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유위는 범어 samskrta의 번역이다. 위작(爲作).조작의 뜻에서

유위법이라 한다. 일체가 인연의 화합에 의해 조작되어진 현상적인

존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오온이 유위법인데 비담종에선

일체법을 75위로 분류한 가운데 72법을, 유식에선 100법 중에서

94법을 유위법이라 한다. 크게 나누면 색법(물질).심법(정신).

비색비심법의 세 가지이므로 삼유위(三有爲)라 한다. 유위는

무상하여 변화하므로 유위전변이라고도 한다. 유위법이 무상하다는

논리적 근거는 생.주.이.멸의 사상(四相)에 있는데 이것을

유위사상이라 한다. <구사론> 권1에는 유위법에 다음의 네 가지

명칭이 있다고 한다. 1) 세로(世路) : 유위법이 과거.현재.미래를

소의처로 삼는 것을 표현한다. 2) 언의(言依) : 유위법은 언어나

음성으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3) 유리(有離) : 유위법을

버려야 깨달음을 성취한다는 의미이다. 4) 유사(有事) : 사는

원인이란 의미란 유위법은 인(因)에서 생겼다는 뜻이다. 무위는

asamskrta의 번역이며, 인연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니라

생멸변화를 여읜 상주절대의 법이란 뜻에서 무위법이라 한다.

본래는 열반의 다른 명칭인데 후대는 열반이란 의미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무위를 세워 삼무위.육무위.구무위설이 등장한다. 삼무위는

유부의 주장으로 택멸(擇滅).허공(虛空)을 지칭하며, 육무위는

유식의 주장으로 삼무위에 부동무위.상수멸무위.진여무위를 더한

것이다. 6가지 무위법이 각각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진여법성을 설명하는 방법에 따라 6종의 이름을 세운 데 불과하다.

예컨대 진여는 장애가 없음을 허공에 비유해 허공무위라 한다.

본래 자성이 청정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배택멸무위라 한다.

사정려와 멸진정에서 나타나는 진여를 부동무위.상수멸무위라 하는

것과 같다. 진여는 말이나 생각을 초월한 것으로 유위법 밖에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가설(假設)이지만 진여에 의해 이렇게

여섯 단계를 세운 것을 의여(依如)의 육무위라 한다. 구무위는

대중부의 주장이다.

제목 : 이사(理事)

이와 사, 사리라고도 한다. 사(事)란 사상(事相).사법(事法) 즉

차별적인 현상을 말한다. 이(理)란 진리.이성 즉 보편적인 진리,

평등한 본체를 말한다. 범부가 미혹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차별적인 현상계의 사상을 '사'라는 말로 함축하며, 성자가 지혜의

눈으로 투시하는 보편적인 구경의 진리를 '이'라는 용어로

함축한다. 또한 연기로 나타난 차별적인 사법을 '사'라 하는데

비해 연기의 본체인 평등한 이성을 '이'라 하는 경우가 있다.

<구사론> 권25에선 사제(四蹄) 즉 불교의 진리를 '이'라 하며

가화합의 현상을 '사'라 한다. 견혹(見惑)은 '이'에 미혹해서

일어나므로 무사(無事)에 의한 것이고 수혹(修惑)은 조잡한

사상(事象)에 미혹해서 일어나므로 유사(有事)에 의한 것이다.

<구사론> 권6에선 무위법을 무사라 하고 유위법을 유사라 한다.

그리고 현상의 모습(事相)을 자성.소연.계박(번뇌).소인.소섭의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유식에선 '사'는 의타기성의 사법, '이'는

원성실성의 진여라 한다. 그 관계는 부즉불리(不卽不離)로서 사와

이는 유위법과 무위법이란 구별이 있으므로 부즉(不卽 ; 일체가

아님) 이다. 또 진여는 자체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정적인

것이지만 현상을 현상답게 만드는 것의 의지처가 되는 실체이므로

불리(不離 ; 이질적인 것이 아님)라 한다. <대승기신론>에선

진여(理)는 연에 따라 일체의 존재(事)로 현상된다고 설하고

현상과 진여의 질적. 공간적.시간적인 동일성을 주장한다.(事卽理

理卽事) 화엄종에선 진여와 현상은 융합해서 걸림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사무애법계를 말하고 이사무애관을 설한다.

천태종에선 이와 사는 본적(本迹)의 2문에 해당한다고 보고 속제의

'사'를 적문, 진제의 '이'를 본문이라 주장하며 화법사교에

배당했다. 세계관을 밝히는 데는 일념삼천설 (一念三千設)을

주장하는데 여기에 이조삼천(理造三千).사조삼천 (事造三千)이

있다고 한다. 이와 사의 개념은 화엄종.천태종. 선종의 이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며 신유학의 체(體). 용(用)의 개념에

영향을 미쳤다.

제목 : 인명(因明)

범어 hetu-vidya의 번역으로 오명(五明)의 하나다. 인(因)은

원인이나 이유를 의미하고 명(明)은 학문을 뜻한다. 즉 인명은

원인을 밝혀 논증하는 논리학을 말한다. 인도 논리학의 시조는

정리파의 시조인 족목(足目, Aksa-pada)이다. 일반적으로 인도에선

논리학을 니야야(Nyaya, 正理)라 하고 불교에선 인명이라 한다.

인명에는 고인명과 신인명이 있다. 고인명에 속하는 미륵(彌勒)의

저서 <유가론> 권15에선 인명을 일곱 가지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설한다. 이것을 칠인명(七因明)이라 한다. 예로부터 고인명에서

쓰는 논리의 특징을 오분작법이라 한다. 이것은 종(宗).인(因).

유(喩).합(合).결(結)의 5개항으로 논증방법을 전개한다. 세친의

<여실론>에선 종(소리는 무상한 것이다).인(조건에 의존하는

所作性이므로).유(비유컨대 병과 같다).합(병과 같이 소리도

마찬가지다).결(그렇기 때문에 소리는 무상하다)라고 한다. 이

오분작법은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을 가지고, 아직 모르는 사항을

연역적으로 논증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종(pratijna, paksa)은

주장이나 제안의 의미로서 주창자가 새로 주창하고 논증하려는

명제이며 소립(所立)이라고도 한다. 인(hetu)은 주창자가 자기

주장(宗)을 상대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논증의 근거다.

유(udaharana, drstanta)는 예증.비유.실례이다. 인과 유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속하고 능립(能立)이라 한다. 합(upanaya)은

유에 의해 종과 인을 결부하는 것이다. 결(nigamana)은 종(주장)을

다시 제기해서 결론으로 확정되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오분작법은 인의 원리를 명확하게 하지 못한 정비되지 않은

논리형식으로서 진나(陣那)는 종.인.유라고 하는 인의

삼상(三相)에 의해 신인명을 확립했다. 공식적으로 보면 종(모든

S는 P이다).인(M이기 때문에).동유(同喩 ; 모든 M은 P이다. 예컨대

e와 같다), 이유(異喩 ; 모든 非는 P는 非M이다. 예컨대 e와

같다)로 전개된다.

제목 : 자성(自性)

범어 svabhava의 번역이다. 일체의 존재가 지니고 있는 자체의

불변불개(不變不改)의 존재성을 말한다. 다른 것과 혼동하지 않고

변함이 없는 독자적인 체성(體性) 즉 본성을 말한다. 여기에

변계자성.의타자성.원성자성의 삼성을 말하기도 하고 <능가경>

권1에선 집성(集性)자성.성(性)자성.상성(相性)자성.대종성

(大種性)자성.인성(因性)자성.연성(緣性)자성.성성(成性)자성의

일곱 가지 자성을 설한다. 또 <중론>에선 일체의 현상계는 인연

따라 형성되는 것이므로 무자성(無自性)이라 하여 자성을

부정하기도 한다. 일곱 가지 자성에 대해 살펴보면 1) 집성자성 :

집은 '모든다'는 뜻이니 집성자성은 바로 일체의 착함이 모이는

원인이 된다는 뜻이다. 2) 성자성 : 앞의 제1의심(第一義心)에

의해 모인 만선(萬善)의 인(因)으로 말미암아 각 자성이 밖으로

나타나므로 상성자성이라 한다. 4) 대종성자성 : 대종(大種)은

지.수.화.풍 사대(四大)의 종자다. 이 사대가 각각 자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대종은 원래 범인과 성인에 공통하지만

여기서는 성스런 과보에 준해서 말한 것이다. 대종의 성자성이

바로 법성오음(法性五陰)의 결과이므로 대종성자성이라 한다. 5)

인성자성 : 인(因)은 능생(能生)의 뜻으로 무엇인가 생겨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대종성자성의 대종의 결과는 반드시 원인을

발생시키는 인(因)인 마음이므로 인성자성이라 한다. 6) 연성자성

: 연은 조연(助緣)의 뜻으로서 제1의의 자성의 과덕(果德)을

증득하는 것은 인심(因心) 때문인데 많은 조연을 빌려 현성(顯成)

하므로 연성자성이라 한다. 7) 성성자성 : 성은 성취란 뜻이다.

인연이 화합하여 결과를 성취한 것으로서 여래 제1의의 과덕을

성취하기 때문에 성성자성이라 한다. 이외에 인명학에선 논증할

명제의 주어를 자성이라 한다.

제목 : 전의(轉依)

의(依)는 염정미오(染淨迷悟)의 법을 성립시키는 의지처가 된다는

의미다. 즉 저열한 법에 의지하지 않고 수승한 법으로 의지처를

삼아 성취되는 결과를 말한다. 소의(所依).기전(己轉). 변주(變住)

라고도 한다. 법상종에선 성도(聖道)에 의지해 번뇌장과 소지장을

끊고 열반과 보리의 과덕을 성취하므로 이러한 두 가지 과덕을

이전의과(二轉依果).이전의묘과(二轉依妙果)라 한다. <성유식론>

권9에는 전의를 해석하는 데 두 가지 학설이 있다. 1) 의란 물듦과

깨끗함의 법에 의지처가 되는 의타기성이며, 전(轉)은 의타기

가운데 변계소집성을 버리고 원성실성을 얻는 것이다. 2) 의는

생사와 열반의 의지처를 유식(唯識)과 진여라 하고, 전은 여(如)에

의한 생사를 없애고, 여에 의한 열반을 얻는 것이다. <성유식론>

권10에선 전의를 넷으로 분류한다. 1) 능전도(能轉道) : 전의를

깨닫는 지혜이다. 여기에는 번뇌장과 소지장이 지닌 종자의 세력을

억제해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능복도(能伏道)와 종자를 완전히

끊어 없애는 능단도가 있다. 2) 소전의(所轉依) : 전의할 때

의지처가 되는 것으로 여기에는 물듦과 깨끗함의 법의 종자를 지닌

지종의(持種依) 즉 근본식과 미오법이 의지하는 미오의(迷悟依)인

진여가 있다. 3) 소전사(所轉捨) : 전사돼야 할 것으로 여기에는

유루법과 열무루(劣無漏)의 종자가 있다. 4) 소전득(所轉得) :

전득된 것으로 소현득(所顯得)인 열반과 소생득(所生得)인 보리가

있다. <불지경론> 권7에선 이중의 소전득의 의미에서 전의를

해석해 법신의 모습이라 했다. <섭대승론> 권하에선 전의를 깨닫는

단계에 따라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즉 손력익능전.통달전.수습전.

과원만전.하열전.광대전을 말한다. <삼무성론> 권하에선 1)

일분전의(2승) 2) 구분전의(초지보살) 3) 유동전의(7지 이전) 4)

유용전의(10지 이전) 5) 구경전의(여래지)의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