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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예배갱신을 위한 구약신학적 제언
천 사무엘 (한남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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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유학하면서 1980년대 후반기와 1990년대 전반기 미국이 겪었던 극심한 경제위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국가재정은 파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적자에 허덕였고, 대도시의 사무실은 텅텅 비어갔으며, 세계굴지의 대기업들은 30-50%까지 감원하거나 다른 기업에 합병되었다.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기대하며 출근했던 근로자들은 보너스는커녕 회사정문에 붙은 해고자 명단을 보고 망연자실했으며, 냉전종식으로 인하여 군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자 어느 지역에서는 1000여 개의 기업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아 그 지역의 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들기도 했다.
1990년 무더운 여름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할 때 중부 식당에서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점심식사를 하러 어느 시골 작은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는데 옆자리에 한 가족 여섯 명이 앉았다. 이들이 콜라 한잔을 시키자 종업원은 물 여섯 잔과 콜라 한잔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으로 목을 축이고 일어나 나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경제사정으로 인하여 점심시간 식당에서 콜라 한잔밖에 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당시 미국의 경제위기를 보면서 고도성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한국인들은 대부분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이러한 일이 한국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위기가 극치에 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국교회의 위기는 시작되었다. 교인들 숫자는 해마다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젊은이들은 교회를 외면했으며, 몇몇 노인들만이 텅 빈 예배당을 지키는 교회가 늘어갔다. 주일 예배를 네 차례에 걸쳐 실시하던 교회가 두 차례도 버거울 정도가 되었고, 헌금은 걷히지 않아 교회건물을 유지하기도 힘들 정도여서 건물을 매각하고 다른 교회와 합병하기도 했다. 줄어드는 상회비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총회와 대회(Synod) 사무실 직원들을 대폭 감원했으며, 총회 연금본부도 재정적인 위기에 몰렸다.
신학교를 졸업해도 청빙이 여의치 않아 목사안수를 받기 위하여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갔지만, 실직을 당한 사람들은 오히려 신학교에 꾸준히 입학하고 있었다. 이러한 미국교회의 위기를 보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남의 일처럼 여겨왔고 서구교회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생각한다.
미국의 경제위기는 극복되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미국교회의 회복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의 회복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미국교회와 신학자들의 모습은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예배갱신을 통하여 영성을 회복하고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사이버 시대를 대비하려는 모습이 돋보인다. 다른 한편, 한국의 경제위기라는 소식이 세계 매스컴에 연일 보도되고 있고, 한국교회 역시 위기라는 말을 듣는다.
우리 사회는 서구사회를 성장모델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하여 10-20년 전 서구사회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미래에 대한 진단과 예측을 잘못하여 겪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교훈 삼아 한국교회도 미래에 대하여 보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를 해야 한다. 특히 교회는 예배공동체이기 때문에 교회의 역동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왜 그리고 어떻게 예배행위를 지속해야 하는지를 주기적으로 다시 묻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관습으로 굳어진 잘못된 요소들을 정화하고 잃어버린 요소들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 사회변화와 예배갱신의 요청
오늘날 사회를 말할 때 "급변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 없다. 모든 분야에서 사회는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 변화를 몇 가지 지적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사회구조의 경제적 변화이다. 우리는 흔히 사회를 크게 세 종류로 나눈다. 즉, 농업중심의 1차 산업사회, 공업중심의 2차 산업사회, 상업중심의 3차 산업사회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2차 산업사회에서 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져 가는 과도기이며 구조 조정기에 있다고 한다. 3차 산업사회에서는 서비스업이 중시되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
사람들의 생각도 일등 지향적인 성공주의와 기계주의적인 획일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특성과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사람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기 원하고 기업들은 더 좋은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베풀기 위하여 경쟁하게 된다.
둘째는 정치와 행정이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바뀌고 있다. 지방분권은 하나 중심의 사고에서, 보다 더 민주적이고 다수 중심적인 사고를 길러준다. 한 개인이나 특정 그룹의 지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가능하면 자기 자신도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셋째는 컴퓨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이버 시대의 도래이다. 이 사이버 시대는 특히 미래사회의 주역인 젊은이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더욱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사이버 시대에 사람들은 듣기뿐만 아니라 보기와 직접적인 참여도 중요시한다. 또한 컴퓨터를 통하여 전달되는 각종 정보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직접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변화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전과는 다른 가치관과 사고구조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자면,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소통 보다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을 원한다. 청각적인 만족감보다는 시각, 후각, 미각 그리고 더 나아가서 온몸으로 참여하여 만족을 얻기 원한다. 편안하고 안락한 서비스에 익숙해져 가기 때문에 그러한 분위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예배갱신의 사회적 필요성과 방향성을 발견하게 된다. 즉,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의 변화는 자연히 신앙형태와 예배에 대한 태도도 바꾸어 놓는데, 우리의 예배형태도 적절하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3. 구약예배의 특징
구약에서 예배는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하나님은 피조물인 인간과 자연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은혜를 베풀어주시는데 예배는 이러한 하나님의 행동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구약의 예배는 인간의 번영과 축복을 얻어내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라, 구원하시는 하나님이 그 중심에 계시고 오직 그분만을 영광스럽게 해드리는 행위이다.
그런데 인간이 야웨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근거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이다. 이스라엘은 야웨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면서 그분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 계약은 이스라엘이 계약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때, 즉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유효하게 되며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예배를 받으신다.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하나님과 맺은 이 계약은 주기적으로 드려지는 예배에서 계속 확인되고 기억되며 전수된다.
구약예배에서는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시된다. 레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예배를 드리는 자들은 율법에 명시된 대로의 형식과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를 위반했을 때에는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는 죄를 짓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엄격한 예배형식이 지켜지지만, 그 내용이 채워지지 않을 때도 역시 책망을 받게 된다. 예를 들자면, 예언자들은 아무리 형식과 절차가 잘 갖추어진 예배라 할지라도, 말씀에 대한 순종이 없는 예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를 무시한 자들이 드리는 예배 등에 대해서는 저주와 심판을 선포했던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종교개혁은 곧 예배갱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예를 들자면, 히스기야는 종교개혁을 할 때 먼저 예배의 갱신을 위하여 예배장소인 성전을 정화하고 예배집례자들인 레위 제사장들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재조직하였으며 율법에 위배되는 요소들을 예배에서 제거했다. 예배 때에 하나님께 바쳐진 예물과 십일조를 정확하게 보관하게 하고 예배에 참여하는 회중들이 죄사함의 의식에 참여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큰 기쁨과 만족을 얻게 하였다.
이러한 예배갱신은 종교개혁과 사회개혁으로 이어졌다.
4. 예배갱신을 위한 검토
오늘 우리의 예배를 구약성서에 나와 있는 그대로 반복할 수는 없다.
오히려 구약의 예배가 나타내는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고 우리의 예배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의 예배갱신을 위해 몇 가지 문제들을 검토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예배가 하나님 중심적인가이다. 현재 우리의 예배에 인간 중심적인 요소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원을 베풀어주시는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예배가 아니라, 예배를 통해서 인간의 번영이나 축복을 얻어내고자 하고, 인간이 찬양되는 예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를 드린다고 하면서 그 내용에 있어서는 인간이 중심이 되고 개인이나 특정 그룹이 찬양되고 있는 실례들을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배의 중심을 하나님께 두기 위하여는 예배에 사용되는 어법이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어지고 인간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는 예배형식을 피해야 한다.
둘째는 예배의 형식과 내용이 적절하고 충실한가이다. 예배에 습관적으로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예배의 순서와 형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왜 이 순서가 예배에서 꼭 필요한지, 전체 예배의 흐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논리 때문에 정성만 다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예배의 형식이 소홀히 다루어지기도 하고, 순서가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필요한 형식들이 제외되기도 한다. 그러나 구약에서 예배형식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정해질 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예배형식을 갖춘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의식에서 적절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또한 좋은 내용을 좋은 형식에 담을 때 더욱 빛나게 되듯이, 온몸을 다해 준비한, 충실한 예배가 좋은 형식에 의해서 드려질 때 더욱 아름답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순서와 형식을 만들고 거기에 충실한 내용을 채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왜 그러한 형식이 필요한지를 예배참여자들이 알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온몸으로 드려지는 예배인가이다. 우리의 예배는 귀로 듣는 설교와 입으로 부르는 찬양이 주요 요소로 되어 있는 청각중심의 예배이며 일년에 몇 차례 있는 성만찬 예식이 있을 경우에 미각과 후각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이버 시대에 행해지는 미래의 예배는, 인간의 오감뿐만 아니라 춤을 추면서 온몸을 사용하여 드리는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기뻐하고 만족감을 얻으며 공감하면서 드리는 구약의 예배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청각과 시각만을 사용하는 예배가 계속된다면 사이버 시대에 컴퓨터를 통하여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교회의 예배실황에 참여하고 만족하는 사이버 교인들을 예배당으로 불러들이기 힘들지도 모른다.
넷째는 공동체가 공감할 수 있는 신앙고백이 있는가이다. 이스라엘의 예배에서는 역사를 통해서 경험한 하나님의 구원행동이 신앙고백을 통하여 표현되었고 자신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구원행동의 내용도 고백되었다. 이러한 신앙고백은 공동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게 하고 예배자들이 함께 마음을 나누며 예배에 참여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예배에서는 공동체가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신앙고백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으며 교인들은 전해져 내려오는 사도 신경을 습관처럼 외우고 있는 것 같다. 예배공동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신앙고백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거나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예배에서 선포되는 설교에서 공동체를 위한 성서해석이 행해지는가이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행위지만, 다른 한편 성서를 해석하는 일이다.
구약시대부터 신앙공동체에서 행해지는 성서해석의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서해석자, 즉 설교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것이었다. 성서해석을 통하여 예배자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누구이고, 그들이 예배하는 하나님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시는지 등을 규정해 왔다는 것이다. 오늘의 설교자도 예배공동체의 정체성을 규정해 주는 성서해석을 해야 한다. 이밖에도 기도의 내용과 형식이 적절한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거나 죄를 고백할 침묵의 시간은 있는가 등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5. 맺는 말
오늘 교회의 위기는 곧 예배의 위기이다. 예배에서 만족과 기쁨, 편안함과 환희를 맛볼 수 없기 때문에 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헌금이 강요되어 불편한 마음으로 앉아있는 예배시간, 일방통행적이고 논리력과 공감이 결여된 설교, 습관적으로 되뇌이는 신앙고백, 위로 하나님께 드려지는 기도가 아니라 아래로 교인들을 향하여 또 다른 설교시간이 되어버린 기도, 균형을 잃어버린 예배순서, 설교중심과 청각위주의 예배 등은 시정되거나 새롭게 변화되어야 하는 요소들이다. 미래의 예배는 미래사회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독교 예배의 뿌리를 가르치고 있는 구약성서의 예배에 대한 가르침도 심도 있게 반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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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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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교서회 창립 100주년 기념 성서주석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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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의도는 이 시리즈의 간행사 등에 잘 드러나고 있다. 한국교회 탄생이 이미 100주년을 지나 200주년으로 나아가고 있는 마당에, 더욱이 문서를 통한 민족의 개화와 복음선교를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기독교서회가 탄생한 지도 100년이 된 오늘날, 이 땅에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에 의해, 우리 현실에 맞게 쓰여진 성서주석이 거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시리즈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우리의 현실에 맞는 성서주석"으로 만들기 위해 정통적이고 보수적이며 나아가 새로운 신학사상까지도 포괄하도록 노력했으며 이를 위해 현재 한국 신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서학자들(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총망라하여 필진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 시리즈는 구약의 신명기(장일선 지음, 1993), 열왕기하(정중호, 1995), 예레미야애가(선우남, 1994), 호세아∕요엘(방석종, 1996)의 4권이 출간되었으며 신약의 마가복음(박수암, 1993), 누가복음Ⅰ,Ⅱ(김득중, 1993), 요한복음(이상훈, 1993), 빌립보서(김연태, 1994), 골로새∕빌레몬서(전경연, 1993), 데살로니가전후서(오우성,1995), 디모데전후∕디도서(박익수, 1994), 야고보서(김명수, 1994), 베드로전후∕유다서(박창환∕김경희 공저), 요한 1, 2, 3서(한의신, 1993), 요한계시록(김철손, 1993)의 12권이 출간되었다.
이 주석은 앞서 말한 대로 우리 나라 사람에 의한, 우리 현실에 맞는 주석이라는 특징 뿐 아니라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망라되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최근에 나온 주석으로서 최신의 신학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결과물을 놓고 볼 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이렇게 많은 저자들이 주석 각권을 집필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 즉 집필의 통일성과 주석의 깊이 차이의 문제라 하겠다. 외국의 경우 이런 형태의 주석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편집위원들이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여 다양한 집필진들에게 전체 집필의도나 집필방향, 형식(format)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통일성과 일정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주석은 이런 노력이 엿보이면서도(예를 들어 "서론 → 본문주석"으로 형식을 통일시킨 점 등) 막상 각 권의 자세한 내용에 들어가 보면 상당한 형식의 차이 내지는 깊이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방대한 작업에 과감하게 투자한 대한기독교서회의 결단에 한국의 설교자의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우리의" 주석작업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