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탄 절 새 벽 예 배

12월 25일(월) 새벽5시 인도자:박근호 목사

* 현관에서 촛불에 불을 밝히고 조용히 본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성탄을 묵상한다 *

예배의부름............................눅2:10-11.................................인 도 자찬 송.....................123장(저 들밖에 한 밤중에)....................다 같 이

기 도........................................................................김병철장로

교 독 문............................ 57번(성탄절) ............................다 같 이찬 송....................109장(고요한 밤 거룩한 밤).....................다 같 이

성경 봉독........................요한복음 1:14-18절..........................인 도 자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한이 그에 대하여 증거하여 외쳐 가로되 내가 전에 말하기를 내 뒤에 오시는 이가 나보다 앞선 것은 나보다 먼저 계심이니라 한 것이 이 사람을 가리킴이라 하니라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신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

말 씀...................[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박근호목사

기 도..........................................................................설 교 자축시 낭송..................당신이 오신 날 우리는/이해인.....................맡 은 이케익자르기.............(옆사람과 손잡고 'Happy birthday to Lord')..............당 회 원축하 나눔.............(옆사람과 악수하며 성탄의 은총을 축복한다)...............다 같 이

찬 송.....................115장(기쁘다 구주 오셨네).....................다 같 이축 도........................................................................박근호목사

* 오전 10시에 사랑의 현장갖기 상주 보육원 방문이 있겠습니다 *

<축 시>

당신이 오신 날 우리는

이 해 인

당신이 어린이로 오신 날 우리는

아직 어린이가 되지 못한

복잡한 생각과 체면의 무게를 그대로 지닌 채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비록 당신을 모시기엔 부끄러운 가슴이오나

당신을 기꺼이 안아 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을 안고

당신처럼 단순하고 정직하고

겸손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해 주십시오.

당신과 함께 따뜻하고 온유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당신이 빛으로 오신 날 우리는

아직 살라 버리지 못한 죄의 어둠 그대로 지닌 채

당신께 왔습니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비록 허물투성이의 삶일지라도

당신의 빛을 따르면 길이 열리오니

오직 당신만을

따르겠습니다

빛을 가리는 욕심의 어둠

불신의 어둠을 몰아 내고

당신의 빛 안에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너무 큰 사랑 앞에 드릴 말씀 없어지는

이 감사의 밤에

85/90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김민규 신부/단구동 보좌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에 보금자리를 이루고 살았던 요셉과 마리아 부부, 그리고 아기 예수가 이루었던 한 가정을 생각해 봅니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던 터였습니다. 마리아는 결혼 전에 아기 예수를 잉태했었고, 그것은 당연히 요셉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가져다 주었을 것입니다. 여인의 배반은 모욕감으로 다가왔을 터이고, 그런 경우 으례히 남자들은 그 배반감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분연히 일어나 그 모욕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는 죽이기까지 합니다. 종종 신문지상에서 '치정에 얽힌 살인'이라는 소식을 접해보면 바쁜세상에 세세한 기사에까지 눈돌리지 않아도 대개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으며, 혹시나 싶어 확인해보면 영락없습니다. 요셉은 그래두 착한 사람이었는지, 편하지 않은 마음상태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 앞에서 마리아를 부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가 봅니다. 그런 그에게 천사가 마리아의 잉태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주고 우리의 바보같은 사나이 요셉은 그 말을 그대로 믿습니다. 그래서 하루도 편할 날 없는 그의 인생 역정이 시작됩니다.

분명히 내 아이는 아닌데 어느틈에 아내의 배는 불러오고, 출산은 얼마남지 않았는데 "웬 호구조사!". 베들레헴에 가보니 머무를 방은 없고 결국 마굿간에서나마 차가운 밤을 피하려했더니 그곳에서 아기가 태어납니다. 난데없이 목동들도 오고 동방의 박사들이라는 양반들이 나타나 그 조그만 아기에게 경배를 드리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니 헤로데는 갑자기 미쳤는지 나라 안의 2살 이하 어린이들을 죄다 죽인다하고 할 수 없이 보다 안전한 곳, 에집트로 길을 떠납니다.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고생 끝에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만 하니 이제 고향땅 이스라엘이 그립습니다. 내가 유다인인 이상 이곳에서 이렇게 인생을 끝맺을 수는 없는 노릇, 아기들을 위협하던 사람도 죽었다하니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 굴뚝같으나 아직은 안심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를 새 삶의 보금자리로 택하고 그곳에서 목수일로 새 삶을 꾸려나갑니다.

아직 인생이 끝장에 온 것도 아닌데,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던 그 결혼으로 인해 요셉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 결혼으로 인해 그는 한 아이와 그 아이의 어머니 마리아의 인생을 책임져야 했고, 그로인해 고생길이 환히 열렸습니다. 애시당초 처음에 "아니오, 나는 그런 여자랑 결혼하지 못하오! 뉘 자식인지도 모르는 애를 밴 여자와 내 어찌 살겠오. 그리고 아기의 잉태가 성령으로 인한 것이라고 자꾸 하는데, 내 성령이 뭔지도 모르고 그런 말 믿을 수도 없소!"라고 거부했으면 이런 인생을 살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남들처럼 내 자식 낳고 아내와 더불어 나의 행복을 누리며 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은 그렇게 되어버렸고 이제는 "내 청춘을 돌리도!"하고 소리친다고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자, 이런 인생이 요셉의 인생이었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아직 시작입니다. 그나마 내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맡은바 책임이 있어 정성껏 길렀더니만, 아이는 열두 살이 되자 벌써 가출을 꿈꾸더니만, 나중에 내가 죽은 뒤에는 홀어머니 모실 생각을 않고 하느님 나라 일인가 뭔가 한다고 집 뛰쳐나가 몇년 살다가 뭔가 엄청난 죄를 짓고 십자가에 죽게되어 지어머니 속을 아주 갈기갈기 찢어놓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성가정이라고 부르는 가정의 한 단편입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며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이 가정 어느구석에 성스러운 모습이 숨어 있기에 우리는 우리 가정의 모범으로 요셉의 이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부르고 그렇게 되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성가정이 틀림없다면 무엇이 이 가정을 성가정으로 부르게 하는 것이겠습니까?

이 가정이 화목했는지, 행복했는지는 성서에서 찾아볼 길 없으니, 우리가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하자면 요셉의 가정이 성가정일 수 있는 단 하나의 틀림없는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예수님이 함께 한 가정'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고, 예수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개 요셉, 마리아, 예수의 이 가정을 '요셉의 가정'이라고 부르지 않고 '예수님의 가정'이라고 부릅니다. 요셉은 자기의 뜻대로 이 가정을 꾸리지 않고 예수를 중심으로 이 가정을 꾸립니다. 돈벌려고 에집트로 떠난 것이 아니라 아기 예수를 보호하려고 온갖 고생을 무릎쓰고 에집트로 내겨갑니다. 아기의 어머니 마리아도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을 합니다. 예수님을 잉태하는 순간부터 그 예수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끝까지 그렇게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요셉의 가정이 마냥 화목하거나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성가정- 예수님과 함께 하는 가정- 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다고 말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과 함께 하는 그만큼 고난과 어려움들이 그 앞길에 놓여있다고 말입니다. 시절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우리가 모범으로 삼는 성가정은 그러한 삶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에 우리가 추구하는 성가정의 모습을 환상 속에서 바라보지 않고 실제로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바라봅시다. 나의 나라는 이 세상과는 다르다고 하신 우리 주님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가정의 진정한 행복은 안락함에 있지 않다는 것을 상기해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늘 독서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정에서의 우리의 책임들을 면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자녀로서의 우리에게 주어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성가정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이사야 7 : 10 - 14

로 마 1 : 1 - 7

마태오 1 : 18 - 24

부모와 함께 있는 자녀, 남편이 있는 부인, 스승을 모신

제자, 높은 사람의 후광이 있는 사람은 그지없이 부럽다. 항

상 주위에서 돌보아 주고 감싸주어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면, 허전하고 서글프다. 오죽하면 아

이들이 "우리 아버지 순경이야!" 하면 "우리 삼촌도 순경이

다!" 라고 할까?

이와 반대로 무의 무탁하게 외톨박이로 살면 업신여김을

받아 서럽고, 학대받아 괴롭기까지 하다. 심지어는 마귀도

도둑처럼 혼자 있는 영혼만을 노리고 유혹한다. 견딜 수 없

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행히도 하느님과 함께 있다. 혼

자가 아니다. 그분 이름조차 우리와 함께 계시는, 둘이나 셋

이 모인 곳에도 계시는, 우리를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으시

며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

시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실 뿐만 아니라, 부모가 그 자

녀들을 위해 가만히 있지 않듯, 계속 역사하신다. 수호자로

천사와 성인들을, 보금자리가 될 교회를, 성경으로 생명의

말씀을, 기도로써 애정을, 성사로써 은총을, 특히 성체로써

당신 자신을, 구원의 담보로 성신을, 어머니를 대신하여 당

신 어머니 마리아를, 아버지로서의 성부를, 두루두루 아낌없

이 다 주셨다.

참으로 하느님은 아무것도 아쉬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

는 목자, 우리는 이런 분을 맞으려고 준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