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로서의 행정

제 1 장 행정의 은사

리차드 니이버는 그의 책 '교회의 목적과 그 사역'에서 목회를 "혼란에 빠진 직업"으로 묘사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 모두가 직면하는 총괄적인 관심사들에 대하여 더 많은 교회가 적용하는 데 견실한 기초가 될 목회의 모범을 제안하는 데 있다.

유능한 사회학자들은 대다수 목회자들이 우선순위가 낮은 일에 실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양한 기대와 현실 목회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해 보려는 모든 시도들은 최소한 다음의 영역들을 신중히 고려해야 만 한다. 즉 성경적 증거, 역사적 기독교의 발전, 현대의 문화적 강조점, 그리고 목회자의 심리적 동인이 그것들이다. 우리는 이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는 목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또한 필자는 전통적으로 내세워 온 말씀과 성례집전이라는 해결 방식이 오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회적 은사의 본질을 명확히 해보면, 신약성경은 어떤 형태의 목회에서든지 활용된 모든 은사들을 성령의 은사로 인정했으며 따라서 이들은 영적 은사들(히 2:4)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모든 영적 은사는 교회에 얼마나 공헌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모든 목회의 은사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다."(엡 4:11-12)

어떤 목회를 조직화 한다는 것은 평신도로부터 목회자를 분리해 버릴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무질서보다는 덜 위험하며 적어도 이러한 위험은 목회 조직의 각 형태들에 그 책임을 분담시킴으로써 최소화할 수 있다.

목회의 본질에 대한 현대적 토의를 살펴보면 우리는 두 가지 경향을 보게 된다. 첫째는 초대교회 내에서의 목회양상을 연구하는 것이며, 둘째는 현대의 세속적 지식을 우리의 목회 이해에 통합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다.

교회를 포함하는 사회단체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속에는 목회자가 그 중심을 대표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현대 목회자들은 그들이 섬기는 회중들로 부터 받는 기대들에 직면해 있다. 정식으로 인정된 목회자란 신자의 몸을 세우기 위해 있는 것임을 발견한다. 목회자는 신자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신자들을 복음의 말씀에 충성하도록 유지했다. 성화주의적 내용이 개혁자들의 목회자관에 포함되어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목회 개념 속에 세속적 지식, 특히 행정학에서 빌려 온 통찰들을 통합해 보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목사"라는 용어에서 많은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시골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반면, "지도자"라는 말은 "대 경영자"의 모습을 생각케 했다.

우리는 조금 더 적당한 통일적 상징으로 "다스리는 은사" 혹은 목회행정가라는 말을 제안하고자 한다. "다스리는 자"라는 용어는 독특함 보다는 평범을 지향한다. 좀더 분명히 하자면 모든 목회자가 다 선지자는 아니며 설교의 은사를 받은 이도 아니며 교사의 은사가 있는 이도 아니지만, 그들은 모두 다스리는 은사를 받은 자라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에 대한 교회의 대표이다. 고린도전서 3:18-4:16에서 우리는 목회 임무란 교회를 섬기되 먼저 고난을 견디어내고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구현하는 일에 오로지 봉사함으로써 전체 교회가 똑같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목회는 교회를 위한 삶의 선구자이다.

우리는 목회의 신학적 이해와 특정학파의 관리 이론에서 나타나는 통찰 사이의 공감대와 일관성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지만 둘 사이에 상충하는 부분이 생길 경우 행정 이론에 대한 상합성이 아닌 신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다. 우리가 토의하려는 것은 행정을 통한 목회이지 일반 사회단체나 특정 자본주의 기업의 지도력이 아니다. 우리는 세속적인 행정학 분야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사용할 것이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기꺼이 이들을 상호 연관시킬 것이다. 목회의 당면 문제는 목회자가 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신자를 다스리는 것)을 하고 있는 것과 하고 싶은 일(좀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제사장적" 형태의 목회를 수행하는 것)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서 오는 풀리지 않는 긴장감 속에 있다는 것이다.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제 2 장 청지기로서의 행정가

목회의 본질을 묘사하는 통합적인 상징적 용어로서 우리는 "청지기"를 제안한다. 청지기직을 "기부"라는 항목에 집어넣는 일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청지기직은 근본적으로 관리를 의미한다. 즉 관리를 통해 남은 것들을 기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목회자를 무엇보다 충성된 청지기라 인식할 때 모든 목회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청지기로서의 목회자는 창조에 관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고 또한 문화기관(교회도 한 기관에 속한다) 내에서 이원론자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게 된다.

요한이 그의 복음서를 구성하는 방법의 두 가지 특기할만한 성질 중 그 첫번째는 청지기로서 목회자가 목회는 설교와 해석에만 국한되며 그에 따르는 행동은 동반되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그는 요한복음에 나타난 모범에 불성실한 것이다. 두번째 특성은 요한이 유대인의 종교적 절기와의 연관 속에서 행위와 사건들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주요 행사들은 청지기가 행동과 해석을 통해 리더쉽을 행사해야 하는 주어진 상황이다.

청지기로서의 목회자들은 그들의 임무를 어떤 협소하거나 제한된 방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되지만 동시에 말씀이신 예수의 계시 안에 나타난 계시의 특수한 성격을 나타내는 실체에 대하여 특별한 해석도 또한 견지해야 한다. 요한은 포괄성과 배타성을 갖춘 청지기가 되도록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틸리히는 사회적 단체로서 교회가 문화 속에서 다른 사회적 단체들과 관계를 맺는 세 가지 방법들을 기술했다. 즉 고요한 침투의 방법(제사장적), 비평적 판단의 방법(선지자적) 그리고 정치적 기구의 방법(왕적)이다. 만일 교회들이 정치적으로 행동하려면, 그들은 반드시 영적 공동체의 이름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행정을 통해 교회 지도자들과 목회에 협조하는 방법으로는 관리에 대한 "체계 중심적" 관점이 가장 적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지기로서 목회자는 신자 공동체가 성취하려는 것을 위해 내적, 외적 자원들을 조정하려고 한다. 조정을 하게 되면 목회자는 모든 행동에 내, 외부적으로 역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제 3 장 장로로서의 행정가

장로의 첫번째 역할은 보존이다. 이 역할은 그 자체의 속성 때문에 초대교회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권위주의로 흐를 수 있다. 장로 개념은 본보기 또는 모범이라는 두 번째 역할을 포함한다. 목회서신은 이 두 번째 역할을 강조한다. 이런 강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위치가 인식된다. 이 두 번째 역할은 그 속성상 장로의 역할을 "도덕적" 또는 "존경받는" 일로 만들어 그 역할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는 족장정치를 발전시킬 소지가 있다. 장로의 직분은 동등성과 경쟁의 이중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중성은 기독교 공동체 내의 올바른 목적을 찾고 확실한 전통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

장로의 역할은 새로운 해석이나 사상이 전통과 일치하는가를 시험하는 것이다. 정말로 문제는 장로들이 토의나 의문없이 거의 모든 제안을 수용하려고 할 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계획이 없으면 평가도 없다. 계획이 없다면 조직은 아무렇게나 운영되고 통제의 원칙도 없어진다. 어찌된 일인지 교회라는 상황에서는 계획에 반대하는 것을 깊은 "신앙"의 상징으로 여긴다. 장로인 목사는 기독교에 대한 이러한 해석을 해소시켜 주어야 할 신학적 의무가 있다. 계획의 근거는 성공적인 사업을 경영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행동을 통해 은혜라는 값없는 선물을 받은 자들이 당연히 갖는 책임이다.

목적과 임무로부터 목표가 나온다. 목표들은 전략들로 나뉘어지고 마지막으로 프로그램들은 이들을 지원할 예산과 연결된다. 이러한 우선 순위가 교회 내에서 장로가 실제로 일할 때는 자주 그 순서가 바뀐다. 피라미드 최상부에 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보다는, 주로 계획의 "최하층" 단계인 예산에 주로 매달리고 전 과정은 엉망이 된다. 장로와 함께 진지하게 계획을 세우려는 목사는 주저함 없이 기대되는 책임량과 투입해야 할 시간에 대한 헌신에 대해 개략적인 구도를 잡아놓는 것이 좋다. 일견하여 교회의 목적은 특별히 아무 의미없는 일반화 또는 실증할 수 없는 목표들처럼 보인다. 교회를 위하여 가장 정확한 목표를 정의하려는 노력과 이러한 목표들의 성취를 측정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토의하는 일은 당회에서 열심히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하기전"에 힘든 경쟁적 논쟁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미래에 대해 어떤 전제없이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 계획은 틀림없이 미래의 현실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제시하려는 노력으로서 "전제"를 포함한다. 무계획은 혼란과 불일치를 해결하려는 능력이 결여된 곳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증대시킨다. 계획은, 분명 다루기 힘든 특성을 지녔지만, 공동체를 세우고 장로들 사이에 "숨겨진 안건들"을 명확하게 하며,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책임감을 부각시키며 평가와 팀의 노력에 기초를 형성한다. 계획은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지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계획은 변하게 되어있다. 그것은 교회 생활 속에서 많은 토의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계속 토의를 진행시키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교회 지도자는 모두 중심적인 지도자의 위치에 서 있다. 두 경우 다 조직에 대하여 "전문적"인 과정보다는 "만능인"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장로들은 교회가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충성된 기관이 되도록 일반적인 정책, 계획 그리고 주요 목표를 발전시키는 필수적인 자원이다.

제 4 장 감독으로서의 행정가

감독이 된다는 것은 "고귀한 열망"이다. 그의 명예는 질서의 필요성과 제자들의 요구 사이에서 오는 높은 수준의 긴장을 감당하는 감독의 역할을 하나님의 은혜로 기꺼이 수행하려는 사람에게 보내는 존경심이다. 감독은 홀로 이 긴장을 견디어 내야 한다. 계획과 정책들이 열매를 맺게 하려면 그 과정을 감독하고 조직하는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목표나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감독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교회 회원들과 의사소통할 기초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공동의 목표와 전략이 없는 감독을 용납한 사람들은 교회의 목적과 목표들을 성취하는데 있어서 그들 자신의 책임 있는 참여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감독은 마치 그들이 지닌 형식들이 최종적인 것처럼 형식들을 사용하여 일해야 만하고, 그러면서도 항상 언제든 그것들을 포기할 수 있는 것처럼 관계를 맺고 일해야만 한다. 감독들이 형식과 무질서 양쪽을 모두 긍정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유가 어떤 것인지 다소간 알게 될 것이다.감독의 업무를 돕는 도구들은 상황적이고, 시대성을 갖고 있다.

"목표들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MBO)는 추상적인 리더쉽을 실제적인 리더쉽으로 옮기는 수단이다. 이것은 다소 모호한 기독교적 목적과 정책을 성취 가능한 일로 변환하는 난제와 씨름하는 교회를 돕는 하나의 방법이다. MBO 기술이 교회와 기업 사이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목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자발적인 협력자들이고, 사업자의 경우에는 회사의 유급 고용인들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큰 차이점은 사업상의 목표들은 대부분 수량화할 수 있는 반면, 교회생활 속에서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주요 차이점은, 기업은 사람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지만, 교회의 경우는 그러한 통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MBO의 주요 목적은 참여도와 책임감을 결합시키는 것이고 MBO를 시도하기전 필수적 조건은 만일 관리자가 부하 간부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 체계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계획과 예산 체계(Program-Planning and Budgeting System=PPBS)는 재정예산을 사업 진행의 핵심으로 사용한다. PPBS가 하는 일은 프로그램들을 예산에 연결시키는 것으로 PPBS체계를 사용할 때 "예측 비용과 이익 또는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결과에 대한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 이 체계는 모든 책임자들에게 특정 목표를 요청한다. PPBS 유형의 조직 형태는 개성과 편견보다는 프로그램 주위에 산재한 불일치와 분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로써 의사 결정을 내리는 가운데 그룹 내부의 대화가 촉진된다. 이 체계는 모든 비용을 교회가 해야 할 모든 프로그램들에 적절히 할당하는 수단을 제공해 준다.

우리는 적어도 실상을 점검할 필요가 절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하는데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오늘 성취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일에 보낸 시간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절약이다. 목회에 대한 다양한 기대에 질서를 가져오는 한 방법은 어떤 도표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다. 모든 형태의 도표를 통해 감독으로서 목사는 업무에 중요한 여러가지 목표들을 성취하게 된다. 도표를 통해 교회와 현재 생활에 필수적인 업무에 충분한 시간을 미리 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목회자 자신의 업무를 미리 예측하고 거기에 적절한 시간을 배정한다. 또한 복잡한 업무를 분해하여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들로 나누어 놓는다.

감독으로서 목사가 직면하는 신학적 긴장은 형식과 무질서간의 긴장 혹은, 교회의 건설적인 기능 내에서 형식 긍정과 형식 초월 사이의 긴장이라고 할 수 있다. 목사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경향은 아마도 관리 형식을 억제하는 것 같다. 목사들은 초월적 영역에 한 발 더 가까이 서있다.

제 5 장 집사로서의 행정가

사도행전에서 12사도들은 두 가지 문제에 직면했을 때에 해결방법으로 평판이 좋은 일곱 사람을 택하여 집사로서 섬기도록 교회에 요청했다. 집사들은 정의로운 분배에 관련된 교회 내부적 부조화로 인해 사도에 의해 임명받았다. 초기 신약성경의 기록은 집사의 사역을 논의할 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몇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첫째는 신자의 가족들을 "섬기는 것"과 관련하여 공평의 문제가 지닌 복잡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신입자가 증가하여 성장이 이루어지면 섬기는 일이 더 복잡하게 되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필요로 하게 한다는 것이다. 세번째 문제는 신자 공동체 밖에 있는 이들을 "섬기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각성과 관련이 있다. 즉 구제의 문제이다.

집사는 일종의 목회자이며 교회의 가장 중요한 일에 관련되어 있다. 교회는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갖고 있던 본래의 구조와 선포된 말씀을 적응시켜야만 한다, 말씀과 구조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고 전제한다면 진리와 적응 사이의 긴장은 집사적 긴장이다. 집사가 섬김을 통해 교인들의 내적 필요를 충족시키려 할 때 과도한 필요를 한정적으로 섬기는 적응 원리에 대응하는 분배의 공평성이라는 진리의 원리가 집사직의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교회 구조가 교회적 보살핌을 통해 필요를 충족시키려고 변화하면 곧 진리와 적응의 문제가 언급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신자들의 공동체 밖에 있는 불신자의 육신적, 영적 필요 둘 다를 충족시키려는 이중적 열망이 있다. 여기에서는 진리 적응의 긴장이 다소 다른 방법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누가복음은 초대교회의 집사적 역할을 하는 목회자를 위한 또 다른 표준을 제공한다. 누가의 기록에서 우리는 도움을 청하는 자들을 섬기는 집사적 사역을 발견한다.

제 6 장 다스리는 자에게 주는 권고

행정을 통한 목회가 목회자의 지루한 일을 해결하는 가장 참신한 기술은 아니다. 이것은 신자 공동체 속에서 목회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신자 공동체의 목회를 증진시키는 수단이다. 다스리는 은사는 단순히 목회자를 신자공동체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구심성만 있는 은사가 아니고 또한 공동체 밖으로 초점을 맞추고 공동체 자신 뿐 아니라 세계를 위한 목회를 생성하는 원심성이 있는 목회이다. 바로 이 은사의 원심성이 자기 관심과 이기심으로 뭉친 어떤 공동체에도 대항하는 선지자적 역할을 만들어낸다. 행정을 통한 목회는 어느 교회에나 유익을 줄 것이다. 우리는 목회적 부조화를 다스리는 은사라는 통일적 상징을 사용하여 감소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의도와 간섭은 인간의 행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명백히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우리 속에 있는 하나님의 창조적인 역사에 충성되게 반응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하나님의 의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행정도 하나님께 대한 충성된 표현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목회와 행정에 있어서 기억해야할 사항은 첫째, 수단 목적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균형이며 둘째, 목회와 행정의 관계는 혼합이 아닌 변화시키는 힘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결국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심이 궁극적 목적인 것이다.

비평

켐벨과 리얼슨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목회라는 일반적 인식과 목회 현장 사이에 내재하는 갈등을, 목회 행정이라는 방법론과 새로운 인식을 도입하여 목회자의 갈등과 신자 공동체의 요구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신자들은 흔히 목사를 "만능 재주꾼"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성도들은 목사에 대한 다양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목회 현실은 그들의 기대와 화음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겠는가? 첫째로는 성경 해석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 즉 만인 제사장직 교리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신자들이 분명히 깨닫고 이 교리에 따른 행동을 교회에서 실천해야 한다. 둘째, 만인 제사장직 교리는 역사적 기독교에서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교리라는 것을 보여 준다. 세째, 현대의 문화의 유익을 목회 행정에 적용하는 것이다. 네째, 목회 행정에 대한 목회자의 심리적 동인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기독교 전통과 세속적 사고와의 긴장관계를 해결하는 신학적 틀로서 니이버의 "문화 변혁자로서의 그리스도"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상에 동의는 하지만 기독교와 문화가 만날 때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속의 효율적 도구들을 무분별하게 교회에 적용하는 것은 결국 목회자나 신자들을 살아계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기독교의 본질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시스템이나 조직, 프로그램 자체를 의지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하지만 본서가 주는 유익한 점이 있다. 만인 제사장직의 교리가 현재의 교회에 유효적절하게 적용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교회의 지체인 목사, 장로, 집사 등은 그리스도의 선한 청지기로서의 은사를 받았다. 청지기로서 목회자는 조정의 기능을, 장로는 기독교 전통을 보존하고 공동체의 본보기가 되고 공동체의 미래의 사업을 계획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감독으로서의 행정가는 계획과 정책들이 열매를 맺도록 섬기는 것이다. 또한 집사는 진리와 적응 사이에서의 긴장을 섬김의 원리로서 잘 해결해야 한다.

분명 세속적 도구를 교회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세속적 도구가 아무리 유용하다 해도 마찬가지이다. 행정학의 효과적 기술들은 교회 행정에 적용될 때에 필히 성경이라는 걸름막(Filter)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렇게 될 때 행정을 위한 행정이 아닌 교회 행정의 궁극적 목적이 달성될 것이다. 교회 행정은 교회가 하나의 구속적 공동체가 되도록 돕는 사역으로서 하나의 중요한 목회이며 하나님께 대한 충성된 표현이 된다. 목적과 수단에 대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목회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