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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에 대한 고백과 성만찬 요 6:51-58 최 흥 진 (호남신학대학교 교수/신약학) |
요한복음 6장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예수께서 많은 무리를 먹이신 사건의 보도(6:1-15)와 물위를 걸으신 사건의 보도(16-21절), 그리고 이러한 기적의 의미를 설명하는 생명의 빵 강화(22-59절)와 이 강화의 결과인 무리들의 반응(60-71절)이다. 이 가운데 무리를 먹이신 사건과 물위를 걸으신 사건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의 빵 강화는 무리를 먹이신 사건에 대한 해석이다. 이 기적들과 생명의 빵 강화의 특징은 예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증언과 예수의 증언에 대한 무리들의 반응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특히 예수의 자기 증언의 형식인 e*gwv ei*mi의 빈번한 사용이 두드러진다. 요한복음 6:51-58은 생명의 빵 강화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많은 학자들(R. Brown, E. Rucksuhl, W. F. Howard 등)에 의해 성만찬 구절로 인정되어져 왔다.
2. 문학 구조적 분석
문학 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때 요한복음 6: 51-58은 48-50절과 한 단위로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예수께서 무리들에게 생명의 빵을 주는 자라는 앞부분의 주장을 넘어서 예수 자신이 생명의 빵이며, 그를 먹어야만 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분명히 전하려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차대구 구조(Chiasmus)를 사용하여서 본문을 서술함으로 독자들에게 생명의 빵으로서의 예수의 신분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있다.
A(48절)A＇(58c절)：생명의 빵으로서의 예수… 이 빵이 영생을 준다.
B(49절)B＇(58b절)：조상들이 만나를 먹었다… 그들은 참된 하늘로부터 온 빵을 먹지 않았다.
C(50a절)C＇(58a절)：생명의 빵은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이 빵은 예수 안에서 왔다.
D(50b절)D＇(57c절)：이것을 먹는 자는 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먹는 자는 영생을 가질 것이다.
E(51a절)E＇(57ab절)：예수는 하늘로부터 온 살아 있는 빵이다… 예수는 살아 계신 아버지 때문에 산다.
F(51b절)F＇(56절)：이 빵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 것이다… 먹고 마심은 예수와 신자를 서로 안에 거하게 한다.
G(51c절)G＇(55절)：이 빵은 예수의 살이다… 예수의 육체는 참된 음식이요, 그의 피는 참된 음료이다.
H(52절)H＇(54절)：육체를 먹음에 대한 유대인의 질문… 예수의 대답：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진다.
I(53절)：인자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
전 구절이 나선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빵의 근원에 대한 진술로부터 시작하여 생명을 주는 이 빵의 특성을 부각시키며, 이어서 예수 자신의 육체와 빵을 동일시한다. 그리고 예수 자신이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라는, 유대인들에게 한 예수의 대답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이 교차대구 구조를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주제를 진술하며 점차 발전시키는 것은 요한복음에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즐겨 사용하는 수단이다. 단순한 진리를 반복적으로 진술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인 전달 방법 중의 하나이다.
3. 설교자를 위한 본문 주석
요한복음 6:51-58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예수의 자기 증언 [1](51절), 유대인들의 반응(52절), 그리고 예수의 자기 증언 [2](53-58절)이다.
a) 예수의 자기증언 [1]
〈51절〉
51절은 예수의 증언을 통해 예수의 신분을 밝히고 있다. 예수는 자신을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라"고 재확인한다. 이 구절에는 생명의 빵 강화의 중심 주제인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의 상징적 의미가 더 분명해 진다; 35절에서 예수는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주장한 반면, 51절에서는 "나의 살(savrx)"이라고 명확히 말한다. 그리고 이 진술에 "세상의 생명을 위한 육체"라고 덧붙인다. 51절에서는 u&peVr th'" tou' kovsmou zwh'"의 전치사구로 예수의 죽음의 의미를 33절보다 더 분명히 소개한다;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자가(1:14) 이제는 죽음에 자신의 육체를 내어준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이 구절에서 독특한 예수의 자기 증언의 표현 형식인 e*gwv ei*mi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e*gwv ei*mi o& a!rto" o& zw'n). e*gwv ei*mi는 예수께서 자신의 신분에 밝힐 때에 사용하는 독특한 표현 양식이다. 이는 오직 예수를 통해서만 궁극적인 구원이 주어진다는 배타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다.
계속 이어서 이 빵을 먹는 사람, 다시 말하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예수께서 세상의 생명을 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의 중요한 사상 중의 하나는 믿음이다. 이 구절에서는 믿음과 믿음의 결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51절과 성만찬 구절인 고린도전서 11:24을 비교하면 내용이나 용어가 거의 유사하다. 이같이 성만찬 제정보도의 형식을 사용하여 이 구절을 진술한 것은 이 구절이 성만찬 구절임을 암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b) 유대인들의 반응
〈52절〉
유대인들은 51절의 예수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이 사람이 우리에게 살을 주어 먹게 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반박한다.
'다투다'는 표현에 e*mavconto라는 단어를 사용함은 예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다툼이 매우 심각했음을 나타낸다. mavcesqai는 요한복음에서 이곳에서만 사용된다. 이것은 유형론적 배경으로부터 설명되어진다. 출애굽기 17:2과 민수기 20:3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의 생활 중에 서로 수군거렸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 사이에 모세에 대해서 논쟁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구절의 히브리어 byr는 loisovreisqai로, 그리고 때로는 mavcesqai로 번역된다. 출애굽기 16장에는 사람들의 수군거린다는 진술에 이어서 논쟁이 나온다. 요한복음 6:41과 52절이 이와 유사하다. 이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생명의 빵 강화가 광야의 사건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곧 출애굽 사건을 의식해서 여기에 mavcesqai를 사용한 것이다. 51절의 빵을 먹는다는 구절의 의미는 예수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빵을 먹는다'는 직설적인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사용한 것은 성만찬을 암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c) 예수의 자기 증언 [2]
〈53-54절〉
영원한 생명을 얻을 조건으로 인자의 살을 먹고 피를 마셔야 한다고 말씀한다. 이 말씀은 1:51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리라"와 6:62의 "인자의 이전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것 같으며 어찌 하려느냐"는 구절들, 그리고 6:32-33절에서 만나와 비교하여 예수는 하늘에서 내린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의 참된 빵이라는 언급과 연결시켜 볼 때 그 의미가 명확해 진다. 곧 인자인 예수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의 빵이기에 때문에 영원한 생명을 주는 양식이라는 것이다.
이 구절은 51c절의 진리를 반복하나, 조건적인 형태로 제시한다：e*an mhV favghte. 53절의 "인자의 살을 먹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이 없다"는 말씀에 이어 54절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나의 살을 먹는 자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예수는 계속해서 그와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마지막 날에 일으키리라고 약속한다. 이 구절에서 주목해 볼 것은 '영원한 생명을 이미 누리고 있다'(e!cei zwhVn ai*wvgion)는 사실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기독론적인 진술과 관련된다. 곧 '예수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기(e*gwv ei*mi o& a!rto" o& zw'n) 때문에 그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현재 누리게 되는 것이다.
〈55절, 58절〉
55절, 58절에서는 본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예수의 신분이 분명히 드러난다. 예수는 자신이 참된 양식이요, 참된 음료라고 말씀한다. 이 의미는 49절, 그리고 58절과 관련하여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구절에서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었지만 죽었던 만나와 비교해서 예수의 참된 본질을 말하고 있다. 예수를 광야의 만나와 대조해 참된 만나로, 그리고 모세를 능가하는 존재임을 밝히고 있다. 55절은 설명적 불변사인 gavr로 시작하는데, gavr는 앞에서 진술했던 것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곧 인자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자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이유는 예수의 육신이 참된 음식이요, 그의 피가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 중심 사상 및 메시지
요한복음 6:51-58의 중심 사상은 첫째는 예수가 누구냐를 명백히 밝히는 것이며, 둘째는 그를 믿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강조이다. 그런데 주목해 볼 점은 이러한 주장을 하면서 다른 책의 성만찬 제정보도 특히 누가복음과 고린도전서(안디옥 전승)의 성만찬 보도와 유사한 형식과 용어를 사용하여 이를 진술함으로 암시적으로 이 구절들이 성만찬 구절임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본문에서 예수의 신분과 믿음을 진술하면서 성만찬 제정보도의 용어와 형식을 빌어 사용한 것은 성만찬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 본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첫째, 성만찬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전제되어야 할 것은 예수에 대한 바른 고백이다.
성만찬의 효력은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예식에 참여함만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 성만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내적 태도 곧 예수가 누구인지 알고 그를 믿는 마음의 자세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성만찬에 참여하는 사람은 먼저 예수께서 조상들이 먹었으나 죽었던 광야의 만나와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우리의 영혼의 참된 양식이요, 참된 음료라는 고백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성만찬에 참여 할 때마다 올바른 신앙 고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올바른 신앙의 고백과 함께 성만찬에 참여한 신자들은 이곳에서 이미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마지막날에 다시 살 것이다.
6:51-58에서 종말론과 연결 지어 예수가 누구인지를 이해하고 그를 믿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이미 얻었으며, 마지막 날에 다시 살 것이라고 한다. 이 본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영원한 생명의 현재성을 강조한 것이다. 곧 믿는 자들은 이미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는 것이다. 믿는 자들이 영원한 생명을 이곳에서 선취한 것은 기독론과 관련이 된다. 예수께서 현존하는 생명의 빵이기 때문에 그를 믿는 자는 지금 여기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는 참된 양식이요, 음료이기 때문에 그를 믿는 자는 예수 안에 머물고 예수도 그 안에 거하여 지금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계속해서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본문은 성만찬의 참여함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사람들의 신앙의 잘못을 지적하며 성만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바른 신앙의 자세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