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 avidya의 번역이다.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불여실지견(不如實智見)을 말한다. 즉 진리에 눈뜨지
못하고 사물에 통달하지 못해서 사물과 현상의 도리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없는 정신상태를 말하며 어리석음(愚癡)을 내용으로
한다. 십이연기(十二緣起)에선 제1지가 무명이며 윤회의 근본이라
본다. 비담종이나 법상종에선 무명을 심소(心所 ; 마음의 작용)의
하나인 어리석음(癡)이라 한다. 아함부 경전에서는 십이연기의
무명을 해석할 때 진리(四諦)에 대한 무지라 하고 갈애(渴愛)와
표리의 관계에 있다고 본다. 유부에선 십이연기를 삼세양중인과
(三世兩中因果)로 설하며, 무명을 과거세의 번뇌 위에 자리한
오온으로 설한다. 모든 번뇌 중에 무명의 작용이 가장 무겁고
돋보여서 무명이라 한다. 유식계통에선
이세일중인과(二世一中因果)로 해석하며, 무명과 행.식 등
오과(五果)의 종자를 끌어들이는 능인지(能引支)로 보고, 그
가운데 제6의식과 상응하는 어리석음으로 선악업을 일으키는 것을
무명이라 한다. 유부나 유식에선 무명을 상응(相應)무명과
불공(不共)무명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탐욕 등의 근본 번뇌와
상응하여 일어나는 것이며 후자는 상응하지 않고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승만경>에선 견혹(見惑)과 삼계의 수혹(修惑)인 탐욕
등과 상응하는 상응무명을 사주지혹(四住地惑)이라 한다.
불공무명은 무시무명 주지혹(無始無明住地惑)이라 하며, 이것이
모든 번뇌가 일어나는 근본이라서 보리지(菩提智)만이 이것을
끊을 수 있다고 한다. <기신론>에선 무명을 불각(不覺 : 깨닫지
못함)이라 하고 이 불각을 근본무명과 지말무명으로 나눈다.
천태종에서는 공.가.중의 삼관에 의해 각각 견사(見思).
진사(眞沙).무명의 삼혹을 끊는다고 한다. 무명과
비유비공(非有非空)의 진리에 미혹되어 중도를 방해하는 것이라
한다.
제목 : 무아(無我)
범어anatman 혹은 nir-artman의 번역이다. 비아(非我)라
번역하기도 한다. 아는 영원히 변하지 않고(常), 독립적으로
자존하며(一), 자체자로서(主), 지배적인 능력을 지닌 주체(宰)로
생각되는 본체적인 실체를 의미한다. 무아는 불교의 근본
교리로서 삼법인의 하나인 무아인(無我印)에 해당한다. 이
제법무아인에서 아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의 뜻과는
구별되는 내용이 있다. 인도에선 옛부터 브라만교의 교설에 의해
아트만(我)사상이 보편화되어 있었으므로 부처님은 일차적으로
생각하는 아의뜻과는 구별되는 내용이 있다. 인도에선 예부터
브라만교의 교설에 의해 아트만(我)사상이 보편화되어 있었으므로
부처님은 일차적으로 그런 의미의 아의 관념을 부정한 것이다. 즉
나라는 관념, 나의 것이란 관념을 배제하는 사고방식, 아는
실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 이었다. 팔리어 성전에서
말하는 무아의 원어는 anattan이다. 그 의미는 '내가 아니다.'와
'내가 있지 않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초기불교에선 결코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없었다고 한다. 원래는 '나에
대한 집착에서 떨어진다.'는 의미다. 우파니샤드철학이 아를
실체시하는데 반해 불교는 이런 견해를 거부한 것이다. 이것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실존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객체적이고
기능적인 아에 대한 사고방식을 반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다만 '나의 것'이란 관념의 포기를 가르친다. 잡아함부
경전 권3에는 '오온의 하나 하나가 고이므로 비아이다.'
'무상이므로 무아다.'라는 교설이 있다. 이것은 아가 아닌 것을
아로 간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신체를 나의 것, 나라고
간주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유부에선 인무아(人無我)를 말하며
아를 부정했으나 법무아(法無我)는 말하지 않았다. 후에 '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아설이 확립되어 대승불교로 계승되면서
인법의 2무아설이 확립된다. 이때 법무아는 모든 인식의 대상은
인연에 따라 나타난 것이므로 사물 자체에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독자적인 자성은 없다는 것이다. 대승 불교에선 이 무아설이
공관(空觀)과 연관되어 인무아. 법무아. 아법2공을 설하고
공이란 관념조차 초극해 버리는 사상(空空)으로 발전한다.
제목 : 사리(舍利)
범어 sarra의 음역으로
실리(實利).설리라(設利羅).실리라(室利羅)라 쓴다.
신체.신(身).신골(身骨).유신(遺身)이라 번역한다. 시체나 유골을
말하며 보통 석가모니 부처님의 유골을 지칭한다. <현응음의>
제6에 '사리는 전신사리(全身舍利)와 쇄골사리(碎骨舍利)가 있다.'
고 한다. 전신사리는 시체를 말한다. 이 경우 많은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파괴되기 쉽다는 의미에서 dhatu란 용어를 사리의
의미로 사용한다. 쇄골사리는 시신을 다비한 다음 진주나 황금의
분말처럼 갈은 것을 만한다. 이 경우는 dhatuyo라는 용어를
사리의 의미로 사용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반열반한 뒤에
유형(遺形)을 다비하고 부처님의 쇄신사리를 8개국이 나누어
사리탑을 세웠다. 1898년 프랑스인 W. C. Peppe가 네팔 남쪽
국경지대인 피프라바(piprava)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발견했다. 사리병에는 '이것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병이다.
명예로운 석가족의 형제.자매.처자 등이 함께 받들어
모신바'라 새겨져 있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실존이 확인
되었으며, <열반경>의 기록이 확인된 것이다. 부처님이 사리를
안치한 보탑은 사리탑이라 하는데 흔히 파고다. 스투파라고 한다.
사리를 안치한 병은 사리호라 하고, 사리를 공양하는 법회를
사리회 또는 사리강.사리보은강이라 한다. 후대가 되면서
수행과 덕행이 뛰어난 고승들이 열반한 뒤 다비를 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사리탑을 세우는 것이 정형화되었다. 대승불교 이전에는
사리탑을 건립하거나 사리에 공양하면 무량한 복덕이 있다고
권장하여 사리신앙이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대승불교가
흥기하면서 사리 대신 경전을 안치하고 숭배하는 것이다. 경전을
안치한 탑을 차이트야라고 해서 스투파와 구분했다. 그러나 경전
숭배도 사리신앙의 연장이다. 부처님은 2가지 사리를 남겼는데
생신사리(生身舍利)와 법신사리(法身舍利)이다. 경전숭배는
법신사리를 숭배하는 것이므로 경전을 탑 속에 안치하고 예배하는
것이다.
제목 : 보리
범어 Bodhi의 음역이다. 각(覺).지(智).지(知).도(道)라
번역한다. 부처.성문.연각이 각각 수행의 결과 얻게 되는
깨달음의 지혜를 말한다. 이 세 가지 보리 가운데 부처님의
보리가 비할 바 없는 최상 최고의 궁극적인 것이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고 의역하여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침(無上正等正覺)''위없는 깨침(無上菩提)'이라 한다.
<대지도론> 권53에는 부처님의 보리에 대하여 ① 보살이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 발심하는 것이야말로 보리의 결과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란 의미의 발심보리 ② 번뇌를 항복시켜 일체의
바라밀을 수행하는 복심보리 ③ 제법의 실상을 깨우친
반야바라밀의 모습을 명심(明心) 보리 4) 반야바라밀에 의해
방편력을 얻었지만 반야바라밀에 사로잡히지 않고 번뇌를 끊어
일체지(살바야)에 이르는 출도(出到) 보리 5) 불과(佛果)의
각지(覺智)인 무상보리 등을 설하고 있다. <법화경론> 권하에선
부처님의 법신.보신.응신의 삼신에 대해 법불보리.
(법신보리).보불보리(보신보리).응불보리(응신보리)를 주장한다.
<대승의장> 18에선 무상보리에 방편보리와 성정(性淨)보리의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천태종에선 ① 실상의 이법을 깨닫는
진성보리(眞性菩提 ; 실상보리.무상보리) ② 이법에 계합하는
지혜의 깨침을 실지보리(實智菩提 ; 청정보리) ③ 자유자재로
중생교화의 방편을 깨치는 방편보리(究竟菩提)가 있다고 하며,
이것을 반야.법신.해탈과 동일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정토론>에선 ① 자아에 집착하고 ② 일체 중생을 편안하게 해
주지 않으며 ③ 오직 자신만 이롭게 하는 것을 멀리 여의어야
하는데, 이것을 삼원리심(三遠離心).
삼종리보리장(三種離菩提障)이라 한다. 또한 ① 자신만을 위해
즐거움을 구하지 않고 ② 중생의 고를 없애 안온케 하며 3)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해 영원한 즐거움을 준다고 하는 세가지 청정심을
말한다. 이것은 지혜.자비.방편에 의해 생별이 반복된다.
무상보리를 구하는 중생을 보살이라 하고, 그런 마음을
무상보리심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