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수기(授記)

범어 vyakarana의 번역으로서 화가라나(和伽羅那) 또는

화라나(和羅那)라 음역하며,

기별(記別).수기(受記).기설(記說).수결(受決).수결(授決).기(記)

라 번역한다. 수행자가 미래에 최고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리라고 부처님이 약속하고 예언하는 것이다. 부처님이 제자에게

미래에는 부처님이 되리라고 보증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예언.

인가.미래의 약속을 의미한다. <법화경> 내지 천태종의 가르침에

의하면 수기란 주로 소승의 성문이 일승의 묘법에 눈뜨고

기사회생하며, 미래에 평등한 부처님이 되리라고 인증(認證)받는

것이다. 또는 12부경의 하나로서 부처님의 제자들의 미래에 관한

증언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경전을 지칭한다. 수기의 종류는

<수능엄삼매경> 권하에선 ①미발심이여수기(未發心而與授記 ;

중생이 오도를 왕래할지라도 근기가 예리해서 大法을 좋아하므로

이런 사람은 백천만아승지겁을 지나 보리심을 내고 보리를

얻는다고 수기하는 것) ② 발심즉여수기(發心卽與授記 ; 사람들이

오랫동안 덕을 심고 선행을 닦고 내지는 발심해서 아유월치지에

살고, 보살위에 오면 수기를 주는 것) 3) 밀수기(密授記 ; 보살이

아직 수기를 받지 못했을지라도 항상 정근하고 보리를 추구하며

육바라밀을 행하여 성불의 모습이 있으므로 다른 보살 앞에서

수기를 주되 본인은 모르게 하는 것) 4) 현전수기(現前授記 ;

보살이 일체법에서 무생인을 얻었기 때문에 대중들 앞에서 수기를

주는 것)의 4가지를 주장한다. <대승장엄경론> 제12에선

인차별(人差別)수기와 시차별(時差別)수기로 구별 한다.

인차별수기는 미발심(未發心)수기와 이발심(已發心)수기,

현전(現前)수기와 불현전(不現前)수기의 4가지로 나뉜다.

시차별수기는 유수시(有數時)수기와 무수시(無數時)수기로 나뉜다.

즉 <수능엄경>의 주장에 겁수(劫數)의 정(定)과 부정을 더한

것이다. 수기(授記)란 용어는 구마라집 이후의 번역어다. 그

이전에는 기별(記別).수결 (授決)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제목 : 수법(修法)

밀교의 교리로서 행법(行法).비법(秘法).밀법(密法)이라 한다.

밀교에서 정한 규정대로 단을 쌓고, 목적에 적합한 본존을 모시고

갖가지 공양과 호마를 행하는데 입으로는 진언을 외우고, 손으로는

결인을 맺고, 마음속으로 본존불을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행자(行者)와 본존과의 각기 삼밀이 일치하는데(三三平等), 그것에

적중하는 성과(悉地)를 획득하는 작법이다. 적합한 목적과

적중하게 만드는 행법에 사종법.오종수법 등의 종류가 있다. 즉

식재법(息災法).증익법(增益法).경애법(敬愛法).항복법(降伏法)의

4가지를 사종법(사종호마법.사종성취법)이라 한다. 여기에

구소법(鉤召法)을 넣어 오종수법이라 한다. 이 중에서 경애법은

증익법에서, 구소법은 경애법에서 분리시켜 열거한 것이므로

수법을 요약하면 식재법. 증익법. 항복법의 3가지가 된다.

식재법은 선저가(扇底迦. santika)법.적재법(寂災法).제재법(除災法)이라고도 하며, 재해나

고난을 없애기 위해 행한다. 증익법은 포슬징가(布瑟徵迦,

pustika)법.증장법(增長法).증영법(增榮法)이라고도 하며 행복을

가져오고자 행한다. 경애법은 벌유가라나(伐遊迦羅拏 ,

vasikarana)법. 경애법(慶愛法).애경법이라고도 하며 상호간에

자애심이 생기게 하고자 행한다. 항복법은 아비차로가

(阿毘遮魯迦 abhicaruka)법.조복법이라고도 하며 악인과 악심을

누루기 위해서 행한다. 구소법은 아갈사니(akarsani)법.

섭소법(攝召法)이라고도 하며 본존불을 초청할 때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수법이 의도하는 바는 단순히 세속적인 얄팍한

소망에서부터 불교의 궁극인 대서원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수법에는 행법의 조직에서 살펴보면

금강계립.태장계립.십팔도립.별행립.여의보주립 등의 종류가 있다.

금강계립과 태장계립은 각각 대일여래를 본존으로 삼는데 본래는

다른 종류였으나 불이(不二)라 한다. 십팔도립은 금강계와 태장계

양부의 불이법에 의해 성립된 것을, 별행립은 특별한 한 분의

본존을 모시는 것을, 여의보주립은 본존을 여의보주삼매에 이끌어

들여 여의보주를 본존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제목 : 승의제(勝義諦)와 세속제(世俗諦)

승의는 범어 Paramartha의 번역으로 제일의제.진실이라고도 하며,

가장 수승하고 진실한 도리를 말한다. 세속은 범어 samvrti의

번역으로 세간의 통속적인 관습을 말한다. 진여나 열반과 같이

세간의 통속성을 초월한 진리를 승의제라 하고, 세간의 통속적인

진리를 세속제라 한다. 무위의 선법은 승의선이며, 유위의 선법

즉 유루의 선법은 세속선이다. 일체의 유루심에 의한 행은

세속적이므로 유루심을 세속심이라 한다. 세속을 대상으로 하는

유루의 지혜를 세속지라 하고, 세속지로 번뇌를 끊는 것은

세속도라 한다. 또한 승의란 말은 '승의법과 법상법 (法相法)'

'승의근과 부진근(扶塵根)'으로도 쓴다. <성유식론> 권8에서는

승의와 세속을 각각 세 가지로 분류하여 삼승의와 삼세속을

수립한다. ① 의승의(義勝義 ; 뛰어난 지혜의 대상이 되는 것, 즉

진여) ② 득승의(得勝義 ; 증득해야 할 열반) ③ 행승의(行勝義 ;

正行勝義라고도 한다. 훌륭한 경계를 향해서 이루는 무루의

지혜). 또한 변계소집성.의타기성.원성실성의 삼성에 맞춰

삼세속을 세운다. 1) 가세속(假世俗 ; 자성이 없어서 잠정적인

이름뿐인 것, 변계소집성) 2) 행세속(行世俗 ; 일체의 유위법,

끊임없이 변하는 무상이므로 의타기성) 3) 현료세속 ; 번뇌에

더렵혀진 의타기성을 끊고 변계소집성이 없는 곳에 나타나는 진여,

원성실성).<성유식론> 권9에선 이 삼세속을 모두 의타 기성에서

거두어 승의(勝義)라 하는 것을 원성실성이라 한다.

<현양성교론>. 권16에선 7가지의 진여를 승의제로 삼고, 같은 책

권6에선 삼세속을 세워 설명한다. 1) 세간속(世間俗 ; 밭이나

집처럼 體가 없이 단지 이름에 의해서만 수립된 것) 2)

도리속(道理俗 ; 온.처.계와 같이 體가 있어서 세워진 것) 3)

증득속(證得俗 ; 4가지 사문과와 같이 깨달음에 이르는 수단으로

수립된 것) 승의제는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을 일으켜 각기

가치 판단을 내리고 보다 깊은 깨달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이교론>은 주장한다

제목 : 시각(始覺)과 본각(本覺)

무시 이래의 번뇌를 수행에 의해 차례로 없애고 서서히 마음의

본원을 깨닫는 것이 시각이며, 번뇌로 덮혀 있는 미혹한

모습이지만 마음의 본성은 본래 청정한 깨달음의 본체라는 것을

본각이라 한다. <대승기신론>에선 만유는 한마음(一心)안에 모두

들어간다고 하며 그 마음을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으로 구분한다. 심진여문의 입장에서 보자면

마음은 일체의 차별을 초월한 절대적인 것이므로 그 속에 시각과

본각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마음이 무시 이래로 무명에

덮혀 있으므로 역동적인 차별상을 나타내는 심생멸문에선 시각과

본각의 구별이 생긴다고 한다. 이 구별은 아뢰야식 중의

'깨침(覺)'의 구별로서 진여가 무명의 연을 만나 미혹의 현상을

일으키게 되면 마음이 아주 혼미해져서 깨달을 수 없는 마음이

되므로 불각(不覺)이라 한다. 그러나 본성의 작용은 생각을 여읜

청정한 것이므로 본래 깨달음 자체란 의미에서 본각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불각은 본각 내부에서의 작용(내훈습력)과 교법 외부에서

오는 연(외훈습력)에 의해 차례로 깨달음을 얻게 되고, 비로소

발심과 수행의 정도에 따라 지혜를 얻게 된다. 이것을 각(覺)이라

한다. 시각은 수행자의 단계에 따라

불각(不覺).상사각(相似覺).수분각(隨分覺).구경각(究竟覺)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과(佛果)에 도달하면

사본불이(始本不二).절대평등(絶對平等)의 대각을 성취한다.

본각은 작용이란 측면에서 수염본각(隨染本覺)라 하고,

체덕(體德)의 입장에선 성정본각(性淨本覺)이라 한다. 수염본각은

번뇌의 오염에 대한 본각의 작용을 뚜렷하게 하는 것으로서 시각의

지혜에 의해 불각의 망염(妄染)을 없애고 본각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지정상(智淨相)과 시각을 완전히 얻어 망염을 없애고

본각의 덕성이 나타나 이타의 공능을 보이는 무사의업상의 두

가지가 있다. 또한 성정본각이란 본각의 체상(體相)이 본래

청정하여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을 네 가지의 거울에 비유하는

것이다.

제목 : 실지(悉地)

범어 siddhi의 음역으로 성취(成就) 또는 묘성취(妙成就)라

번역한다. 범어와 한어를 섞어서 성취실지.실지성취라고도 한다.

밀교에선 진언 등을 암송함으로써 성취되는 묘과(妙果)를 말한다.

<대일경소> 권15에선 정각을 완성한 자리를 무상실지라 하고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에

신(信).입지(入地).오통(五通).이승(二乘).성불의 다섯 가지

실지가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현교(顯敎 ; 밀교 이외의

아함부터 화엄경까지의 가르침)의 승려들은 신은 성취 이전의

신행, 입지는 처음 환희지에 들어가는 것(성문이 견지에 들어가는

것에 견준다), 오통은 세간의 오신통의 경계를 명백히 알고

오통선인의 자리를 넘어 제4지에 이르는 것, 이승은 2승의 경계를

넘어 제8지에 이르는 것, 성불은 제9지에서 보리도를 닦고 나아가

여래의 계위를 완성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밀교에선

처음 환희지 중에 십심(十心)이 있어서 초심부터 제4심까지가 5통,

제5심부터 제8심까지가 2승, 제9심부터 제10심에 이르러

성불한다고 한다. 또한 <존승의궤> 권하에선 세간의 장수나 복덕

등을 얻는 것은 유상(有相)실지라 하고, 출세간의 과덕(果德)을

완성하는 것은 무상실지라 했는데 여기에 각각 3품의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위에서 말한 5실지에 대비시켜 보면

유상(有相)실지의 하실지와 중실지는 5종실지의 처음 세 가지에

해당하고, 상실지는 제4의 이승실지에 해당한다.

무상(無相)실지의 하실지는 유상실지에 해당하고, 중실지는 제5의

성불실지에서, 상실지는 무상(無相)실지에 해당한다. 또한

<대일경소> 권3에선 진언 수행자의 관심(觀心) 위에 드러나는

경계를 3품실지로 분류해서 상품은 밀엄불국(密嚴佛國), 중품은

시방정토, 하품은 제천수라궁(諸天修羅宮)에 안주한다고 한다.

그리고 진언이나 인(印)에 대해 3품실지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소실지(蘇悉地)는 범어 su-siddhi의 음역으로서 묘성취라

번역하는데 미묘하고 뛰어난 성취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