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과 영의세계

무속은 수천 년 동안 한민족의 기층적 종교 현상으로 한국인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들이 없어도 무속의 굿을 통해 아들을 낳으려 했고, 병이 나도 굿을 통해 병을 고치려 했으며, 재앙이 있어도 굿을 통해 재앙을 제거하고 행운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또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저승의 낙원으로 가서 영원히 행복하게 영생을 누리게 해 달라고 비는 굿을 하여, 사람이 나서 죽을 때까지, 그리고 죽은 후에까지 사람의 길흉화복 일체를 신에 의한 섭리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은 굿을 통해서 인간의 운명을 조절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시간의 역사와 더불어 한국민의 정신 근간을 이루어 온 무속에 관한 영적 관계를 , 주제에 분 하여 여러 글을 모아서 종합적으로 이해하려 한 [무속과 영의 세계]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무속은 무당을 주축으로 하여 민간층에서 전승되고 있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이다. 무당은 점을 쳐서 인간의 앞일을 예언하는가 하면 굿을 해서 병을 고치는 등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 구실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당이 신과 이야기하고 , 만나며 때로는 신이 산다는 하늘이나 지하의 세계를 여행한다고 믿기도 한다. 이런 무당은 예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무속이 한민족의 근간을 이루는 종교적 구실을 해왔다. 무속이 안고 있는 종교, 그리고 음악, 연극, 문학, 무용 등의 예술과 사상 등의 정신사적 문제는 또한 이로써, 실로 큰 것이다. 한편, 현재 한국에 분포되어 있는 무당을 유형상으로 보면, 성무 과정으로 구분하여 신이 내리는 신병을 체험해 영통력을 얻는 무당인 강신무와 이롸는 달리 신이 내리지 않고 무당이 되는 세습무가 있다. 특히 강신무의 신병체험을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신의 부름'인 종교체험-신의 체험이라 볼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좀더 분석해서 원형 사고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신병증상은 몸이 시름시름 아프면서 신의 꿈을 꾸거나 신의 환상을 보고 일상의 주식인 밥을 먹지 못하고 냉수를 주로 마시며 부부관계가 싫어지고 소위 미친 증세로 들어가 집을 뛰쳐나가서 배회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살아온 현실을 모든 질서와 가치체계 일체를 거부하는 현상이다. 현실의 거부는 결과적으로 현실이 아닌 비현실의 다른세계를 의미한다. 그래서 신병은 이와같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들어가면서 지금까지의 현실 일체를 거부하고 소거시켜 없애버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신이 몸에 내려 신과 접촉하는 신성계의 체험은 이미 현실계가 아닌 다른 세계이고 이 신성계는 현실계의 공산과 시간 속에 함께 공존할 수 없는 별개의 세계이기 때문에 신병체험자는 현실계를 소거해야만 또 다른 별개의 신성계로 들어가 신을 체험할 숭 있는 통과제의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신병 증상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보다도 종교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다. 즉 치로방법이 의 약치료가 불가능하여 반드시 강신제를 통해 무당이 되어야만 이병이 낫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종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신의 계시에 의한 선택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즉 신병환자는 신의 추종자로서 부당이 되어야만 이 병증세가 낫는다는것, 다시말해서 선택하는 신의 의사를 따라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알 때까지 고통을 준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또한 조상 대대로 사제권이 세습되는 세습무에서는 볼수 없는 카리스마적인 영능을 인정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반도라는 일정한 지역에서 자리매김을 해 온 이들 무속의 영적 교감들은 역사를 이어온 이 지역의 사람들에게 절대 신과 같은 존재로서 받아들여져 왔으며, 이런 영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역활을 해온 무당들은 또한, 지역적 특성과 성무과정등의 특별한 관계들과 더불어 여러 모양의 위치를 차지해 왔었다.

무속에서는 인간의 영혼을 믿어 사후에 영혼이 저승인 내세로 가서 영생하거나 다시 현세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즉 인간을 육신과 영혼의 이원적 결합체로 보고 영혼이 육신의 생존적 원력이라 믿는다. 이와같은 영혼의 관념은 무속뿐만 아니라 고대인의 사고로 부터 오늘날의 민간사고, 그리고 현대종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심층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되어 왔다. 옛부터 사람들은 영혼은 공중을 자유롭게 떠다니며 이세상의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불멸의 존재로 전지전능한 존재로 상상한다. 다만 꿈이나 환상 이외의 평상시에는 인간과 언어나 의사가 자유롭게 소통될 수 없다고 믿는다. 이것으로 보아 영혼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영원성을 희구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데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 전능한 힘을 소유하는 영혼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죽음이라는 공포감이 늘 따르게 되어 영혼을 경원시하는 걸과를 가져오게 된다.

영혼의 실체가 된 인간세계의 선과 악의 대립적 관계가 또한 영의 세계에서이 선령과 악령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영혼과 인간 상호간에 인륜성이 작용되어 인간이 영혼을 안주시켜 주는 인륜적 의무가 있는 반면에 영혼은 또 인간을 수호해 줄 의무관계가 성립되는 것이고, 이에 반하여 영혼이 인간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되어 여기에 인간이 피동적으로 순종하게 되는 관계의 이중성도 구성하게 된다. 현세에서 평생을 유복하게 오래 한없이 살다간 사람은 죽은 후에도 그 영혼이 선해지고 반대로 현세에서 만족하지 못한 생을 살다간 사람의 영혼, 특히 옥사. 횐사한 영혼은 그 생전의 원한으로 하여 사후에도 인간을 괴롭히는 악령적 성격을 띠게 된다는 것이 영혼에 대한 민간층의 지배적 관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이 특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선령과 악령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 인간을 수호해 주던 선령이라도 때로는 악령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있게 된다. ) 본질적으로 해석해 보면, 인간의 생존과 죽음은 현세의 입장에서 본 '코스모스'의 공간적 지속과 단절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생존이 '코스모스'의 공간적 지속일 때, 죽음은 그 가시적 조건인 공간성이 단절되어 무공간 상재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 자체가 아주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육체와는 별도로 무공간 적인 상태의 영혼으로 영원 존재가 되어 영혼이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원형 사고의 순서가 영혼관의 기틀이 된다. 이러한 영혼관에서 내세의 관념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영혼이 가서 산다고 믿는 앞으로의 세계, 곧 다가오는 새로운 제 2의 세계란 뜻이다. 영혼이 없을 때 내세도, 내세에 따르는 의식도 없기 때문에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인간의 심적 태도가 내세관의 핵심이 된다.

무속에서 내세에 관한 의식을 갖게 되는 것도 망인의 영혼을 극락이라고 생각하는 사철 꽃이 피고 새가 울며 죽음이 없고 번뇌가 없는 이상적인 세계로 편히 모셔 영생하게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을 것이다. 구지 극락이 지금까지의 민간 무속에서 구전되어 온 것은 불교에서 보고 있는 극락과 지옥 형태와 같은것, 즉 불교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 당시의 영향이 지금까지도 남이 있기 때문에 그 만큼 변질되어 왔다는 것으로 생각해 볼수 있을 것이다. 어째튼, 이런 무속의 내세관 속에는 미래에 대한 종교적 구원관념이 없는 특징이 있다. 기독교나 불교 등의 고등종교가 신앙을 통해서 종교적 구원에 의해 내게로 가게 되는데 무속에서는 현게에서 일정한 신앙을 통하지 않고서도 내세로 가게 되는 것이 고등종교의 내세관과 형태를 달리하는 점이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좇은 일을 하면서 종교를 열심히 믿어야만 인간이 죽은 뒤에도 그 영혼이 구원을 받아 좋은 낙원으로 가서 영생을 누린다는 구원관념이 없다.즉, 살아 있는 동안 악한 일을 하면 죽어서 죄로간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것 뿐인데, 이것은 무속 속에서 살아왔던 민간인들이 그만큼 순박하여 그토록 심하게 징계할 만큼 그런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 왔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무속과 영의 세계의 관련된 민간신앙들과 우리 한국의 전통 풍습들 속에 배어있는 이러한 영적인 삶의 큰 비중은, 지금 까지의 한국인의 의식과 역사인식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있다. 귀신의 영향으로 자연의 만물 순환의 조화로움을 해 할수 있다거나, 극복할수 있게 비는 영능을 바라보는 민간의 영적 사상들은 굿이나 제사같은 일체의 의식들이나 , 금기들의 지킴으로서 가시화 되어 왔고, 이것이 당연하다고 이러한 전통속에서 조금 더 많이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생각하심 또한 영적인 삶에 익숙한 우리네 사람들의 소박한 전통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의 기업주나 상인들이 그들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으로 고사나 제의 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그들 모두가 미신의 신봉자나 銥시적 저급사고단계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원시적 경제 관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수천년래 우리 민족이 무속적 사고에 생활기반을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나면서 부터 그러한 정신적 환경 속에서 생활해 온 관계로 어것이 은연중에 전속화되어 잠재했다가 인간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여시에 매달려 해결해 보려는 신앙적 의지성으로 인하여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 보아진다. 또한 질병을 건강으로, 빈곤을 퐁요로 바꾸어 순환시키려는 그 순환의 원리는 미분성에 기반을 둔 것인데, 이 미분성은 하늘과 땅이 열리기 이전인 천지 개벽 전의 우주 존재 근원 문제에 기반을 둔 신화적 사고이다. 하늘과 땅의 구별이 있기 이전, 천지가 개벽되기 그 이전인 혼돈의 미분화 상황에서 보면, 하늘도 땅도 없는 오직 혼돈의 미분된 동일 근원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미분된 동일 근원 쪽에서 보면 하늘도 땅도 모두 동일근원이기 때문에 서로 바뀌는 순환이 지극히 자유롭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미분된 동일 근원 쪽에서 보면 없는 것과 있는 것, 사는 것과 죽는 것 모두 동일 근원이어서 그 역시 서로 바뀌는 것이 자유롭다고 믿는 것이다.즉, 없는것과 있는 것의 구별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제한된 우주 안의 평면적 존재사고 일 뿐, 그 평면적 존재 사고를 넘어선 미분성에 기반을 둔 입체적 존재 사고 쪽에서 보면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고 , 그 없는 것은 순환에 의해 얼마든지 해결 충족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와같은 미분성에 기반을 둔 입체적 존재 사고가 한국인의 입체적 전통사고로 한국인의 생활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데, 굿의 신비력이라거나 비결이라는 것은 이런 전통 사고의 한 부분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통적인 사고는 궁극적 존재로서의 우주 근원에 대한 입체적 존재 사고인 것이다.

또한. 이런 입체적 존재 사고는 상상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또 그런 상상력이 인간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을 준다. 상상력에 의한 미래 지향성은 인간 누구에게나 닛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하며, 모든 종교, 예술, 과학, 사회 정책이 이와 같은 미분적 상상력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샤머니즘과 무속과 관련된 일련의 도서들을 구해보려 애써봤지만 이 분야의 도서를 발견해 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만큼 이 분야의 연구가 그리 많거나 다양하지 못하다는 간접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그런 관련 연구가 방대하지 못한 분야의 연구들 가운데, 이 책의 제반 연구들이 구전되어 오는 민간의 관련 전통들을 성문화 시키는 시발점으로서, 이 책의 활자화에 대한 다행스러운 생각이 든다. 특히 세계적으로 고대의 접신술로 부터 소급되어 사고의 발단이 시작된 샤머니즘의 지역적, 사회적, 전통적인 각각의 여러 형태중에서 현재 우리가 발을 딪고 살고 있는 한반도의 독특한 지역적 특색을 살려서 분류할수 있었던 점은 우리의 전통적 생활방식을 결정해 온 정신사의 원형으로서의 영적 세계관을 재 검토할수 있게 해 주기에 충분한 계게를 제공해 주었다.

이책에서는 '어떤사람이 무당인가' 가는 소제하에 발단을 전개시킨다. 우리의 생활과 전혀 동떨어진 사고 전개의 낮설음을 놓치지 않고, 일상 우리 생활에서 그리 생각하기 어렵지 않은 소재를 시발점으로 설정한 후, 항상 당연히 있는것 처럼 아무 사고없이 받아들이던 영매의 존재를 다시한번 재 고찰하게 함으로써, 현세에서는 그 어느누구도 분명하게 장담할 수 없는 영의 세계를 조금씩 탐험해 볼수 있게 해 준다. 무속과 샤머니즘, 애니미즘, 토테미즘 등의 사상이나 내용이 일반 다른 이론들과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현세와 내세까지 그리고 육을 지배하는 영의 한 차원이 높은 대상이 그 연구 목적이 되기 때문이리라. 무당의 성무과정을 연구하는 과정으로, 그저 제의적 역할에서의 주재하는 역할 이상의 전통적인 무당의 영력을 경외시 해 왔던 전통적인 우리 조상들의 섬기는 영의세계의 고찰과 현세에서의 능력 이상에 가치로 상정한 영에대한 관념을 통한 바램들을 이루고 싶은 여러 지역적 제의 행사를 지역 분포에 따라 살펴 볼수 있다. 그리고 또하나의 독특한 접근방식으로 강신무의 성무 과정인 신병체험을 전통적인 영적 관계의 사고에서 나아가, 원형사고의 절대 존재에 대한 소급으로 부터 살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기독교의 성경에서 익숙해진 태초의 시간과 공간 이전의 질서가 시작되기 이전의 '카오스'로의 절대 회기로서의 영적 개념을 서술한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은 불연속적 시간 조건에 놓이게 되어 인간은 끈임없는 시간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인간의 수명이 불연속적 시간의 위협을 받고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인 물질이 역시 공간성에 의한 것으로 불연속적 시간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이와같은 불연속의 단절적인 공간과 시간을 영속적인 것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그 공간과 시간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있었던 낡은 시간과 공간을 소거 시켜 없애버려야 처음의 시작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된다. 섣달 그믐날 밤에 마당에다 불을 피우고 총죽을 태워 터뜨리는 폭죽, 역시 섣달 그믐 밤에 집안의 곳곳에다 불을 밝히고 자지 않는 세수가 불로 태워 지금까지 있었던 묵은 것을 없애버려 처음의 새로운 시작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소거 의식으로 보인다. 농경에서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하고 난 나머지의 공간과 시간은 낡아서 쓸모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낡은 것을 없애고 씨를 뿌리는 새봄으로 되돌아 가야 수확을 또 할 수 있게 되어 처음의 시작으로 되돌아가는 반복적인 순환은 농경을 통한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사고라 믿어진다. 이와같이 소거되는 공간과 시간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 식물, 산, 바위, 바다 등의 유형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공간과 사간이지만 이런 것들의 궁즉적인 공간과 시간은 하늘과 땅이라는 우주의 시작-우주의 공간과 시간으로부터 비롯된 공간과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우주의 공간 자체가 시간의 제약 안에있는 공간적 유형존재이기 때문에 우주의 공간 안에 있는 모든 유형존재가 시간의 제약 안에 있게 되어, 존재의 새로운 시작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소거 의식은 궁극적인 유형존재로서의 우주를 불로 소각시켜 그 우주의 공간과 시간을 단절시키고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우주의 공간과 시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된다. 이와같은 우주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은 언어로 직접 구연되는 무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무공간, 무시간의 암흑인 혼돈에서 하늘과 땅이 개벽되어 우주가 생겨나고, 이렇게 생겨난 우주 안에 해와 달, 별, 사람, 산천초목고 금수가 생겨난 것이라 하여 암흑의 혼돈이 우주와 그 우주 안에 있는 만물의 근원임을 밝히고 있다. 인간이 삶의 수단으로 영위하던 농경의 모습을 스스로 비춰보면서 한해를 주기로 하여 규칙적으로 반복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것 또한 농경에 의한 수확이 끝나서 묵은 공간과 시간인 우주 질서의 '코스모스'를 소거해서 만물의 존재근원인 카오스로 돌아가 여기서 다시 새로운 우주 코스모스로 시작되는 존재의 순환지속 의미를 갖게한다. 삶의 모습에 스스로의 재해석으로 의미를 부과 하는 일련의 반복들 또한 영혼의 근원을 바라보는 것으로, 현씰의 단절적이어서 불연속성을 갖는 우주 코스모스의 공간과 시간에서 벗어나 그 코스모스의 존재근원으로 상정한 카오스로 되돌아가 여기서 다시 새로운 코스모스로 시작해 나오는 우주의 주기적 순환에 의해 존재를 영속적으로 지속시켜 나가는 존재지속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는 다른 차원의 해석 방법을 유용한 것이 눈낄을 끌 만하다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부족함을 갖게하는 것이 있는데, 시간과 공간의 단절적 현상을 넘어선 그 이전의 영적 차원의 근원으로 상정된 '카오스'의 상태에서, 코스모스의 현실 세계의 도출 과정에 이렇다 하게 원인으로서 작용할 만 한 어떠한 것에 대한 언급을 볼수 없었음을 지적하고 싶다. 예컨대 기독교에서 신앙하는 천지 창조에서의 창세기 말씀을 인용해서 비교해 보기로 한다.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 : 1)"

여기서 우린 현실의 세계를 창조한 원인으로서의 '하나님'의 개념을 볼 수 있다. '저절로' 라든지 '우연히'라는 단어의 사용은 없다. 분명히 '하나님'이라는 창조주께서 인간을 포함한 이세계의 현실적인 모든것을 이끌어 내신것이다. 일반적인 우리의 교육에서는 우연성과 개연성의 절대성을 은연중 강조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진다. 진화의 과정을 단순한 환경 적응이라는 해석이 가장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보여져 왔고, 보다 더 낳은 형질의 변이의 가능성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돌연변이를 통하여 유전적 진화 또한 설명이 가능하게 받아들여 왔다. 기독교의 현실 도출인 '천지창조'는 분명히 주관자로서의 하나님을 분명히 하는 반면에 무속의 영적 실체의 모체로 생각하는 '카오스'에서의 현실적 도출에는 어떠한 원인이나 이유가 될만한 것에 대한 지적이 없음을 보게 된다. 특히, 성경의 다음 구절을 보면, '카오스' 의 개념적 정의에 해당하는 사고 대상도 또한 기독교에서도 언급하고 있음을 볼수있다.

"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창세기 1 : 2).

여기서의 '혼돈', '공허', '흑암', '수면',은 현실의 세계가 즉, 시간과 공간이 있기 전의 상태인 것으로, 태양이 있기 이전의 모습을 통해, 태양의 자전과 공전으로 기인한 시간의 관념을 배제할 수 있고, '깊음' 또한 공간적 개념이 아닌 '절대 무(無)'의 상태의 깊음을 표현한 것이라 보면, '카오스' 라고 정의한 개념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동일 개념의 상태 임을 알게된다. 어째튼, 어떤면으로 보면, 가장 근원적인 고찰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의 연구가 흡족하게 연구되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저자의 무속에 관한 여러 주제에 따른 글들을 모은 것들 이어서 어떤 부분은 동일한 내용의 글들이 자주 반복되어서, 책으로서의 유용성은 크게 살 수 없게 생각되지만, 저자 자신이 서문에서 밝힌것 처럼 무속과 샤머니즘의 연구 대상의 방대함 때문에, 여러 주제의 글들을 섭렵함을 통해 보다 광법위한 이해를 돕는 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샤머니즘에 관한 보다 객관적인 비교가 필요하였기에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저서인 '샤머니즘-고대적 접신술'을 참고 도서로 활용하였다. 무속과 영의세계에서는 한국민, 한반도라는 지역적, 사회적 분포의 특성을 고려한 연구이지만, 엘리아데의 저서를 통하여, 종앙 아시아와 북아시아의 샤머니즘, 남북 아메리카의 샤머니즘,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샤머니즘, 인도-유럽 어족들의 샤머니즘 이데올로기와 티멧, 중국 및 극동 샤머니즘의 상징체계등도 함께 비교 할수 있었다. 특히, 영적 권능을 인정받는 신병을 통한 성무 과정은 세계 여러 나라의 샤머니즘 역사의 전통적 다양함중에서도 동일한 일치를 보이는 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병리학적 질병과 접신몽과 접신 체험은 샤먼 상태에 이르는 아주 흔한 수단이다. 때로 이러한 이상 체험은 위로부터 "택함을 입었음"을 나타내는 징표를 의미한다. 이러한 체험은 또 샤만 후보자에게 새로운 계기가 있을 것임을 알리는 징표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신병이나 접신몽이나 접신체험은 그 자체로 하나의 통과의례를 구성한다. 다시말해서, 신병 등이 "택함을 입기" 이전의 속된 인간을 성스러운 직능자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접신 형식의 체험에는 항상 그리고 어디에서든 노사무에 의한 이론적, 실천적 교육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 말은 그 경험이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택함을 입은" 인간의 종교적 신분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 접신 체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샤만 후보자의 천직을 결정하는 모든 접신체험에는 통과의례의 전통적 도식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통과의례의 전통적 도식은 바로 고뇌, 죽음, 그리고 부활이다. 이러한 시각에 보면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병-무업"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에 의한 고통은 통과의례적 고통에 해당되고 "택함을 받은자"의 심적 고독은 격리와 성무의례의 고립, 격리와 의례적 독거에 상응하며 신병에 걸린 샤만 후보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절박감은 바로 모든 통과의례에 나타나는 상징적 죽음을 환기 시키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의 주요한 성무의례의 테마가 때로는 한 개인의 체험 속에 공존할 수도 있고 어떤 종교에서든 이러한 요소들이 뒤섞인 채로 발견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와 아울러 접신 체험은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성무의례를 구성하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항상 전승적인 복합적 교육체계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책의 소 주제중에서 '기독교 속의 샤머니즘'이란 내용의 비평이 필요함을 느껴서 저자와 달리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되집어 보기로 한다. 저자가 저자 나름대로의 배경지식과 자신의 나름대로의 입장이 어떻게든 관련되어 글을 집필했듯이, 필자도 기독 신앙인으로 벗어날 수 없는 기독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지의 반박을 필력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이라는 낯서 이지역(異地域)에 전해된 이후, 당초 서구적 인상이 퐁기는 데다가 한국 재래의 신앙적 전통을 고려치 않는 그 독자성 배지성으로 인해 스스로 낯선 인상을 주게 되었다 했는데, 여기서의 한국의 재래 신앙적 전통이라는 정의를 내릴수 있는 어떤 정체성을 과연 어떤 기준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즉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국민은 한 민족을 이루며 살아오고 있으며, 언어나 생활 습관도 같다. 그러나, 우리의 본래 뿌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지역적인 구분은 과거 여러 나라로 생각할 수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생각할 수 있는 더 중요한 점은 과거 우리 한민족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어오면서 우리의 것으로 믿어져 생활속에서 익어져 버린 전통들 또한 과연 고유의 우리 것이라는 것 보다는 전래되고 전파되어 우리의 것으로 자리매김이 되어 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어떤 것을 분명한 우리의 한국 재래의 신앙적 전통이라 내세울수 있을까. 조선시대 동안 모든 사상의 으뜸으로 풍미해온 유학도 중국 송나라때의 주자학의 전래됨이요, 더 거슬러 올라가 고려시대때부터 전반적인 정신적 근간을 이루어온 불교또한 전래된 사상의 확산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실체의 규명을 언어분석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어떤 사상이나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것이 유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트겐슈타인처럼 본질규명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어떤 사고의 측면이라도 다양한 입체적 고찰을 가능케 해 주는 고마움을 배울수 있어, 보다 근본적인 고찰을 가능케 해 줄수 있기 때문이다. 재래의 전통이란 그자체의 의미는 존재할 수 있지만, 실체로서의 본질은 이것이다 라고 한가지 만을 고집할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통이란 시간의 역사의 산물이요, 그 각각의 과정들의 연속성을 배제해서 생각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단절적인 식견으로 기독교를 보는 편협함 보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후대의 역사도 계속되어지는 시간 흐름속에서 정신사의 위치를 바라보아야 할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기독교의 만연해져 가는 이교적인 습관들이 옳고 그름을 재어보지도 못한채, 점점 현대 교회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하고 있는 안타까운 사실적인 지적들은 필자도 동감하는 바이다. 무속적인 요소로 볼 수 있는 현실이익추구의 공리적 신앙관의 모습들이나 교회에 출석해서 예배보는 신도들이 기독교의 교리나 복음의 참뜻을 알기 이전에 타산관념을 앞세우고 교회에 출석하여 그들을 온갖 소망을 소원하는 것으로 그치는 안일한 신앙 태도의 지적들 또한 기독교 내부에서 부터 개혁해야만 해야 할 것들임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저자의 기독교의 이해에 관한 논지에는 그리 정확한 대전제가 충분하지 못하다고도 느낄 수 있었다. 곧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관념이 그대로 기독교라는 종교 형태 속에 옮겨져 신앙 대상이 다신 자연숭배에서 하나님으로, 무당의 굿에서 목사의 예배로 바뀌었을 뿐, 현실이익 추구의 무속적 사고만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단순히 현세에서의 부귀나 건강과 같은 행복을 빌고자 숭배하는 절대신과 기독교의 하나님의 개념을 동일시 하는 우를 범한다. 현실에의 축복을 바라는 기독인의 심정은 무속의 현실이익 추구라는 것과 동일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의 행복의 기준은 무속에서의 그것과는 의미 자체가 다른것이다. 무속에서의 바라는 행복은 현세나 내세 어디에서든지, 바라는 사람의 바램과 소망일 뿐이지만, 기독교에서의 행복은 바라는 사람 보다는 하나님, 그분이 먼저 선행 되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바라는것이 행복의 의미요, 나의 바램의 측면 보다는 그분의 내게 대한 바램들을 이루어 주십사 하는 측면이 근원적인 바램의 조건인 것이다. 즉, 근본적인 절대자의 관념적인 전제 자체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방언에 관한 이해를 본다. 그 원리야 어떻든 간에 육체와 영혼을 이원화로 하는 샤머니즘의 애니미즘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는 방언기도의 이해는 황홀한 상태에 들어도 천연 알수 없는 외국어를 흥분한 상태로 마구 지껄이는 것으로 표현하면서, 샤머니즘의 도무강신(跳舞降神)에서 신의를 전달하는 공수와 유사한 예로 서술한다.

무속은 수천 년 동안 한민족의 기층적 종교 현상으로 한국인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들이 없어도 무속의 굿을 통해 아들을 낳으려 했고, 병이 나도 굿을 통해 병을 고치려 했으며, 재앙이 있어도 굿을 통해 재앙을 제거하고 행운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또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저승의 낙원으로 가서 영원히 행복하게 영생을 누리게 해 달라고 비는 굿을 하여, 사람이 나서 죽을 때까지, 그리고 죽은 후에까지 사람의 길흉화복 일체를 신에 의한 섭리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은 굿을 통해서 인간의 운명을 조절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시간의 역사와 더불어 한국민의 정신 근간을 이루어 온 무속에 관한 영적 관계를 , 주제에 분 하여 여러 글을 모아서 종합적으로 이해하려 한 [무속과 영의 세계]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무속은 무당을 주축으로 하여 민간층에서 전승되고 있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이다. 무당은 점을 쳐서 인간의 앞일을 예언하는가 하면 굿을 해서 병을 고치는 등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 구실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당이 신과 이야기하고 , 만나며 때로는 신이 산다는 하늘이나 지하의 세계를 여행한다고 믿기도 한다. 이런 무당은 예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무속이 한민족의 근간을 이루는 종교적 구실을 해왔다. 무속이 안고 있는 종교, 그리고 음악, 연극, 문학, 무용 등의 예술과 사상 등의 정신사적 문제는 또한 이로써, 실로 큰 것이다. 한편, 현재 한국에 분포되어 있는 무당을 유형상으로 보면, 성무 과정으로 구분하여 신이 내리는 신병을 체험해 영통력을 얻는 무당인 강신무와 이롸는 달리 신이 내리지 않고 무당이 되는 세습무가 있다. 특히 강신무의 신병체험을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신의 부름'인 종교체험-신의 체험이라 볼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좀더 분석해서 원형 사고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신병증상은 몸이 시름시름 아프면서 신의 꿈을 꾸거나 신의 환상을 보고 일상의 주식인 밥을 먹지 못하고 냉수를 주로 마시며 부부관계가 싫어지고 소위 미친 증세로 들어가 집을 뛰쳐나가서 배회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살아온 현실을 모든 질서와 가치체계 일체를 거부하는 현상이다. 현실의 거부는 결과적으로 현실이 아닌 비현실의 다른세계를 의미한다. 그래서 신병은 이와같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들어가면서 지금까지의 현실 일체를 거부하고 소거시켜 없애버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신이 몸에 내려 신과 접촉하는 신성계의 체험은 이미 현실계가 아닌 다른 세계이고 이 신성계는 현실계의 공산과 시간 속에 함께 공존할 수 없는 별개의 세계이기 때문에 신병체험자는 현실계를 소거해야만 또 다른 별개의 신성계로 들어가 신을 체험할 숭 있는 통과제의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신병 증상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보다도 종교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다. 즉 치로방법이 의 약치료가 불가능하여 반드시 강신제를 통해 무당이 되어야만 이병이 낫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종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신의 계시에 의한 선택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즉 신병환자는 신의 추종자로서 부당이 되어야만 이 병증세가 낫는다는것, 다시말해서 선택하는 신의 의사를 따라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알 때까지 고통을 준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또한 조상 대대로 사제권이 세습되는 세습무에서는 볼수 없는 카리스마적인 영능을 인정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반도라는 일정한 지역에서 자리매김을 해 온 이들 무속의 영적 교감들은 역사를 이어온 이 지역의 사람들에게 절대 신과 같은 존재로서 받아들여져 왔으며, 이런 영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역활을 해온 무당들은 또한, 지역적 특성과 성무과정등의 특별한 관계들과 더불어 여러 모양의 위치를 차지해 왔었다.

무속에서는 인간의 영혼을 믿어 사후에 영혼이 저승인 내세로 가서 영생하거나 다시 현세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즉 인간을 육신과 영혼의 이원적 결합체로 보고 영혼이 육신의 생존적 원력이라 믿는다. 이와같은 영혼의 관념은 무속뿐만 아니라 고대인의 사고로 부터 오늘날의 민간사고, 그리고 현대종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심층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되어 왔다. 옛부터 사람들은 영혼은 공중을 자유롭게 떠다니며 이세상의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불멸의 존재로 전지전능한 존재로 상상한다. 다만 꿈이나 환상 이외의 평상시에는 인간과 언어나 의사가 자유롭게 소통될 수 없다고 믿는다. 이것으로 보아 영혼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영원성을 희구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데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 전능한 힘을 소유하는 영혼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죽음이라는 공포감이 늘 따르게 되어 영혼을 경원시하는 걸과를 가져오게 된다.

영혼의 실체가 된 인간세계의 선과 악의 대립적 관계가 또한 영의 세계에서이 선령과 악령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영혼과 인간 상호간에 인륜성이 작용되어 인간이 영혼을 안주시켜 주는 인륜적 의무가 있는 반면에 영혼은 또 인간을 수호해 줄 의무관계가 성립되는 것이고, 이에 반하여 영혼이 인간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되어 여기에 인간이 피동적으로 순종하게 되는 관계의 이중성도 구성하게 된다. 현세에서 평생을 유복하게 오래 한없이 살다간 사람은 죽은 후에도 그 영혼이 선해지고 반대로 현세에서 만족하지 못한 생을 살다간 사람의 영혼, 특히 옥사. 횐사한 영혼은 그 생전의 원한으로 하여 사후에도 인간을 괴롭히는 악령적 성격을 띠게 된다는 것이 영혼에 대한 민간층의 지배적 관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이 특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선령과 악령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 인간을 수호해 주던 선령이라도 때로는 악령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있게 된다. ) 본질적으로 해석해 보면, 인간의 생존과 죽음은 현세의 입장에서 본 '코스모스'의 공간적 지속과 단절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생존이 '코스모스'의 공간적 지속일 때, 죽음은 그 가시적 조건인 공간성이 단절되어 무공간 상재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 자체가 아주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육체와는 별도로 무공간 적인 상태의 영혼으로 영원 존재가 되어 영혼이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원형 사고의 순서가 영혼관의 기틀이 된다. 이러한 영혼관에서 내세의 관념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영혼이 가서 산다고 믿는 앞으로의 세계, 곧 다가오는 새로운 제 2의 세계란 뜻이다. 영혼이 없을 때 내세도, 내세에 따르는 의식도 없기 때문에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인간의 심적 태도가 내세관의 핵심이 된다.

무속에서 내세에 관한 의식을 갖게 되는 것도 망인의 영혼을 극락이라고 생각하는 사철 꽃이 피고 새가 울며 죽음이 없고 번뇌가 없는 이상적인 세계로 편히 모셔 영생하게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을 것이다. 구지 극락이 지금까지의 민간 무속에서 구전되어 온 것은 불교에서 보고 있는 극락과 지옥 형태와 같은것, 즉 불교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 당시의 영향이 지금까지도 남이 있기 때문에 그 만큼 변질되어 왔다는 것으로 생각해 볼수 있을 것이다. 어째튼, 이런 무속의 내세관 속에는 미래에 대한 종교적 구원관념이 없는 특징이 있다. 기독교나 불교 등의 고등종교가 신앙을 통해서 종교적 구원에 의해 내게로 가게 되는데 무속에서는 현게에서 일정한 신앙을 통하지 않고서도 내세로 가게 되는 것이 고등종교의 내세관과 형태를 달리하는 점이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좇은 일을 하면서 종교를 열심히 믿어야만 인간이 죽은 뒤에도 그 영혼이 구원을 받아 좋은 낙원으로 가서 영생을 누린다는 구원관념이 없다.즉, 살아 있는 동안 악한 일을 하면 죽어서 죄로간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것 뿐인데, 이것은 무속 속에서 살아왔던 민간인들이 그만큼 순박하여 그토록 심하게 징계할 만큼 그런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 왔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무속과 영의 세계의 관련된 민간신앙들과 우리 한국의 전통 풍습들 속에 배어있는 이러한 영적인 삶의 큰 비중은, 지금 까지의 한국인의 의식과 역사인식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있다. 귀신의 영향으로 자연의 만물 순환의 조화로움을 해 할수 있다거나, 극복할수 있게 비는 영능을 바라보는 민간의 영적 사상들은 굿이나 제사같은 일체의 의식들이나 , 금기들의 지킴으로서 가시화 되어 왔고, 이것이 당연하다고 이러한 전통속에서 조금 더 많이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생각하심 또한 영적인 삶에 익숙한 우리네 사람들의 소박한 전통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의 기업주나 상인들이 그들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으로 고사나 제의 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그들 모두가 미신의 신봉자나 銥시적 저급사고단계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원시적 경제 관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수천년래 우리 민족이 무속적 사고에 생활기반을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나면서 부터 그러한 정신적 환경 속에서 생활해 온 관계로 어것이 은연중에 전속화되어 잠재했다가 인간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여시에 매달려 해결해 보려는 신앙적 의지성으로 인하여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 보아진다. 또한 질병을 건강으로, 빈곤을 퐁요로 바꾸어 순환시키려는 그 순환의 원리는 미분성에 기반을 둔 것인데, 이 미분성은 하늘과 땅이 열리기 이전인 천지 개벽 전의 우주 존재 근원 문제에 기반을 둔 신화적 사고이다. 하늘과 땅의 구별이 있기 이전, 천지가 개벽되기 그 이전인 혼돈의 미분화 상황에서 보면, 하늘도 땅도 없는 오직 혼돈의 미분된 동일 근원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미분된 동일 근원 쪽에서 보면 하늘도 땅도 모두 동일근원이기 때문에 서로 바뀌는 순환이 지극히 자유롭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미분된 동일 근원 쪽에서 보면 없는 것과 있는 것, 사는 것과 죽는 것 모두 동일 근원이어서 그 역시 서로 바뀌는 것이 자유롭다고 믿는 것이다.즉, 없는것과 있는 것의 구별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제한된 우주 안의 평면적 존재사고 일 뿐, 그 평면적 존재 사고를 넘어선 미분성에 기반을 둔 입체적 존재 사고 쪽에서 보면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고 , 그 없는 것은 순환에 의해 얼마든지 해결 충족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와같은 미분성에 기반을 둔 입체적 존재 사고가 한국인의 입체적 전통사고로 한국인의 생활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데, 굿의 신비력이라거나 비결이라는 것은 이런 전통 사고의 한 부분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통적인 사고는 궁극적 존재로서의 우주 근원에 대한 입체적 존재 사고인 것이다.

또한. 이런 입체적 존재 사고는 상상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또 그런 상상력이 인간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을 준다. 상상력에 의한 미래 지향성은 인간 누구에게나 닛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하며, 모든 종교, 예술, 과학, 사회 정책이 이와 같은 미분적 상상력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샤머니즘과 무속과 관련된 일련의 도서들을 구해보려 애써봤지만 이 분야의 도서를 발견해 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만큼 이 분야의 연구가 그리 많거나 다양하지 못하다는 간접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그런 관련 연구가 방대하지 못한 분야의 연구들 가운데, 이 책의 제반 연구들이 구전되어 오는 민간의 관련 전통들을 성문화 시키는 시발점으로서, 이 책의 활자화에 대한 다행스러운 생각이 든다. 특히 세계적으로 고대의 접신술로 부터 소급되어 사고의 발단이 시작된 샤머니즘의 지역적, 사회적, 전통적인 각각의 여러 형태중에서 현재 우리가 발을 딪고 살고 있는 한반도의 독특한 지역적 특색을 살려서 분류할수 있었던 점은 우리의 전통적 생활방식을 결정해 온 정신사의 원형으로서의 영적 세계관을 재 검토할수 있게 해 주기에 충분한 계게를 제공해 주었다.

이책에서는 '어떤사람이 무당인가' 가는 소제하에 발단을 전개시킨다. 우리의 생활과 전혀 동떨어진 사고 전개의 낮설음을 놓치지 않고, 일상 우리 생활에서 그리 생각하기 어렵지 않은 소재를 시발점으로 설정한 후, 항상 당연히 있는것 처럼 아무 사고없이 받아들이던 영매의 존재를 다시한번 재 고찰하게 함으로써, 현세에서는 그 어느누구도 분명하게 장담할 수 없는 영의 세계를 조금씩 탐험해 볼수 있게 해 준다. 무속과 샤머니즘, 애니미즘, 토테미즘 등의 사상이나 내용이 일반 다른 이론들과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현세와 내세까지 그리고 육을 지배하는 영의 한 차원이 높은 대상이 그 연구 목적이 되기 때문이리라. 무당의 성무과정을 연구하는 과정으로, 그저 제의적 역할에서의 주재하는 역할 이상의 전통적인 무당의 영력을 경외시 해 왔던 전통적인 우리 조상들의 섬기는 영의세계의 고찰과 현세에서의 능력 이상에 가치로 상정한 영에대한 관념을 통한 바램들을 이루고 싶은 여러 지역적 제의 행사를 지역 분포에 따라 살펴 볼수 있다. 그리고 또하나의 독특한 접근방식으로 강신무의 성무 과정인 신병체험을 전통적인 영적 관계의 사고에서 나아가, 원형사고의 절대 존재에 대한 소급으로 부터 살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기독교의 성경에서 익숙해진 태초의 시간과 공간 이전의 질서가 시작되기 이전의 '카오스'로의 절대 회기로서의 영적 개념을 서술한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은 불연속적 시간 조건에 놓이게 되어 인간은 끈임없는 시간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인간의 수명이 불연속적 시간의 위협을 받고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인 물질이 역시 공간성에 의한 것으로 불연속적 시간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이와같은 불연속의 단절적인 공간과 시간을 영속적인 것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그 공간과 시간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있었던 낡은 시간과 공간을 소거 시켜 없애버려야 처음의 시작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된다. 섣달 그믐날 밤에 마당에다 불을 피우고 총죽을 태워 터뜨리는 폭죽, 역시 섣달 그믐 밤에 집안의 곳곳에다 불을 밝히고 자지 않는 세수가 불로 태워 지금까지 있었던 묵은 것을 없애버려 처음의 새로운 시작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소거 의식으로 보인다. 농경에서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하고 난 나머지의 공간과 시간은 낡아서 쓸모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낡은 것을 없애고 씨를 뿌리는 새봄으로 되돌아 가야 수확을 또 할 수 있게 되어 처음의 시작으로 되돌아가는 반복적인 순환은 농경을 통한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사고라 믿어진다. 이와같이 소거되는 공간과 시간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 식물, 산, 바위, 바다 등의 유형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공간과 사간이지만 이런 것들의 궁즉적인 공간과 시간은 하늘과 땅이라는 우주의 시작-우주의 공간과 시간으로부터 비롯된 공간과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우주의 공간 자체가 시간의 제약 안에있는 공간적 유형존재이기 때문에 우주의 공간 안에 있는 모든 유형존재가 시간의 제약 안에 있게 되어, 존재의 새로운 시작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소거 의식은 궁극적인 유형존재로서의 우주를 불로 소각시켜 그 우주의 공간과 시간을 단절시키고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우주의 공간과 시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된다. 이와같은 우주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은 언어로 직접 구연되는 무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무공간, 무시간의 암흑인 혼돈에서 하늘과 땅이 개벽되어 우주가 생겨나고, 이렇게 생겨난 우주 안에 해와 달, 별, 사람, 산천초목고 금수가 생겨난 것이라 하여 암흑의 혼돈이 우주와 그 우주 안에 있는 만물의 근원임을 밝히고 있다. 인간이 삶의 수단으로 영위하던 농경의 모습을 스스로 비춰보면서 한해를 주기로 하여 규칙적으로 반복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것 또한 농경에 의한 수확이 끝나서 묵은 공간과 시간인 우주 질서의 '코스모스'를 소거해서 만물의 존재근원인 카오스로 돌아가 여기서 다시 새로운 우주 코스모스로 시작되는 존재의 순환지속 의미를 갖게한다. 삶의 모습에 스스로의 재해석으로 의미를 부과 하는 일련의 반복들 또한 영혼의 근원을 바라보는 것으로, 현씰의 단절적이어서 불연속성을 갖는 우주 코스모스의 공간과 시간에서 벗어나 그 코스모스의 존재근원으로 상정한 카오스로 되돌아가 여기서 다시 새로운 코스모스로 시작해 나오는 우주의 주기적 순환에 의해 존재를 영속적으로 지속시켜 나가는 존재지속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는 다른 차원의 해석 방법을 유용한 것이 눈낄을 끌 만하다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부족함을 갖게하는 것이 있는데, 시간과 공간의 단절적 현상을 넘어선 그 이전의 영적 차원의 근원으로 상정된 '카오스'의 상태에서, 코스모스의 현실 세계의 도출 과정에 이렇다 하게 원인으로서 작용할 만 한 어떠한 것에 대한 언급을 볼수 없었음을 지적하고 싶다. 예컨대 기독교에서 신앙하는 천지 창조에서의 창세기 말씀을 인용해서 비교해 보기로 한다.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 : 1)"

여기서 우린 현실의 세계를 창조한 원인으로서의 '하나님'의 개념을 볼 수 있다. '저절로' 라든지 '우연히'라는 단어의 사용은 없다. 분명히 '하나님'이라는 창조주께서 인간을 포함한 이세계의 현실적인 모든것을 이끌어 내신것이다. 일반적인 우리의 교육에서는 우연성과 개연성의 절대성을 은연중 강조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진다. 진화의 과정을 단순한 환경 적응이라는 해석이 가장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보여져 왔고, 보다 더 낳은 형질의 변이의 가능성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돌연변이를 통하여 유전적 진화 또한 설명이 가능하게 받아들여 왔다. 기독교의 현실 도출인 '천지창조'는 분명히 주관자로서의 하나님을 분명히 하는 반면에 무속의 영적 실체의 모체로 생각하는 '카오스'에서의 현실적 도출에는 어떠한 원인이나 이유가 될만한 것에 대한 지적이 없음을 보게 된다. 특히, 성경의 다음 구절을 보면, '카오스' 의 개념적 정의에 해당하는 사고 대상도 또한 기독교에서도 언급하고 있음을 볼수있다.

"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창세기 1 : 2).

여기서의 '혼돈', '공허', '흑암', '수면',은 현실의 세계가 즉, 시간과 공간이 있기 전의 상태인 것으로, 태양이 있기 이전의 모습을 통해, 태양의 자전과 공전으로 기인한 시간의 관념을 배제할 수 있고, '깊음' 또한 공간적 개념이 아닌 '절대 무(無)'의 상태의 깊음을 표현한 것이라 보면, '카오스' 라고 정의한 개념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동일 개념의 상태 임을 알게된다. 어째튼, 어떤면으로 보면, 가장 근원적인 고찰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의 연구가 흡족하게 연구되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저자의 무속에 관한 여러 주제에 따른 글들을 모은 것들 이어서 어떤 부분은 동일한 내용의 글들이 자주 반복되어서, 책으로서의 유용성은 크게 살 수 없게 생각되지만, 저자 자신이 서문에서 밝힌것 처럼 무속과 샤머니즘의 연구 대상의 방대함 때문에, 여러 주제의 글들을 섭렵함을 통해 보다 광법위한 이해를 돕는 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샤머니즘에 관한 보다 객관적인 비교가 필요하였기에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저서인 '샤머니즘-고대적 접신술'을 참고 도서로 활용하였다. 무속과 영의세계에서는 한국민, 한반도라는 지역적, 사회적 분포의 특성을 고려한 연구이지만, 엘리아데의 저서를 통하여, 종앙 아시아와 북아시아의 샤머니즘, 남북 아메리카의 샤머니즘,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샤머니즘, 인도-유럽 어족들의 샤머니즘 이데올로기와 티멧, 중국 및 극동 샤머니즘의 상징체계등도 함께 비교 할수 있었다. 특히, 영적 권능을 인정받는 신병을 통한 성무 과정은 세계 여러 나라의 샤머니즘 역사의 전통적 다양함중에서도 동일한 일치를 보이는 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병리학적 질병과 접신몽과 접신 체험은 샤먼 상태에 이르는 아주 흔한 수단이다. 때로 이러한 이상 체험은 위로부터 "택함을 입었음"을 나타내는 징표를 의미한다. 이러한 체험은 또 샤만 후보자에게 새로운 계기가 있을 것임을 알리는 징표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신병이나 접신몽이나 접신체험은 그 자체로 하나의 통과의례를 구성한다. 다시말해서, 신병 등이 "택함을 입기" 이전의 속된 인간을 성스러운 직능자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접신 형식의 체험에는 항상 그리고 어디에서든 노사무에 의한 이론적, 실천적 교육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 말은 그 경험이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택함을 입은" 인간의 종교적 신분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 접신 체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샤만 후보자의 천직을 결정하는 모든 접신체험에는 통과의례의 전통적 도식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통과의례의 전통적 도식은 바로 고뇌, 죽음, 그리고 부활이다. 이러한 시각에 보면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병-무업"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에 의한 고통은 통과의례적 고통에 해당되고 "택함을 받은자"의 심적 고독은 격리와 성무의례의 고립, 격리와 의례적 독거에 상응하며 신병에 걸린 샤만 후보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절박감은 바로 모든 통과의례에 나타나는 상징적 죽음을 환기 시키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의 주요한 성무의례의 테마가 때로는 한 개인의 체험 속에 공존할 수도 있고 어떤 종교에서든 이러한 요소들이 뒤섞인 채로 발견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와 아울러 접신 체험은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성무의례를 구성하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항상 전승적인 복합적 교육체계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책의 소 주제중에서 '기독교 속의 샤머니즘'이란 내용의 비평이 필요함을 느껴서 저자와 달리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되집어 보기로 한다. 저자가 저자 나름대로의 배경지식과 자신의 나름대로의 입장이 어떻게든 관련되어 글을 집필했듯이, 필자도 기독 신앙인으로 벗어날 수 없는 기독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지의 반박을 필력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이라는 낯서 이지역(異地域)에 전해된 이후, 당초 서구적 인상이 퐁기는 데다가 한국 재래의 신앙적 전통을 고려치 않는 그 독자성 배지성으로 인해 스스로 낯선 인상을 주게 되었다 했는데, 여기서의 한국의 재래 신앙적 전통이라는 정의를 내릴수 있는 어떤 정체성을 과연 어떤 기준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즉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국민은 한 민족을 이루며 살아오고 있으며, 언어나 생활 습관도 같다. 그러나, 우리의 본래 뿌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지역적인 구분은 과거 여러 나라로 생각할 수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생각할 수 있는 더 중요한 점은 과거 우리 한민족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어오면서 우리의 것으로 믿어져 생활속에서 익어져 버린 전통들 또한 과연 고유의 우리 것이라는 것 보다는 전래되고 전파되어 우리의 것으로 자리매김이 되어 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어떤 것을 분명한 우리의 한국 재래의 신앙적 전통이라 내세울수 있을까. 조선시대 동안 모든 사상의 으뜸으로 풍미해온 유학도 중국 송나라때의 주자학의 전래됨이요, 더 거슬러 올라가 고려시대때부터 전반적인 정신적 근간을 이루어온 불교또한 전래된 사상의 확산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실체의 규명을 언어분석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어떤 사상이나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것이 유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트겐슈타인처럼 본질규명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어떤 사고의 측면이라도 다양한 입체적 고찰을 가능케 해 주는 고마움을 배울수 있어, 보다 근본적인 고찰을 가능케 해 줄수 있기 때문이다. 재래의 전통이란 그자체의 의미는 존재할 수 있지만, 실체로서의 본질은 이것이다 라고 한가지 만을 고집할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통이란 시간의 역사의 산물이요, 그 각각의 과정들의 연속성을 배제해서 생각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단절적인 식견으로 기독교를 보는 편협함 보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후대의 역사도 계속되어지는 시간 흐름속에서 정신사의 위치를 바라보아야 할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기독교의 만연해져 가는 이교적인 습관들이 옳고 그름을 재어보지도 못한채, 점점 현대 교회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하고 있는 안타까운 사실적인 지적들은 필자도 동감하는 바이다. 무속적인 요소로 볼 수 있는 현실이익추구의 공리적 신앙관의 모습들이나 교회에 출석해서 예배보는 신도들이 기독교의 교리나 복음의 참뜻을 알기 이전에 타산관념을 앞세우고 교회에 출석하여 그들을 온갖 소망을 소원하는 것으로 그치는 안일한 신앙 태도의 지적들 또한 기독교 내부에서 부터 개혁해야만 해야 할 것들임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저자의 기독교의 이해에 관한 논지에는 그리 정확한 대전제가 충분하지 못하다고도 느낄 수 있었다. 곧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관념이 그대로 기독교라는 종교 형태 속에 옮겨져 신앙 대상이 다신 자연숭배에서 하나님으로, 무당의 굿에서 목사의 예배로 바뀌었을 뿐, 현실이익 추구의 무속적 사고만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단순히 현세에서의 부귀나 건강과 같은 행복을 빌고자 숭배하는 절대신과 기독교의 하나님의 개념을 동일시 하는 우를 범한다. 현실에의 축복을 바라는 기독인의 심정은 무속의 현실이익 추구라는 것과 동일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의 행복의 기준은 무속에서의 그것과는 의미 자체가 다른것이다. 무속에서의 바라는 행복은 현세나 내세 어디에서든지, 바라는 사람의 바램과 소망일 뿐이지만, 기독교에서의 행복은 바라는 사람 보다는 하나님, 그분이 먼저 선행 되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바라는것이 행복의 의미요, 나의 바램의 측면 보다는 그분의 내게 대한 바램들을 이루어 주십사 하는 측면이 근원적인 바램의 조건인 것이다. 즉, 근본적인 절대자의 관념적인 전제 자체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방언에 관한 이해를 본다. 그 원리야 어떻든 간에 육체와 영혼을 이원화로 하는 샤머니즘의 애니미즘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는 방언기도의 이해는 황홀한 상태에 들어도 전연 알수 없는 외국어를 흥분한 상태로 마구 지껄이는 것으로 표현하면서, 샤머니즘의 도무강신(跳舞降神)에서 신의를 전달하는 공수와 유사한 예로 서술한다. 기독교 방언의 시작은 전혀 알수 없는 말이 아니고 다른 나라의 외국어임을 볼수 있다. 사도행전의 말씀이다.

"저희가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으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그 때에 경건한 유대인이 천하 각 국으로 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우거하더니 언으로 제자들의 말하는 것을 듣고 소동하여 다 놀라 기이히 여겨 이르되 보라 이 말하는 사람이 다 갈리리 사람이 아니야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의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쩜이뇨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가바도기아, 본도와 아시아, 브루기아와 밥빌리아, 애굽과 및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과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이라. (사도행전 2 :4-11)"

이렇게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자기나라 말임을 증거하듯이 방언의 이해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를 지적하고 싶다

. 더 나아가 무속의 자체 종교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위적 재정화 문제를 종교 사회적으로 급선무로 보면서 기성 종교 형태에 의한 통일된 민족신앙의 확립의 필요성을 필력하는 저자의 사견에는 동의할수 없으며, 더우기 민족의 신앙기반이 되는 샤머니즘이 종래의 사로와 같이 기독료에 대한 이단이 아니라 이과업의 기초적 자료가 될수 있는 것이니, 이에 대한 분석 연구 여하에 따라서는 그 신앙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기독 강령의 십계명에 반대되는 내용을 받아들이라는 말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이라는 것을 모체로 민족 기반 속에 뿌리를 박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앞으로의 임무인 동시에 기독교가 살아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는 것 또한 너무 비관적으로 일관하는 기독교의 마지막 대안이라는 느낌을 준다.

심리학자로서 샤머니즘에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로 위기상황에 있는 심리 상태의 드러남, 혹은 퇴행적인 심리 상태의 드러남으로 이 샤머니즘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샤머니즘을 이상상태의 심리적 행동에 견주거나 히스테리 혹은 간질병 같은 정신병의 유형으로 갈래지으려 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학자들은 사회학자들 나름대로 샤만, 사제, 주술사의 사회적 기능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렇듯 관심분야의 다양함은 접근방식의 독특함을 인정하는 장점도 있지만, 이외의 방법으로 고려하는 포용력이 다소 미약하다는 단점을 드러낸다. 민속학자로서의 저자의 방대한 연구에는, 일반 대중적으로 관심분야 밖의 연구에 대한 성과를 높이사는 바이지만, 비평의 부분에서의 보다 조심스럽고, 자세한 접근방법의 필요성을 재검해보는 것이 보다 더 낳은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하면서 글을 가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