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즉상입(相卽相入)

화엄종의 교리로서 상즉과 상입의 병칭이다.

상즉상용(相卽相容)이라고도 하고 약칭해서 상입 혹은

상유(相由)라 한다. 우주의 삼라만상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융합해 작용하며 무한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상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상즉이란 모든 현상의

본체에 대해 한쪽이 공이면 다른 쪽은 반드시 유라 하나 동시에

공이나 유가 될 수 없는 까닭에 양자가 서로 융합하고 일체화되어

장애가 없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개체가 없으면 전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전체가 공이란 입장에서 말하면 저절로 전체는

없어지고 다른 개체에 일체화되어 버린다. 동시에 개체라는 유의

입장에서 말하면 다른 개체는 저절로 전체에 섭수되고 융화 되어

일체화된다. 때문에 전체가 바로 개체이다. 반대로 개체가 공,

전체가 유라면 동일한 의미에서 개체가 바로 전체이다. 이런

관계를 상즉이라 한다. 상입이란 모든 현상은 연의 작용에 의해

존재하며, 그의 작용은 한쪽이 유력하면 다른 쪽은 무력해서

동시에 양쪽이 유력하거나 무력할 수 없기 때문에 양자가 항상

서로 작용해서 대립하지 않고 화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연(緣)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은 각각의 연이 나름대로의 힘을 지니고 있어서

그런 연들이 모여서야 비로소 생긴다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연

속에서 하나의 연이 빠지더라도 현상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다른

일체의 연은 쓸데없는 것이 된다. 때문에 연의 작용은 개체

(一)는 유력해서 전체(多)를 잘 용납하고, 전체는 무력해서 개체에

잠입하기 때문에 전체가 바로 개체(多卽一)인 것이다. 또 반대로

개체를 무력(無力), 전체를 유력 이라고 보면 개체가 바로

전체(卽多)인 것이다. 이런 관계를 상입이라 한다. 상즉과

상입의 관계는 체와 용으로 구별되는데, 용으로 작용하지 않는

체는 없기 때문에 체를 용의 입장에서 보면 상입뿐이며, 용은 체의

기능이므로 용을 체의 입장에서 보면 상즉뿐이다.

제목 : 생사(生死)

범어 samsara의 번역이다. 윤회(輪廻)라고도 번역한다.

업인(業因)에 의해서 육도의 미계(迷界)에 태어나서 죽기를

거듭하여 윤회하는 것으로 열반의 반대이다. 생사가 끝없이

계속되는 것을, 밑바닥을 알 수 없는 바다에 비유해서 생사의

바다(生死海)라 한다. 생사의 고해를 넘어 열반의 피안에 이르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건너기 어려운 바다라 한다. 생사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2종생사에는 ㉠ 분단생사(分段生死) : 유루의

선악업을 인으로 삼고, 번뇌장을 연으로 삼아 삼계(三界) 안의

추한 과보를 받을 때 그 과보는 수명의 장단이나 육체의 대소 등

일정한 제한을 지니기 때문에 분단신이라 하고, 분단신을 받아서

윤회하는 것을 분단생사라 한다. ㄴ)변이생사 (變易生死) :

부사의변이생사라고도 한다. 아라한.벽지불.대력보살은 분단

생사를 받은 일은 없으나 무루의 유분별(有分別)의 업을 인으로

삼고, 소지장을 연으로 삼아 삼계 밖의 수승한 과보의 몸 즉,

의생신(意生身)을 받고 이런 몸을 지닌 채 삼계 안에 와서 보살의

행을 닦아 불과(不果)에 이른다. 그 몸은 비원 (悲願)의 힘에

의해 수명이나 육체를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변이신이라

하고, 변이신을 받는 것을 변이생사라 한다. ② 4종생사 :

분단생사를 삼계에 맞추어 세 가지로 구별하고, 여기에 변이생사를

더하면 4가지가 된다. 혹은 변이생사를

방편.인연.유후(有後).무후(無後)의 4종생사로 분류한다. ③

7종생사 : 분단생사를 삼계에 맞춰 세 가지로 구분하고 여기에

변이생사의 4가지를 더해 7종의 생사가 된다. 단 후세의 해석에선

7종생사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한다. 분단생사.유래생사(流來生死

; 진여의 이치에 미혹해서 생사의 迷界에 유래하는

처음).반출생사(反出生死 ; 발심해서 생사를 초월하는 처음).

방편생사 (견혹.사혹을 끊고 삼계의 생사에서 초월하는 입멸의

2승).인연생사(初地 이상의 보살). 유후생사(최후의 일품의

무명을 남기는 제10지의 보살). 무후생사(무명을 끊어 後身을

받지 않는 등각의 보살이 해당함) 등이다.

제목 : 서원(誓願)

범어 pranidhana의 번역으로 절제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즉

희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스스로 깊이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증일아함 제22 <수다품>에선 '왕녀(王女)가 이와 같이 서원했다는

것을 듣고 모두 함께 모인다. (중략) 오늘 왕녀는 이러한 서원을

세움으로써 우리나라의 백성은 동시에 제도를 받으리라'고 하고,

<법화경> 제1 <방편품>에선 '사리불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나는 본래 서원을 세우되 일체의 중생들이 나와 같이 평등해서

다름이 없게 하리라.'고 말한다. <관세음보살수기경>에선

'화덕장보살아, 무릇 수행은 마땅히 헤아릴 수 없는 서원을

발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은 보시.지계 등의

육바라밀이 무량하며 생사가 무량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이

무량하다. 정토를 장엄 하는 것이 무량하고, 음성과 변재가

무량하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서원을 세우고

서원을 성취해 배풀겠다는 의지와 절제를 말한다. 서원의 의의에

관해 지의의 <법계차제초문> 권하의 상에선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제지하는 것은 서(誓)라 하고, 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원(願)'이라 한다. 법장의 <화엄경탐현기> 제2에선 '마음에

따라 추구한다는 것을 원이라 하고, 요계지성(要契至誠)을 서라

한다.'고 말한다. 길장의 <승만경보굴>권상에선 서(薯)와

원(願)의 차이를 분석하여 '묻건데 원과 서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답하길 같은 점은 지(智)와 혜(慧), 안(眼)과 목(目)과 같다.

다른 점은 일에 따라 행하므로 서라한다. 십수(十受)와 같다.

기대했던 것을 아직 얻지 못한 것은 원이라 한다. 삼원(三願)과

같다.'고 한다. 경흥의 <무량수경연의술문찬>권중에선 '원이란

희구한다는 뜻이다. 내가 부처님이 되길 바라는 것과 같다. 서란

절제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정각을 이루지 않는 것을

말한다.'라 한다. 아미타의 48대원은 서원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누구나 공통하는 원이란 뜻에서 총원(總願)이라 한다.

제목 : 성기(性起)

화엄종의 교리다. 성기는 자성에서 일어난다는 의미로서 깨달은

불과(佛果)의 입장에서 사물의 현기(現起)를 설한 것이다. 연기는

연에 의해 일어난다는 의미로서 깨달음을 향하는 인(因)의

입장에서 사물의 현기를 설한 것이다. 성기는 과(果)이며

노사나불의 법문으로서 <화엄경>의 <보왕여래성기품>에 설해져

있으며, 연기는 인(因)이며 보현보살의 법문으로

<보현보살행원품>에 설해져 있다. 상술하면 다음과 같다. 성기란

사물이 진실한 본성에 따라 나타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 그의

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즉 지엄의 <화엄공목장> 권4에선

깨달음의 본체(性)가 중생의 마음속에 본래부터 내재하는

것(起)이라 해석한다. 법장의 <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권16에선 사람과 법을 두 가지 양태로 설명하는데, 불변하는

부처님의 본성에서 교화의 작용을 나타내는 것(여래의 성기)과

진리 자체가 바로 작용을 일으키는 것(여래가 성기)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 하고있다. <화엄경탐현기> 권16에선 모든 것이 본래

지니고 있는 본성이 지혜에 의해 드러나는 이성기(理性起),

가르침을 듣고 행을 일으켜 과(果)를 성취 하는 행성기(行性起),

완성된 불과에서 교화의 작용을 일으키는 과성기(果性起)를

설명하고 있으며, 우주의 온갖 것이 성기의 과체(果體)이고, 그

이행(理行)은 모두 성기의 기용(起用)으로서 과불(果佛)의

설법이라고 한다. 성기 자체에서 만상이 연기한다고 설하지만

성기가 번뇌에 더럽혀진 현상(現象.染法)을 포함하느냐는 2가지

설이 있다. 즉 염법이라 하더라도 진여.법성(사물의 진실한

본성)에 의한 것으로서 법성을 여읜 것은 아니지만 법성에

배반하여 일어난 것이므로 성기에는 염법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성기유정(性起唯淨)설과 염정(染淨)의 제법은 모두 성기의

작용이라 간주하는 성기양통(性起兩通)설이 있다. 이 가운데서

주로 성기유정설이 회자되고 있다.

제목 : 세간(世間)

범어 loka의 번역으로서 축약해서 세(世)라 하며, 로가(路迦)라

음역한다. 세(世)는 변화해 가는 것(遷流), 간(間)은 가운데 즉

안이란 의미다. 보통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현상세계를 말한다.

현상세계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세간이라 한다. 이런 경우는

세속.범속(凡俗)이란 뜻이다. 세상의 사물과 번뇌에 얽매여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존재의 모든 현상을 지칭한다. 세(世)에는

부정해서 없애 버려야만 하는 것, 끊임없이 변하는 것(不靜住),

진리에 어긋난 헛소리(虛安)의 세 가지 의미가 있다.(불성론 권2)

세간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① 유정세간 : 생명체들이 사는

세간으로 중생세간.유정계라고도 한다. ② 기세간 : 유정들이 살

수 있게 하는 산하대지 등을 말한다. 물기세간.기세계.

기계(器界).기(器)라고도 한다. 이상의 두 가지로 나누고 ①

중생세간(유정세간) ② 국토세간(기세간) ③ 오음세간(1) 2)의

세간을 구성하는 오온을 말함.오중세간.오온세간이라고도 한다.)의

삼세간설은 천태종의 주장이다. <화엄공목장> 권3에선 ①

중생세간 ② 기세간 ③ 지정각세간(①②는 부처님의 교화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을 교화하는 佛身을 말한다.)의 삼종세간을 주장한다.

유정세간.기세간의 분류는 정보(正報).의보(依報)의 분류와 같은데

'세간'이라고 할 때는 미혹의 세계에만 통하고 '보(報)'라고 할

때는 미오(迷悟)의 두 세계에 통한다. 세간을 뛰어넘어 있는 것을

출세간(出世間)이라 하고, 보살의 계위나 지혜.선정 등에 세간과

출세간의 구별을 세운다. 예컨대 일반적으로는 미계(迷界)의

인과(고.집의 二諦)는 세간이며, 오계(悟界)의 인과(멸.도의

二諸)는 출세간 이다. 견도위(初地)에 달어가기까지는 세간,

견도위 이후는 출세간이라 한다. 이 밖에 화엄종에선 일반적인

출세간(삼승교의 출세간)을 초월해 있다는 의미에서

출출세(出出世) 즉 출출세간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