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의 교회의방향성

Ⅰ. 들어가는 말

최근 들어 전자업계의 텔레비전 광고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멀티미디어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지 잘 알 수 있다. 멀티미디어의 ( )( ), ( )( )이 하이미디어로 앞서갑니다, 멀티미디어의 뉴프론티어 ( )( )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왜 이렇게 모두 멀티미디어를 기업 이미지로 내걸고 있을까? 1950년대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된 이후 이제 방송은 신문 등의 활자 매체를 제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자리를 굳혔다. 그런데 이제 텔레비전 방송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직접 위성 방송이나 케이블 TV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다. 컴퓨터 또한 이제 단순한 사무자동화라는 차원으로부터 그 활용성이 휠씬 넒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하는 촉매자가 있는데 그것이 곧 뉴미디어이다. 명실공히 뉴미디어는 세계질서의 새로운 개편에 주역을 담당하고 있는바 오늘날에 와서는 멀티미디어라는 이름으로 단장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통신과 컴퓨터가 만남으로써 이루어진 정보전달 체계 대혁명의 주역이 멀티미디어이다.

시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 교회로서는 이 새로운 대중매체가 몰고 올 새 시대상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때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우선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나는 멀티미디어 시대란 기술적 함리성과 인간화의 과제가 공히 요구되는 시대

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생산 수단과 기술 과학을 통한 산업화의 과정을 거쳐 나타나고 있는 초산업화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 기독교회는 어떤 방파제를 마련하고 있는가 자문해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살펴보게 될 멀티미디어시대의 교회의 방향성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본다. 과연 멀티미디어란 무엇이며, 이 시대에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인 특징들은 무엇이며, 사회 전반적으로 다가오는 문제점들과 교회에 줄 수 있는 파급효과들을 다루어 보고 마지막으로 멀티미디어시대에 교회의 나아가 길을 조심 서럽게 다루어 보고자 한다.

Ⅱ. 멀티미디어의 시대

A. 멀티미디어란?

멀티미디어란 무엇인가? 미디어한 말은 우리에게 인 익숙해져 있다. 영화, 텔레비전, 책, 신문, 라디오 등의 매체이다. 미디어를 시대별로 구분하여 보면, 1960년대 이전의 활자미디어 시대에는 신문이나 잡지, 서적 등에 활자로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였다. 1970년대까지는 전화나 라디오 등의 전파미디어를 통하여 음성정보를 시간과 거리의 개념을 초월하여 전달하는 전파미디어 시대였다. 그리고 1980년대는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과 같이 음성정보와 영상정보를 함께 전달하는 영상미디어의 시대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의 미디어 형태를 제조하거나 복합하여 새로운 기능을 하는 케이블 텔레비전 등의 뉴미디어가 등장하였다.

멀티미디어의 사전적인 뜻은 '여러 가지 매체' , '다중 매체' 이다. 멀티미디어란 다중매체 혹은 복합매체란 뜻이다. 멀티미디어의 개념은 다양하여 한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넓은 의미로 보면 인류 생활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것이고, 좁은 의미로는 기존의 미디어 개념들, 뉴미디어나 영상 미디어와 비슷하다.

전자에서 멀티미디어란 인간의 의사소통의 여러 수단들, 즉 음성, 영상, 그림, 문자 등의 여러 가지 미디어를 모아서 하나로 통합한 것이 멀티미디어이다. 반면 후자에서 멀티미디어란 음성, 영상, 문자 등의 다양한 미디어들을 컴퓨터라는 하나의 매체로 통합하여 상호작용성 즉 대화성 등의 총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컴퓨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기업에서는 컴퓨터나 게임기가 인간의 여가 시간을 즐겁게 하여줄 수 있다는 면에서 동일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시장성의 측면에서 이렇게 정의하려고 한다.

결국 멀티미디어란 멀티(다수)와 미디어(정보전달매체)의 복합어로서 다수의 정보전달 매체를 통합하는 것이다. 즉 컴퓨터를 이용해서 모든 시청각정보를 통합, 조정하는 것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정보 중 하나 이상을 포함한 것으로 본다.

B. 멀티미디어 시대의 특징

1. 가치관의 변화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무엇보다도 '대중'이 지니는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다. 삶의 총체적 양식을 '문화'로 창할 때, '대중 문화'를 말하지 않고서는 삶을 규정할 수 없게 된다. 이전까지 대중 문화란 질적으로 저급한 것이거나, 문화의 차원에서 논하기조차 꺼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시대의 대중 문화는 이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멀티미디어로 말미암아 각양의 문화적 계층간의 경계선이 무너져 무제한적인 상호 교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중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먼저는 소수 엘리트의 사상과 권력 및 자본에 의존해 왔던 중앙 집권적인 사회가 서서히 해체되면서, 일반 대중의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사회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전자 대화, 전자 게시판, 전자 우편, 전자 동호회 등의 전자 통신을 통하여 대중은 자신들의 고유한 정보를 나눔으로써 사회를 움직이는 여론에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대중은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소극적인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생산에 참여한다. 이전 사회에서는 이러한 대중의 자율성은 소수 특권층에 한정된 것이었다. 타율을 가하려는 권력은 더 이상 멀티미디어 환경 내에 거미줄 같이 연결되어 있는 미디어 망을 차단할 수 없다. 동시에 대중은 개별자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서 연대를 필요로 할 뿐 인류의 공동의 선을 위하여 개인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연대에는 소극적으로 된다. 달리 말하여 여게에서는 이익 사회로서의 게젤샤프트는 극대화되지만 인간 공동체로서의 게마인샤프트는 극소화된다. 또한 사람들간의 만남은 지극히 임시적으로 되어간다. 깊은 인격적 만남을 회피한다. 타인과의 총체적 연관 관계를 갖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한다. 오직 기능적, 필연적 관계 하에서 부분적으로만 만날 뿐이다. 더욱이 멀티미디어가 제공하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만남에서 인격적 만남을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토플러는 이와 같은 미래 인간의 모습을 "조립인간"으로 표현한다.

멀티미디어가 보여주는 가상적 형상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참된 현실적 가치와 가상적 가치 사이에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얼마전 많은 사람의 호응을 받았던 영화 "쥬라기 공원"은 현실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가상 현실을 혼합한 작품이었다. 이미 영화에서는 현실과 가상적 영상을 혼합하는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했던 세계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하여 가상 현실로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은 창조적인 상상력을 화면에 그려낸다는 점에서 응용할 만한 것이지만 멀티미디어를 통한 그래픽 조작의 방법은 현실과 가상적 세계를 혼동하게 만들기도 한다. 멀티미디어 속에서는 자신이 힘이 있고 능력이 있어서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참된 가치관을 주장하는 기독교회의 신앙에도 큰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치관의 문제는 교회가 당면한 문제 가운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다루어 온 교의의 주제들인 하나님, 창조, 성서, 계시, 죄, 구원, 종말 등등의 내용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가치관은 전통적인 신하 이론에 대한 강력한 도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2. 문화적 변화

멀티미디어 시대란 한마디로 컴퓨터를 통한 다차원의 의사 소통이 가능한 시대를 말한다. 기능이 좋은 컴퓨터일수록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압축시켜 줌으로써 의사 소통 구조에서 거리를 극복하고 공간을 제거해 준다. 따라서 컴퓨터를 들여 논 서재에서 우리는 세계와 의사 소통을 나눌 수 있으며, 세계 각처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정보화 시대가 만들어 내고 있는 문화가 지니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성들은 무엇인가?

첫째는 멀티미디어의 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막대한 양의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인간의 삶에 관한 정보가 막대한 양으로 축적되어 있었다. 그때에는 전문가들에 의하여 종합된 지식들이 책의 양태로 축적되어 있어서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하여 우리는 도서관을 찾아가야 했고, 막대한 양의 자료 중에서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중노동을 해야 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이용하면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분류, 그리고 항복 처리가 가능하여 단시간에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과거 어느 때와 견줄 수 없이 증대되어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정보에 자신이 노출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향하여 온갖 정보가 값싸게 개방되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는 정보와 이 정보를 통하여 획득한 지식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둘째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는 삶의 다양성이 증대되는 문화이다. 멀티미디어가 가져오는 기능의 확장은 우리의 두뇌 기억 용량을 한없이 늘여 주고 있으며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과 능률의 확장은 멀티미디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삶의 다양성과 선택의 폭을 넓혀 줌으로써 편협한 국부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셋째는 정보의 확산과 삶의 다양성은 하나의 사회, 혹은 국가 단위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케일이 전지구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는 지구적 문화를 산출한다. 전지구적 의사 소통 구조로 작용하고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 넷 인터넷은 일종의 비정치적 문화 지배를 가능하게 한다. 물론 경제적인 의미에서 기술 과학적 수혜자와 소비자가 나누어지고는 있자만 그 근본성격에서 막대한 지식의 양을 아주 값이 싼 비용으로 나눌 수 있으므로 대중적인 지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넷째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는 새로운 전지구적 문화의 용광로가 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라는 용광로에서는 지역적 민족적 문화의 특수성은 상대화되며, 그 권위를 쉽게 잃는다. 따라서 전통에 기반 되어 있었던 가치, 종교들 역시 이 용광로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고 나는 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상대적인 것의 절대화, 거짓된 권위는 이 용광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 문화적 용광로는 인간의 해방화 과정에 다소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3. 윤리적 변화

게임은 본질상 사람의 흥미를 자극하고 여기에 상업성이 가미되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성을 띄게 되어 있다. 폭력적 게임을 통한 인명을 살상과 기물 파괴에 익숙하여 질 경우, 공격적이 되고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확산될 것이다. 일본의 동경 사린 가스 살포 사건이나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청사 폭파사건과 같이 별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도 대량 살상의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증가하여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격이나 기물 파괴가 발생하게 돌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현대의 기술 운영이 낳은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화적 특징들은 다양한 윤리적 변화를 인류사회 에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장점을 정보 배분의 균등화가 가져올 평등주의적 가치의 확산과 인간 자율의 확대, 그리고 공개와 비판의 원리가 보다 강화됨으로써 형성되는 새로운 삶의 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시대의 문제점들 역시 그것이 주는 혜택에 버금가게 많다고 생각한다. 멀티미디어 시대를 통하여 우리가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윤리적 변화는 한결같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면식적 관계에 기초한 인간 관계가 아니라 전자 언어와 화상을 통한 관계가 주조를 이루게 됨으로써 기존의 관계들과 사회적 차별의 구조들이 흔들릴 것이다.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던 문화는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 돈과 신분을 통한 지배 구조 역시 그 정당성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차별이 있을 수 있다면 정보에 뒤진 사람과 정보에 앞서가는 사람을 구별하는 논리에서 일어날 수 있다. 죽 지식과 정보가 이전보다도 더욱 중요한 가치 판단의 자료로 여겨질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누구 나가 개방된 정보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과거에 비하여 월등히 향상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멀티미디어 시대를 윤리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또하나의 문제는 주어진 프로그램을 따라 살던 문화적 피지배의 삶에서 스스로 만다는 프로그램에 따라 사는 인간 자율성의 증대에 있다. 선택 가능한 무수한 것 중에서 주체적으로 내가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바로 멀티미디어의 시대이다. 영화를 봐도 주군가가 선택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골라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성의 요구는 한편에서 본다면 인간의 자유의 증대요 주체성의 강화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반대편에서 보면 너무나 고독하고 힘겨운 삶이 될 수도 있다. 만일 도덕적 판단 능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자율의 구조란 자기 파괴 행위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컴퓨터와 미디어와 마주 앉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것과 대화하게 되면서 점차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가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 단적인 예로 친구들과 함께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자기 방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이런 어린이들이 자라나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될까? 자기들의 개인적인 안위만을 추구하는 비공동체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텔레비전이나 멀티미디어에서는 인간 대 인간의 대화가 설 자리를 잃는다. 미디어는 매개체일 뿐이다. 그것이 인간의 대화 상자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매개체들이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대화가 있어야 공동체적인 삶이 가능한 것인데 뉴미디어시대는 대화 부재와 개인주의가 팽배할 가능성이 있다.

C. 멀티미디어시대가 주는 부정적인 효과들

1. 개인화 현상

통신의 발달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굳이 만나서 대화를 하지 않아도 화상회의 시스템이나 화상전화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인하여 사람들은 점점 개인화되어 갈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로화로 인하여 받듯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대부분의 일들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점점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고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사람과 보내는 시간보다 많아지게 될 것이다.

자택에서 멀티미디어 통신 시설은 이용하여 회의에 출석하거나 회의 업무를 보거나 원격지의 고객에게 상담할 수 있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첫째로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여 준다. 사주에게는 임대료를 절약하게 해주고 근로자에게는 출퇴근의 부담을 해소시켜준다. 일본에서 나온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멀티미디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 1인당 일년에 1,000시간의 노동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고 한다. 또한 출퇴근의 감소로 에너지의 소비와 공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둘째로 지체 부자유자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여 준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고민을 해결하여 준다. 출근준비, 아기 맡기기 등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단점으로는 인간의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킨다. 인간은 사회적 접촉의 상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황폐감을 느끼게 되고 소속감이 결여되어 일의 능률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한 걸음 더나아가서 민족과 문화의 자주성, 주체성이 상실될 수 있다.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뉴미디어는 지구화를 조장한다. 전세계적인 연락망으로서의 네트워크가 인공위성에 의해서 가능하게 되었다. 세계의 한쪽 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정보가 저쪽 다른 끝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전달되고 있다. 국경과 민족, 문화의 주체성이 의미 없게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지구적인 평균인간이 양산되고 같은 감각,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전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또다른 인간 획일화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구라파에서 유행하고 있는 패션이 며칠 안가서 동북아로 상륙된다. 그 만큼 지구는 하나가 되고 있다. 언어도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음식도 미국 혹은 구라파 식의 음식을 선호하고 코카콜라는 전지구인이 즐기고 있다. 요즘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면 이러한 현상이 얼마나 편만해 있는가를 보면 얼마나 편만해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평균인간이 나타나고 있는 대가로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 그리고 전통과 가치관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2. 문화의 다양화 현상

멀티미디어시대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컴퓨터 통신은 지급까지의 공간 개념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가상 공간, 이른다 사이버 시페이스를 출현케 하였다. 이 가상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웃기도 하고 자신의 주장을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하며 물건을 흥정하기도 한다. 편지를 보내고 파일을 주고받는 것은 초보적인 단계이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주고받으며 , 화상 통신을 통해 자기 모습이나 목소리까지도 전달할 수 있다. 컴퓨터와 모뎀, 전화선만 있으면 안방에서 세계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전 초기 하이텔 이나 천리안 등의 정보 통신 서비스는 그냥 문자만을 전송하는 텍스트 서비스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림과 소리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컴퓨터와 666의 상관관계에 대해 논쟁하고 있던 사이에 세상은 이처럼 변해 버린 것이다.

통신문화는 아직까지는 대중적인 확산이 이르다고 생각되지만 얼마가지 아니하여 일상성을 띠면서 우리들에게 등장할 것이다.

지난 1월 15일 무궁화 제2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발사된 우리 나라 최초의 상업적 인공 위성 무궁화 제1호의 실패를 보완하게 될 제2호 위성은 위성 방송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물론 일찍이 몇 해 전부터 일부 가구에서는 접시형 안테나를 달아 일본, 홍콩 등의 위성 방송을 수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본격적으로 디지털 방식의 고화질 텔레비전 우리말 위성 방송이 시작되면 그 시청률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컴퓨터 통신과 함께 이른바 멀티미디어 시대를 주도하는 또 하나의 매체가 될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이 시작된 케이블 TV 또한 우리의 생활을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서너 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를 시청할 수밖에 없었던 시청자들은 이제 뉴스, 문화, 경제, 종교, 영화 등 십 가지의 각종 채널을 마음대로 돌려볼 수 있게 되었다. 기독교 유선 방송도 지난해 12월부터 정식으로 방송을 시작하였다. 더구나 무궁화 제2호 위성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게 되면 우리말 위성 방송까지 이에 가세하게 되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

재택근무가 가능하므로 사원이 출장을 가서 회사업무를 보거나 회사와 멀티미디어로 연락을 취할 수 있어서 출장근무가 가능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이나 장거리 출장을 간 직원이 회사를 멀티미디어로 연결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책상 위의 컴퓨터를 통하여 화면의 절반은 직접 상대방과 통신을 하기 위해 전화, 전자 메일 및 텔레비전과 일체화 접속하고 화면의 나머지 절반은 자사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검색된 설계도나 각종 자료를 보면서 업무를 수행해 나갈 수 있게된다. 이외에도 홈쇼핑, 재택진료,화상회의 등이 등장하여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시대는 엄청난 정보가 개방되어 있는 문화를 불러온다. 이렇게 정보가 개방되어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은 과거의 사람들과 다른 경험의 세계를 만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이를 축적하며 응용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처리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정보화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게 된다. 또한 멀티미디어 문화는 그것이 가져다주는 기술적이며 기능적인 효율성 의 증대를 중시하는 문화이다. 기술적인 도구로서의 멀티미디어는 우리들에게 광범위한 기능적 확장을 가져다준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정보처리 능력과 정보의 능력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 세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과거에 형성되었던 삶의 패턴들이 그 효율성과 타당성을 상실하는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구조가 긍정되고 실험적 삶의 양식들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가정, 사회, 국가의 의미가 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3. 정보의 격차현상

정보와 관련하여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간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새로운 컴퓨터 기종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위화감과 격차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예전에는 글을 읽을 줄 아는가 모르는 가로 신분이 결정되었다. 오늘날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그의 지위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최근엔 여기에 더해서 컴퓨터를 가지고 있고 조작할 수 있느냐에 의해 그의 능력이 평가되어진다. 또 정보 생산자와 정보 소비자 사이의 격차 문제도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피동적인 소비자로 전락된다. 오늘의 멀티미디어 및 뉴미디어시대에 사용자들이 미디어와의 관계에서 주체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이 고도의 훈련을 받을 경우 이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소수에 머무르고 말 것이며 이들 소수는 결국 사회적 지배지로 부상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뉴미디어시대에는 지배계급의 재편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엘리트에 의해 정보가 장악되고 이러한 엘리트만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많은 기술 관료들이 1980년대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확산되면, 정보가 보다 공평하게 분배되어 민주주의가 가속화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이 어느 정도의 시설 투자와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재산과 지식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불공평해 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인터넷 가입 기관분포를 보면, 3대 대 도시에 90퍼센트가 위치한다. 이는 정보통신 기술을 보다 많은 분야에서 활용함에 따라 개인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 질 뿐 아니라 지역간의 격차도 심해질 것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모든 사용자가 간단한 기술을 가지고 자신의 정보를 출판할 수 있다. 이것은 큰 장점도 되지만 걸러지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너무 많을 수 있다는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위의 문제와 연결된 것으로 경제적 약자들은 뉴미디어시대의 혜택으로부터 멀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계속 나오고 있는 새로운 성능의 컴퓨터를 지속적으로 고립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정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기에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한다. 돈이 없는 사람은 한 대의 컴퓨터도 구입하기 어렵고, 필요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사지 못한다. 그뿐 아니라 새로운 기종으로 계속 바꿀 수 있는 재정적인 여유를 가져야 구색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것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 용량이 있는 컴퓨터와 쓸만한 프린터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또 네트워크에 가입하려면 적어도 수백 만원이 든다. 그만한 돈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나 이러한 멀티미디어시대에0 뒤쳐지지 않게 될 것이다. 돈 없는 사람은 계속 컴맹이 될 것이며 비 문명인이 되고 말 것이다. 그들이 가지는 허탈감과 소외감 실제적인 불이익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Ⅲ. 멀티미디어가 교회에 주는 영향

A. 신관의 변화

오늘날 멀티미디어는 인쇄문화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열린 매체이다. 과연 닫힌 매체에 의하여 주조되어 온 크리스트교가 얼마나 열린 매체에 자신을 개방하여 독자 아닌 시청자들의 주관적 입장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보면 서구 크리스트교가 열린 매체인 멀티미디어와 만난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도로 정의되어 온 크리스도교의 관념체계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기할 것은 종교가 새로운 매스미디어를 받아들임으로써 성서 이해를 위한 해석학적 관점에 변화가 생겼고 그에 따라 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가능케 되었다는 점이다. 인류 최초의 미디어는 구전이었다. 유대교는 야훼의 말씀을 음성과 시각적인 효과로써 전달했다. 또한 기억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줌으로써 신의 뜻을 깨달았다. 자연히 공동체의 형태는 부족단위를 이루게 되었다. 이때의 신은 진노와 사랑의 열정적 감정을 지닌 한 인격으로서 공동체를 위하여 역사 하시는 분으로 경험되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의 세계에서는 이와 같은 관념적 신 이해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인쇄문자에 의하여 분석적으로 나뉘어지고 개념적으로 정의된 관념상의 하나님은 전자에 의한 소리와 영상으로써는 재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할 수있다. 왜냐하면 소리와 영상은 통합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는 반면에, 인쇄 문자에 의한 신 경험은 분석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내용이 인쇄에 의한 문자 매체로부터 전자에 의한 멀티미디어로 전환되어 가는 현실은 커다란 충격을 수반한다.

교회는 이렇게 예상되는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오히려 기독교 본래의 모습을 찾게끔 하는 적극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원 1세기 묵시론적 신앙생활은 19세기이래 굳게 닫혀진 추상적 신앙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열린 참여성이 그 특징이었다. 루터가 16세기에 인쇄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종교개혁을 한 발 앞당길 수 있었지만 그는 결코 인쇄된 문자에 갇혀본 일이 없다. 오히려 "믿음은 들음으로 난다"는 원리에 입각하여 문자에 의한 복음제시가 아닌 '선포'의 행위인 설교를 중요시하였던 것이다.

멀티미디어는 전통적 신 이해가 보다 총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전환되기를 촉구한다. 신은 결코 문자에 의하여 추상화되거나, 희귀한 정보로 처리되어 주고받을 수 있는 지식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하나님의 계시는 인간의 특정 감각기관만을 통해서 전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모든 기관에 의하여 균형 있게 포착이 될 때 하나님은 분석되거나 추상화되지 않을 수 있다. 오늘날 이를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하는 매체가 멀티미디어이다.

B. 교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

전통적인 교회관은 성도들의 생명의 중심지며 그 생명이 일어나는 장소였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신의 은총이 임하는 곳으로써 성령을 주심으로 교회에다 하나님나라건설을 위한 사명을 위임하였다. 지금까지 교인들은 교회가 생명의 젖줄로 거기서 흘러나오는 말씀과 양식으로 영의 만족을 얻었고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의 문제도 정확하게 답을 주었다. 또한 교회는 하나라는 개념 하에서 한분 주님을 섬기며 이웃을 향한 공동체로 관용과 사랑을 실천하였다. 그곳에는 사랑이 있었고 섬김이 있었고 용서가 있는 곳이었다. 자신의 이익이 전혀 없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사는 고백적 공동체였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롭게 교회에 대한 인식들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택예배가 앞으로 실시될 가능성을 볼 경우에 얼마나 제도적인 교회를 신뢰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재택근무와 출장근무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연히 재택예배를 요구하게 되고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예배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결국 모여서 예배드리는 기존 교회의 예배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만 하는게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주차장의 부족, 교통정체로 인한 시간 낭비 때문에 재택에 따라 여행을 자주하게 되어 원격지에서 재택예배와 같은 멀티미디어 예배를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멀티미디어의 예배는 모이지 않는 교회로 만들어 갈 가능성도 포함 있다고 본다.

수요일 저녁 김 집사는 소말리아 난민들의 굶주림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방송을 시청하며 전화로 자기 신용카드 번호와 금액을 입력하여 이들을 돕기위한 성금을 낸다. 대학생인 박 목사의 딸은 토요일 오후에 며칠 전 위성방송에 나왔던 "마약중독자 치료 운동" 한국지부 서울센타에 나가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최 권사는 ( ) ( ) 고등학교 강당에서 금요일밤 지역 케이블 TV가 주최하는 "열린 음악회"에 참석하러 ( ) ( )고등학교 강당으로 간다. 주일 아침 이 장로는 온 가족의 손을 잡고 방송에서 예고한대로 "환경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위해 여의도 광장으로 향한다. 일부 '열성적인' 신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합리적인' 사람들은 주일 아침 가족들과 함께 뉴미디어 앞에 모인다. 신문방송에서 찾아낸 아니 미리 지정 받은 "가장 볼만한 프로"에 채널을 맞추고 함께 웃고 박수를 치며, 분노하며, 그럴 수가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고,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에 함께 눈물을 흘린다.

그 시각 교회당에서는 '뭔가 모자란' 것으로 여겨지는 몇몇 사람들이 텅빈 교회당 맨 앞줄 의자를 차지하고 목회자와 함께 과거 교회당을 꽉 메우던 때를 회상하며 예배를 드린다. 물론 목회자의 다른 가족들은 그 시간 뉴미디어 앞에 앉아 있다. "거룩한 예배: Tele-Church"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겠고...

과연 이러한 교회의 모습을 피할 수 있을까? 지금은 교회의 성장을 스스로 자랑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그때에도 끌 수가 있겠는가 하는 말이다. 대형교회들은 성장을 멈추고 작은 교회들은 급속한 감소현상들과 개척 교회들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면 지금보다는 더좋은 환경이 온다고는 보기가 힘들지 않을까?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는 시점에서는 재택예배에 대한 요구가 거세 지리라 예상된다. 또한 인격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얼굴을 맞대고 드리는 예배보다는 원격예배, 뉴미디어 예배 등이 보편화 될 것이다. 더구나 이에 편승하여 보다 재미있는 이벤트로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규모예배 행사 등이 쉽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C. 목회적 문제점

멀티미디어시대의 목회는 목회 자체에 대한 도전적 차원과 더불어 멀티미디어가 불러오는 비인간화, 탈종교화, 세속화의 경향에 대한 목회적 대응 방식에서 문제가 일어날 수있다. 우선 목회의 멀티미디어화의 과정에서 목회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른바 인격적인 만남을 통한 인간관계에 기초해있던 전통적인 목회 방식에서 멀티미디어의 기술적 효용성에 바탕을 둔 목회로서 이행에서 생기는 것이다. 즉 인격적 만남에 근거한 목회는 목회자의 인격과 책임성 그리고 많은 이들의 창의적이며 비판적인 참여를 통하여 이루어지지만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는 목회는 인격적 책임성의 구조보다 대중 조작적인 경향에 쉽게 빠질 수가 있고 나아가 민주적 참여의 길들이 봉쇄도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신학과 목회자의 인격보다는 조직과 서비스와 자본이 목회의 성패를 결정짓게 된다. 결국 돈과 설비 능력을 가진 교회들이 지교회들을 형성하고 스크린 예배를 드린다든지, 텔레비전 설교를 통하여 목회자 자신과 교회의 위상을 키워나가는 일은 인격적 관계구조에서 이루어지던 목회와는 달리 일방적인 목회양식을 이용하고 나아가 첨단적인 미디어의 기능이 가져오는 효용성의 증대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많은 신앙인들에게 인격적인 만남과 대화가 없는 개체화를 촉진시켜 탈종교화시킬 위험이 많은 것이다. 결국 종교적인 내용의 중요한 차원인 거룩의 체험은 과학적인 정보들 사이에 가리워지는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 현상은 탈종교화의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생각된다.

멀티미디어시대의 또 다른 현상은 현실과 초현실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이어주는 멀티미디어의 논리와 구조를 따라 움직이는 의식과 삶의 양태에 익숙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능적 연장의 개념이 인간다움과 기술의 영역을 애매하게 만들어 놓아 인간의 육체적인 조건은 미완의 것으로 파악되고 멀티미디어의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을 정신적인 장애자처럼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제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더 이상 목회자의 카리스마가 이전처럼 유지되기 힘들다. 사회에서 권위는 기존 질서의 틀에서가 아니라 이러한 정보의 유통과정에서 이탈될 것이다. 목회자는 더 이상 '기름 부음 받은' 것으로 당연하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무능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과거의 고전적 세계관을 지닌 인물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목회자에게 더 큰 위기는 설교의 위기이다. 이제 목회자의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의 대언"으로서의 자리를 이들 뉴미디어에게 빼앗겨 버릴 수 있다.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이 언제나 바르며 그대로 믿고 따라야 할 "성경"은 이제 목회자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뉴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예언자가 즐겨 쓰던 "여호와께서 말씀 하시기를..."이란 어구는 뉴미디어시대의 현대인들에게는 "무슨 무슨 방송을 보니까..."로 대치되어 버릴 운명이다.

반면 미디어를 교묘히 활용할 줄 아는 일부 "잘 나가는 스타 목회자", "TV설교가 들은 건강이나 물질적 축복 등 "값싼 복음"을 설교하고 대가로 자신들의 구좌로 입금할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Ⅳ. 멀티미디어 시대의 교회의 방향성

A. 신학적 작업

무엇보다도 멀티미디어가 가능하게 해주는 쌍방향성 생활환경조성은 일방향성으로만 흘러온 교회의 전 기능에 일대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로써 교회는 보다 더 인격적 대화와 사귐의 공동체로서 그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교회의 제도적, 정신적 구조는 하향식 전달이 위주가 되는 일방향적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말로 그렇다. 교회는 기구나 조직은 아직도 구시대의 발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령체계로 구성된 교회의 형태는 설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멀티미디어가 업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을 위하여 이용될 때는 즐거움을 위하여 이용될 것이다. 사람들은 멀티미디어를 통하여 단조롭고 스트레스로 가득찬 자신의 삶에서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멀티미디어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마치 텔레비전을 시청함으로써 즐거움을 얻듯이 멀티미디어를 통하여서도 즐거움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은 교회 안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설교와 감정을 갖고자 노력할 것이다. 웅변적인 설교보다는 대화체로 하는 목사님의 설교에 더욱더 귀를 기우릴 것이고 예언자적인 내용의 말씀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져주는 치유의 설교가 인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나아가서는 기독교 신학의 차원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다. 그 동안 문자주의가 교회와 신학 전반에 만연되어 왔다. 이로 인하여 계시의 말씀에 대한 전환경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데 늘 제약을 느껴 왔으며 성서에 대한 '문자주의'로 인한 신앙생활의 피폐가 얼마나 컸었는지는 이미 경험한 바이다. 이제는 신학은 '글' 중심에서 오히려 '소리' 와 '그림'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게 되었다.

그러기에 새로운 신학이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시대는 다양성과 소그룹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므로 교파 중심적이기보다는 개인이 존중되며, 개교회 중심성, 영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체험을 원하기 때문에 영적 체험에 관련된 설교가 큰 영향력을 지니게 돌 것이다. 획일성보다는 다양한 신앙 공동체를 수용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과 개성을 중시하며 영성을 강조하는 신학적 성향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 시대를 연구하여 그 시대정신을 대변할 수 있는 신학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목회현장를 위한 신학교에서의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신학 하는 방법에서도 위로부터의 신학에서 아래로 부터의 신학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특별히 세속화될 가능성이 많은 교회와 교인들을 위하여 성경의 바른 정신이 부각시키는 노력들을 해야되지 않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정신보다는 세상의 정신에 더욱더 의지하며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는 철저한 개인화를 부르짖지만 예수님은 하나되고 공동체성을 이루어 가시기를 원하신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미래사회이지만 과연 성경 안에서 그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까? 도리어 성경은 반대로 말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막10: 41-45절 말씀을 살펴보면 낮은자, 섬기는 자, 종의 자세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성경 여러 곳에서 세상의 역가치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이 방법은 멀티미디어시대가 결코 풀어낼 수 없는 하나님의 무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심방의 의미가 새삼스럽게 재해석되어야 하며 이 시대에 성령이 역사하는 자리가 과연 어디일까 우리가 풀어나가야 과제라고 본다.

B. 성례전의 강화

기독교는 공동체이다. 기독교의 사랑은 공동체를 전제로 한다. '나'는 공동체안에 있는 '나'이다. 공동체없는 나를 생각할 수 없다. 기독교는 언제나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동체와 무관한 나만의 신앙을 추구하는 일부 기독교의 세력이 있다. 그러한 신앙을 퍼뜨리고 조장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대표격인 사람들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텔레비전 에반젤리스트들이다. 그들은 공동체적인 예식을 중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들이 안방에 편안히 앉아서 자신들이 연기하는 설교와 예배를 보고 듣기를 원한다. 오늘날 뉴미디어의 발달은 이러한 개인적인 종교를 조장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우리 나라에도 기독교가 복음전파를 위해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거나 케이블 TV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의 문제점은 바로 이러한 개인적인 종교, 보이지 않는 종교가 조장될 수 있다는데에 있다. [보이지 않는 종교]를 쓴 러크만에 의하면 현대인들은 '자율적인' 소비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인은 자신의 궁극적인 의미 체계를 종교들, 교회들, TV종교프로그램들로부터 얻은 종교적인 상징들을 선택적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신앙은 공동체 정신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예수님도 강력한 제자공동체를 만드셨다. 이처럼 예수의 제자들인 우리들은 제자 공동체를 세워야한다. 교회공동체가 이 사회와 세상에 봉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갱신하고 참여해야 한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의 시대에 교회도 외면 할 것인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하는 공동체 형성을 위하여 교회는 무엇을 해야할까?

또한 멀티미디어시대는 통신망의 발달로 장소와 시간의 무한한 축소 현상이 일어난다. 즉, 지구촌 시대가 실현된다. 또한 주 5일 근무 등 여가 시간의 증가로 주말이면 교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게 된다. 또한 모니터 앞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들이 왜굳이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재택예배와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증가할 경우 교회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와 같이 설교 중심의 예배 형식으로는 모여서 예배드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집에서 예배드리면 더 은혜가 되는데 왜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교통체증도 생기는데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 제기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2가지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 성례전을 매 주일 거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가상현실이 발전하여도 성례전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C. 말은 영적 영역

지금의 시대를 일컬어 MM시대라고 한다. 이는 80년도 후반까지는 매스 미디어시대의 준말이기도 했고, 또 9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있는 멀티미디어시대의 준말이기도하다. MM시대는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즉 대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근본적인 생활방식이요, 삶의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MM시대를 통해 나와 상관없는 대화의 정글 속에 갇혀 살게 되었다. MM시스템을 통해 개인의 생각과 말은 매몰되었으며, 대화의 대상에서 인간이 물러나고 비인격적인 사물과의 대화가 더욱 자연스럽게 되어감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점점 병들어가고 관계는 무너지게 되었다.

말은 영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 영적 산물이요, 온 우주가 창조되기 전부터 있었던 하나님의 특성이자 그의 능력의 표현이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라는 성경말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은 태초서부터 유일하게 하나님 자신을 나타낸 표현이었다. 또한 이 영역은 보이지 않는 힘으로 보이는 세계에서 현실을 빚어내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빛이 있어라"라고 하신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말씀이 보이는 세상을 창조하셨듯이 말은 현실을 이루는 영적 능력이 있다.

그러기에 말은 무시해버리기엔 너무 엄청난 현실이며 영적 능력이다. 그 어떤 변화도 홀로되는 것은 없다. 특히 대화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한 마디의 말도 그저 땅에 떨어져 없어지는 일이 없고 어떤 방법으로든 대화의 형식으로 누군가에게 전해져 열매를 맺기 때문에 대화의 세계에서는 개인주의가 없다. 멀티미디어시대에 우리들의 대화성이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위해서도 말로 통한 대화시스템의 장을 열어 가는 것이 요구된다고 본다.

Ⅴ. 나가는 말

지금까지 멀티미디어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이해, 특징 그리고 멀티미디어가 교회에 주는 파급효과들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도래한 멀티미디어시대의 교회의 방향성을 수박 겉큪기 식으로 단편적인 것들을 적어 보았다. 언제나 교회는 특정한 그 시대의 사회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때로는 논쟁적인 언어로 때로는 협력의 모습을 띠며 새로움을 더해 왔다고 본다. 거대한 멀티미디어의 도전 앞에서 교회는 기존의 미디어 의한 사고의 방법과 조직의 형태를 탈피한 새로운 존재양식이 요청된다.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예배와 예식, 신학적 해석 그리고 성서의 정신을 바르게 이해하는 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