호'(        )에서 학으로서의 변호 즉 '변증학'(apologetics)으로 발전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거스틴 이래로 지금까지의 변증학은 어거스틴의 주제를 그대로 다루어 오고 있다. 또한 어거스틴이  정초한 이 변증학의 문제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는 주제이며 모든 변증학은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좀더 평이하게 말하자면 '기독교는 참으로 믿을만 한가',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이 참된 진리인가'라는 문제와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으며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가능한가 혹은 유익한가'하는 문제인 것이다. 어거스틴 이래로 지금까지 많은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이 작업을 해오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제 변증학의 유형으로 넘어가기 전에 우리가 고려해 보아야할 한 가지는 진리에 대한 방법론의 문제이다. 즉 우리가 '진리', '참'이라고 할 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1) 데카르트와 같은 기하학적 방법을 통해 얻어지는 논리적인 참만이 진리인가 (예를 들면 기하학과 수학에서의 정확성과 같은 논리적인 엄밀한 고리가 연결되어져야 진리가 된다) 2) 그렇지 않으면 신학적 진리는 시와도 같이 단순히 지적이며 논리적 뿐아니라 정적으로도 느껴져야 진리가 되는 것인가.3) 그렇지 않으면 신학적 진리는 개연성 정도만 가지는 과학적 진술일 뿐인가. 이 방법론의 문제는 변증학 전반에 전제되는 문제로 어떤 학자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변증체계에 영향을 주게 된다. 2. 변증학 체계(system)의 유형(type) 기독교 변증학의 역사 속에 있어왔던 세 가지 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1-3. 변증학 체계의 유형 변증학 체계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개인적인 체험 즉 직접적인 신 지식을 강조하는 체계 둘째, 자연 신학이 변증학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체계 셋째, (특별)계시가 변증학의 기초임을 강조는 체계가 그것이다. 첫 번째 체계에는 파스칼(Blaise Pascal),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 에밀 브룬너(Emil Brunner)의 주장이, 두 번째 체계에서는 아퀴나스(Thomas Aquinas), 버틀러(Butler)의 주장이, 세번째 체계에서는 어거스틴(Augustine), 칼빈(Calvin), 카이퍼(Abraham Kuyper), 반틸(Cornelius Vantil)의 주장이 해당된다. 필자는 결론적으로 이들 주장의 비교를 통해서 개혁주의 변증학으로서의 계시 중심적인 변증학의 타당성을 논증하려한다. 1) 그리스도의 은혜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을 강조하는 체계 이 방식은 일반의 경건한 평신도들이 흔히 취하는 방식이다. 자신이 그리스도를 체험한 그 감격과 기쁨을 간증함으로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입장에서 서 있는 보다 예리한 학자들이라면 이를 보다 정교화시켜서 논증하려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논리적 설명으로 근거를 제시함으로서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의 구조를 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그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사랑에 대한 체험 그 자체가 그 증명이 되는 것이다. 기독교의 진리는 사랑보다는 복잡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증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는 인간의 마음(heart)에 대한 괄목할 만한 예리한 이론을 발전시킨 파스칼, 둘째는 실존적 신앙에 대한 이론으로 변증학에 새로운 터전을 닦아 놓은 키에르케고르, 그리고 셋째로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적 신앙과 위기 신학을 특징짓는 만남에 대한 신학이론을 함께 전개하는 브르너가  있다. 이 유형의 공통된 특징을 요약한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다. (a)복음에 대한 내적, 주관적 체험이 크게 강조된다. (b)재래 철학에 대한 강한 반감과 실존철학에 대한 호의를 자주 나타내 보인다. (c)기독교 교리의 초합리적 내지 역설적 성격을 크게 부각시킨다. (d)자연신학과 신존재 에 대한 증명을 거부한다. (e)하나님의 초월성과 은폐성을 강조한다. (f)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죄의 결과를 크게 강조한다. 2) 자연신학이 변증학의 출발점임을 강조하는 체계 먼저, 보다 이해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자연신학이란 용어를 분명히 정의해 두고자 한다. '자연신학'이란 K.J. Clark의  정의를 따르자면 "특별계시의 도움 없이 자연세계에 대한 사실들로부터 또는 이성을 통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의 사실들을 보면서 유추해 나가면 신의 존재는 이성만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고 보는 신학이다. 예를 들면 하늘의 별을 보라, 그 존재들은 무언가  존재에 대한 원인을 가져야 하지 않는가? 또는 세상 만물이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움직이게 한 원인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결국 자신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첫 움직임을 시작한 존재(不動의 始動者)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가 바로 신이다. 이런 식의 변증방식을 사용하는 신학이다. 이들의 입장의 더 깊은 부분으로 들어가 보자면 그들의 전제는 과학적 지식을 우리가 이성을 통한 분석을 통해 얻어내는 것처럼 신학적 지식도 같은 방식으로 얻어낼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결국 그들은 이성만으로도(특별계시없이) 충분히 하나님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이 학파의 대표자로 우리는 첫째 아리스토텔레스의 경험 철학을 토대로 자신의 체계를 구축한 토마스 아퀴나스, 둘째로 개연성(probability)에 대한 이론과 로크의 경험론을 토대로 자신의 이론을 전개한 버틀러, 셋째로 종교적인 교리들을 과학적인 이론들과 동일한 경험적 토대 위에 정초시키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 테난트를 등이 있다. 이 유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a)인간이성이 종교적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지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견고한 신념. (b)신앙을 경험적 토대 위에 정초 하려는 노력. (c)인간 속의 하나님의 형상이 아담의 타락과 자범죄로 쇠약해 졌으나 심각하게 손상되지는 않았다는 점에 대한 소신. (d)과학적인 주장들에 대한 검증과 동일한 검증이 종교적 명제들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는  신념. 그러므로 여기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확증된  과학적 법칙에 대한 확신과 동일하게 합리적이며 확실하다. 3) (특별)계시가 변증학의 기초임을 강조하는 체계 이 학파에서는 특별계시가 변증의 기초라고 본다. 첫째 학파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신의 증명이 개인의 체험에 달려 있다고 할 때 다양한 개인들의 체험에 따라 주관주의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증학은 인간의 체험이 아닌 하나님의 진리 위에 굳게 서야 한다고 본다. 둘째 학파는 인간의 부패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되어진다. 인간이성은 부패되었고, 따라서 일반계시를 통해 하나님의 진리를 알 수 없다고 한다면 이 학파의 주장은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따라서 변증학은 신의 속죄와 특별계시인 '말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런 종류의 변증학 체계의 대표자로 우리는 영적 조명(illumination)에 대한 상세한 이론을 전개한 아우구스티누스, 둘째로 성령의 증거에 대한 탁월한 이론을 발전시킨 칼빈,  그리고 셋째로 보다 현대적인  지식의 빛으로 아우구수티누스-칼빈 전통을 재조명하려고 노력한 카이퍼와 이 전통을 현대사상을 속에서 변증하고 있는 반틸 등이 있다. 3. 변증학의 주요 문제들 변증학에서는 모든 변증학자들이 공통되게 취급하는 문제들이 있다. 여기서는 그 문제들의 핵심을 취급하려고 하며, 이 문제들을 다루는 가운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과 용어들에 익숙해지고 앞으로의 논의를 전개하는데 개념이나 정의상의 오류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3-1. 철학과 기독교의 관계 초대교회부터 교회 신학자들은 이 문제에 부딪혀야 했으며, 그 입장도 다양했다. 첫째 가장 부정적인 견해로서는 터툴리안은 예루살렘과 아테네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하면서 철학을 마귀의 역사라고 보았다. 둘째로 알렉산드리아 학파 신학자들(오리게네스, 클레멘트)의 견해는 위와 정반대의 입장이다. 구약이 유대인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입문서가 되는 것처럼 희랍철학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입문이 된다고하는 입장으로 위대한 희랍철인들은 그리스도인들이었다고 까지 주장한다. 셋째로 이 문제를 보다 중간적 입장에서 해결을 시도한 사람이 어거스틴이다. 그는 철학의 기능이 신학을 위한 몸종 내지 협조자가 되는데 있다고 보았다. 철학을 절대적인 위치에 올려 놓을 수는 없으나 그것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넷째로 아퀴나스의 입장이다. 어거스틴의 입장은 사실상 철학의 자체의 독자성-즉 철학(자연적 이성의 사유 작업)만으로 신을 알수 있다는 독자성을 거부하는 입장인데 아퀴나스는 철학에 독자성을 부여한다. 더 나아가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특수한 자격을 부여하고 그것을 기독교 변증학과 신학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탁월한 도구로 간주했다. 철학이 기독교변증에 동조자와 협조자가 될수 있다는 이런 입장은 키에르케고르(실존철학을), 알버트 리츌(칸트철학을), 비더만(Biedermann, 헤겔철학을), Bowne, Brightman(인격주의 철학)등에 의해서도 지지되어 오고 있다. 다섯째, 파스칼은 철학은 마치 물리학이나 지리학이 그 자체의 진리와 독자성을 가지지만 기독교진리의 밖에 있는 것처럼 철학도 연구는 되어지나 기독교 진리와는 결코 동반될 수 없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바르트의 입장인데, 학문체계를 발전시키려는 학자들은 반드시 일정한 철학적 원리에 입각하게 되는데, 그러나 어떤 한 철학적 입장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철학적 체계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과 기독교 계시는 어떤 특정한 철학과는 영원한 동맹을 맺을 수는 없다는 점을 주장하는 것이다. 3-2. 유신론적 증명이 가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유신론적 증명"이라는 용어가 가리키는 바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인데 "제일 원인으로서의 신"이라든지 "不動의 始動者"로서의 신등을 이성으로서 증명하는 것이다. 첫째로 아퀴나스의 입장인데 그는 이 논증이 가치가 있다는 것이며, 이성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카톨릭 교회의  공식교리이기도 하다. 둘째 견해는 이런 증명이 절대적인 설득력이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비교적 온건하고 가치있는 추론이라는 것이다. 그 논증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들은 인간의 윤리적인 확신과 종교적 통찰에 의해 보완되어지면 보다 완전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프린스톤 대학의 신학자 촬스 하지와 남침례교 신학교의 변증학자 E.Y 말린스가 취한 유신론적 증명에 대한 태도였다. 셋째 입장은 이 증명들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어떠한 윤리적인 확신과 종교적 통찰에 의해서도 구제되어 질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불은 열의 원인이다"라는 말은 "신이 우주의 원인자이다"라는 말과 같은 차원에 속하는 표현이 아니다는 것이다. 우리가 신을 믿는 다면 그것은 유신론적 증명 때문이 아니라 어떤 다른 근거에 의해서 믿는 것이 틀림없다. 넷째 입장은 단순한 신 존재에 대한 증명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경배와 봉사로 이어지는 신 지식을 소유하느냐 않는냐 하는 것이다. 신 존재에 대한 증명 그 자체는 별로 큰 의미가 없다. 칼빈의 견해가 주로 이러한 것이었다. 다섯째 입장은 키에르케고르, 파스칼, 브루너, 바르트 등과 같은 신학자들의 입장이다. 유신론적 증명들은 고작해야 정신운동에 불과하다. 그들은 단지 추상적인 철학적 개념들과 관계될 뿐 성경계시에 나타나는 살아 계시는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는 전혀 무관하다. 3-3. 변증학자들이 가진 진리론은 어떤 것이 있는가. 먼저 흔히 철학이나 변증학에서 말하는 진리(truth)의 개념을 바로 이해해야한다. 이 개념은 흔히 일반인들의 개념과 차이가 있을 때가 많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철학자들의 인식론에서 말하는 진리란 논리학에서의 참, 거짓(true or false)를 말하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기준에 따라서 살아가기를 요구하는, 헌신을 요구하는 그런 정적인 개념이 아니다.(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p. 7.) 정적인 진리관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변증학자들간에는 진리를 보는 입장이 몇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부류는 철학자들간에 사용되어지는 진리론을 그대로 사용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개연성(probability)이론이나, 논리적 일관성의 기준, 과학적 일관성의 기준 등을 사용한다(Butler, Gordon Clark, Tennant 등). 둘째 부류는 계시를 다루는 신학에 있어서는 일반적 진리론은 적용되어지지 않는다. 예를들면 키에르케고르는 오히려 파라독스를 강조하고, Buber는 I-Thou, I-It의 관계로서 진리를 다룬다. 셋째 부류는 하나님은 자신을 우리에게 나타내셔서 그의 존재와 진리를 확신하게 되지만 이러한 확신을 공식화하는 인식론 내지 진리관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칼빈과 루터가 주장하고 있다. Brunner의 "조우로서의 진리"(Wahrheit als Begegnung)도 넓은 의미에서 같은 부류라 할 수 있다. 3-4. 변증학에 있어서 "죄악론"이 왜 중요한가. 변증학에서는 인간 이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언제나 제기되는 문제는 이성이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따라 타락이 인간 이성을 얼마나 오염시켰는가 하는 문제는 당연히 중요한 논쟁점으로 부각되었다. 펠라기우스는 인간이 타락했지만 원칙적으로 타락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지금 아무도 옹호하지 않는다.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로마 가톨릭의 입장이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의 본성 자체는 창조 때 완전하였지만, 그러나 그 것만으로는 천상적인 지식을 소유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 외에 '원의'(original righteousness)를 더하셨다고 한다. 에덴 동산에서의 타락 사건 이후 인간에게 주어진 이 원의는 없어지게 되었으나 인간 본성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기에 타락 이후에도 인간은 스스로 철학 체계를 세울 수 있으며, 신 존재 증명이나 영혼 불멸도 증명할 수 있다. 또한 자연법에 기초해서 윤리 체계를 발전시킬 수도 있고,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적 기원도 증명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의 입장은 그들의 것과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인간은 타락으로 인해 인간 전 존재가 부패했으며, 인간 이성 역시 그 부패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타락은 더 이상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온전히 하나님을 파악할 수도 믿을 수도 없게 하는 원인이었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하고 전적으로 부패하였으며, 전적으로 무능력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구원의 의지를 기반으로 하는 불가항력의 은혜와 계시의 교리가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강조되어 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렇듯 죄악이 관영하게 된 상황에서도 인간 속세에 일어나는 선한 일들은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에 의해 죄의 힘이 어느 정도 억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3-5. 계시의 성격은 어떤 것인가. 우리는 시편 19편에서 기자가 하늘에 가득 찬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것을 보게된다. 즉 자연 속에는 모든 인간들을 위한 하나님의 일반계시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성경을 통해 특별계시를 드러내고 있다. ①로마 카톨릭의 입장은 인간이 그리스도와 은총 없이도 자연 속에서 일반 계시를 파악할 수 있고 따라서 신의 존재와 그 속성의 일부에 대한 지식도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믿음은 그리스도와 성령의 은혜로 얻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은총"이 "자연"을 성취시키며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②루터와 칼빈은 자연 속에 하나님의 일반 계시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신뢰할 만한 지식의 자료(자연)와 신뢰할 만한 인식의 주체(인간)간의 교류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 인식주체가 타락함으로 일반 계시를 파악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특별계시와 성령으로 성결함을 받은 후에라야 일반계시 속에 있는 하나님의 진리를 재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③키에르케고르와 신정통주의자들은 계시의 본질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리고 있다. 재래 카톨릭과 개신교에서는 계시는 고정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계시는 하나님과 인간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즉  기록된 말씀에 조명(illumination)이 동반되어질 때 게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록된 말씀은 잠정적 계시일 따름이며 진리 자체라기 보다는 진리에 대한 '초청'이며 '권유','명령'이라는 것이다. 3-6. 신자와 불신자간의 대화와 논증을 위한 접촉점이 되는 그 어떤 공통된 기본이 존재하는가. ①전제주의(presuppositionism)로 알려진 반틸의 경우에 있어서는 신자와 불신자간에 여하한의 공통된 영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이유는 다르기는 하나 바르트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이 견해가 일견에는 타당한 것같이 보인다. 왜냐하면 신자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개념을 불신자들은 본질적인 면에서는 사실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자가 하는 경험을 전혀 체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주장하게 되면 제기되는 문제가 있는데,즉 신자들이 하는 말이 불신자에게는 의미 없는 소리가 될 것이고 따라서 전도는 소용이 없게 될 것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서 이들은 하나님은 공통적으로 이해되어 질 수 있는 접촉점을 통해서 접근하시는 것이 아니라  계시 자체가 직접 죄인속에 역사해서 변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신학자는 이런 급진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일반계시를 통해서 특히 도덕 양심에 일반 계시가 남아 있으므로 공통점을 가지게 되어서 그것을 접촉점으로 해서 특별계시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고 본다. Carnell의 견해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일반 과학의 경우에 있어서는 논리와 법칙과 연구 규칙에 있어서는 신자나 불신자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기본적인 전제를 찾아 물어 들어 간다면 결국은 신자와 죄인간의 공통된 기반을 찾을 수가 없게 된다. 불트만에 있어서는 선이해((Vorverstaendnis)란 공통된 기반이 존재한다고 본다. 즉 구원, 자유, 죄책, 불안 등에 대해서는 같은 선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3-7. 신앙(faith)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앙의 근본적인 발원지는 어디인가? 전인(全人)이 믿는다고 할 때 인간의 지, 정 ,의 중 어느 부분이 가장 근원적인 요소인가라는 문제이다. 첫째 주장은 믿음은 인간의 지성(mind)에 근본적으로 기초한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믿음은 신뢰할 만한 증거에 대한 응답이라고 할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신문지상에 일어나는 일을 모두 경험하지는 않고(즉 아는 것이 아니라)믿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문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즉 믿음이란 신뢰할 만한 근거에 대한 우리 지성의 반응이라고 여긴다. 반면 아퀴나스는 우리는 신적 계시 외의 모든 지식은 아는 것이며 오직 특별계시만 믿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부류는 신앙은 도덕적 지침에 근거한 의지의 행위라고 본다. 즉 이미 지성으로 파악 할 수 있는 것은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앙은 모험이며-물론 도덕적 지침을 벋어난 것을 모험적으로 믿는 것은 잘못이며-따라서 논리적 유추가 불가능한 개방된 상태에서의 의지적 결단만이 참된 가치 있는 신앙이라고 본다. 셋째 부류는 신앙은 감정(emotions)의 문제라고 본다. 키에르케고르가 대표적인데 신앙의 주요 임무는 인간 자아를 변화시키는 것인데 이것은 오직 심오한 내적 감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을 신앙의 발원지로 간주한다. 3-8. 기독교내의 증거들의 가치는 무엇인가. '기독교적 증거'들이란 기독교내에서 일어나는 기적들과 역사 속의 예언의 성취, 그리스도의 부활 등을 말하는데 이것들이 변증에 있어서의 위치가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먼저 증빙론자들(evidencialists)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러한 증빙들이 복잡한 논증을 거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입증할 수 있는 하나님이 제정하신 논증방법이라고 본다. 양식있고 선입견에 빠져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기독교가 하나님이 창설하신 종교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칼빈은 이들과 견해들 달리한다. 왜냐하면 아무도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즉 죄는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영구적인 선입견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 속에 역사하기 시작할 때 이 선입견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 증거들이 호소력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칼빈주의자들은 (예를 들면 B.B. Warfield)은 전도시에 반드시 믿어야할 증거를 대어주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성경의 역사를 증빙들이 대신할 수 없지만 성령께서도 증빙 없이는 역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편 일반 철학적인 경향을 띠고 변증학에 임하는 학자들은 이 증빙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런 증빙들은 철학적 입장에 따라서 받아들여질 수도 거부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철학적 입장이지 이러한 증거가 아니라고 본다. 3-9. 신앙과 이성간의 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기독교 변증학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또 가장 모호한 질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성(reason)이란 용어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동일하게 이해하는 보편적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질문을 할 때는 어떤 종류의 이성관을 가지고서 묻는 질문인가 하는 점이 선행되어져야 할 질문인 것이다. 여하튼 위 질문의 내용은 우리가 계시를 통해서 알게되는 지식(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셨다, 믿는 자에게 구원이 임한다,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셨다 등)과 그 외의 인식방법을 통해서 아는 지식(철학, 역사적, 과학적, 성경비평학적 지식 등)사이의 관계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인 것이다. 즉 계시는 논리, 증거, 사실 등의 법칙에 의해 얼마만큼 제재를 받아야 하며, 논리, 증거, 사실 등은 계시에 의해 얼마만큼 제재를 받아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이 질문을 좀더 현실성 있게 말해 보자면 예를 들어 고고학적 자료가 성경내용과 위배된다고 할 때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과 유사한 맥락이라 할 것이다. 즉 증거가 계시에 위배 될 때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변증학자들의 해답은 다양한 양식으로 나타난다. 첫째부류는 이성이 계시의 차원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 사실이나  이성은 계시의 문전에서 발을 멈춰야 한다. 계시는 초월적인 것을 말한다. 둘째 부류는 이성과 계시는 불가분 충돌하게 된다. 이성은 타락한 인간의 기능이며 계시는 하나님의 선물인 만큼 양자는 믿음과 순종으로 끝나지 않으면 격렬한 대치로 끝나게 된다. 셋째 부류는 사실에 관계되는 문제들(역사, 학술적 비판, 논리)에 있어서는 계시는 이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계시와 관계되는 문제(구원, 그리스도)는 이성도 계시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변증학의 근간적인 문제들을 여러 부류로 나누어서 설명해 왔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유의할 점은 각 문제들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interwound)있다는 것이며, 한 변증학자가 기본적으로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모든 질문에 하나의 일관된 주장노선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Ⅲ. 변증학 체계들의 역사 앞에서 우리는 변증학의 체계를 크게 세 종류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각 체계의 대표자들의 구체적인 주장과 내용을 살펴 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