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찰나(刹那)

범어는 ksana, 팔리어는 khana, 서장어는 skad-cig이다.

차라(叉拏)라고도 한다. 의역해서 염경(念頃 ; 한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일념(一念).발의경(發意頃) 혹은 생장(生藏)이라 하며

간단하게 염(念)이라고도 한다. 바로 시간의 최소단위를 말한다.

찰나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구사론> 권12에는 120찰나는 1달찰나(tatksana),

60달찰나를 1납박(臘縛, lava), 30납박을 1모호율다(牟呼栗多,

mu-hurta), 30모호율다를 1주야(晝夜, ahoratra)라 한다. 1찰나는

현재의 24시간의 648만 분의 1이며, 1초의 75분의 1에 해당한다.

2) <마하승기율> 권17에는 20염(念)을 1순(瞬), 20순을 1탄지

(彈指 ; 손가락을 튕기는 것), 20탄지를 1나예(羅豫 ; 납박),

20나예를 1수유(須臾 ; 모호율다), 30수유가 1주야라고 한다.

1념은 지금의 0.018초에 해당한다. 3) <인왕반야경> 권상 <관용품>

에는 90찰나를 1념이라 하고, 1찰나에 900번의 생멸이 진행된다고

한다. 4) <대지도론> 권30, 권83에선 60념을 1탄지로 삼고,

<구사론> 권12에선 65찰나를 1탄지로 간주한다. 5) <대반야경>

권347에선 하루.낮.반나절.한시간.식경(食頃).수유.아이(俄爾).

순식경(瞬息頃)의 순서에 의하여 1식경(食頃 ; 아침 먹는 사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의 길이를 말하고 있다. 모든 존재가 찰나에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데 계속적인 생멸현상을 찰나생멸

이라 한다. 사물의 궁극적인 모습을 일기(一期)생멸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현재의 1찰나를 현재라 하고, 전찰나를 과거,

후찰나를 미래라 하며, 이 셋을 합하여 찰나삼세(三世)라 한다.

시간의 개념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불교도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느낌은 주관과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자체가 사고를 범주화시킬 우려가 있다.

제목 : 해탈(解脫)

범어 vimoksa의 음역으로 비목차(毘木叉).비목차(毘目叉)라 한다.

팔리어로는 vimutta, vimokkha라 한다. 번뇌의 사슬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다. 즉 번뇌와 장애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를

얻었다는 뜻으로 미혹의 세계를 넘는다는 뜻에서 도탈(度脫)이라

한다. <대반열반경> 제5에선 '열반을 이름하여 해탈이라 한다.'고

말하며, '참다운 해탈은 일체의 사슬에서 멀리 벗어남을 말한다.

만일 참으로 해탈해서 일체의 사슬을 원리(遠離)하면 태어남이

없다. 예컨대 부모가 화합해서 자식이 태어남과 같다. 참된 해탈은

이러하므로 해탈을 불생(不生)이라 한다.'고 말한다. <현양성교론>

제13에선 '해탈이란 영단(永斷).이계(離繫).청정(淸淨).진(盡).

멸(滅).이(離).지(知) 등이라 지칭한다. 거칠고 무거운 번뇌를

영원히 없애 버리는 것으로 본체를 삼는다. 명칭을 풀이하자면

능히 각종의 탐욕 등의 계박을 벗어났기 때문에 해탈이라 한다.'

<성유식론술기> 제1권에서 '해탈의 체성은 원적(圓寂)이다. (중략)

번뇌장에 의지해 각종의 중생을 묶고 항상 생사에 머물게 한다.

원적을 증득하면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해탈이라 한다.'고

한다. 후세에는 해탈을 당양한 측면에서 고찰했다. 즉 유위해탈

(有爲解脫 ; 아라한 즉 해탈한 자가 확실히 요해하여 인정하는

마음의 작용).무위해탈(無爲解脫 ; 涅槃). 성정해탈(性淨解脫 ;

중생이 본래의 번뇌의 오염에서 벗어나 청정한 것).장진해탈

(障盡解脫 ; 현실적인 번뇌 때문에 본래의 청정성이 오염되어

있으나 번뇌를 끊고 해탈할 수 있는 것).심해탈(心解脫 ; 마음에

탐욕을 없앤 것).혜해탈(慧解脫 ; 지혜에 의해 무명에서 벗어나는

것).구해탈(俱解脫 ; 滅盡定을 얻은 것) 혹은 시(時)해탈과

불시해탈로 분류한다. 또한 귀로 불법을 듣고 해탈하므로 '귀를

기울여 불법을 듣는다.'라고도 한다. 해탈의 참다운 묘미를

해탈미라 하나, 해탈의 경지는 평등하고 차별이 없으므로

한맛(一味)이라고도 한다.

제목 : 호마(護摩)

범어 homa의 번역으로 호마(呼魔).호마로 음역하며, 분소(焚燒).

화제(火祭).화법(火法)이란 뜻이다. 화제사법(火祭祀法)이라

번역한다. <혜림음의> 제41에선 '호마는 당나라에서 화제사법이라

한다. 음식을 장만하여 성현에게 제사하고 공양물을 불 속에서

태운다. 사교오악(四郊五岳) 등에 제사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 법은 고대 인도-이란시대(Indo-Iranian Period)의 종교의식

속에서 발생하여 <리그베다>에 계승되었다. <아쥬르베다>

<사타파타브라마나(百道梵書)> 등에서는 세 가지 화단(火壇)을

설치하고 수행하는 법을 설한다. <가정경(家庭經)>에선 각종의

복잡한 호마법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베다 시대의 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불의 신 아그니(agni)를 공양하는 제식이다. 이 의식

중에 공양물을 제단의 화로 속에 던지면 화염이 타올라 하늘에

있는 신들의 입에 도달한다. 신들은 이것에 의해 힘을 얻으며

마구니들을 항복시킨다. 호마는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에게 복리를

주려는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불을 신들의 입 즉

천구(天口)라고도 지칭한다. 후에 불교에도 유입되어 밀교 수법의

중요한 행사가 된다.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제3의 '어떤 중생이

사교(邪敎)를 받아서 삼세의 인과를 믿지 않고 보시나 공양도 하지

않아서 그 결과도 없으며 호마법도 행하지 않는다.'라는 기술에

의하면 불교에서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점차

고도의 종교적 의의를 갖게 되었다. 즉 불로 유목(乳木)을 태우고

진리의 불로 번뇌의 나무를 태운다고 생각했다. 이때에 본존.화로.

행자가 삼위일체가 되며, 이것에 의해 행자의 신.구.의 3밀행이

감응되어 일체가 청정하게 되며, 악을 없애고 복을 구하는 의식이

완성된다고 본다. 이러한 유형의 의례적인 호마를 외호마라 하고

심지(心智)의 불꽃으로 무명 덩어리를 태워 버리는 것을 내호마라

한다. 외호마에는 본존.진언.인(印)의 3위가 갖추어져야 한다.

제목 : 회향(廻向)

범어 Parinama의 번역으로 방향을 돌려서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한다는 뜻이다. 즉 자기가 지은 공덕과 선근을 회전시켜 보리로

향하게 하고 중생에게 베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구)화엄경>

제15 <십회향품>에선 '보살마하살은 일체의 선근을 수습할 때

자신의 선근을 이렇게 회향한다. 이 선근과 공덕의 힘이 일체처에

미치게 되길'이라 한다. <유마경> 제1 <불국품>에선 '회향하는

마음은 보살의 정토이다. 보살이 부처님이 될 때 일체가 구족된

공덕의 국토를 얻는다.'고 말한다. <무량수경> 권하에선 '그

명호를 듣고 기뻐서 신심이 생기며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극락에 왕생하길 원하면 왕생하게 되리라.'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대승의장> 제9에선 회향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즉 1)

보리회향 ; 자기가 닦은 일체의 선법을 돌려서 보리의 모든 덕을

추구하는 것 2) 중생회향 : 깊이 중생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닦은 일체의 선법을 남에게 회향하려고 염원하는 것 3) 실제회향:

유위법을 없애고 실제(實際)를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의

선근을 평등한 여실법성(如實法性)을 구하는 데 회향하는 것 등을

말한다. <왕생론주> 권하에 의하면 회향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즉 1) 왕상(往相)회향 : 자신의 공덕을 일체 중생에게 베풀어

주고, 너와 내가 없이 함께 아미타불의 안락한 정토에 왕생하길

원하는 것이다. 2) 환상(還相)회향 : 피안에 이미 태어났으나

삼마타 비파사나의 방편력을 성취해서 생사의 고해로 돌아와

일체의 중생을 교화하고 함께 불도에 들게 하는 것이다. 상술한

왕상회향과 환상회향을 성취하는 것이 수행자의 도리라고 본다.

아미타불에게 귀의한다는 의미의 '나무아미타불'이란 여섯 글자에

왕상과 환상이 구비되어 있다는 것은 중생에게 회향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죽은 사람을 위해 독경하고 염불하는 것을

회향이라 하는 것은 공덕을 망자에게 돌려 주어 깨닫게 한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의식의 끝이나 모임의 끝을 공덕을

베푼다는 의미에서 회향한다고 쓴다.

제목 : 훈습(熏習)

범어 vasana의 번역으로 훈(熏)이라고도 한다. 향기를 옷에 배게

하는 것같이 미혹과 깨달음의 일체의 현상들이 자신의 세력을 다른

것에게 훈습시키는 것이다. 소승에서도 경량부에선 물질(色)과

마음(心)이 서로 훈습해 합한다고 해서 색심호훈설(色心互熏設)을

주장한다. 그러나 완성된 훈습설은 대승의 유식파에서 수립되었다.

이 경우 훈습시키는 능훈법(能熏法)은 현행(現行)이고, 훈습을

받는 소훈법(所熏法)은 마음이다. 훈습을 받는 마음 위에 훈습되어

남아 있는 관습.습성.습관.습기 등을 종자라고 한다. 법상종에선

칠전식(七轉識)의 현행을 능훈법이라 하고 제8아뢰야식을 종자가

저장되어 있는 소훈처라 하며, 소훈과 능훈의 관계에서 아뢰야식의

인과상속을 말한다. <성유식론> 권2에 따르면 소훈과 능훈의

의의를 4개 조항으로 설명한다. 소훈의 네 가지 의의란 1) 견주성

(堅住性 ; 동일성을 유지하고 견고하게 존재하며 상속하는 성질)

2) 무기성(無記性 ;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중성적인 성질) 3)

가훈성(可熏性 ; 자주적인 능력을 지니면서도 훈습을 수용할 수

있는 성질) 4)능소화합(能所和合 ; 능훈과 화합하는 성질)의

네 가진데 아뢰야식만이 이것을 구비하고 있다.

능훈의 네 가지 의의란 1) 유생멸(有生滅 ; 정지해 있으나 동적인

성질을 갖는 것) 2) 유승용(有勝用 ; 연로의 작용이 강성해서

뛰어난 것) 3) 유증감(有增減 ; 증감이 없는 佛果와 다른 것) 4)

능소화합(能所和合 ; 소훈처와 화합하는 것)의 네 가지다. 그리고

능훈의 네 가지 의의를 갖추고 있는 것은 오직 칠전식뿐이다.

<대승기신론>에선 네 가지 훈습을 설한다. 1) 무명훈흡 ; 무명이

진여에 훈습되어 업식 내지 분별사식(分別事識)의 망령된 마음이

형성되는 것 2) 망심훈습(忘心)이 무명에 훈습되어 생사의 고통을

나타내는 것 3) 망경계훈습 ; 식의 대상인 육경(六境 ; 망령된

경계)이 식에 훈습되어 아집과 법집을 증가시키는 것 등 이상의 세

가지는 염법훈습이라 한다. 염법(染法)이란 정법(淨法)의 반대

개념으로 번뇌에 오염되어 청정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4)

정법훈습 : 범부와 성문.연각.보살을 발심수행시키는 망심훈습과

청정한 법인 진여가 망심에 훈습되어 자신의 몸에 진여법이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