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과 신

동중서의 천인감응설에 대한 해석

I. 서언

'하느님' 또는 '천'은 동양철학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였다. 그것

은 서양의 신(God)이 그 문화의 핵심이 되어왔던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 문제는 너

무 자료도 많고 방대한 주제이므로 본고는 한대 통일제국의 이론가인 동중서의 천론에

국한시켜 논의하고져 한다.

그의 천론은 중국철학에서 고대부터 그 당시까지 문제되어 왔던 '천'에 관한 사상을

종합하여 다루고 있으며 그 이후의 '천론'은 그에 대한 비판과 수정과정에서 나온 것

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 '천'은 그 자체로 논의되기 보다 항상 인간과의 관계속에

서 의미를 드러낸다. 천인관계의 문제는 중국철학의 주제가 되어 왔으며 한대철학의

논쟁의 중심이 되기도 하였다. 그 문제를 가장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던 인물이 동중서

(BC.179-BC104)였다. 본고는 그의 '천인감응설'을 중심으로 그의 '천' 사상을 살펴보

고져 한다.

동중서의 '천'사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앞의 천사상에 대한 선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우선 자형부터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천은 한대의 문자학을 집대성한 허신(AD58-149) 의 <설문해자>에 의하면 "천, 전야,

지고무상, 종일대"1) 라고 되어 있다. 단옥재는 전이란 사람의 머리꼭대기(정)이다.

대체로 높은 것을 일컹는 말이며 시가 여자의 처음(초)을 말하는데 무릇 일어나는 것

을 일컹는 것이나 같다. 그렇다면 천역시 꼭대기(전)을 일컹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지극히 높아 더 오를 데가 없다는 것은 그 크기가 둘이 없다는 것이다"2) 라고 풀이하

였다.

전으로 천을 풀이한 것은 천과 전이 음이 같기 때문이었다. 계문에는 로, 금문에는

로 되어 있다. 머리부분 일는 구의 변형인 것이다. 의 글자모양에서 또렷이 보여

주는 바와같이 머리부분을 확대시킨 것에서 천(전)의 의미가 존재하는 것이다. 왕국유

는 고문의 천자는 본래 사람의 형상(인형)을 본뜬 것이며 은허복사에서는 으로, 우정

대풍에서는 로 되어있다. 특히 그 머리가 거대하다. 오대징에 의하면 사람의 머리위

의 천체가 둥그런 까닭이라고 하였다. 나진옥은 천의 위의 일획을 제,시의 일.이 와

같은 상자라고 했는데 그것은 과도한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전말리는 비판하였

다.3)

그러니까 천은 더 이상 올라갈데 없는 지극히 높은 꼭대기 라는 뜻이며 사람의 머리

위에 있다는 말이다. 은인 뜻은 왕이 죽으면 상제의 천상궁정에 올라가 조상신이 되며

그의 자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최고신인 제는 모든 자연현상의

주재자인 동시에 인간사도 주재하고 있다고 은인들은 믿었으며, 상제는 자기네의 조상

신으로서만 본 것이 아니라 그 초월성을 함께 지니고 있어 제사로도 그 마음을 바꿀

수 없는 원리적 성격을 띤 절대적 존재로 보았다. 이러한 원리성으로 인하여 주초에

이르러 도덕적 천명사상이 나올수 있었던 것이다.4) 다시말해 은상때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격적 존재인 상제 또는 제는 주대에 와서 도덕적 의미가 함축된 천으로 바뀌었

다는 것이다. 그것은 천명미상이라는 말의 뜻을 해석하면 또렷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늘의 명이 늘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다시말해 천은 어느 누구에게도 왕위를

영원히 차지하도록 미리 정한 적이 없고, 수시로 새로운 명(명)을 내려서 어느 한 사

람을 왕 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희브라이 종교사상중 하느님 야훼가 그 '명'을

미리 정하여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삼고, 또 열왕을 미리 정했다는 설과도 다르며, 그

리스 아데네 신전중에 예언하기를 어떤사람의 운명을 정해놓았다는것, 즉 그 사람

(Oedipus와 같은)의 운명은 정해졌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는 설과도 전혀 다르다.5)

천명 상은 하느님이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예정의 관념도 없다는 것이며, 이것은 천의

명이 내리는 것이 인간의 수덕 다음에 온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통치자는 수덕을

하여 천명이 계속유지 되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천은 인간의 수덕의 근

거가 되었으며, 인문주의 문화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수덕적 천명관은 유가철학의 중심이 되어 천은 그 도덕적 근거로 되었고 묵가

철학은 '천지'에 비중을 두고 천의 인격요소를 남겨두며 상동과 겸애이론의 기초로 삼

았다. 그러나 도가철학은 '도법자연'이라는 명제하에 전통적 천명관을 여지없이 비판

하였다. 도가에 의하여 천은 인격적 요소도 도덕적 내용도 없는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뜻을 갖게 되었다.

풍우란은 중국철학에 나타난 '천'의 의미를 5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그것은 첫째

물질의 천 즉 지와 상대되는 천, 둘째 주재의 천, 즉 이른바 황천상제, 인격을 가진

천제, 셋째 운명의 천,즉 인생중 내개 어찌할 수 없는 것,네째 자연의 천, 즉 자연의

운행, 다섯째 의리의 천, 즉 우주의 최고원리를 말한다.6) 이러한 천에 대한 분류이래

여러가지 다른 수정된 견해가 나왔다 노사광은 천을 '형상천'과 '인격천'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는데 전자는 천의 법칙, 원리적인 면에서 천도, 천리로 발전했는데 후자는 주

재적, 인격적 의미를 보존하여 천의, 천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7)

그리고 장입문은 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는 사람의 머리

위에 있는 파아란 하늘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바로 하늘로서의 천, 천지의 천, 천연의

천이며 모두 자연의 천에 속한다. 둘째는 초자연적 지고무상의 인격신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만물을 창조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일체를 주재하는 하느님(상제)이

며 제라고 일컹기도 한다. 이것은 황천의 천, 천명의천, 주재의 천에 속한다. 중국철

학중의 천은 서양철학중 자연(nature)과 최고 주재자인 하느님(God)의 두가지 뜻을 동

시에 가지고 있다. 셋째는 자연의 법칙, 또는 도덕 법칙의 근원으로서의 천이다. 이것

은 천도의 천, 천리의 천이며, 의리의 천에 속한다.8)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철학의 천이 God과 같은 초자연적(Super-nature)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서양철학에서 초자연적이란 말은 기독교의 신관

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창조주(Creator)와 피조물(Creature)로 나누어 전자를 초자연

후자를 자연이라고 한 것이다. 중국에는 그러한 신관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초자연

적이라는 용어는 신중히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특히 동중서의 '천'

관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는 지상무고의 천을 언급하였으나 그것은

천지만물을 창조한 창조주는 아니었다. 그의 '천'은 유가의 도덕적인 천, 묵가의 의지

적인 천, 도가의 자연적인 천을 다 종합 수정하였으며, 자연적인 천에 또 당시 유행하

던 음양,오행사상과 기 사상을 그 구체적 내용으로 수용하여 천에 관한 철학의 커다란

체계를 세워 놓음으로써 한대사상의 특성을 형성하기도 하였다.9) 그의 천관은 통일된

한제국의 절대적 권위를 천을 통하여 부여하려고 하는 동시에, 또 무한히 높은 제왕의

권위를 천을 통하여 제한하려 했다는 두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2. 동중서의 천관에 대한 해석

동중서의 천관에 대하여 많은 연구자들의 견해가 각각 다르다. 풍우란은 일찌기 "동

중서가 말하는 천은 어떤때는 물질의 천 즉 지와 상대되는 천을 가리킬 때도 있고 어

떤때는 지력을 가지고 있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연을 가리킬때도 있다. 지력을 가지

고 있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연이라는 명제는 서로 모순되는 곳을 가지고 있는 뜻하

다. 그러나 동중서가 말하는 천은 실로 지력을 가지고 있고 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오

히려 하나의 인격을 가진 상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일러 자연이라 하였다"10)

고 하였다. 풍우란은 동중서의 '천'에서 인격성을 제외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후외로는

풍우란의 이 설이 절대로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 "동중서가 말하는 천이 물질적 사물

과 자연의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이 '천'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

가 가리키는 바는 "도의 큰 근원"이 쫑아서 '나오는 천을 가리킨 다면, 분명히 하나의

지력을 가지고 있고, 의지를 가지고 있는,인격을 가지고 있는 상제이다"11)고 반박하

였다. 문제는 동중서의 '천'이 지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는 동일하였

으나 그것이 단지 자연인가 또는 인격적 상제인가 하는 점이 다르다.

임계유는 천의 종교적 의미를 특히 강조하여 "동중서가 말하는 천은 한분의 희노를

가지고 있으며, 상벌을 맡아서 관리하고, 절대권위를 가지고 있는 지극히 위에 있는

신이다. 그 분은 이미 천상의 제신을 주재하고 또한 인간의 제왕을 지배하는 이처럼

하나의 절대 권위의 신이다."12)라고 하였다. 뿐만아니라 그는 "동중서의 '천'이 지상

신이며 또한 지선한 도덕화신이라고"13)하여 천의 종교성과 함께 도덕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동중서는 천의 우주의 최고주재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인부천수의 사상을 제출

하여 인간의 정신.의지가 천에서 나왔을 뿐 아니라 그 생리적 구조까지도 천의 복제품

이라고 간주하였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동중서의 '천'이 가진 인격적(종교적), 도덕적

인면을 부각시켰으나 자연적인면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라광은 동중서

의 천을 두가지로 나누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는 무형.무한한 가장 높은 상천을 가리

키고, 또 하나는 사물로 말미암아 드러날 수 있는 자연의 천을 가리킨다. 이 두 가지

천은 서로 혼합되는 것 같지만 또 서로 충돌되어, 현재 동중서 사상을 연구하는 사람

으로 하여금 곤혹을 느끼게 한다. 왜냐하면 한쪽에서 그가 성심으로 상천을 신앙한것

을 볼 수 있는데 또 한쪽에서 그는 인간과 형천의 합일을 강의한것을 본다면, 그의

'천'이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14)고 말하였다.

그는 천의 도덕적인 면 대신 자연적인 면을 부각시키려고 하였으나 이것을 초자연과

대립시켜 이해하였으므로 그가 동중서 천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마도 서

양의 Supernature와 nature의 두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풍우란은 새로쓴 <<중국철학사신편>> 천의 인격적인면이 있음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점에서 초기의 사상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는 인격적

인 천이 동중서 사상에서 그다지 중요한 의미가 있는것이 아니라고 함으로써 여전히

인격적인 천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아주 많은 곳에서 동중서가

말하는 천은 이렇게 인격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동중서가

말하는 '천'은 그것이 만물을 주재하는 작용으로 말하면, 인격신의 상제와 유사하나

사람과 같은 형체가 없다. 그것은 물질의 천을 신비화한 것이며 그것을 일종의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의식을 가지고 있고, 목적을 가지고 있는 초월적 실체로 보았다. 어떤

사람은 말하길 그는 물질의 천을 인격화 하여 인간의 의식과 정감을 가진 실체로 보았

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인격화된 천은 또 인류의 형체와 서로 비슷한 '상제'가 아니다,

이것이 동중서가 말하는 '천'의 하나의 특징이다. 풍우란은 동중서의 천은 물질의 천

을 신비화한 것이지 결코 인격화한 것이 아님을 다시 강조하였다.

그러나 풍우란은 유물변증법의 시각에서 <신편>을 썹기때문에 천을 '물질의 신비화'

정도로 이해 하였던 것 같다. 다만 동중서는 자연을 의인화16)하는 주관적 유비수법을

취하고, 음양오행학설을 왜곡함을 통하여 천의 신비성을 논증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중서의 천은 단순히 그 정도로 이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모종삼은 바로 이러한 천

의 신비화에 대한 견해에 대하여 부정적이었다. 그는 동중서의 천인감응사상을 설명하

면서, 그의 사상은 일체가 모두 체계화. 구체화. 절실화되었으며 그에겐 신비가 없다

고 잘라 말하였다. 그리고 a 우주조리. b 천인동정. c 천인합일 이 세가지 서로 나

눌 수 없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천인감응을 설명할 수 있다17)고 하였다.

이상 현대 중국의 여러 철학자들이 이해한 동중서의 천의 특징은 대체로 3가지로 요

약되는데 그것은 인격적인 천. 도덕적인 천. 그리고 자연적인 천이다. 그러나 학자에

따라서 앞의 둘만 언급하고 뒤의 것을 빠뜨리는가 하면 또 중간의 것을 빠뜨리기도 한

다. 그런데 이 셋을 다같이 포괄하여 설명한 철학자는 김춘봉 이었다. 그는 동중서의

주요저작중에 한 계열의 천명사신사상이 있는데 그의 '천론'을 간단히 신학사상으로

돌릴 수 없다. 그가 말하는 천은 3방면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신령의 천, 도덕의

천 그리고 자연의 천이다. 이 3방면을 그는 통일시켜서 하나의 체계로 구성하고 만들

어 내려고 힘써 시도하였으나, 사실상 이 점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내재의 혼란과 모순

이 존재하고 있었다고18)하였다.

신령의 천이란 인격적인 천을 다른 말로 표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김춘

봉은 동중서의 천은 모두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일체를 주재하는

인격신 이라고 하면서 동중서의 천이 한편으로 천은 '재이견고'를 낸다는 설명은 공맹

의 천명론에 비하여 더욱 낙후되었으며 황당하고, 다른한편 천명의 내용을 개조하여,

단지 상제의 의지일 뿐만 아니라, 또한 우주를 지배하는 도덕 원칙.및 기의 부여를 가

리킨다. 그러므로 동중서의 설명중 이른바 '무명'은 단지 인격신의 명령을 가리키는

것일뿐 아니라, 또한 어떤것은 선천적 도덕의 부를 가리킨다19)고 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신령의 천, 도덕의 천, 자연의 천이 유기적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서

로 모순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인데, 동중서의 천을 부분적으로 나마 인격신 또는 신

령의 천으로 이해하는 것은 역시 서양의 Supernatural 한 존재를 염두에 둔 종교신학

적 이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서복관에 의하면 동중서가 말하는 천은 종교신이 그의 마음속에 왕래함이 있었다고

믿지만, 그의 천의 실체는 기이므로 그것을 인격신으로 보는것은 매우 곤란한 일 이라

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천에서 인에 이르기 까지 그의 천론에서는 커다란 유기체의 구

조가 작용하여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동중서의 천은 주 이전의

천을 계승했으면서도 다른점이 있는데 주 이전은 인간의 복복이 완전히 제, 천의 인격

신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인간은 완전히 피결정적 지위에 처하여 있어 최고인격신은

단지 인간에게 영향을 줄 수만 있었고, 결코 인간의 영향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동중서의 천은 인간과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이며, 천과 인은 평등한 지위를 차

지하고 있다는 것이다.20)

이것은 천의 내용을 기로 삼아서 보는 일종의 유기체적 천관이라 할 수 있다. 동중서

의 천은 Spinoza의 범신론적 자연관과 매우 유사한 것 같으나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신과 실체를 동일시한 Spinoza에게 있어서 신은 곧 자연이며 여기에서 만물이

나오고, 이것이 만물의 근원인데, Spinoza는 그것을 능산적 자연(natura naturans)이

라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자연은 낳아진 것 그 자체인데 그것을 소산적 자연

(natura naturata)이라 하였다. 동중서의 천이 능산과 소산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

다는 점에서 Spinoza의 신 곧 자연의 도식과 매우 흡사하나, 후자에게 있어서는 기하

학적, 합리적 이성이 강조되지만, 생명적 요소가 빠져 있는 것이다. 동중서의 천은

신, 인간, 자연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방동미의 '만유재신론'으로 해석하면 모순없

이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은가 생각된다. 그리고 동중서의 천인감응설에 근거

한 재이설은 오늘날 환경윤리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3. 동중서의 천 의 의미와 내용

동중서는 '천'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언급하였는데 그는 "천.지.양.음.목.화.토.금.수

아홉과 사람, 10 이란 것은 천의 수가 완성된것(필)이다. 그러므로 수란것은 10에 이

르러 그치고, 글(서)이란 것은 10으로 마치는 것이다. 모두 여기에서 취한 것이다. 성

인이 얼마나 그 귀하다는 것은 천에서 일어나고, 사람에게 이르러 완성되었다. 완성

(필)이외의 것을 일러 물이라 한다. 물이란 수(수)가 귀하게 여기는 단이지만, 그 가

운데 있지 않다. 이것으로 인간이 만물 위에 초연하여, 가장 천하에 귀함을 알 수 있

다"22)고 하였다.

이 문단에서 동중서는 천을 10 이내의 천과 그것을 완성시킨 수로서의 천을 동시에

설명하였는데, 앞의 것은 땅과 대칭되는 하늘을 뜻하며, 뒤의 천의 수의 천은 우주의

근본이다 동중서는 천에는 10단이 있으며 단을 10로 하고 그칠 뿐이며, 천이 일단이

고, 지가 일단 그리고 음양,오행이 각각 일단이며 인간이 일단이고 10단이 천의 수를

완성시킨다고 23)도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단'은 '체'이며 근본을 말한다.

그는 천지인이라는 삼재에다 음양,오행(목.화.토.금.수)을 덧붙여 천의 수인 10을 만

들었다. 그것은 천지와 인간사이에 음양.오행을 삽입한 것인데, 이것이 바로 원시 유

가사상이 동중서식의 유가사상, 즉 음양.오행의 영향을 유가속에 흡수시킨 유가사상으

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동중서는 천지로서의 천과 천의 수로서의 천을 다 천으로

표현한것은 양자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자연

(nature)과 초자연(Supernature) 즉 피조물과 창조주와 같은 그러한 간극(간극)은 보

이지 않는다. 오히려 스피노자의 능산적자연(천의 수)과 소산적 자연(천지)과 비슷한

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중서의 천관에서 천의 수로서의 천이 반드시 능산적 자연이고, 천지로서의

천이 소산적 자연인 것만은 아니다. 천지도 역시 능산적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동중서는 천지는 만물을 낳고 기르는 (천생,지양>역활을 하고 인간은 그것을 완성시

키는(인성), 근본적 존재라고 생각하였으며, 천. 지. 인은 서로 합하여 하나의 유기체

를 이루었으므로 하나라도 빠지면 안된다는 것이다.24)

그는 인간을 만물과 똑같은 피조물(Creature)로서 간주하지 않고, 천지와 나란히 만

물을 완성시킬 수 있는 (능 )고귀한 존재로 파악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인간(성인)

의 고귀함은 천에서 발생되고(기) 인간에서 완성(필)되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동중서

의 천관에서 인간의 지위는 이와같이 매우 중시되느니 만큼 그 책임도 그에 못지않게

중대함을 말한 것이기도하다. 그러나 동중서는 인간이 어디까지나 천의 명을 받은 존

재26)임을 빼놓지 않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천이란 만물의 조상이며, 만물은

천이 아니면 생겨나지 못하고, 독음이나 독양은 (만물을)낳지 못하며, 음양과 천지가

참여한 뒤에야 생겨난다고27) 하여 천뿐만 아니라 음양의 역활을 중시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천에는 오행이 있다28)고 하여 천지. 음양. 오행. 그리고 인간이 모두 천의 수

로써 만물의 생성에 작용을 한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는 "천지의 기는 합하여 하나가 되고, 나뉘어 음양이 되었으며, 갈라져 사시가 되었

고, 벌려져 오행이 되었다"29)고 하였다. 여기서 하나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동중서는 "음양이 비록 다르긴 하나 밑천으로 삼은 것은 일기이다"30)라

고 하여 하나는 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또 "(춘추)는 일원을 말하였고, 하나

(일)란 만물이 좇아서 비롯되는 곳"31)이라 하여 만물의 시초를 일원이라 하였으며 또

"원이란 시작이며 근본이 바름을 말한다...왕이 바르면 원기가 화순하다고"32)하였으

니 하나가 바로 원기임을 알 수 있다.

'원기'란 우주 만물의 근원(원)이 되는 생명적 실체로써 이것이 나뉘어 음양이 되고,

음양이 다시 나뉘어 사시가 되었으며, 5행도 이 기가 5가지로 벌려져(제) 된 것이다.

인간도 예외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천지 사이에 음양의 기가 있는데 언제나 인간을 적시고(절)있다 마치 물(수)이 언

제나 물고기를 적시고 있는 것과 같다. 물과 다른 까닭이란 볼 수 있다는 것과 볼 수

없다는 것일 뿐이다...그렇다면 인간이 천지사이에 산다는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에

붙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33)라고 하였다.

천지.음양.오행 그리고 인간으로 구성된 천의 수는 그 원기, 즉 생명의 원동력을 내

용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중서는 천과 기를 한데 결합시켜서 천의는 음양.오

행을 통하여 알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천의는 보기어렵고, 왕도는 다스리기 어렵다. 이 까닭에 음양이 드나들고 채우고 비

우는 곳을 밝힘으로써 하늘의 뜻(천지)을 본다. 오행의 본말, 순역, 대소, 광협을 따

져서 하늘의 도(천도)를 본다"34)

동중서는 천의와 천도를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천이 두가지 면 즉 의지적

인 면 (천지), 과 법칙적인 면(천도)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풍우란에 의

하면 동중서의 음,양, 오행의 기는 하늘의 의지(천지)를 드러내는 도구라는 것이다.

'기'는 천에 소속되는 것이며, '기'위에서 천이 그것을 주재하고 있는 것이다.35) 풍

우란은 천과 기의 관계를 종속적 관계로 파악하였다. 그런데 서복관의 견해는 이와는

달리, 천과 기가 하나의 유기체 속에서 드러나는 두가지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천의 실체가 기이므로 기가 음양,오행으로 나뉘어 표현된다는 것이다36) 풍우란은 어

디까지나 천이 의지를 가지고 기의 운행을 주재한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기를 동력

이 결여된 물질적인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대하여 서복관은 천과 기를 다같이 유기체, 즉 살아있는 생명체로 파악 하였기

때문에, 생명체는 삶의 의지를 갖고 있으므로 천은 생명(기)의 의지를 가진 존재로 본

것이다.

동중서는 천도 인간과 같이 유기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그는 "천은 그 자리를 높이

하면서 그 베풂을 내려준다. 그 형체를 감추고 그 빛을 드러낸다. 그 자리를 높게하므

로 존귀하게 된다. 그 베풂을 내려주므로 어질(인)게 된다. 그 형체를 감추기 때문에

신이 된다. 그 빛을 드러내므로 밝음(명)이 된다. 그러므로 지위가 높으면서 인을 베

풀며, 신을 감추고, 빛을 드러내는 것은 천의 운행이다"37)라고 하였다. 그는 천의 속

성을 위존,시인, 장신, 광명으로 보았다. 다시말해 천은 지위가 높다는 것(위존)그리

고 바람과 비를 내려 만물을 변화 육성시키는 것을 '시인'으로 본 것이다. 천은 형체

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 감추어진 형체를 통하여 무궁무진한 작용을 하여 인

간의 능력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신비로운(신)변화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해.달.별을

통하여 그 빛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만물을 변화생성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을 천의

운행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천은 물론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존엄성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생명적 존재이다. 동중서는 이러한 유기체로서의 천의 특징을 또 이렇게 말하였

다.

"천은 인이다. 천은 만물을 또 이렇게 덮어주고 길러낸다. 이미 변화시켜 생겨나게

하고, 길러 이루어 놓는다. 사공은 그침이 없어 끝이나면 다시 시작한다. 무릇 모두

다 들어서 사람 받드는 데로 돌린다. 천의 의지를 살펴보면, 끝이 없는 인이다. 사람

은 천에서 명을 받고 천에서 인을 취하여 어질게 되었다."38)

천이 인이라는 정의는 바로 동중서의 천이 생명적 우주관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은 원래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뜻하는 것이었으나, 동중서는 천이 만물을

낳고 길러주는 인덕이라고 넓게 확대하여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마치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 하느님(천)이 곧 사랑(인)의 화신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의 인덕은 무궁하며, 끝이나면 또 다시 시작한다. 바로 이 무궁한 사랑(인)이

만물의 생장속에 그리고 인간의 삶속에서 천의를 표현하고, 또 구체화 시킨다. 그러니

까 인은 인간의 사랑을 넘어선 천의 사랑, 즉 대자연(천)의 생기적(기)인 사랑인 것이

다. 천의 의지는 구체적으로 천의 도를 통하여 드러난다 그러므로 동중서는 이렇게 말

하였다.

"천의 도는 봄이 따뜻함으로써 낳고, 여름의 무더움으로써 기르고, 가을의 시원함으

로써 죽이고, 겨울의 차거움(한)으로써 간직한다. 따뜻하고 무덥고, 시원하고 차거움

은 기를 달리하지만 공을 같이한다. 모두 천이 풍년을 이루는 까닭이다"39)

천이 풍년을 이루는 것은 백성들의 생계와 직접 관련이 있다. 만일 천이 생성만하고

살장을 하지 않는다면 평형을 잃어 조화를 깨트릴 것이다. 살장은 새로운 생성을 위한

준비이므로 더욱 의미가 있으며 이것이 성세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4. 천과 음양.오행

동중서의 천관이 앞선 제자의 것과 현저하게 다른 것은 바로 천의 내용속에 음양, 오

행이 각각 일단으로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는 천의 자기 평형을 유지하는 길은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의 상도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다. 두가지가 [동시에]에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그것을 하나(일)라고 하였다. 한결같이 하면서(일)도 둘로 갈라지지 않는것은 천의 운

행이다. 음과 양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 나오기도 하고 혹 들어가기도

한다. 혹 왼쪽으로 되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되기도 한다."40)

천은 상도 즉 항상 자기 평영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반작용을 하고 있다. 상반이란 서

로 반대가 되기도 하고 서로 반대되는 쪽으로 되돌아 가는 것( )을 뜻한다. 동중서는

이 상반작용을 하는 음양을 상도의 전형으로 생각한 것이다. 서로 상반되는 것은 동시

에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양이 나오면 음이 들어가고, 양이 들어가면 음이 나온다

는 것이다. 이와같은 음양의 드나드는 조절작용에 의하여 천은 상도 즉 정상적인 길을

운행하고 있다. 만일 음양의 조화가 되지 못하면 상도를 잃게 되어 재변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물의 변화는 양에 따라서 생겨난다고 동중서는 생각하여 이렇

게 말하였다.

양이 나오기 시작하면 물도 나오기 시작한다. 양이 바야흐로 왕성하면 물도 바야흐로

왕성하다. 양이 처음 쇠하면 물도 처음 쇠한다. 물은 양에 따라서 드나든다. 수는 양

을 따라서 마치고 시작한다.41)

동중서는 4계절의 변화는 주로 양기의 성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가을. 겨울이 오는 것을 음기가 성하였다고 말하기 않고, 양기의 쇠퇴라고 표현하였

다. 그러나 음기가 전혀 작용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천은'소극적으로 음을 취하여 보

조수단으로 삼고 있을 뿐이다. 동중서에 있어서 음양은 상반되기는 하지만 양이 음에

비하여 더 중시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은 글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천은 음으로 권을 삼고, 양으로 경을 삼는다. 양이 나와서 남이되고, 음이 나와서

북이 된다. 경은 왕성(성)하는데서 쓰인다. 권은 말단에서 쓰인다...양은 실위에 있으

면서 왕성한데서 유행되는데, 음은 빈자리를 차지하고 말단에서 유행한다"42)

동중서에 의하면 양은 저울의 눈금에 해당하는 경(원칙)에 음은 그 눈금에 따라서 저

울질 하는 권(변칙)이며, 전자는 왕성하게 실제로 작용하는 실위에, 후자는 소극적으

로 따라가는 공위에 각각 해당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음과양 두 가지는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된다고 하였고 만물이 천이 아니면 생겨나지 않는데, 양기 하나만으로 낳

지 못하고 음기 하나만으로도 낳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처럼 음양이 서로 대립되

지만, 양자가 대등한 지위에 있지 않고 그 중에서 하나는 주도적인 작용을 하고 다른

하나는 따라가는 작용을 하는데 양이 어디까지나 주가 되고 음은 종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천의 의지는 언제나 음을 텅빈 곳에 놓아두고, 약간 그것을 취하여 보조

로 삼는다. 그러므로...음이란 양의 보조이다"43)라고 하였다. 천지는 음을 양의 보

조로 삼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양주음종, 양경음권, 양실음공, 양주음조

의 사상은 또한 양덕음형이라는 사상을 수반하게 되었다. 동중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도의 위대한 것은 음양에 있다. 양은 덕이되고, 음은 형이 된다. 형은 죽임을 주

관하고, 덕은 삶(생)을 주관한다. 그러므로 양은 언제나 한여름(대하)에 있으면서 생

장, 양육으로 일삼는다. 음은 언제나 한겨울(대동)에 있으면서 텅비어 쓰지 못하는 곳

에 쌓여 있다"44)고 하였다. 그는 이와같이 양존음비의 사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천

은 양을 신임하지만 음을 신임하지 않으며, 덕을 좋아하고, 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통치자도 마땅히 천을 따라서 백성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 덕을 많이 베풀고

형을 적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은 양을 내보내어 따뜻하게 함으로써 (만물을) 낳고, 지는 음을 내보내어 시원하

게 함으로써 그것을 이룬다. 따뜻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못하고, 시원하지 않으면 이루

어지지 못한다. 그러니 그 많고 적은 몫을 따져 보면, 따뜻하고 더운 것이 백을 차지

한다면, 시원하고 추운 것은 하나를 차지한다. 덕교와 형벌의 관계도 이와 비슷한 것

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그 사랑을 늘이고, 그 혹독함(엄)을 줄이며, 그 덕을 두텁게

하고, 그 형을 간소화한다. 이것으로 천에 짝한다."45)

동중서는 천의 10단 중에서 천, 지, 음, 양 4단의 관계는 천, 지가 음, 양보다 상위

에 있음을 위의 글에서 알 수 있다. 천이 양을 내보낸다. 지가 음을 내보낸다는 것은

음양의 근원이 천지에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지가 문이라

면 위와같은 논리는 성립할 수가 없고 이때의 천은 지와 상대되는 천이 아니라 천의

수로서의 천이 될 것이며 이것이 분화하여 음양이 되고, 오행이 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동중서는 10단 중에서 음양뿐만 아니라 오행도 함께 언급하여 거론하였다. 그는 다

음과 같이 말하였다.

"천에는 오행이 있다. 첫째는 목, 둘째는 화, 셋째는 토, 넷째는 금, 다섯째는 수라

고 한다. 목은 5행의 시작이다. 수는 5행의 끝이다. 토는 5행의 중간이다. 이것이 그

천의 다음가는 순서이다. 목은 화를 낳고, 토는 금을 낳고, 금은 수를 낳고, 수는 목

을 낳는다. 이것은 그 부자이다. 목은 왼쪽에 있고, 금은 오른쪽에 있으며 화는 앞에

있고, 수는 뒤에 있으며 토는 가운데 있다. 이것은 부자의 차례이며, 서로 받아서 펼

쳐져 있다. 그러므로 목은 수를 받아 들이고 화는 목을 받아 들이며, 토는 화를 받아

들이고, 금은 토를 받아 들이고, 수는 금을 받아 들인다. 여러 주는 것들은 모두 그

아버지이다. 그것을 받는 것은 모두 그 아들이다. 언제나 그 아버지로 인하여 그 아들

을 시키는데 천의 도이다. 이 까닭에 목이 이미 생겨나면 화가 그것을 기른다. 금이

이미 죽으면 수가 그것을 저장한다. 화는 목을 즐거워 하고, 양으로써 그것을 기른다.

수는 금을 이기고, 음으로 없어지게 한다. 토가 화를 섬기는데 그 충을 다한다. 그러

므로 5행이란 효자, 충신의 행이다."46)

5행을 어떤 학자는 5가지 원소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서양의 4원소(지수화풍)

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5행은 결코 원소 또는 요소(elements)가 아니다.

서양의 4원소는 각기 독립된 개체로서 서로 다른 것을 낳거나 또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5행은 동중서의 설명처럼 "행이란 다니는 것이다. 그 다니는 것이 같지 않으므

로 5행이란 하였다. 5행이란 5가지 기능(관)이다. 나란히는 서로 낳지만 사이를 두고

는 서로 이긴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