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기원

Ⅰ. 서론

밤하늘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들을 쳐다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쯤은 이 우주는 얼마나 넓으며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시대,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것이었다. 하루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어두운 밤에 하늘을 쳐다보며 느끼는 경외심은 모든 사람들에게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천문관측에 관한 것이며 천문학(astronomy)의 전신이었던 점성술(Astrology) 은 자연 연구에 관한한 고대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가장 행복한 분야였다. 여기에서는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경험의 세계로부터 극미와 극대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극히 짧은 순간으로부터 영겁의 세월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는 시간과 공간의 범위를 살펴본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차원은 물체의 구조와 현상에 대한 모든 과학적 지식과 이해의 기초가 된다. 과학적 연구의 범위를 살펴본 후에는 이러한 우주를 연구하는 방법들에 관하여 간단히 소개하고, 끝으로 현대 우주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을 살펴본다.

Ⅱ. 과학 연구의 공간적 범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작은 것은 원자핵으로서 그 지경이 약 10-15m 정도이며다. 또한 원자 직경, 즉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궤도의 반경은 이보다 10만배 정도 큰 10=10 m 정도이다. 만일 원자핵을 사과 정도의 크기로 생각하면 전자는 그로부터 1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원궤도를 돌고 있는 좁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는 텅빈 공간이므로 원자는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있는 셈이다. 원자의 대부분이 비어 있다는 말은 우리 몸을 포함한, 모든 물에들이 비어 있다는 말이다.

다음에는 원자보다 큰 세계로 나아가 보자, 원자에 비해 크기가 10-6 m인 세포는 무려 만배나 크다. 그러나 이번 세포에 비해 2m에 이르는 사람의 키는 일백만 배나 크다 다음으로 인간으로부터 우주로 확장하여 나가면 앞에서 보다 더 굉장한 크기의 도약을 볼 수 있다. 지구의 크기만 해도 직경이 약 1.3*10 7 m로 사람 키의 일백만 배 가까이 된다.이러한 크기는 지구 표면에 살고, 있는 인간에게는 굉장한 것처럼 보이지면 태양계 가장 바깥 궤도를 돌고 있는 명왕성 궤도 직경은 10 13m에 비하면 인체 세포와 사람의 신장 사이를 비교하는 정도의 거대한 크기의 간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로 나가게 되면 우리의 머리로는 그 크기를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비유가 필요하다. 우선 태양계의 크기를 좀더 알기 쉽도록 축구장에 비유해 보자. 만일 태양계를 축구장 크기로 줄여 놓아 명왕성이 골대 근처를 돌고 있다고 치면 태양은 운동장 중앙에 있는 조약돌만하고 지구는 태양에서 1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돌고 있는 작은 모래알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은 하나의 항성이고 태양 인력권 내에 있는 행성을 통털어 태양계라 한다. 태양계는 9개의 행성과 그 행성들을 돌고 있는 32개 이상의 위성, 그리고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1600개 이상의 소행성과 수백 개에 이르는 혜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은 평균 밀도가 지구의 1/4 정도이며 전체가 고온의 기체 덩어리로서 핵융합 반응을 하면서 타고 있는 불덩어리다. 중심부의 온도는 수천만도에 이르나 표면은 섭씨 6천도 정도이고 직경은 140km로서 지구의 약 109배, 크기는 지구의 33만2천 배이다. 이와 같이 태양은 지구의 크기에 비하면 엄청나게 크지만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혜계에 비하면 너무나 적다.

항성으로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을 켄타우루스 알파성으로부터 4, 3광년(약 10 17m)이나 떨어져 있다. 만일 앞에서 사용한 축구장 비유를 다시 사용하고 그 축구장을 대구 시민운동장이라 한다면 켄타우루스 알파성은 제주도 서귀포 해안이나 대동강가에 있는 평범한 크기의 조약돌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계는 직경이 10만 광년(약 10으로 1,000억개 가량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은 이들 별 가운데서 평균 정도 크기의 별에 불과하다. 우리의 은하게가 이처럼 크지만 우주에는 은하계와 같은 것들이 셀 수 없이 많으며 이것들이 다시 모여 성단을 이루고 성단이 모여 초성단(Supercluster0이라는 것을 이룬다. 우리 은하계는 지역군(Local Group) 이라는 성단에 속해 있으며 많은 천문학자들은 지역군 역시 더 큰 초성단의 일원으로 생각한다. 이쯤되면 우리의 스케일은 10 24m이른다.

그러면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초성단이 있으며 초성단으로 이루어진 더 큰 천체는 없는가? 아인슈타인의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20억 광년 정도의 직경을 갖고 있는 구라고 한다. 여기서 구란 축구공과 같이 물질로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시간,공간, 물질 등 모두로 이루어져 있는 구이다. 그러므로 이 구형 우주 바깥에는 시간도, 공간도 물질도 없는 절대무의 상태일 것이라는 것이다.이러한 생각은 우주를 구형으로 보고 구형 우주 바깥은 물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 고대인들의 우주관보다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아직 아무도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할 수는 없다. 현재의 망원경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천체의 크기의 이상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우주의 가장자리가 있는지 조차 모른다. 천문학자들은 인간이 대략 10 26m까지의 우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나 우주가 유한한지, 무한한지 혹은 평평한지, 휘었는지, 휘었다면 어떻게 휘었는지 아무도 확실히 말할 수 없다.

Ⅲ. 과학 연구의 시간적 범위

과학적 연구의 공간적 한계에 더하여 과학적 연구는 시간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는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과학적 연구에 있어서 시간적 범위를 생각해 보자, 먼저 짧은 시간을 생각해 보면 짧은 전자파의 주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짧은 시간으로서는 빛이 원자핵을 지나는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초에 30만 km을 가는 빛이 크기가 10- 15m 정도인 원자핵을 지나는 시간이란 10 23 초 정도이다. 다음으로는 파장이 10-10m 이하인 상용 X-선의 주기는 약 10-19초 정도이다.이에 비해 파장이 5x10-7m 정도인 가시광선의 주기는 약 10-15초로서 X-선에 비해서는 일만배 정도 길어지나 여전히 그동안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연구할 수가 없다.

현재 사람이 초고속 분광기와 오실로스코프 따위를 사용하여 분석할 수 이는 가장 짧은 시간 간격은 10-12초 정도이며,이것은 흔히 피코 세컨드 분광학이라는 분야에서 연구하는 시간적 길이다. 이외에도 초고속 사진촬영등도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시간간격이란 1초 내외로서 기기들도 분석할 수 있는 간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제한된다.

인간의 오관을 통해 분석 가능한 시간간격은 비단 짧은 시간 간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100년을 채 못하는 인간이 직접 연구할 수 있는 시간 간격이란 초로 나타낼 때 10 10초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직접적 관찰 보다는 정밀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역사적 문헌이나 유물들을 연구하는 것은 개인의 향년보다 긴 시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문헌이라고 해야 기껏 일만년을 넘지 못하는 현실로서는 역사 연구를 통해서도 10 13초를 넘는 과거의 역사는 연구할 수 없다. 사실 역사적 기간을 넘어서는 과거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추측에 의존하는 수 밖에없다.

그러면 우리가 관심이 있는 인간을 포함한 생물이나 우주의 기원에 관한 연구는 어느정도의 과거에 해당하는 것일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과학적 혹은 역사적 연구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0~10-12초를 훨씬 넘는다는 사실이다. 생명과우주의 기원에 관해 연구하려고 할 때는 우주의 크기에 비해 인간의 관측범위는 물론, 현대 우주론에서 추측하는 우주의 나이 170억년(秒 로 환산하면 약 10 18초에) 비해 인간이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의 범위가 너무나 제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논의에서 알 수 잇는 바는 생명과 우주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는 불가피하게 많은 추측과 상상이 사용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주의 기원에 대하여 우리는 과학적으로 아무거도 연구할 수 없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과학은 일차적으로 관측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원리적으로 관측과 재현이 불간으한 사건을 연구할 때는 간접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간접적인 증거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내릴 수 있는 잠정적인 결론을 무엇인가?

Ⅳ. 적색편이

적색편이란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일수록 그 별에서 방출되는 빛이 적색으로 편이 되어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적색편이가 큰 별일수록 지구로부터 빠른 속도로 떨어져 간다고 할 수 있다. 1842년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도플러(Christian Johann Doppler) 가 처음으로 발견한 도플러 효과란 관측자로부터 떨어지는 (가까와지는) 물체에서 방출되는 파동의 파장은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는 (가까와지는) 속도가 빠를수록 관측자에게 원래 파장보다 길게(짧게) 관측되는 현상이다. 편이된 파장(入')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入'=(c+v) (c-v)이다. 여기서 c는 진공 중에서의 빛의 속도, v는 진공 중에서의 빛의 속도, v는 광원에 대한 관측지의 상대 속도 入은 v=0일때 광원에서 나온 파장을 나타낸다. 이 식에 의하면 지구에서 관측되는 별빛의 파장이 얼마나 더 긴 파장쪽으로 편이되어 있는가를 보면 그 별이 지구로부터 얼마나 빨리 멀어져가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식을 이용하여 1917년 ,미국의 천문학자 슬리퍼(Vesto Slipher) 는 처음으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는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탭 (Flag staff)에 있는 로웰 천문대(Lowe Observatory) 에서의 관측을 통해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일수록 적색편이가 크며 따라서 그 별은 지구로부터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Ⅴ. 허블의 법칙

그러나 슬리퍼는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일수록 더욱 더 빨리 멀어진다는 사실로부터 우주가 팽창한다는 생각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주의 팽창함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미국 천문학자 허블(Edwin Hubble)이었다. 불란서에 주둔하는 미군탐사 (American Expeditionary Forece) 병사로 근무하다가 서른살에 제대한 허블은 뒤늦게 윌슨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에서 천문학에 입문하였다. 늦게 시작한 관측이지만 그는 빠른 속도로 자라났다. 5년 뒤인 1924년에는 나선은하들 속에 있는 Cepheid 변광성들을 발견하였고 나선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5년 후인 1929년 허블은 25개 은하의 거리오 적색편이의 정도를 비교함으로써 관측하는 별까지의 거리와 그 별의 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간단한 관계식을 발견하였다. 이 관계식은 허블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데 v=Hr로 표시된다. 여기서 v는 천체가 물러가는 속도, H는 허블 상수, r은 관측자로부터 천체까지의 거리이다. 팽창하는 우주의 모양은 고무풍선 위에 점을 여러개 찍어놓고 공기를 불어 놓을 때 풍선 위에 찍힌 점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현상으로부터 유추되었다. 지구에서 멀리 떠러진 별일수록 지구로부터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과거 언젠가는 이 별들이 어느 한 곳에서부터 출발하여 방사형으로 흩어져가기 시작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면 허블의 법칙은 모든 전체들을 잘 설명하는가? 허블지 문제점들이 있다.먼저 허블의 법칙이 정확하게 맞는지를 확인하려면 천체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것은 천문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중의 하나이다.

또한 허블상수 H의 값이 1931년에 발표된 바에 의하면 560km/s/mpsc였는데 현재는 50<H<110 km/s/mpsc로 알려져 있어 H가 보편상수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드보클러(de Vaucouler) 같은 사람은 처녀성단 정도의 거리까지는 허블의 법칙보다 오히려 v=Hr제곱이 더 잘 맞는다고 주장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허블의 법칙을 사용함에 있어서는 다소의 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궤이서(quaser,준항성)같은 천체에는 허블의 법칙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블의 법칙은 오늘날 가장 중요한, 천문학의 법칙으로 자리를 굳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근래에는 천체까지의 거리 측정이 매우 정확히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허블상수의 크기도 비교적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천체의 물러가는 속도가 거리에서 선형적으로 비레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분석되어 있으므로 이것도 허블의 법칙을 무효화시킬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허블의 법칙은 일반상대론의 예측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Ⅵ. 원시원자 이론

그러면 이러한 우주 팽창은 우주의 기원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과 나선은하들의 적색편이를 사용하여 처음으로 우주 생성론을 제시한 사람은 뛰어난 물리학자나 천문학자가 아니라 잘 알려져 있는 벨기에의 사제이며 수학자인 르매트로(Abbe George Lemaitre)였다. 그의 아버지는 루뱅(Louvain)에서 유리세공업자였으며 어머니는 양조업자의 딸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종교와 과학 사이에는 아무런 갈등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성직자와 과학자가 되기로 하였다. 1927년 미국을 여행하던 도중에 그는 슬리퍼의 적색편이에 대한 얘기를 들었으며 브레셀이 돌아오자 곧 그는 일반 상대론에서 말하는 우주팽창과 적색편이를 결합시키는 예언적인 수학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르매트르는 유명한 학자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그의 논문도 이름없는 잡지에 게재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무도 그의 주장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논문을 그냥 두지 않았다. 1927년 10월 브레셀에서는 솔베이 학회(Solvay Conference on Physics)가 열렸으며 이 학회에 참석한 아인슈타인이 바로 르매트르의 논문을 읽는 것이다. 논문을 읽은 아인슈타인은 르매트르에게 "당신의 계산은 정확하지만 물리는 엉망이오"라고 말했다. 어쨌던 이렇게 시작된 르매트로의 우주 기원론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르매트르는 우주는 태초, "어제가 없는 바로 그날"(a day without yesterday)에 무한히 작은 점, 수학의 용어를 빌면 특이점(singularity)으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태초에는 공간도 무한히 구배져 있었으며 모든 물질과 모든 에너지는 단일 에너지 점에 모여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태초의 이 상태를 "원시원자"(primordial atom)이라고 불렀으며 이것이 갑자기 폭발하는 것을 '대소동'(big noise)라고 불렀다. 그의 원시원자이론은 1933년,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pasadena)에 있는 윌슨산천문대(Mount Wilson Obeservatory)도서관에서 행한 강의에서 잘 요약되었다. 이 강의애서 르매트르는 "만물의 태초에 우주에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있었습니다. 그때 연기로 하늘을 가득 채우는 대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이 피조세계가 탄생하는 장관을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강의가 끝날 때 쯤 듣고 있던 아인슈타인은 르매트르의 이론을 "내가 이제가지 들었던 해석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르매트르의 이론이 칭찬만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천체물리학자 에딩론(Arthur Stanley Eddington)이나 호일(Fred hoyle) 은 르매트르의 원시원자 이론을 '대소동'이라고 한 것을 조롱하는 뜻으로 '대폭발'(big bang)라고 고쳐 불렀다.

Ⅶ. 대폭발 이론

르매트르의 이론은 아름다웠을지는 몰라도 정리된 이론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이론을 일종의 작업가설이었다.이것이 좀더 다듬어진 이론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물리학자들의 머리가 필요했다. 초기 르매트르의 이론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기여한 사람으로는 이태리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페르키(Enrico Fermi), 독일의 바이츠첵커(Carl Eried-rich von Weizsacker), 텔러(Ed-ward Teller), 러시아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가모브(George Gamow)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특히 대폭발 이론을 다듬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은 가모브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금부터 100-200억년 전에 10 16도 k이상의 초고온과 10 14g/cm3 이상의 최고밀도를 가진 원초물질 아일렘(Ylem)이 폭발하여 오늘과 같은 우주가 형성되었다고 가정하였다. 그리고 가모브는 10 16 도K의 정도의 초고온,초고밀도 물질이 대폭발을 일으켜 100-200억년 정도 경과하면 3도K 내외의 온도로 식게 될 것이므로 우주에는 그러한 물체로부터 방출되는 복사파장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러한 가모브의 예언은 20여년 뒤 실제로 증명되었으며 이것은 가모브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시켰다. 3도K에 해당하는 흑체복사 파장은 1965년 벨연구소(Bell Laboratory)의 펜지아스(Arno Penzias)와 윌슨(Robert Wilson)은 안테나를 시험하면서 우주에는 0.2-21cm의 약하고 등방성이며 연속적인 파장을 가진 배경측체복사(Backg-round black-body radiation)가 존재함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복사는 가모브가 우주의 대폭발의 결과로 존재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로 관측되었을 때 대폭발 이론은 더욱더 많은 지지를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폭발 이론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모든 답을 제공하는가? 이 이론에 대해 창조과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은 다음 몇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대폭발은 적색편이를 일으키지 않는다: 일부 학자들은 먼저 대폭발 이론과 적색편이는 서로 반대되는 면이 있다. 즉 우주가 대폭발로 인해 생겼다면 폭발직후 '파편'의 속도가 가장 컸을 것이고 그후에는 만유인력에 의해 점점 느려질 것이라는 것이다. 대폭발이 임의적이고 등방성이라면 폭발하기 전후의 질량중심(중력중심)은 불변이기 때문에 폭발로 인한 파편들은 중력중심으로 끊임없는 인력을 받을 것이다. 중력중심으로부터 받은 인력이 폭발에 의해 파편들에게 주어진 속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므로 멀리 떨어진 천체일수록 즉 대폭발 중심에서 대폭발에 의한 적색편이의 예언과는 반대로 파편의 속도가 점점 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반론에 대해서는 천체들 간에 떨어져가는 정도가 중력에의한 감소보다 크면 적색편이의 예언이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므로 좀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2) 은하의 연령:또한 대폭발 가정에 의하면 모든 은하가 같은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이므로 같은 연령이어야 하나 우주 진화론자들에 의해 계산된 언령은 천차만별이다.

(3) 불확성 기체의 장벽 : 그리고 대폭발 이론을 주장한 가모브에 의한다면 폭발후 30분 쯤에 원초물질의 절반 정도는 수수로 절반 정도는 헬륨으로 변했다고 하나원자량 4인 헬륨은 불활성 원소이므로 양성자나 중성자가 더 이상 붙을 수 없으며 따라서 원자량이 5이상인 원소는 형성되기가 어렵다. 설사 헬륨 원자들이 핵융합을 일으킬 정도로 온도와 압력이 높았다할지라도 원소의 주기율표의 우측단에 있는 헬륨보다 원자번호가 큰 네온, 아르곤, 크세논,크립톤 등의 불활성 기체가 핵융합을 일으키게 하려면 훨씬 더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다.

Ⅷ. 우주의 기원과 열역학적 함의

끝으로 앞에서 제시한 무신론적 입장들과 성서적 창조론을 열역학적 법칙들에 비추어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 조사해 보자. 우주가 저절로 진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무신론적 우주 진화론의 가장 중대한 문제는 열역학법칙에 의해 제기된다.

먼저 열역학 제1법칙을 살펴보자 에너지 보존법칙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며 에너지는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모양이 바뀔 수 있으나 (물의 위치에너지가 수력 발전소에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듯) 결코 새로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이 법칙에 의하면 현재 우주 내에서는 아무 것도 저절로 창조되지 않으며 따라서 우주 안에서 스스로 우주 자체가 생성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우주가 우주 자체의 시초가 될 수 없는데도 현재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말은 과거 언젠가 한번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우주(즉 에너지)가 창조되었음을 말해준다. 논리적 비약없이 열역학 제1법칙을 현존하는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창조주가 우주를 창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엔트로피(entropy)증가법칙으로 알려진 열역학 제2법칙을 생각해 보자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말은 같은 양의 에너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는 계(system)가 점점 무질서해지고 퇴락한다는 말이다. 옷을 오래 입으면 떨어져 못입게 되고 기계를 오래 쓰면 닳아 못 쓰게 됨같이 우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체되고 분해되며 결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즉 엔트로피가 감소하지는 않는다. 열역학 제2법칙은 현재의 엔트로피(무질서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언젠가 엔트로피가 가장 낮은 상태, 즉 만물이 가장 완전한 상태로 있었던 태초가 있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것은 우주의무시무종을 가정하는 정상상태 이론과 임의적인 대폭발을 통해 질서 있는 우주가 탄생했다는 대폭발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위에서 말한 열역학 법칙들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실험에서 가장 잘 증명된 법칙이며 이 법칙에 어긋난 자연현상은 이제까지 한번도 관찰되지 않았다. 우주가 우리가 관찰할 수 없는 장구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저절로' 현재의 상태로 전환되었다고 보는 대폭발이론이나 정상상태이론은 모두 열역학법칙들에 위배된다. 만일 과학적 이론(Theory)이 과학적 법칙(Law)과 상반된다면 우리는 당연히 법칙에 상반되는 이론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우주의 기원에 관한 위의 이론들은 과학적이라기보다 다분히 철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신론적 우주기원론들은 모두 우주는 비인격적인 미지의 힘이나 확률적인 과정에 의해 생겼다고 가정한다. 반면에 유신론적 창조론은 우주의 기원에서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가정하고 있다. 즉 이 우주는 물질계에 속하지 않은 초월적 인조물주가 특별한 목적을가지고 창조하였기 때문에 만물은 나름대로 존재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본다.

위에서 제시한 우주의 기원에 관한 진화론이나 창조론은 모두 과학적인 방법을 통하여는 직접 증명할 수 없는 확률적 과정이나 인격적 창조주를 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의 한계를 넘고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인간이 갖고 있는 과학적 지식으로 유추해 볼 때 우주가 자연내적인 동인에 의해 저절로 존재하게 되었다고 보는 진화론보다는 인격적인 창조주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다고 보는 진화론보다는 인격적인 창조주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다고 보는게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열역학적인 측면에서 볼때 태초의 존재와 창조주의 초자연적인 방법을 통한 우주의 창조는 믿는 것보다 확률적인 과정을 믿는 것은 더 큰 믿음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상에서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관해 언뜻 듣기에는 상당히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듯한 무신론적 이론이 사실은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며, 반대로 비논리적인 유신론적 창조론이 오히려 우주의 존재에 대한 자연스러운 설명임을 보았다.

Ⅸ.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 (Primeval Atom Theory), 대폭발 이론(Big Theory) 정상상태 이론(Steady State Theory) 등을 살펴보았다. 우주의 기원은 인간의 과학적 탐구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제이다. 오늘날 우리들은 천연계에 남아있는 간접적인 증거들로부터 과거 혹은 태초의 상태를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우주가 대폭발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 연속적 창조의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 혹은 제3의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 단정할 수가 없다. 단지 현대과학의 상식으로부터 말할 수 있는 것은 우주의 기원에 관해 오랜 시간이나 확률적 과정과 같이 자연적인 메카니즘에 의존하고 있는 무신론적인 이론은 알려져 있는 과학법칙들과 모순이 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초자연적 창조주의 존재를 가정해야 하나는 전제를 갖고 있긴 하지만 유신론적 창조론은 이제까지 제안된 무신론적 이론들보다도 과학적 예견과 잘 부합하며 커다란 논리적 비약없이 타당성있게 우주의 기원을 설명한다고 할 수 있다. 창세로부터 창조주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이 그가 창조한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창조주를 억지로 부정하려 들지만 않는다면 우주의 법칙과 질서로부터 창조주의 존재를 부저할 수 없다. 온 우주의 존재는 그 자체가 유신론적이기 때문에 무신론적 우주론 혹은 자연적 과정으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려고 하면 상당한 논리적 비약을 감수해야 한다. 편협한 성경해석 때문에 바른 과학을 무시하거나 정죄해서도 안되지만 유신론적이라고 하여 무조건 비과학적, 비논리적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