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와 기독교 줄리아 칭 지음 임찬순, 최효선 옮김

I. 책의 내용 요약

들어가는 말

이 책은 기독교로부터 얻어진 특정 관점에 비추어 유교를 연구하면서 기독교와 유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책이 이런 종류의 최초의 연구서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기독교에 대한 우리 현대인의 이해에 비추어 이루어진 최초의 유교 연구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이 책은 두 전통 사이의 지적인 대화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나의 관심은 주로 유교에 머물러 있는데, 이 두 전통을 각각의 빛에 의해 더욱 깊이있게 이해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런 관점에서 유교의 내적 구조를 밝혀 보고 싶다. 나는 스스로를 기독교인이자 동시에 비기독교인으로 생각하면서 이 두 전통의 변증법적 통합을 시도하고자 한다.

만남

익명의 기독교인이란 더욱 복잡한 문제이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우 흔한 현상이 될 것이다. 유태교, 이슬람교, 기독교는 모두 배타적인 종교로, 그리고 힌두교, 불교, 도교, 신도는 더욱 의식적인 혼합종교로 간주되어 왔다. 기독교로의 개종은 개인에게는 결정적인 사건이고, 오랫동안 자신의 과거와는 완전하게 단절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특히 그가 유태교인이거나 이슬람교인, 불교인이면 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기독교의 배타성은 종파적인 차이로도 드러났다. 지금은 프로테스탄트가 카톨릭 교인이 되었을 때는 다시 영세를 받는 절차가 필요없지만 제2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기 전에는 다시 영세를 받는 것이 카톨릭으로 귀의하는 조건이었고, 그의 전날의 '잘못'에 대한 공식적인 사면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기독교와 기독교인의 삶의 방식의 결정적인 규범이다. 기독교의 메시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어떤 것을 덧붙인 것이 아니다. 기독교 신학은 이런 가르침의 설명이어야만 한다. 비록 예수가 철학자는 아닐지라도 기독교 신학은 철학적 차원을 갖고 있다. 또한 기독교 신학은 기도와 영성의 차원을 가질 수 있고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 이런 기도와 영성은 복음 자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기도와 영적인 삶의 형식의 세련화를 포함한다. 신학은 인간 자신의 영혼에서 신을 갈구하는 인격적, 실존적 차원은 물론 지적, 도덕적 차원에서의 신의 게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와 다른 종교적 믿음과 종교적 삶 사이의 이런 모든 차원에서 일어난다.

유교는 어의적으로 공자라고 불리는 사람에 의해서 발전된 어떤 이데올로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가 유교를 '기독교'-또는 프랑스어의 동의어인 christanisme-라는 개념과 비교해 보면, 공자라는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가 선교와 가르침에서 주장한 것들처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님을 발견할 수 있다. 공자 자신은 스승으로서 어떤 배타적인 주장도 결코 한 적이 없었으며, 스스로를 고대 성인들의 가르침의 "전수자"라고 불렀을 뿐이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지칭인 유는 중국인들에게조차도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종교"는 로마 카톨릭과 같은 서양의 고전적 형태에서는 제도적 교회를 의미하고, 조직적 위계 질서와 사제 제도, 명확하게 정의된 교리와 도덕적 계율, 그리고 장엄한 공식적 미사와 성례전적인 제도들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근대적인 유교는 이런 특징들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유교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공식적인 예배 형식을 갖고 있었고, 이것이 격렬한 논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유교는 하늘과 조상을 공경하는 제의를 갖고 있었고, 이것은 공자 자신을 포함한 역사적 인물들을 "반(半)신격화하여"음식과 제물의 향기를 드리는 제사를 지내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황제를 하늘에 제사할 수 있는 유일한 자격자인 "대제사장"으로 여기거나 가장을 조상의 영들과 살아있는 자들 사이의 매개자로 여기는 것 말고 따로 조직적인 사제제도는 없었다. 유교는 수도사 조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유교는 가족생활과 자손을 매우 중시하므로 사제나 수도사의 독신 제도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였다. 반면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유교의 가르침은 사회적으로 항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서는 사회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어떤 시도도 싫어한다. 유교는 여전히 세속종교로 남아있고, 어디에 있든 앞으로도 세속종교로 남아 있을 것이다. 유교가 세속적 종교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유교의 정신적인 교의 핵심부에 성인에 대한 교설과 같은 강한 종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교적 성인은 기독교에서처럼 신의 은총에 의한 죄의 사면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내면적인 "선"이라는 내재적 원리의 실현을 의미한다. 유교의 자기 실현은 기독교의 금욕주의에서의 기도, 참회나 고행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기본적으로 유교는 종교인가 철학인가 아니면 그 중간의 어떤 것인가 하는 물음은 유교를 재평가하려는 작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독교와 유교의 만남은 사실 정통적인 두 전통 사이의 만남이었다. 트리엔트 종교 회의 이후의 기독교는 교회 밖에서는 아무도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고, 국가 철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신유학이란 유교는 구원의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원죄에 대한 교의가 없었다. 물론 양측 모두 대화의 발전과 개종이 가능할 만큼의 개방성은 충분히 있었다.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유교인으로 남아 있는 채로 기독교적 신앙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러한 수용은 외적인 개입이 없었다 할지라도 신학적 성찰의 형식 아래서 이론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았다면 오랫동안 지속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학적 정당화 작업은 유교 의례에 대한 교화의 결정, 중국에서 잇달아 일어난 예수회에 대한 탄압과 종교 박해로 인하여 불가능하게 되었다. 상황이 완전히 바뀐 오늘날, 다시 이러한 신학적 정당화의 작업이 요청되고 있다.

유교적 전승의 비판적 재평가

유교는 현시대에 적합한 사상인가? 만약 우리가 유교라고 말할 때 그것이 무미건조한 자구 연구나 인간 상호간의 관계가 배제된 위계질서만을 강조하는 사회 또는 부모가 자식을 남자가 여자를 영원히 지배하며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과거만을 돌아보는 사회 질서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유교는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죽어도 마땅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인간의 가치와 도덕적 위대함, 성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윤리적 가치들에 기초한 인간 사회의 바탕을 이루는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초월에로 열려 있는 자아에 관한 형이상학 등 값진 가치들을 정력적으로 발견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유교는 매우 타당하고 앞으로도 늘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유교가 다른 가르침들-옛날의 불교와 같은-에서 유래한 새로운 가치와 사상에 맞닥뜨려서 스스로를 기꺼이 비판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변신할 것을 우리가 희망한다면, 유교는 타당할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도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유교와 기독교의 인간 개념에서 차이점보다는 유사점을 더 많이 찾아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특히 두 전통 사이의 상이한 특징이 담겨 있는 차이점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유교의 가르침은 기독교가 인간의 결점에 역점을 두는 경향과는 달리 오히려 인간의 완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므로 유교는 인간의 이미지를 사회와 우주와의 조화에 바탕을 두고 구성한 반면, 기독교는 신으로부터 소외된 세상을 극복하고자 고심분투하면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사악한 본성과 싸우는 인간상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이러한 창이는 또한 자기 만족과 역본설의 견지에서 정식화되어 왔다. 조화를 사랑하는 유교인은 변화를 꺼려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왔으나, 호전적인 기독교인은 명백히 이 땅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문화들은 그 자체에 생명의 주기가 있다. 유교 문화도 그러한 주기를 수없이 넘어왔다. 분서와 불교와 도교의 우세 그리고 최근 서양의 세속주의와 마르크스주의 같은 도전들이 그것들이다. 두 전통 사이의 대화가 창조적으로 되려면 차이점이 아닌 수렴할 수 있는 점에 의지하여야 한다. 기독교와 유교의 대화에는 초월에 대한 개방성으로서의 인간의 신념에 대한 이해에 가장 건설적인 출발점으로 될 수 있다. 유교에 활력을 불어넣고, 또한 법가의 남용에 대처해 온 길은 이러한 신념이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모두의 경우에 인간의 초월적인 목표와 적극적인 인간성 성취의 길로 다가가게 하는 자유의 창조적인 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그러한 신념인 것이다.

신의 문제

유교 철학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일종의 이원론을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늘과 인간의 합일"에 대한 강조는 주체와 객체의 이원적 구분을 철학적 초월의 형식으로 극복하고 조화시키는 이원론을 전제한다. 이것은 주자학이나 이와 대응한 심학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마음이라는 의미의 중국어 심(心)은 어원적으로 불꽃의 상징에서 유래한다. 심은 특히 [맹자]에서 철학적 용어로 나타나고 뒤에 번역된 대승불교의 경전에서는 궁극적 실재를 의미한다. 불교적 용법에서는 때때로 부정의 개념인 무심(無心) 또는 기본적 실체의 개념인 본심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바리케이드를 친 채 자신을 숨겨온 '거짓된 자아'즉 자신의 활동을 제한해 온 상부 구조를 없애 버릴 때, 또 자신의 내적 비전을 방해하는 이기심을 없애 버릴 때, 그 자신의 내면에 있는 핵심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그는 자신을 완전한 선의 실현으로 이끌 본성의 작용을 따라 그가 살고 있는 우주와 자신에게 철저하게 진실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선은 절대자가 자신 안에서 궁극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양명은 절대자를 인간의 마음 속에 상대적이고 주관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깨달음의 경험으로 절정에 이르는 정신적 수양과정을 신비적 열정을 가지고 말하는데, 이는 참된 자아의 발견을 위해 필수적이다.

유교인이 사용하고 있는 절대자를 가리키는 많은 말 가운데, 인이라는 말은 더욱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 인은 원리이고 태극이다. 그리고 인은 항상 참된 인간의 본질을 정의하는 덕목이 되고 있다. 기독교 전통에서 인과 분명하게 평행을 이루는 것은 아가페, 즉 박애 또는 사랑이다. 그러나 의미 전개의 출발점은 기독교적인 박애의 덕과는 다르다. 기독교의 사랑은 성서에 나타난 "신은 사랑이시다"라는 계시에서 시작된다. 기독교의 사랑은 신의 아들의 사랑을 본받는 것으로 개념화된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은총과 생명 그리고 신의 사랑의 삶에 인간이 참여하는 사랑으로 확대되어 나간다.

우리는 같은 신을 갖고 있는가? 지금까지의 가정에 따르면 그렇다. 야훼는 이스라엘의 신이고 또한 보편적 신이다. 상제는 상(商)왕가의 종족적 신을 가리키지만 모든 사람의 신으로 넓혀진다. 야훼는 신약에서 테오스가 되고 점점 사랑과 자비의 성품을 갖게 되며 예수 그리스라는 역사적 계시 속에 나타나는 반면에, 유교의 상제와 하늘은 그와 같은 분명한 역사성이 부족하다. 천명을 받은 자로서 역사상의 제왕은 물론 전설적인 성왕도 신의 화신 중의 하나이지만 개인적으로 결코 신격화되지는 않는다. 그들 가운데 아무도 예수 그리스도가 했던 것처럼 신의 유일회성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황제가 지고신에게 드리는 하늘에 대한 제사는 지고신으로서의 하늘에 대한 관념이 남아 있음을 분명하게 확인시킨다. 반면에 기독교는 신의 '완전 타자성'이라는 한층 더 위대한 차이를 주장한다.

정치와의 연관문제

예수는 사회 정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며, 종교의 설립에조차도 관심이 없었다. 유태인으로 태어나 로마의 식민 통치하에서 성장한 그가 귀족이라고 주장되는 유일한 근거는 오래 전에 그 왕위를 잃어버린 다윗 왕을 계열이라는 것뿐이다. 그는 헤롯 일파나 사두개 교도들처럼 로마의 권력에 아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사제 조직이나 유식한 율법학자나 장로에 속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결코 사회 정치적 성향의 혁명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사실이 그의 가르침에 사회적, 정치적인 어떤 차원이 결여되어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자도 역시 쓰러진 왕조와 연결된 왕년의 귀족 후예였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자신과 당대의 지배 왕조의 이익을 동일시하였다. 여기에는 배신행위를 한다는 일말의 의식도 없었고 오히려 자신이 이미 높은 수준의 문화적, 종족적 조화에 다다른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에서 말미암고 있는 것이다. 공자는 자신의 모국에서 짧은 기간 법무 장관에 재임하긴 했지만 명백히 지도자 계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도덕 원리들이 실천되고, 진실로 이러한 원리들이 사회 질서를 개혁하는데 근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정치적 지배 계층에 편입되고자 하는 뚜렷한 포부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이 살던 사회에서의 정치적 실천에 대해서 솔직하게 끊임없이 몰두하였다.

맺는 말

기독교와 유교의 휴머니즘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무엇을 얼마나 배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무엇이 긍정적이고, 무엇이 부정적인 교훈인가? 무엇이 생존과 변형의 기회인가? 이런 것들은 대부분 미래가 어디에 의존하는가 하는 기본 문제로 남는다. 유교인과 기독교인은 현재 느껴지는 필요에서는 물론 전통의 집단적 지혜와 경전과 성서의 가르침으로부터도 서로에게서 배울 것이 많이 있다. 인과 사랑의 관념으로 결론을 맺겠다. 공자와 함께 우리는 문화의 기초 위에서 친구를 사귀고, 인을 넓히기 위해 친구의 의리를 지켜야 한다.

II. 자신이 생각하는 책 내용의 장점과 약점

1.장점

저자가 유교적 혈통을 지니고 태어나 기독교 문화권에서 성장하여 두 문화의 만남으로 빚어진 갈등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 갈등의 실마리를 찾아내려는 실존적인 상황에서 저술하였다. 한국의 기독교인들도 기독교가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빚어진 많은 문제점들을 도외시하거나 기독교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유교와 기독교를 비교하여 설명함으로써 그 접촉점을 찾아 갈등을 해소코자 했다.

지은이는 우선 유교의 자기 반성으로부터 시작하여 유교와 기독교의 공통된 주제-인간, 신, 초월성, 정치성, 의례등-를 다루어 가는데, 그 작업의 근거로 삼고 있는 텍스트를 신약성서와 사성 오경을 삼았다. 기독교에서 신의 계시로 믿고 유교에서는 성인의 가르침으로 믿는 최초의 텍스트로부터 시작하여 철학적 해석과 현재적 적용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두 전통의 진정한 이해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없애 주었다.

제2장의 유교적 전승의 비판적 재평가에서는 유교가 일찍이 비판을 받아왔던 역사를 살펴보고 그 비판에 대해서 적응하며 살와왔던 것을 기술하고 있다. 유교에 대한 서구의 비판은 지식 반경으로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선교사들의 노력이 한창일 때인 17-18세기 동안에 특히 두드려졌다. 이러한 반응들은 주로 선교사 번역자들이나 중국을 알고 있는 일반 번역자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지적 대변자들의 종교적 태도에 따라서 달라졌다. 중국에서의 반-공자 운동은 중국과 유교에 대한 세계 다른 지역의 향상된 인식과 때를 같이하였다. 그리고 자국 내에서는 공격의 과녁이 된 전통에 대해 더 큰 이해를 자극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정치적으로 초라하고 힘을 잃었지만, 중국 안팎에서 이데올로기가 아닌 하나의 정신적인 영향력으로서 유교가 살아 남고 또한 변신해 나가기를 바란다.

제 3장에서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다루는 인간론이 거론되고 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거론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기독교와 유교에서 각각 인간을 어떻게 보는 지를 비교하여 살펴보며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했다. 기독교 자체의 관심은 그리스도와 신 즉 신적인 것과 관련되어 있으며 인간은 신의 창조물로서 신의 은총과 구원을 필요로 하는 죄인이라는 것이 기독교의 인간관이다. 그렇다고 해도 신이 이 세상에 내려와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인간이 되었다고 하는 한 인간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유교인들은 인간의 공통된 심성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인간이 본성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유교인에게 중요한 것은 공통된 도덕적 본성과 인간의 마음 속에 뿌리 박혀 있는 선과 악을 분별하는 능력이다. 참으로 이런 본성의 평등은 사회적인 위계 질서와 '문화민족'인 중국인과 '야만인들'사이의 차이가 엄연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것이다.

제 6장에서 정치와의 연관문제를 다룬 것은 유교와 기독교가 당시의 사회와 삶의 자리를 함께한 종교라는 것을 생각케 하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전통적 가르침의 구석구석에 흐르는 정치성은 오늘날에도 비판받을 만한 문제로 드러나 있다. 공자와 그의 가르침에 있어서는 문제가 다르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살던 사회에서의 정치적 실천에 대한 공공연하고 끊임없는 몰두로 말미암아 이 나라 저 나라로 여행하면서 자기의 조언을 들어 줄 군주를 찾아 다녔다. 인도의 어려운 사회적 정황과 다각적으로 채색된 종교적 정경에 대한 인도 신학자의 한 저작은 그곳에서의 기독교적 사회 윤리의 실천에 대한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그는 또한 기독교인의 의식에서 이 세상과의 밀착감과 이탈감이 똑같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기독교는 어쩌면 사회적, 정치적 관심을 갖는 태도에서 중간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즉 지나치게 세상으로부터 이탈되어 있는 힌두교도나 불교도와 종종 너무나 밀착된 모습을 보이는 유교인들 사이에서 말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를 세간적으로 보든 초세간적으로 보든 그것은 완전히 개개인의 고유한 입장에 달려 있다. 기독교인은 기독교의 궁극적 의를 수난과 부활에서 발견한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이 세상을 위해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속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2.약점

1장에 기독교를 정의할 때 그 정의가 상당히 취약하다. 유교와 기독교의 첫 만남을 마테오 리치의 보유론적 견해는 그의 행동이 단순한 선교적 관심만으로 감행된 것이 아니며 그 사상적 바탕에 만남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말해주려고 시도하였으나 그 논리가 충분치 못하다.

그리고 진정한 대화는 자신의 종교를 넘어서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자신의 것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더불어 타종교와 그 문화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갖추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위치가 유교에 서 있는 것인지 기독교에 서있는 것인지가 분명치 못하다. 양쪽의 종교 가운데 서서 중매자의 역할을 하려고 시도는 하였으나 양쪽의 진리를 정확히 전달하여 주지도 못하고 오히려 양쪽의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

"중국, 일본, 한국의 기독교인은 사회적 책임을 중대하게 느끼고 기독교의 사회적 메시지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데 이것은 분명히 유교 사회 윤리의 영향이다. 동아시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회주의가 들어서고 사회주의 체제가 승리함에 따라 차오를 포함한 많은 기독교교인들이 마르크스주의의 사회 이론을 아루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기독교의 신앙에 적응키로 결심했다. 그들 중 몇몇은 사랑과 폭력을 조화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은 기독교인으로 남아 있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말은 어느 근거에서 쓰고 있는 지 출처가 불분명하며 차오를 비롯한 소수의 기독교인과 국한된 지역에서의 사건을 전체인 것처럼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독교가 공산권과 싸워서 승리하며 개인적인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바쳐서 자신의 신앙을 지켜낸 수많은 신앙자들에게 대해서는 고려되지 못한 저자의 독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기독교교인이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서 사회 봉사에 대한 책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기독교와 유교의 휴머니즘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무엇을 얼마나 배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에서 기독교를 휴머니즘을 가진 하나의 종교로 보는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기독교 교리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보인다. 그러나 그 사랑의 근원이 어디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인간속에서 스스로가 우러나와서 생기는 사랑이기에 휴머니즘적인가? 아니면 "사랑"이라고 정의되었던 기독교의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사랑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랑이라고 정의된 하나님에게서 온 사랑이라면 기독교는 휴머니즘이 아니다. 사랑의 근원인 하나님의 종교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완전한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는 사람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주권에서 온 것이다.

III. 다른 도서를 참고하여 객관적으로 서술할 것

참고도서 : "한국에 있어서의 유교와 기독교간의 대화" 오강남 저

유교와 기독교와의 대화에 관한 한 분명히 한국은 매우 특이한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교가 비록 사회 정치적 세력에서는 1910년 조선조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아직 절대다수 한국인들의 삶과 생각을 지배하는 강력한 문화 종교적 영향력으로 살아있다. 이것은 지난 40여년간 공산주의 사상이 지배적이던 중국 본토나, 전통적으로 불교가 지배적이던 일본 같은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은 동시에 매우 활발한 기독교 인구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인구의 약 20%가 기독교를 자기들의 종교로 확인하고 있다. 최근 도날드 클鱺이 주목한 바와같이, "기독교가 이제 한국인의 종교지 외래품이 아니라는 인상"은 불가피한 사실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역시 동북아시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유교와 기독교와의 대화를 위해 특별히 유리한 조건을 갖춘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 노틀담 대학 종교 철학교수인 Dunne은 그의 책, The way of All the Earht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참고하여 보자.

"우리 시대의 성인은 고타마나 예수나 모하멧같이 세계적인 종교를 창시한 인물들이 아니고, 간디처럼 동정적인 이해심을 가지고 자기 종교에서부터 남의 종교들로 넘어갔다가 새로운 안목을 가지고 자기 종교로 되돌아오는 인물일 것이다. 넘어가봄과 되돌아옴은 우리 시대가 감행해야 할 영적 모험이다"

그는 이어서 이 "영적 모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넘어가봄이란 입장을 바꾸어봄, 다른 문화, 다른 생활양식, 다른 종교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다. 이것은 "되돌아옴"이라 칭할 수 있는 동일하면서도 반대되는 과정, 곧 새로운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문화, 자신의 생활양식, 자신의 종교로 되돌아옴을 수반한다."

그의 이러한 주장에 따라서 본서의 저자인 줄리아 칭은 자신을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유교를 정의하면서 자신의 것 중에서 어떤 것(최소한의 것)을 가지고 기독교로 넘어갈 것인지,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모든 것 중에서 최소한의 어떤 것을 가지고 유교로 가서 대화를 할 것인지를 말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교인이 기독교로 넘어와서는 기독교로 개종이 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대답치 않고 있다. 반대로 기독교인이 유교와 대화키 위해서 유교로 넘어갔다가 유교로 개종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유교안에서 구원의 다른(기독교와) 길이 있기에 상관이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최소한의 자기의 것을 가지고 넘어가봄을 시도했을 테인데 개종시에는 그 최소한의 것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과정신학과 불교 존 B. 캅 지음 김 상 일 옮김

I. 책의 요약

1.대화로 가는 길

초기 1세기 동안 많은 유대인들로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계속 유대인으로 남아있으려고 했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빛 안에서 그 동일성을 지키고 규명하려고 애썼던 것이다. 신약성서 안에는 다른 종교나 다른 진리에 대한 견해가 하나도 없다. 이에 대한 어떤 주제가 특별히 있어서 토론된 곳이 없다는 뜻이다. 주관심사는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과 인간들에 대해서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들에 관한 기사들뿐이다. 그리고 다른 그리스도교인들은 그리스도교를 그 당시 지배적이던 다른 문화전통과 구별을 짓는데 신경을 쓴 것 사실이다. 제4세기에 콘스탄틴 황제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그리스도교가 국가에 의한 체계화된 종교로 되어짐에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다른 종교에 대한 태도가 공식화되어지기 시작했다. 그리스도교 왕국은 이방왕국이 그러했던 것보다 더 강경한 태도로 유대인들을 행해 취했던 것이다. 그리스도교 설교자들 가운데 암브로스 같은 이는 황제들에게 아주 강경 태도를 갖도록 역설했던 것이다.

십자군은 이슬람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싸움 그것만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진보된 문화는 그리스도교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수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형성함에 있어서 유대교와 모슬렘의 종합에서 얻은 이득은 다대했던 것이다. 선교사들의 가장 심하고도 중요했던 것이다. 라몬 룰에 의해 이것이 더욱 촉진되어졌다. 그리스도교 선교사업의 첫째 전략은 모슬렘 종교는 잘못되었는 데 있어야 했다. 그러나 룰은 모슬렘을 이해하는 것은 선교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아 모슬렘을 존경심으로 연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모슬렘 교훈을 공정히 평가하고 나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차지도 덥지도 않은 데 대한 모슬렘 교도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이방철학을 통해 좀더 순화되어졌더라면, 그들이 좀더 폭넓게 유대교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그렇지를 못하였다. 극단적인 그리스도교 중심으로 그리스도교를 이해한 루터는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은혜의 양의 가장 큰 적이기 때문에 유대교에 대한 적대감은 증대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루터의 유대인에 대한 태도, 특히 그의 생애의 말기에 가졌던 태도는 극에 달해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종교개혁자들도, 반 종교개혁자들도 모두 관심을 이성에서 신앙으로 돌렸지만, 그리스도 신앙의 전투적 태도에 의해 가족화된 토론은 반작용만 야기시키고 말았다.

19세기는 그리스도 선교의 장에서 볼 때 괄목할 만한 세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들 선교는 인간이 지향하고 있는 바 인간의 종교적 전통의 긍정적 가치에 대해서는 일루의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토착종교 전통을 무시하고 이방인을 회개시키는 데에만 골몰했던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교 선교사업의 승리란 그 전에 있던 전통이 무엇이든 그 자리를 밀어 제치고 들어가 앉은 다른 독불장군식의 전략에 근거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타종교에 대한 질문이 로마 카톨릭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일어나자, W.C.C가 진행시킨 속돕다 더 빠른 속도로 문제에 접근해 갔던 것이다. 바티칸 공의회는 타종교에 관한 공식적인 성명서인 Nostra Aetate를 채택했던 것이다. 타종교에 관한 해석은 매우 간략했다. 그러나 매우 일관되게 긍정적인 소리를 냈던 것이다. 즉 그리스도교 밖에 있는 타종교의 경험과 신앙이 "모든 인간을 일깨우는 진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는 자기와 똑같은 가치와 진리를 가지고 있는 타종교를 정면으로 직면하게 되었다. 구원이 교회 밖에서도 그리고 그리스도를 떠나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은 요한 바우르 2세의 교섭 속에서 더욱 강조되어졌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카톨릭의 견지에서 볼 때 그리스도교인들이 대화를 통해 어떤 중요한 의미를 얻을 수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II. 대화를 통해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카톨릭교회가 전개시킨 방법은 창조적인 개인 자격으로의 신학자들과 교황 및 공의회의 권위를 종합시켜 나가는 것이었다. 제 2바티간 공의회도 변하는 세계 상황에 관련된 초기 카톨릭교회의 의미를 개발하는 많은 신학자들의 근본적인 작업을 떠나서 결코 이루어질 수는 없었다.

세계교회 협의회가 대화를 위한 준비작업으로서 종교의 범주를 반대하거나 상대화시켜 놓은 것은 잘한 것이다. 타종교와 대화를 하려는 우리의 이유는 같은 종교성에 다 한 덩어리로 참여하자는 데 있지 않다. 우리들 공동의 인간적이라는 요소가 대화를 위한 필요한 그리고 충분한 근거가 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인간공동체가 자기들과 다른 신앙과 다른 사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협의회가 긍정한 것은 蒁우 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회가 종교 전통을 모두 그 자체로서 두고, 모든 종교 공동체의 대표자로서 개개인을 대우하려는 것을 배척한 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화가 그리스도교측에 의해 주도되어 이끌어져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러한 점이 바로 진정한 대화를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중요시하여 다루고 있는 대승 불교와의 대화를 이러한 태도가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불교학자들은 생각하기를 모든 종교는 같은 실재를 다룬다는 견해에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재를 '인격적 존재를 포함한 모든 존재의 초월적 근거'로서 보는 힉크의 견해를 받아들이는 이들은 드물다. 불교가 주장하는 핵심은 모든 종교란 진실로 무(無) 혹은 연기에 입각한 절대적인 내적 과정이다. 불교에서는 무 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여기서 대화를 위한 어떤 더 나은 가정을 세우자는 것이 이니고, 좀더 다원적이고 유연한 가정을 가지고서 대화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토론하자는 것이다.

순수하게 초월적인 하나님을 종교의 공통 기반으로서 강조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자기 이해를 위해서는 부정적 결과를 자겨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종교에 공통되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교에만 국한되는 경험이라고 믿고 있기 대문에, 신학자들은 우리가 만약 그릭스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옮긴다면, 그리스도교인들이 대화에 임함에 있어 좀더 문호를 넓게 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3. 대화를 넘어서-어디를 향해?

참된 대화를 하기위해서는 첫째로 대화를 넘어서 간다는 것은 그리스도교인들이 이것이 바른 대화라고 이해하고 있는 바로 그것을 넘어서자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현재 그리스도교인들이 이해하고 있는 대화의 방법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대화개념은 넘어서져야 한다. 둘째로 참된 대화는 그야말로 그 대화 그 자체를 넘어서는 자리에까지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다. 즉 참된 대화를 넘어서 새롭게 전개되어져 나갈 방향대로 그 대화 참가자들은 변화시키는 것이다.

어떤 종교인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특징 같은 것을 버려야 함이 이 종교에서 저 종교로 개종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라면, 이러한 개종은 실로 의심스러운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만약에 유대인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때에 유대교의 모든 특징 같은 것을 다 버란 대화의 또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대화의 강조점은 그리스도교들을 변화시키는 것이요 그리스도교 신자 개인을 통한 그리스도교 자체의 변혁을 야기시키자는 데 있다. 우리가 불교도들에게 쏟는 관심사는 그들이 더 나은 불교도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례의 경우에 이 말이 쉽게 잘못 이해되어졌다. 불교도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의 불교 속에 함께 연관시켜 생각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불교도들이 만약 그렇게 할 때에, 우리가 믿기로는 그들이 더 훌륭한 불교도들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바이다. 우리는 모든 종교의 반명제를 넘고넘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교로 일방 행진하든지, 혹은 각 종교가 각각 따로다로 구속의 역사에 공헌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II. 열반에 대한 서양의 해석

1. 학문적 문제성 : 유럽에서의 불교에 대한 학구적인 연구는 부르누프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열반의 개념이 불교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열반'이란 말은 불교의 구원과 구속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길잡이가 된다. 열반은 개인 존재의 소멸과 부정개념을 포함한다. 1827년에 헨리 토마스 콜브록은 열반이란 '혼란없는 고요한 항목의 상태, 혹은 열반은... 동요없는 무감동의 행복상태'라고 썼다. 무감동의 이상화란 이와같이 유럽인들에게 소멸과 부정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졌던 것이다. 토론을 아무리 해도 질문은 대답되지 않은 채 남을 수밖에 없다. 서양학자들이 마구잡이로 해색해 놓은 것은 그 의미에 인간 존재의 구조 자체를 변경시킬 만큼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2. 철학적 접근 : 노드롭은 서양사상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깊게 다룬 반면에, 인도나 중국의 그것을 몽땅 하나의 공동 기반 위에 표현된 것으로 다루고 있다. 노드롭의 상호보완 이론은 두 개의 더 공통된 견해의 반대입장이다. 첫째로 그의 이론은 인간의 경험은 어디에서나 기본적으로같고, 그 차이란 표피적이라서 서구인들의 임무는 동양을 서양사람의 경험에 알맞게 해석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배척하는 것이다. 둘째로, 동서양의 견해가 상호 모순되어지는 것이라면, 자연, 인간, 신에 대한 동양적 견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서양적 견해의 본질되는 것을 배척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3. 종교적 접근 : 선불교의 핵심되는 말은 열반과 일치되는 무이다. 스즈키는 텅비어 있다는 것의 기독교적 관념 속에서 선불교적 무를 설명함에 어떤 접촉점을 발견했던 것이다.

IV. 건너 넘어감

건너 넘어가 되돌아오는 철학적 방법론을 나는 화이트헤드로 부터 빌리고 있다. 불교연구는 모든 삶은 왜 고통인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분석하는 판단으로부터 시작된다. 불교가 발견한 집착의 가장 유명한 형태는 오성이라는 집착이다. 오성은 실재를 있다고 가정하여 그것을 붙잡아 보려고 몸부림친다.

열반은 불교의 지향 목표 자체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열반은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와 일치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내면화시키고 그것을 영원한 실재로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 미래에 남겨져 있다. 만약 그 나라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면, 그것은 미래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열반은 모든 시간과 변화를 넘어선 궁극적이고도 원초적인 것이다. 존재에 대한 서구적 사고는 열반을 관념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하고 그 부정적 요소, 즉 궁극적 실재를 실재적으로 파악한 그 반대편을 붙잡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불교의 분석은 우리의 서구적 시간-의식을 한술 더 떠 기습하고 있다. 지금-여기가 그 자체로서 역사 속에 포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발생 순간에도 그것은 전혀 시간적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과거도 없다. 현재 계속되는 것도 그리고 아직 미완된 것도 없다. 시간의 미래에서 과거를 구분시키고 이 양자를 현재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지금-여기의 환상적 자기-초월에 의한 실재를 구분시키는 차별상이 열반이라고 부르는 완전하게 완성된 순간에서 사라져 버리고 만다.

V. 그리스도교로 되돌아 옴

불교의 입장을 받아들이면, 기독교의 그것을 버리는 것처럼 되어진다. 그래서 불교와 기독교 사이에서 양자택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되어버렸다. 한번 불교로 건너가면 그리스도교로 되돌아설 수 없을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이 장에서 토론하려고 하는 것은 궁극에 가서 이러한 선택은 결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자는 데 있다. 그리스도교인들 자기들이 그리스도교인이란 것을 포기함이 없이 불교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1)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에 대한 모든 집착, 열망, 집념같은 것을 버릴 수 있는가? 참된 신앙은 집착에 매어달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통제하고 주의를 집중시키는 대신에 무엇에든지 마음문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이다. 자아에 의해 형성되었기에 하나님 안에서의 희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순간적으로 하나님에 의해 주어진 희망이 바로 그것의 희망이 된다. 2)그리스도교인이 하나의 지향 목표로서 인격적 경험의 와해를 받아들일 수가 있는가? 3)그리 스도교인이 궁극적 실재의 이상을 무로써 돌려 버릴 수 있는가? 4) 그리스도교인이 순간의 분명한 내재성 속으로 완전히 뛰어들 수 있는가?를 논한다. 나는 그리스도교 신앙이 집착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것과 그리스도교 신앙은 불교가 자아를 해체시키는 것과 일치하는 방법으로 자아를 보전하면서도 인격적 자아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것과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약화시킴이 없이 궁극적 실재를 무로서 알맞게 조정할 수 있음을 지금까지 토론했다.

VI. 불교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증언

우리는 우리가 진리를 발견하기 원하는 것이면, 어디에나 그것을 향해 마음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위탁되어 온 진리를 향해 그것을 증거할 필요성도 또한 있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진리로서 이해할 때 그 진리를 증거하는 바의 선포인 동시에 그것이 진정한 복음주의인 것이다. 우리의 남겨진 질문은 이렇게 변혁된 불교가 앞장에 제의된 바와 같은 변혁된 그리스도교에 연관될 수 있는가이다. 이 변혁된 양자는 확실히 옛날 그대로 있을 때의 불교와 그리스도보다 휠씬 가깝게 서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두 종교가 오랫동안 지내온 그 역사의 여정 속에서 노출된 깊은 차이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너무도 깊이 뿌리 내려 있었기 때문에 둘의 차이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견지에서 볼 때 만약 불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의 깊은 의미를 실현할 수만 있다면, 불교도들 역시 우리의 서방역사의 경험 속에 그렇게 지배적이든 많은 방법과 길 위에서 우리와 같이 못 되리라는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내다보는 것이 그리스도교 선교 임무에 큰 암시를 던져주고 있다. 첫째 변혁되지 않은 그리스도교, 즉 과거 협소한 교파에 국한된 그리스도교는 에수 그리스도교의 우주적 의미를 실현살 수 없게 되었다. 이런 그리스도교는 다른 종교 전통들이 던져주는 그 곁에서 부스러기 정도를 주는 것을 게속하는 역할 밖에 할 것이 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가장 시급한 그리스도교 선교 전략이란 바로 그리스도교의 자기-변혁이다. 둘째로 자기-변혁하는 그리스도교의 임무는 다른 종교 전통의 사람들을 그리스도교와 마찬가지로 자기-변혁을 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참으로 만약 우리가 심각하게 자기-변혁을 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다른 전통 그 자체 안에서부터 다른 진리를 아는 사람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II. 자신이 생각하는 책 내용의 장점과 약점

1. 장점

오늘 날에 있어서 왜 타종교와의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가?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른 교통, 통신의 발달은 세계 안의 각 부분과의 유기적 긴밀성을 가져오고 상호교류의 확대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종교의 영역에서도 한 세계 속에는 한 종교만이 있다는 기존 가치관념이 설 수 없는 현상이 파생하였는데 다름 아닌 불교, 유교, 이슬람교등의 타종교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그것이다. 타종교의 전통을 이해하려는 태도는 커져갔고 그리스도교의 제국주의적 태도와 교만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일기 시작하였다. 로마 카톨릭교회나 세계교회협의회는 이러한 딜레머의 양쪽 가운데 어느 한쪽(독자성과 상대주의)의 경우도 택하지 않았다. 양쪽 경우를 모두 피하는 그리스도론을 모색하려고 굉장히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을 썼으며 서로간의 대립이 아닌 대화로서 상대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 즉 이 책의 저술목적 자체가 이 책의 장점이다.

예일대학에서 철학강의를 맡고 있던 에네스트 혹킹의 대화의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타종교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 종교의 빛에 의해 자종교를 반성하는 방법이다. 그는 타종교와의 만남과 타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종교의 본질을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는 반성의 방법에 의한 대화가 기독교로 하여금 세계적 신앙의 결정으로 인도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것이 기독교의 본질을 재발견하는 길이요, 기독교의 자기 보존의 참된 길이라고 했다.

미국 노틀담 대학 종교 철학교수인 Dunne은 그의 책, The way of All the Earht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참고하여 보자.

"넘어가봄과 되돌아옴은 우리 시대가 감행해야 할 영적 모험이다" 그는 이어서 이 "영적 모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넘어가봄이란 입장을 바꾸어봄, 다른 문화, 다른 생활양식, 다른 종교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다. 이것은 "되돌아옴"이라 칭할 수 있는 동일하면서도 반대되는 과정, 곧 새로운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문화, 자신의 생활양식, 자신의 종교로 되돌아옴을 수반한다."

이 책은 Dunne교수의 넘어가봄과 되돌아옴의 원리를 충실히 따라 기술하고 있으며 거기에 화이트헤드의 과정신학을 도구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대화의 상대방은 대승불교를 삼고 있다. 불교는 한국의 전통적인 종교중의 하나이다. 한국인의 사상 속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간에 불교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대화의 상대를 불교로 잡은 것도 장점 중의 하나이다.

제2장에서는 다원화된 현대의 사회속에서 갖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의미를 고찰하고서 불교에 대해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제6장에서는 불교와의 만남에서 변화된 그리스도교를 매우 실제적이고도 유익한 방향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불교에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자신의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서 불교로의 넘어감이 있었고 불교와의 만남을 통해서 변화된 가운데도 기독교의 핵심을 불교에 전하려고 하는 방법이 장점이다.

2. 약점

이 책의 장점이자 약점은 책 제목에서 나온 것 처럼 Beyond Dialogue이다.

"진정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넘어선 대화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화를 통해서 사람들은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서로 더 잘 협조할 수 있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대화하는 가운데 서로를 풍부하게 만들수 있는 생각이나 통찰력을 배우게 된다. 대화의 목적은 사람을 개종시키는 데 있지를 않다고는 하면서 대화중에 타종교인을 그리스도교 개종시키려 한다면, 타종교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대화에 성큼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대화는 깊은 의중에 자기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끝내 성취시키려는 의도를 갖지 않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대화를 넘어서야 한다고 과감히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아무런 의도도 없이 막연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의 의제도 없고, 목적도 없는 대화를 한다는 것은 중언부언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대화를 넘어선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치 않고 있다. 원론적인 것을 설명하였으나 그 각론에 들어가서는 방법을 설명치 않으니 적절한 대응이 힘들게 되었다.

그리고 넘어감과 돌아옴의 과정속에서 다른 종교로 넘어갈 때 기독교가 가지고 있어야 할 최소한 의 교리는 무엇인가?를 상세히 설명치 않고 있어서 혼란이 있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주장했던 "진정한 대화는 깊은 의중에 자기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끝내 성취하려는"을 말할 때 깊은 의중에 자기 생각을 어떤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대화에 임하는 기본적인 준비가 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III. 다른 도서들을 참고하여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

참고논문 :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대화, 문상희저(연합신학대학원장/신약학)

문상희씨는 타종교와의 대화의 방법으로 1)상대적 대화 : 기독교도 역시 역사 속에 존재해 온 기타 여러 종교와 다름이 없는 상대적인 것으로 본다. 역사적인 현상은 그 독자적인 개별적 양식을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상대적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것이 혼돈되어 혼재하는 것이 역사가 아니라 개별적 특수성은 반드시 보편성에 자리하고 그런 보편성 속에 하나의 개체로 구성되어 있음을 말한다. 인격주의는 다른 종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기독교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으므로 구원종교로서는 기독교가 최고의 종교라고 판단을 내린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기독교가 최고의 종교 진리를 표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를 절대적 종교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단지 역사적인 기독교의 역사적 상대성을 극복할 그 무엇이 있다고 본다. 2)관용주의적 대화 : 모든 종교가 만날 수 있는 공동의 광장이란 인간성이라고 토인비는 말한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이기주의와 이타주의를 에를 들면서 원리에 근거한 이기주의에 대해 인간 깊은 곳에서는 이타주의의 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이타주의의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배타주의를 버리고 철저한 개방적 관용주의에 입각하여 공동의 광장에 서서 공동의 과제를 놓고 협동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3) 창조적 대화 : 역사적으로 볼때 배타성과 보편싱 혼동되거나 교차되는 국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관계에 대하여 일관성있는 선을 그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그는 결국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관계를 변증법적 관계로 상정한다. 여기에서 그는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의 미래 모습을 대화에 두지 않고 화해라는 말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 화해라는 것은 분명히 자신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을 준엄히, 냉철하게 판단하고 동시에 남에게서 동일한 태도의 판단을 받음으로서 진정한 대화의 길이 역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열린다는 것이다. 오히려 진지하게 서로를 판단할 때 창조적 대하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렇게 될 때 대화는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될 수 있다.

예일대학에서 철학강의를 맡고 있던 에네스트 혹킹의 대화의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타종교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 종교의 빛에 의해 자종교를 반성하는 방법이다. 그는 타종교와의 만남과 타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종교의 본질을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는 반성의 방법에 의한 대화가 기독교로 하여금 세계적 신앙의 결정으로 인도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것이 기독교의 본질을 재발견하는 길이요, 기독교의 자기 보존의 참된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앙에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이다. 신학적인 대화와 종교적인 대화로서 대화의 방법을 나누어 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신학자가 대화하는 것과 종교철학자가 대화하는 것은 다르다.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양보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한 채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종교의 신학, 대화의 신학의 수립이 적절히 요청되며 이에 따른 기독교의 타종교에 대한 교리의 수립도 과제로 남게 된다.

한국민중의 사회전기 - 민족의 현실과 기독교운동 - 김 용 복 저

I. 내용요약

'민중신학'은 70년대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나 그 테두리가 분명하지는 않았다. 아직도 그 기본전제들, 개념들, 방법론, 그 신학의 선교적 교회적 결과는 분명히 부각되지 않은 초기적 단계에 있다. 한국교회가 민중과 함께 하는 경험은 70년대에 와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의 시발자체가 이조사회의 하층인 상민과 같이 하는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한국민중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민중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우리는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들은 최근 한국의 산업화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비인간화를 경험하였으며 지금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서 가장 귀중한 범주는 '고난의 경험'이다. 이 '고난의 경험'이 한국민중을 서술하는 실재이다. 이 경험이 선교 일선에 있는 선교공동체, 나아가서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관심거리였고, 그리고 민중신학의 관심거리이다. 필자는 민중의 실체는 민중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당돌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민중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결정적 서술은 '그들의 고난의 경험의 이야기'로 나타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러면 민중의 이야기란 무엇인가?

첫째로, 이야기는 인류 역사상 한 세대의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완벽한 포괄적 언어의 형태이다. 이것을 민중의 자술적 사회전기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둘째로, 민중의 이야기, 즉 민중의 언어는 사변적 언어가 아니라 몸의 언어이다. 경험이란 인간의 인격총체가 하는 것이다. 세째로, 민중의 이야기는 역사를 드라마적으로 표현한다. 민중은 이 역사라는 드라마의 주역이 되고 민중을 지배하는 권력은 이 연극의 대역 혹은 배역이 된다. 네째로, 민중이 주인이 되고 지배체제가 심부름꾼이 되는 드라마의 이야기가 민중의 이야기이다.

민중은 그들의 이야기로 서술된다. 따라서 민중이 누구인가라는 내용은 그들에게 물어야 하고 그 한계도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 어떤 객관적 기준을 정하는 것은 지극히 유동적이다. 누구는 민중이 아니고 누구는 민중이다라는 이야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를 나누면 그가 민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이 질문은 누구는 선택받은 자요, 누구는 선택받은 자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개관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교회가 민중과 함께했던 경험을 살펴보면 1)서민지향적 선교정책 2)한글성경이 민중교회의 텍스트였다는 점 3)한국 교회조직은 사회하층의 민중 조직이었다는 점 4)1907년의 대부흥의 신앙경험은 민중교회적 경험이었다는 점 5)3.1운동에 3대 민중종교운동인 천도교, 불교, 기독교가 참가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기독교였다는 점 6)60년대, 70년대에 민중선교가 부각되었다는 점. 위와 같은 '민중과 함께하는 교회'의 경험을 우리 한국교회는 풍성하게 가지고 있다. 이런 경험을 평가하고 숙고하여 신학적 기반을 형성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민중신학의 동기이다. 민중과 함께 성서를 읽고 예배하고 기도하고 교회생활을 하고, 선교하고 신앙을 실천하면서 복음을 증거하는 전과정을 신학적 학문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민중신학의 과제이다. 따라서 민중신학은 교회사적 기반을 확고히 하고 있으며 이를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민중신학의 몇 가지 과제를 논하려고 한다.

첫째, 민중신학은 학구적 신학이 되어서는 안된다. 민중신학은 전체 선교현장의 신학이어야 한다. 둘째, 민중신학은 기독교의 성서에 깊이 뿌리를 박아야 한다. 세째, 민중신학은 기독교의 전통적인 진리를 보다 강력하게 재해석하여야 한다.

비(裨)의 이갸기와 히브리 하나님

17세기 후반 조선사회의 총노비수를 인구의 약 절반에서 2/3까지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 수자는 18세기, 19세기에 이를수록 점차 줄어들게 된다. 조선조 노비는 대개 16세에서 60세까지 주인을 위하여 일을 하게 된다. 조선조 노비제도의 핵심은 역시 세습제였으므로 핵심은 역시 세습제였으므로 노비의 결혼이 노예 소유주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노비인구의 가장 큰 변화는 1)공.사노비주의 이해관계에서 결정되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2)노예인구의 증가는 양인 농가의 경제적 몰락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가난한 양녀는 조선 말기 몰락하여가는 양인의 인구를 증식시키는 정책적으로 도구로 사용되었는가 하면, 비는 노비주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노비 증식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사를 사회적 차원에서 규명한다고 하면 비의 이야기는 핵심적인 요소일 것이다. 비의 비야기는 가부장적 문화, 가치, 신분질서보다도 사회경제적 생리적 차원(노비의 양적 증식)에서 결정되는 바도 있었다. 따라서 노비사의 연구는 한국사회사와 한국여성사의 이론적 국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둘째로 우리 사학계나 사회과학계에서는 종교적 차원을 소홀히 연구하였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령 무속종교는 노비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무녀와 비는 사회적으로 비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같이 신공을 바쳤던 것이다. 세째로, 우리는 한국교회사의 인식과 탐구에 있어서 조선 말기 노비사와 한국 기독교, 한국 천민사와 한국교회화 관계를 연구하고 규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제사장 예수와 민중의 사회전기

한국사회전기의 한 범례로서의 가난한 여성의 사회전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신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왜 가나한 여성을 선택했느냐 하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이 선택은 우연적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자'라는 역사적 실재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이 아니다. 가난한 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가난'의 실재를 총체적으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여성은 문화적으로 가부장제도에 억눌린 자로 규정되어 있으나 여성이 경험하는 가부장제도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적 차원에서 통전적인 억압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가난한 여성은 이중적으로 억압을 당하여 민중 경험을 심층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가난한 여성의 이야기는 단순히 그들 자신들의 삶을 말하여 주지 않고 한국인 전체의 삶을 조명하여 준다. 일제식민학정의 역사적 범죄의 노출시키는 방법으로서 정신대로 끌려갔던 젊은 소년들의 사회전기를 엮어 읽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소녀들이 제도, 정책적으로 능욕당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제학적의 역사적 성격 전체를노출시켜주는 이야기로 분석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그들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것이어서 당사자들은 '침묵'을 지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이 당한 치욕적이고 비극적인 경험은 우리 민족 전체가 당한 것이 아니겠는가? 민족분단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첩경의 하나는 전쟁과 부의 이야기, 그들의 사회전기를 파헤치는 일일 것이다. 최근 우리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얼마나 크게 안고 있었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6.25전쟁과부의 삶은 우리 민족 전체가 경험한 분단과 동족상잔의 아픔을 가장 잘 나타내줄 것이다.

'민중'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정의'특히 사회정의와 연결된다.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예언자적 전통과 직결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신학적 접근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민중의 사회전기 속에서 '사회정의'의 실현은 민중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필요불가결한 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이 되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1)한국역사의 사제적 전통의 비판과 평가, 2)한국 개신교의 사제적 역할(목회신학)의 재평가-로마 카톨릭의 경우와 대조 3)'오늘의 거룩'에 대한 신학적 신천적 규명, 거룩한 사랑, 이러한 신학적 과제, 실천적 과제들은 한국사회의 근거와 원천으로서 '거룩'똔遁 '영성'을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문제,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민중의 삶 속에 어떻게 역동적인 '거룩'의 실재를 실현하여 한국민중이 '거룩한 백성'이 되느냐는 문제로 제기된다. 조직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거룩한 백성, 성도의 교제가 어떻게 이 민족과 민중의 삶에 거룩함의 기반을 형성하여주느냐하는 문제이다. 이것이 형성되어야 민중의 상처당한 주체가 회복되고 그들의 한이 풀리며 사랑과 축제가 넘치는 인간공동체가 이룩되기 때문이다. 교회는 계약의 매개자요, 제사직을 수행하는 공동체요, 거룩함을 매개하는 공동체이며, 모든 신도는 거룩한 사제이다.

죽음의 세력에 도전하는 기독교

인류역사상 죽음은 모든 종교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중 하나였다. 동양의 불교는 죽음을 윤회과정의 계기로 보았고, 그리스 철학에서는 죽음을 육체에 종속된 인간 영혼의 해방으로도 보았다. 죽음에 대한 이런 여러가지 이해는 분명히 죽음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 내지 죽음의 실재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하겠다. 기독교 신앙이 죽음의 세력에 도전한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일반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기독교에서 죽음은 단순히 인간생명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죽음은 생물학적 자연사가 아니다. 성서에서 죽음의 의미는 인간 삶의 종결 이상의 것으로서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모반의 결과로 '인간역사 안에 내재하여 삶을 파괴하는 세력'으로 이해된다. 죽음은 삶을 파괴하는 역사적 세력이다. 이것의 기원은 인간의 하나님, 인간 삶의 주이신 신에 대한 모반, 반항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죽음은 하나님과 대결하는 세력, 삶에 대립되는 세력이며, 기독교 신앙은 필연적으로 죽음의 역사적 세력에 도전하는 것이다. 죽음은 역사적 실재이다. 그러기에 필연적으로 삶과 대결되는 세력이다. 성 아우구스티누는 그의 역사철학의 근거를 성서의 카인과 아벨의 갈등에서 출발하여 '요한계시록'의 그리스도와 적(反)그리스도의 대결로 구조화하였다 '다니엘서'와 같은 묵시문학은 그리스제국이 이스라엘 백성의 정치, 사회, 경제적 지배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완전히 문화적으로 동화하여 헬라화하려는 것에 저항하는 데서 기원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묵시록적 사관에서 부활의 역사적 실재를 이해해야 하고 메시야 예수의 부활의 역사성, 실재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역사적 예수는 예수의 죽음, 즉 그의 십자가에서 끝나지 않고 그의 부활이 역사내의 실재성을 포함하는 것이다.

부활은 죽음의 세력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활은 역사외적 신화가 아니다. 부활은 자연적 생물학적 생명체의 재생이 아니다. 부활은 그리스의 철학적 개념에서와 같이 영혼의 육체로부터의 탈출도 아니다. 부활은 불교에서나 힌두교에서와 같이 윤회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생도 아니다. 기독교의 부활은 예수의 역사적 삶이 죽음의 세력을 극복하는 것이다. 예수의 삶은 죽음의 세력에 도전하는 역사적 삶이었으며, 궁극적으로 죽음의 세력에 대한 역사적 승리였다. 이것이 기독교의 부활신앙이다. 기독인이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방법은 첫째로, 예수의 부활, 죽음에 대한 승리를 신앙함으로써 죽음의 세력이 극복되리라는 소망을 가지는 것이다.

기독교 부활신앙이 역사적 의미가 없다면 참으로 무력한 신앙이 되고 말 것이다. 기독교 부활신앙이 주장될 때 너무 쉽게 주장되고 따라서 부활신앙이 역사적 실재 아닌 역사외적 신화로 여겨지기 쉽다. 다만 기독인과 그의 공동체에 의하여 죽음의 세력을 극복하는 역사적 부활-죽음의 극복-을 실천하고 두려움없이 죽음을 대하게 될 때 부활신앙이 역사적으로 증거될 것이다. 하나님은 인류의 삶을 창조하였고 결국은 모든 민족의 삶을 풍요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사회선교의 과제

한국개신교가 한반도에 선교되면서부터 한국사회의 현실과 한국교회는 불가분리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흔히 교회사가들이 중국에서는 기독교가 배격되고 일본에서는 미온적으로 수용된 데 반하여, 한국에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 대하여 그 가장 중요한 요인을 '한국교회는 한국민족과 한국민중의 역사적 갈망과 염원에 호응하였기 때문이다.'고 주장한다.

오늘 한국교회는 제2세기의 선교적 비전을 형성하고 그 선교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로 몸부림도 치고 발돋움도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우리 교회는 다음의 몇 가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첫째, 한국역사 속에서의 한국 기독교의 현주소 확인 둘째, 한국교회의 자기이해와 그 사회선교적 비전의 확립과 성서.신학적 이해의 심화 세째, 한국교회의 사회선교적 과제에 대한 규명, 네째, 한국교회의 사회선교전략 수립 다섯째, 한국교회의 사회선교를 위한 자기교육과 훈련 내지 물적 인적 정신적 자원동원이다.

한국교회의 3대 사회선교의 과제를 여러 가지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1)인권과 참여구조의 실현을 위한 선교을 살펴보면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기본적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새삼스럽게 정당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현실은 인권이 보장되고 있지 못하는 데 고민이 있는 것이다. 2)사회정의와 사회개발을 위한 선교을 살펴보면 사회적인 빈자, 약자의 참여와 사회정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개발 과정은 민중이 그 개발의 주체가 될 것이며, 교회는 이 과정에서 촉매적 지원적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3)삶의 질을 위한, 사회복지를 위한 선교를 살펴보면 자선사업은 사회적 희생자에 대한 근본적은 대책과 그 원인을 없애는 일보다는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대책에 머무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사회복지는 사회 일부에 부여되는 보상이나 물질적인 차원에서 이해될 수 없고 교회가 지향하는 '사랑의 공동체'의 삶의 질을 최고의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는 인간적인 삶을 질적으로 창조할 수 있는 사회개발의 단계를 의미한다.

문화선교의 신학과 그 과제

왜'문화선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먼저 문화선교는 선교를 불리하려는 것이 아니고 선교의 한 차원으로서 강조하기 위해 새 말을 사용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다루어진 종교화 문화, 특히 기독교 신앙과 문화의 관계를 연구하고 규명하는 것을 보고 또 60년대에 강하게 제기되었던 토착화라는 차원을 넘어서 삶의 문화적 차원에 선교적 접근을하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화에 선교적 접근을 한다고 하는 것은 삶의 문화적 차원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이 된다. 문화선교는 인간을 죄와 악에서 구원하고 해방시키는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가 일반 문화사 내지 문화적인 차원에서도 이루어짐을 믿고 이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는 선교활동을 말한다. 먼저 인간의 문화창조는 하나님의 창조역사에서 허락하신 인간의 하나님의 창조역사에의 참여이며 인간의 문화는 하나님에게 모반하는 문화로 전락하였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변혁, 문화구원의 역사를 통하여 메시아 왕국의 '새 예루살렘'의 찬란하고 풍요하며 자유케 하는 문화로 변혁되어가고 새로와져가며 완성하여 간다. 문화는 모든 역사적으로 창조된 인간의 삶과 경험의 형태와 시나리오의 통전적인 체계라고 할 수 있는데, 한 사회나 집단의 전성원 또는 특정한 성원이 이 체계를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문화선교의 필요성은 인간의 문화생활이 인간을 억압하고 인간공동체가 문화적인 혼돈, 문화적 정체의 파괴, 문화적 괴리나 갈등에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극복하고 인간공동체를 문화적으로 해방시키며,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문화적적으로 창조적이며 향연적이도록 하게 하는 데서 확실하여진다고 하겠다. 이것은 하나님이 이러한 인간공동체를 그의 뜻대로 창조하고 구원하며 완성하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공동체가 민족문화 창달에 참여하려면 이론과 전략만 가지고는 어려우며 창조성 있는 형식이 중요하고 생각된다. 신학적으로 말하면 '메시아적 삶의 형식'의 창조인 것이다. 우리 교회에는 시와 노래가 넘쳐흘러야 하고 음악의 향연이 울려퍼져야 할 것이며 주님 앞에서 추는 춤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한국기독교 문화선교와 문화운동은 기독교의 테두기를 벗어나서 전문화의 영역과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기독교 문화가 아니라 한국문화의 전영역에서 전개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II. 책의 장점과 약점

1. 장점

이 책에서는 민중신학이 무엇인가?를 말하면서 민중신학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적 상황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시기(70-80년대)의 경험은 유럽 산업혁명 과정의 200년보다 더 치열한 경험이었다고 표현한다. 더구나 이러한 사회적 부작용을 창조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여건을 마련할 시간도 없었다고 보아야 하겠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민중'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한국 국민의 하부의 고난과 비인간화의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민중문제의 부각은 신학이나 신학자가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은 우리 한국의 민감한 지식인들-문인, 시인, 사회과학자, 문화인, 종교인-이 먼저 거론하기 시작하였다. 또 한국교회의 극히 일부인 근로자, 도시빈민, 농민을 대상으로 선교한 사람들만이 한국의 민중과 같이한 것도 아니다. 한국교회는 농촌교회였고, 도시빈민 지역에 있는 교회였고, 산업공단 지역의 교회였으며, 방방곡곡에 산재한 교회였기에 한국민중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있었다. 다만 이런 민중선교의 일선에 있는 성직자나 실무자들이 좀더 민감하게 그들의 고난을 보고 듣고 알게 되었다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면서 한국민들의 한(恨)많은 삶을 다루어 보려고 했다는데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모든 역사가 가진 자의 편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민중의 편에서 역사를 서술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또 다시 왕의 즉위와 함께 역사를 쓸수 없는 현실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하였고 현재 한국신학도 성장위주의 교회나 양적인 성장에 국한이 되어있는 것 같은 상황속에서 갖지 못한 자나 비인간화되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민중신학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데에 대해서 감사한다. 한국교회가 계속적으로 민중이라고 말하여지는 계층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

필자는 이 책에서 민중신학이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해서 한국역사의 흐름에 따라 글을 서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문화운동의 과제와 한국사회선교의 과제 그리고 문화선교의 신학과 그 과제를, 미래에 있을 과제에 대해서 냵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 약점

민중에 대한 개념을 말하면서 "최근 한국의 산업화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비인간화를 경험하였으며 지금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서 가장 귀중한 범주는 '고난의 경험'이다."라고 말하는 데 이 정의는 매우 추상적인 정의라고 생각한다.

"이 '고난의 경험'이 한국민중을 서술하는 실재이다. 이 경험이 선교 일선에 있는 선교공동체, 나아가서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관심거리였고, 그리고 민중신학의 관심거리이다."라고 하는데 한국교회의 중요한 관심거리라고 하는 데, 한국교회의 관심사가 민중신학과 한국의 민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관심사는 일부지역 즉, 농촌교회, 도시빈민지역, 산업공단 지역에 있는 민중이라고 정의되는 사람들에게만 그 관심이 있는 것이 아리라 한국에 있는 전국민에게 그 관심이 있다. 모든 국민이 전도의 대상이며 복음화의 대상이다. 심지어는 필자가 밝히고 있는 민중의 개념과는 그 반대되는 사람들인 부자나, 권력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복음에서 유기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민중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만 관심이 있고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편협한 교회이며, 보편적인 교회에세 멀어지는 것이며 특정한 계층만을 위한 교회라고 한다면 그 교회는 절둑발이 교회일 것이다. 교회에는 모든 계층의 사람, 모든 부류의 사람, 모든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는 우주적인 교회이다. 민중신학이 그리스도의 사상과 사랑을 제한하는 면이 있지 않는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민중사회전기'를 쓰면서 기록되어진 주제들이 사회의 어두운 면만을 기록하고 있음을 본다. "그리고 한국민중의 사회전기를 통해서 민족사 현장의 심층에 접하고 그 속에서 형성되는 민중의 시각에 기독교의 진리가 비추어질 수 있도록 성서를 해석하고, 또 민족의 갈망에 호응하고, 민족의 과제에 임하는 기독교신앙인의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으려고 시도하였다."라고 머릿말에서 쓰고 있다. 이 책의 전체에 대한 필자의 견해라고 생각한다. "민중이 누구인가라른 질문에 대한 결정적 서술은 '그들의 고난의 경험의 이야기'로 나타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라고 쓰면서 민중에 대한 개념을 민중의 시각에서 바라본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쓰고 있다. 원래 고난을 받는 입장에서는 고난을 강하게 느끼게 되며 그 고난을 있는 것보다는 과장하여서 쓰고 있는 면이 있다. 고난을 받는 입장에서 말한 것을 가지고 그 고난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는 필자의 생각이 객관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고난을 받고 있는 민중과 말하여 보면 누가 민중인가를 안다고 했는데 이것 또한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III. 다른 도서들을 참고하여 비평할 것

참고도서 : "민중신학에 있어서의 민중의 개념정의" 박흥신 저,

1988년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용복에 있어서 민중이란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며, 완전하게 정의할 수 있는 개념도 아니다. 민중은 살아있는 실체로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드라마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즉 민중에게는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전기가 있는 것이다. 김용복은 사실상 민중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꺼린다. 왜냐하면 민중의 개념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중을 객관화하는 일이되며 민중의 정치적 피지배성격이 문제삼아자기 때문이다. '민중'은 계급적 한계를 어느 정도 초월한다. 가령 중산층도 정치세력이 고도로 집중된 경우에는 민중적 성격 즉 피지배성을 가지게 된다고 본다. 이러한 김용복의 민중론을 따라서, 주된 관심이 민중의 주체화에 쓸리고 있다. 민중은 역사적 주체가 되기 위해 고난 속에서도 투쟁을 하게 되는데, 구분해야 할 것은 민중의 역사주체성의 실현이 메시야정치가 미래로부터 현실역사에 돌연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김용복은 민중과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말하는 프로레타리아의 차이에 대해, 프로레타리아가 사회경제적면에서 결정되지만 민중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며 권력적인 관계로서 정치학은 사회경제적인 관계까지 포함시켜서 넓은 의미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한다. 또한 민중과 프롤레타리아는 그 영역에서도 차이를 드러내는 데 민중은 역동적으로 변하는 개념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정치적으로 지배를 받고 있다면 여성은 민중의 영역에 속한다. 한 민족이 타 민족에게 정치적 지배를 받는다고 할 때도 지배받는 민족은 민중의 집단이다. 김용복은 솔직하게 말해서 민중의역사관은 서구 민주주의의 문화적가치들과 유사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민중의 구성층은 가난한 자들과 억눌린 자들, 그리고 소외당한 자들로 되어있다. 그리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민중은 정치적인 개념이며 지배자에 대하여 피지배자를 가리켜 민중이라 칭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김용복에게 있어 민중의 메시야에 대한 기대는 신학적으로 말한다면 역사안에서 악의 세력에 대한 "신(神)의 의(義)"의 승리를 주장하는 신정론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메시야의 민중은 역사안에서 "신의 의"를 실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