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방편(方便)

범어 upaya의 번역어다. '접근하다''도달하다'라는 의미로

훌륭한 방법을 써서 중생을 피안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차별의

사상(事象)을 알아 근기에 따라 중생을 제도하는 지혜다. 실상의

법계 속으로 중생을 인도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마련한 수단으로

지붕에 올라가는 데 필요한 사다리와 강을 건너는 데 쓰이는

뗏목과 같은 것이다. <대승의장> 권15에는 4가지 방편을

서술하고 있다. ① 진취방편 : 깨달음을 향해 가기 위한

준비단계 ② 권교방편 : 부처님이 중생을 인도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베풀듯이 정교한 수단을 마련하는 것 ③ 시조방편 :

십바라밀의 방편바라밀 처럼 목적과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정교하고 적합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 4) 집성방편 :

<십지경론>의 육상설과 같이 일체의 존재는 그 본질이 하나이며

하나 중에 일체가 있고, 일체가 그대로 하나에서 정교하게 서로

융합하여 이루어진 상태 등이다. 중생을 인도하는 수단으로서

세간에 작용하는 지혜 즉 방편지의 작용을 선교방편(善巧方便 ,

upaya-kausalya)이라 하며, 이상의용례에서 보는 권교방편과

시조방편에 해당한다. 4지(四智) 중에서는 성소작지를 체로 삼으며

방편선교. 선권(善權)방편. 선방편. 교방편. 권방편. 승방편.

선교. 선권. 교편 등이라고도 한다. 모든 교설은 언어와 문자에

의해 세상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방편시설(方便施設) 에 지나지

않는데 그 중에서도 깨달음을 직접 설하여 진실한 의도를 나타낸

것을 진실한 가르침이라 하고, 진실로 인도하기 위해 상대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 주는 것을 방편의 가르침(方便假門.勸門)이라

하며, 그 수단과 방법을 화전방편 (化前方便).

권가방편(權假方便)이라 한다. 깨달음을 성취한 뒤의 방편을 과후

(果後)의 방편이라 하고, 법성법신(法性法身) 혹은

과극법신(果極法身)에 대한 방편법신, 진실보토(眞實報土)에 대한

방편화토(方便化土), 정승(正乘)에 대한 방편승 등이 있다.

보살에겐 12교방편을 세우고 불법을 배워 중생을 선도하는

지침으로 삼게 한다.

제목 : 번뇌(煩惱)

범어 klesa의 번역이다. 길례사(吉隷捨)로 음역하고

혹(惑)이라고도 한다. 중생의 몸과 마음을 번거롭게 하거나

어지럽히고 괴롭히는 등 미혹하게 하는 정신작용의 총칭이다.

성질은 악 및 유부무기(有覆無記)이다. 중생은 번뇌에 의해 업을

짓게 되며, 괴로움의 과보를 받아 미혹의 세계를 헤매이게 된다.

이것을 혹(惑). 업(業). 고(苦)의 삼도라 한다. 따라서 불교는

번뇌를 끊고 열반의 깨달음을 성취 하는 것이 목적이다. 번뇌는

작용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수면.혹.염.루.결사.결.

박. 전.액.폭류.취.개.궤.사.구.주올(株올).소해.전(箭).조림

(稠林 ; 번뇌가 치성한 것을 무성한 삼림에 비유한

것).진로(塵勞).진구(塵垢).객진.쟁근(諍根 ; 말다툼의

근본)이라 한다. 또한 번뇌의 본체를 정사(正使 ; 혹은 使라고도

한다)라 하며, 본체가 소멸되고 남아 있는 습관의 기운을

습기(習氣) 라 한다. 모든 번뇌는 인력(因力 ; 아직 번뇌가

끊기지 않는 것).경계력(境界力 ; 욕심 등에 순응하는 대상이

나타나는 것).가행력(伽行力 ; 대상에 대해 非理 와 作意를

일으키는 것)에 의해 일어난다고 한다. 혹은 경계력에 의해선만

일어나는 것도 있다. 비담종이나 유식에선 번뇌를 근본번뇌와

지말번뇌로 구분한다. 근본번뇌란 번뇌의 체(體)로서 모든 번뇌의

근본이 되며 본혹.근본혹이라 하거나 수면(隨眠)이라 한다.

지말번뇌란 근본번뇌에 수반하여 일어나는 종속적인 번뇌로서

수혹.지말혹.수번뇌라 한다. 다만 수번뇌(隨煩惱)는 '심왕에

붙어다니는 번뇌'란 의미로 이해하고 근본번뇌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아비담에선 불교의 보편적인 진리 즉 사제(四諦)에 미혹한

사상상의 지적인 번뇌를 미리혹(迷理惑)이라 하고, 구체적인

개개의 현상에 미혹한 인간성의 정의적인 번뇌를 미사혹이라 한다.

유식에선 아집 때문에 중생을 미혹의 세계에 유전시켜 열반의 길을

방해하는 혹을 번뇌장이라 하고, 법집 때문에 진리의 체득을

방해하는 혹을 소지장이라 구분하고 있다.

제목 : 법계(法界)

범어 dharma-dhatu의 번역이다. 달마타도(達磨馱都)라 음역한다.

십팔계의 하나로서 의식의 인식대상인 일체의 사물을 말한다.

<구사론> 권1에선 수.상.행의 3온과 무표색.무위법을 법계라

한다. 십이처에선 법처라 하고, 십팔계에선 다른 17계도 법이라

하기 때문에 유위와 무위의 일체제법을 법계라 말하기도 한다.

용어의 용례에 따라 계(界)는 종족생본(種族生本 ; 산속에 금.은

등 각종의 광맥이 있는 것처럼 몸 가운데 눈.귀 등의 제법이

있으며, 각각 동일한 종류가 상속해 나온다는 뜻) 혹은

종류각별(種類各別 ; 제법이 다른 자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한다. <화엄경탐현기> 권18에선 법계를 ① 성스런

가르침(聖法)을 낳는 원인(因) ② 모든 존재의 진실한 체성(體性)

③ 모든 존재는 각각 분제(分齊 ; 같고 다름)를 보유하므로 형상이

구별된다는 이상의 세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진여라 한다.

또한 보현보살의 행원으로 들어가는 법계에는 5문(五門)이 있다고

하며, 법법계.인법계.인법구융법계. 인법구민법계.무장애법계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법계가 아무리 많다 해도 모두 하나의 참된

법계(一眞法界)에 섭수되며, 그 자체는 일체의 부처님이나

중생들의 본원인 청정심이므로 일심법계. 일진무애법계라 한다.

또한 일체의 법이 서로 상즉하고 상입하여 사사무애.중중무진의

법계연기를 연출하는데 이러한 법계의 구조를 관하는 것을

법계관이라 한다. 밀교에선 육대(地.水.火.風.空.識)를 법계의

체성이라 하며, 대일여래의 삼마야신이라 한다. 대일여래의

궁전을 법계궁, 그의 정위(定位)를 법계정, 인(印)을 법계정인,

가지력(加持力)을 법계가지라 한다. 또한 오지오불

(五智五佛)을 설하며 대일여래는 법계 체성지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 만법이 구비된 것을 다(多)법계, 차별적인 만법도

이평등(理平等)의 입장에서 일법계라 하여 통칭 일다법계라 한다.

천태종은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천.성문.연각.

보살.부처님의 십계를 십법계라 하는데 차별의 의미를 지닌다.

제목 : 분별(分別)

범어 vikalpa의 번역이다. 사유(思惟).계탁(計度)이라고도

번역한다. 추량하고 사유하는 것이다. 즉 심(心)과 심소(心所 ;

정신작용)가 대경(對境 ; 객관의 대상)에 대해 작용을 일으키고

그 상을 취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구사론> 권2에선 이것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자성분별 : 심사(尋伺) 의 심소를

체로 삼고, 대경을 직접(아무런 비교나 유추, 사량도 없이)

인식하는 직각(直覺)작용 ② 계탁분별 : 의식과 상응하는 지혜의

심소를 체로 삼는 판단.추리작용 ③ 수념분별 : 의식과 상응하는

생각의 심소를 체로 삼고, 마음에 분명하게 새겨져 있지 않은

과거의 것을 생각해 내는 추상.기억의 작용을 말한다. 육식

중에서 의식은 세 가지 분별을 모두 지니고 있으므로

유분별(有分別)이라 한다. 전5식은 자성분별만이 있고 나머지

분별은 없기 때문에 무분별이라 한다. <잡집론> 권2에는 이것을

셋으로 분별하고 모두 의식의 작용으로 간주한다. 즉 자성분별은

현재, 수념분별은 과거, 계탁분별은 과거와 미래에 통한다고

설한다. 그런데 대승불교에선 '범부가 일으키는 분별은

미망(迷妄)의 소산으로 진여의 도리에 계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분별로는 실답게 진여를 깨달을 수 없다.'고 한다.

말하자면 범부의 분별은 허망분별이다. 진여에 계합하기 위해서는

무분별지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말하자면 보살은 초지에서

견도에 들어갈 때 일체법의 진여를 반연으로 해서 아는

주체(能知)와 알아야 할 인식의 대상(所知)의 대립을 초월하여

평등한 무분별지를 얻는다고 한다. 이 무분별의 자재하고 절대

적인 지혜를 가행(加行 ; 준비단계)와 근본과 후득(後得)의

3단계로 나눌 때 그것을 차례로 가행지.근본지.후득지라 한다.

또한 범어 vibhanga를 분별이라 번역한다. 이 경우에는

구분.유별(類別).분석 이란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교법을

분류하고 분석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하고 고찰하는 것이다.

제목 : 불성(佛性)

범어 buddha-dhatu 또는 gotra의 번역으로 여래성 또는

각성(覺性)이라 한다. 부처님의 본성, 부처님이 될 가능성(因性,

종자) 혹은 미혹이나 깨침에 의해 변하는 일이 없이 본래부터

구비하고 있는 성품을 말한다. 여래장의 다른 명칭이기도 하다.

북본 <열반경> 권7에선 이마의 구술을 비유로 중생들이 본래

불성을 지니고 있는데 범부들은 번뇌에 뒤덮여 있어 불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함부 경전이나 소승에선 부처님이

보살 이외의 성불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불성을 문제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세친의 <불성론> 권1에 의하면 유부 등에서는

'중생에겐 선천적인 성득(性得)을 불성은 없지만 후천적으로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득(修得)불성은 있다.'고 한다.

이것을 결정무불성(決定無佛性).유무부정 (有無不定).

결정유불성(決定有佛性)의 중생으로 구분하며, 분별부에선 공(空)

을 불성으로 삼고, 일체 중생이 공에서 생겼으므로 본성으로서의

불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불성론> 권1에 의하면 일체의

중생은 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 부처님의 말씀은 중생들 스스로

자신을 용렬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게 하고, 일체의 생명체를

존중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천태종에선

정인불성.요인불성.연인불성을 주장하고 덧붙여 과성과 과과성을

설한다. 화엄종에선 중생의 불성이 인과성상(因果性相)의 모든

것을 원만하게 갖추었다고 말하며, 유정이 지닌 성불의 가능성을

불성.각성이라 하고 비정(非情)이 지닌 진여의 이법을 법성이라고

구별함으로써 성불을 유정에 한정시켰다. 진언종에선 삼라만상이

그대로 대일여래의 화현이라고 말하며, 그런 의미에서 일체 중생의

불성을 인정한다. 선종에선 중생 본래의 면목을 깨닫는다는

의미에서 불성을 긍정한다. 정토교에선 이불성(理佛性)을 인정하는

주장과 부정하는 주장이 양립해 있다. 그러나 왕생이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지한다는 측면에서 여래가 중생에게 준 신심을

불성으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