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次例)

연구 과제 : 종교적(宗敎的) 집단의 특성 1

1. 사회적 정체감의 단서로서의 호칭의 특별성 1

2. 집단에 대한 애착의 증가를 위한 까다로운 신입절차들 2

3. 현실에서 내세로 이어지는 사회적 범주화(집단 구분의 강조) 4

4. 합법적인 동시에 카리스마적인 리더십과 그 기반의 특수성 5

5. 집단 결속력 강화장치로서의 교리교육 6

논평(論評) 7

연구 과제 : 종교적(宗敎的) 집단의 특성

1. 사회적 정체감의 단서로서의 호칭의 특별성

대부분의 종교적 집단은 특별한 일반적 사회관습과는 색다른 호칭체계를 가지고 있다.

특별히 개신교회에서는 남성과 여성간에 '형제와 자매'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그들 모임의 지도자에게 '집사', '권사', '장로'와 '전도사', '목사'라는 호칭(label)을 사용한다.

우선 '형제와 자매'라는 호칭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면 이는 그 종교집단 내에 속한 사람들로 하여금 강한 가족공동체의식을 느끼게 하는 호칭효과(labeling effect)를 가지고 온다. 그리하여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가족공동체로서의 사회적 정체감을 획득하게 되고, 점차 그러한 정체감이 그들을 변화시켜 간다. 또한 '집사'는 집안의 일을 맡아본다는 의미이고, '권사'는 집안 일을 총괄한다는 의미이고, '장로'는 가부장적인 의미와 함께 종교집단의 최연장자로서 경험을 의미하는데, 이들 모두는 이들 종교집단을 가족공동체로 묶는 강한 사회적 정체의 단서가 되어준다. 또한 '전도사'라는 호칭은 도를 전하여 가르치는 자라는 뜻으로, 그 종교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그 합법성(legitimacy)을 인정하는 성경에 나오는 선지자와 같은 개념으로 그 지위권한의 합법성을 부여받는다. 또한 '목사(牧師)'라는 호칭도 양떼를 치은 사람이란 뜻으로, 성경에는 일반 신자들을 양떼라고 비유하고 있고, 그 지도자를 목자라고 칭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성경이라는 합법적 장치를 이용하여 그 호칭과 지위에 합법성을 부여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의 '신부(神父)'라는 호칭도 아버지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서, 대부분의 종교집단이 강한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한 방편으로 그 호칭에 그 가족공동체적 사회정체감(social identity)을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호칭이 합법성 권력의 기반에 일조하고 있고, 조직구조(Structure of Group)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그 조직으로 하여금 가족과 같은 운명공동체적 성격을 갖게 해준다. 이런 운명공동체적 의식이 형성되면, 그 조직구성원들은 그 조직이 좋건, 나쁘건 간에 이탈이나 와해적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조직에 대한 불평이나 조직에 대한 타인의 비평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회적 정체감을 형성하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이 속한 가족이 나쁘다고 원망할 수 없고, 아무리 나빠도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통일교에서는 이러한 가족공동체적 의식을 전 세계 국민, 우주로까지 확대시켜 합동결혼식, 신자들로 이루어진 회사운영 등, 강한 가족적 정체감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공동체적 정체감이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통일교를 아직도 굳건히 유지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종교집단이 가지는 호칭의 효과는 대단한 것이다.

더욱 극단적인 예도 많다. 오대양 집단 자살사건이나 짐 죤스의 인민사원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서로에게 친형제, 친 자매로, 친부모로 불렀었다.

불교는 이러한 호칭에 있어서 오히려 가족공동체적 관계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사제간의 관계, 혹은 대등한 입장의 관계를 강조한다. 그들 지도자들은 서로를 스님이라 부르고, 신자들에게도 정중히 인사한다. 또한 그들 지도체계에 있어서도 그리 특별한 호칭체계를 존재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물론 공식적인 대외적 명칭이 있으나, 실제로 그들은 그러한 호칭을 부르지는 않는다. 아마도 불교는 그들 구성원 서로서로의 자긍심이라든지, 사회적 지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그들의 호칭을 사용한 것 같다. 그래서 불교의 신자들은 그리 광적인 신도들은 적은 것 같다. 하지만 불교의 집단 정체감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유명한 사건이 많다. 임진왜란 등에는 승병장들이 나서서 나라를 지켰었고, 6.25 동란 중에도 많은 승려들이 봉기하기도 한 것 등이 대표적 예이다.

이렇듯 각각의 종교집단이 가진 호칭은 그들 집단구성원에게 사회적 정체감의 단서로서 집단의 안정과 유지에 꼭 필요한 것이다.

2. 집단에 대한 애착의 증가를 위한 까다로운 신입절차들

많은 종교적 집단에 있어 그 집단에 속하게 되면, 많은 헌신(committment)과 의식(rite)들이 따르게 된다. 고대로부터 중세까지는 기독교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할례를 해야 했다. 이 할례는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현대에 넘어와서 개신교를 예를 들면, 대표적인 개신 교단은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이 있다. 이들 집단에 속하게 되면, 제일 먼저 학습이라는 것을 받아야 한다. 학습은 그 개신교의 기본적 교리에 대한 교육을 말하는데, 보통은 2주 정도의 교육 후에 시험과 장로들의 면접을 거쳐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이 끝나고 나면, 세례(baptizing)를 받아야 하는데 세례(침례교는 침례)는 그 개신교의 구체적 교리에 대한 교육과 그 집단에의 헌신과 봉사를 그들의 신 앞에서 약속하는 것으로서, 한달 정도의 교육기간과 장로들의 면접을 거쳐서 받게 된다. 세례는 보통 목사가 그 신자의 머리에 물을 묻혀서 기도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침례교의 경우는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온 몸이 물에 잠긴 뒤에 기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으로 세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다.

천주교에서는 영세를 받게 되는데, 그것은 세례와 비슷한 절차를 갖는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불교는 신자들에게 이런 절차를 밟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교리에 대해서도 강제적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통일교는 개신교나 천주교보다는 훨씬 까다로운 신입절차(initiation)를 가지고 있다. 개신교에서 행하는 학습과 세례(침례, 영세 등)외에도 합동결혼식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가지고 있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전 재산 납헌 등은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통일교 교리에는 그런 조항이 전혀 없다. (원리 강론, 1966 참조) 그런데, 합동결혼식이라고 하는 것은 얼굴도 모르는 다른 신자(외국 사람들일 수도 있다)와 교주인 문선명이 정해주는 대로 결혼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인생에 있어서 결혼은 굉장한 중대사이다.

그렇다면 이들 종교 집단은 왜 이런 까다로운 신입절차를 공식화하고 있는 것인가?

사회심리학적으로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Festinger가 주장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해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노력정당화(Effort Justification)적 설명이 여기에는 가장 잘 맞을 것 같다. 이는 자신의 노력이나 투자가 정당했음을 남에게 보여주고, 스스로도 화인하고 싶어하는 보상심리이다. 이 설명에 의하면 조직에 대한 애착이나 헌신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입시련(Severity of Initiation)을 주어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서 큰 시련과 고통을 감수했는데, 그렇게 해서 들어간 조직이 별 것 아니라면 인지부조화는 너무나 커지고, 사람들은 그러한 인지부조화로 인해서 생기는 긴장을 줄이기 위해 그 조직에 대해서 과대애착을 갖게 된다. 마치 이솝 우화의 단 레몬(Sweet Lemon)의 비유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조직에 대해서 합리화(rationalization)하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이러한 신입시련의 효과는 그 조직에 자원하는 경우에 효과적인 것인데, 종교집단은 결국은 대부분 자원해서 들어가는 경우이므로 이런 까다로운 신입은 효과적인 집단 애착의 수단이 된다. 하지만, 억지로 그 종교집단에 들어간 경우에는 오히려 그 집단에 대한 반감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므로 조심해서 잘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검색 및 통제력이 강한 사람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이들은 합리화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문간에 발들여 놓기(foot-in-the-door)라고 하여, 사람들은 자신이 한번 발을 들여놓은 집단에 대해서 어떻게든 좋은 식으로 해석하려고 합리화하는 동물인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종교집단에 입문하기 전에 전도자로부터 소위 사랑의 폭탄(love bombing)을 받았기 때문에 그 집단에 들어가서 쉽게 빠져오기란 더욱 힘든 것이다. 즉,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그 집단에 대한 헌신은 에스컬레이터(escalation of committeement)를 타고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고 마음 편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집단은 이러한 신자들을 향해 내세에서의 영화와 연결되는 구원(Salvation)이라는 내적인 보상을 충분히 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외적인 보상이 따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종교집단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한 보상인 것이다.

다르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Bem이 주장한 자기지각(Self Perception)적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인데, 자기지각의 기본전제인 사람들은 자신의 태도가 미약하거나 모호할 때 외부 관찰자가 우리의 행동을 추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태도를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추론한다는 것이다. 종교집단에 이제 막 신입한 사람들은 그 집단에 대한 불안감이라든지 막연한 공포가 있을 수 있다. 이 때, 그 사람들이 관찰하게 되는 사람들은 합리화함으로써 그 집단에 헌신하게 된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또한 이런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도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한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관찰자들과 같은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신자는 신입 신자 건 기존 신자 건 신자가 아닌가 하는 지각이 그들을 그 집단에 애착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간다.

3. 현실에서 내세로 이어지는 사회적 범주화(집단 구분의 강조)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속세라고 하여서, 자신들의 성지인 사찰과 바깥 세상에 대한 구분을 강조한다. 개신교에서는 이 세상은 헛되고 헛된 것이라 하여, 자신들만의 지역인 교회와 세상을 이원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천주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내세에 있어서도 신자들은 천국과 지옥 혹은 그 중간상태인 연옥(천주교의 경우만) 중에서 천국에 가며, 비신자들은 지옥이나 연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물론 아는 대로 천국은 영생과 영화의 장소이고, 지옥은 죄와 징벌과 고통의 장소이다. 또한 불교에서는 깨달은 사람들은 좋게 환생되며, 깨닫지 못한 사악한 자들은 축생으로 환생된다고 한다.

이렇듯 종교집단은 자신의 속한 집단과 그 밖의 집단에 대해서 구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현실에서뿐만 아니라 내세에서까지 그렇다.

이러한 사회적 범주화(Social Categorization)는 내집단(in-group)과 외집단(out-group)으로 불려지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내집단에 대해서 이유 없는 편애를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집단간 구분은 내집단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게 된다. 내집단의 결속력이 강해지면, 집단 구성원들간에 동조압력도 증가하고, 개인적 정체감은 사라지고 집단 정체감이 그들을 사로잡게 된다. 그리하여 내집단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광적인 행동으로도 나타나기도 한다. 이스라엘과 PLO간의 예나, 회교들의 분쟁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집단 구분이 내세에서도 유지된다고 그들은 믿음으로써 그들에게 죽음이란 별로 두려울 것이 못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외집단의 지도자들에 대한 암살이나 자폭과 같은 매우 극단적인 현상도 벌어지는 것이다.

집단구분의 강조는 집단의식을 낳아서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적 정체를 잃는 바로 몰아(deindividuation)의 상태로 몰고가는 것이다. 물론 이런 몰아의 상태가 항상 나쁜 쪽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집단을 위한 헌신이나 봉사로 나타나 집단수행(Group Performance)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외집단이 내집단에 대해서 침입할 때는 매우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하여 고래로부터 정치권은 종교권을 존중하고 침해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미국 선거에서 떨어지려고 한다면, 유태인과 유태교를 모욕하라고... 우리나라에서도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비방했다간 정치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4. 합법적인 동시에 카리스마적인 리더십과 그 기반의 특수성

종교적 집단의 지도자가 되는 길은 다른 직업에 있어서 지도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수련의 과정을 갖고 있다. 우선은 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그 집단이 정하는 신입의 절차를 이행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 집단이 정하는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그 집단이 정한 기준에 따른 시험에 통과하여서 일정한 수련기간을 거쳐야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예, 개신교의 예를 들면,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세례교인으로 목사의 추천을 받아 그 교단 신학대학을 나와서 대학원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강도사 고시, 목사 고시, 교단 인준에 합격해야 목사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복잡한 과정과 교단 인준과 교회 장로들의 초빙에 의해 목사는 한 교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이렇듯 합법적 기반 위해서 목사의 지도자로서의 권력은 획득되기 때문에,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복종과 순종의 의무를 지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종교적 지도자들은 금혼해야 한다. 천주교가 그렇고 불교의 경우 천태종을 제외한 모든 종파가 그렇다. 이렇듯 지도자는 일반 신자들과는 다른 금욕적 생활을 함으로써 그 집단의 구성원들로부터 도덕적 인정을 받게 되고, 그들이 권력기반을 더욱 든든해진다. 또한 그러한 금욕이 대체적으로 그 집단의 경전이 원하는 도덕적 이상이므로 그 구성원들은 그들의 그러한 모습을 선망하기까지 하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종교적 지도자는 자신들만의 카리스마를 나타나는 복장을 가지고 있다. 복장이 미치는 영향은 사회심리학의 여러 실험에 의해서 증명되었듯이 권력의 필수적 장치들이다. 기독교 개신교의 경우, 목사는 정장을 해야 하고, 성찬식 등의 특별 행사 때는 자주 빛의 예복을 입게 되어 있다. 또한 불교의 경우는 승복이라 하여, 검소하고 단정한 하지만 위엄과 권위를 나타나는 복장을 입고, 백팔번뇌를 물리치는 백팔개의 염주를 사용한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마지막으로 천주교의 신부는 까만 색의 복장에 하얀 색의 차이나 칼라 비슷한 복장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은 그들을 일반 신자들과 구분시켜 주고, 그들의 권력을 합법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중요한 장치들이 된다. 그들이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복장을 한다면, 그들의 카리스마나 위엄을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또한 그들은 대체적으로 신유, 방언, 예언 등의 능력도 겸비하고 있어, 더욱 그들의 권력은 합법화된다. 그들의 기도로 인해서 병이 낫고, 다른 나라 말로 설교하며, 미래의 일들을 예언하여 집단성원들로 하여금 보상을 제공함으로서 그들의 지도자로서의 위치는 공고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그들이 실수하거나 했을 때, 오히려 더 큰 비난을 받는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종교집단 지도자들은 나약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집단최면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집단성원들은 맹목적이 되어 맹신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사이비 종교의 특징인데, 감로 등을 주장하며 사기를 쳤던 영생교의 교주, 조희성은 자기는 정감록과 그 외 다른 예언서에 기록된 정도령으로서 말세에 구원주라고 하여, 현실에 대해서 불안하고 심정이 약한 사람들을 꼬여서 사기와 살인을 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종교적 집단의 리더는 그 집단의 성원들이 기대하는 특성을 가지도록 교육받고 그러한 특성을 행함으로써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5. 집단 결속력 강화장치로서의 교리교육

코란, 성경, 금강경, 원리 강론 등 특정 종교집단은 자신들만의 경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전에 의거해서 집단성원들에게 교육을 시킨다. 특별히 다른 집단들보다 교리에 대해서 치중하여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그들의 집단에 대해서 많이 알게 함으로써 다른 집단과의 대화 시에 설득되지 않게 하려는 의도이다. 6.25 동란 중에 중공군의 포로가 된 미국인 병사들중 몇 명은 본국으로의 송환을 거부하였다. 이에 의아심을 품은 McGuire가 그 원인을 생각해냈는데, 그건 바로 태도면역(attitude inoculation)이었던 것이다. 즉 약한 공격을 자주 가함으로써 강한 공격에도 이기도록 그들의 공산주의 사상을 심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종교집단에서는 그들의 성원에게 교리를 가르치는데 단계적으로 가르쳐 나간다. 그리고 교리에 대한 쉬운 의문점을 제기하여 준다. 그리하여 집단성원들은 자신들이 가진 교리지식으로도 충분히 그러한 의문점을 해결하게 된다. 이렇게 단계를 조절하여 가르치므로써 나중에는 웬만한 의문점에도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어, 다른 집단과의 충돌 시에도 강한 태도면역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리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다른 비신자들에 대한 포교에도 용이하다.

종교집단은 집단 이탈 방지와 외집단의 설득에 대한 태도면역을 위해서 이렇듯 교리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그 유명한 「탈무드」는 유태교의 교리로써 유태인들은 그 교리를 거의 외우다시피 해야 한다.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이 잘 아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것을 정말로 실천하게 되고, 결국 그들은 그들이 속한 종교집단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이다.

논평(論評)

이렇듯 한 5가지 측면에서 다른 일반집단과 종교집단의 차이점에 대해서 사회심리학적으로 논의해보았다. 여기에 하나의 관통하는 공통적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내적인 보상으로서 종교집단은 그 보상권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신자라 불리는 종교집단의 성원들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그들의 집단을 섬기지만, 외적인 보상은 없다. 다만 내세에서의 영화라는 구원이 약속이 있을 뿐이다. 그러한 내적인 보상 감을 얻기 위해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에 몰두하며 헌신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이 가진 두려움 중에 죽음에 대한 불안이 얼마나 큰 영향을 지닌 것인지 실감하고도 남는다. 아마도 인간이 영생불사하는 존재였다면 종교는 만들어지지도, 만들어져도 지금처럼 큰 영향력을 절대로 행사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감히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