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에 나타난 십자가 신학과

이방인 선교와의 관계

I. 서 론

유대교는 독특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강한 자기의식을 지니고 있었으며, 타 민족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할례와 정결의 법, 음식에 관한 규정들 그리고 절기법등으로 자기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나갔다.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은 죄인으로 간주되었으며, 유대인의 승리를 기대하였다. 타민족이 유대교에 들어오기 위해선 할례를 받아야 했으며, 할례를 받지 아니하고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 분류되었고, 할례를 받은 자만이 진정한 개종자가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유대교의 토양에서 기독교가 탄생하였다. 그런데, 그 기독교는 유대교의 테두리를 넘어서 보편 종교로 나아갔다. 바울은 스스로를 이방인의 사도라고 하면서(롬 11:13, 갈 2:8), 이방인에 대한 전도를 시작하였다. 더구나 그는 유대교의 입교예식인 할례를 요구하지 않고 단지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기독교가 편협한 유대교의 토양에서 탄생하였으며, 그 초창기 구성원도 유대 기독교인이었음을 생각할 때 대단한 변화이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하였는가? 갈라디아서에 나타난 바울 사도의 십자가의 신학을 중심으로 대답을 찾고자 한다.

II. 본 론

1. 갈라디아서의 기록 목적

갈라디아서의 수신지가 북 갈라디아인지 남 갈라디아이든지 간에 갈라디아서의 내용을 보면 복음이 율법주의자들에 의해 약해진 이유로 바울이 갈라디아서를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이러한 율법주의자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Duncan은 주장하기를 갈라디아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율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할례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하는 유대 기독교인들이었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Lake는 당시에 유대 기독교인 사역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바울이 이방 개종자들을 유대교로 끌어들이려고 한 유대교로부터 이방자들을 굳게할 목적으로 갈라디아서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행 15장을 보면 이미 유대 기독교인들이 이방에서 복음전도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Duncan의 주장대로 갈라디아 교인들을 유대화 하려고 하는 유대 기독교인들에 대한 응답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유대교와 율법

전통적으로 유대교는 율법주의로 규정되어왔다. 율법을 지키면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원을 받고 율법을 어기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울은 이러한 유대교적 율법주의에 반대하고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의 복음을 선언하였다고 이해 된다. 이러한 해석의 선구는 루터였다. 그는 율법의 목적이 죄를 깨닫게 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유대교가 이를 잘못 해석하여 완전히 성취함으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사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Sanders는 팔레스타인 유대교를 율법과 언약과의 관계라는 중심적인 문제를 가지고 해석한다. 율법이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으로 언약(covenant)에 기초하고 있다는 성경적 사상이 유대교에서 편협한 율법주의 및 민족주의적인 이데올로기로 변질되었다고 보고, 바울 사도의 유대교 비판은 바로 성경적이지 못한 유대교의 비판으로 이해하는 전통적인 기독교의 이해에 반대하여, Sanders는 방대한 유대교 연구를 통하여 구약 성경의 언약 개념이 랍비 유대교에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유대교는 하나님의 은혜로 언약적 관계가 성립되었기 때문에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율법에 대한 순종은 단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합당한 응답으로서만 강조된다고 본다. 따라서 율법은 이렇게 은혜로 성립된 언약을 유지하는 기능을 지닐뿐 구원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따라서 유대교에 있어서 율법은 구원의 수단(getting in)이 아니라 은혜의 언약안에 머무는 수단(staying in)이 된다. 이른바 언약적 율법주의 (covenantal nomism)가 팔레스타인 유대교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샌더스는 이러한 언약적 율법주의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The 'pattern' or 'structure' of covenantal nomism is this : (1) God has chosen Israel and (2) given the law. The law implies both (3) God's promise to maintain the election and (4) the requirement to obey. (5) God rewards obediance and punishes transgression. (6) The law provides for means of atonement, and atonement results in (7) maintaenance or re-establishment of the covenantal relationship. (8) All those who are maintained in the covenant by obedience, atonement and God's mercy belong to the group which will be saved.

이와 같은 유대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 New perspective )으로 인하여 Sanders는 일약 세계적인 신약학자가 되었다. 이어서 이러한 시각에 관한 논쟁이 일어났다. Sandes에게 있어서 과연 유대교의 자료를 공평하게 사용했는가 하는 점이 비판의 요지이다. 다시 말하자면 유대교에 공적주의가 존재하였음을 보여주는 구절에 관한 해석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다. Sandes는 공적주의처럼 보이는 구절은 이미 언약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Carson도 유대 문헌에 나오는 공적주의적인 요소들은 모두 언약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유대교에 있어서 항상 하나님의 자비가 인간의 공적에 우선함을 지적한다.

언약적 율법주의로 특징지워지는 유대교에 있어서 율법은 유대인으로 머물게 하는 (staying in)의 기능을 지닌다. 율법을 지키는 자에게만 유대 사회에 머물 수 있게 되고, 만약 이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면 유대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것이다. 유대인은 난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아야 하고, 안식일을 지켜야 하며, 오경에 기록된 것과 같은 까다로운 음식법, 정결법들을 지켜야 했다. 랍비 유대교는 레위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법령들을 개인이 행하는 법령으로 개정하였다. 따라서 언약 안에 거하는 자에 있어서, 율법은 본질적인 요소이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Dunn은 이와같은 샌더스의 견해를 이어받아 유대교가 언약적 율법주의임을 주장한다.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속에서 율법이 규정하는 의식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보장하고, 타민족으로부터 이스라엘 민족을 구별해주는 표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할례나 음식법 그리고 안식일 규정은 유대인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이런 관습은 유대인들을 이방인과 구별해주는 중요한 표지였다. 유대교는 그 민족의 언약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에게만 하나님의 구원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할례를 받지 아니하고, 음식법을 지키지 아니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 안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구원받을 수도 없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당시 이러한 의식들은 이방인들에 의하여 조롱거리였지만, 유대인들은 계속적으로 이런 관습을 유지시켜 나갔다.

던은 샌더스의 전망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율법과 율법의 행위가 무엇이야고 하는 점에 있어서는 이처럼 달리 나타난다. 그는 율법이란 유대인들의 종교적 민족적 인종적 특권의 기반이 되는 음식법, 할례법, 정결법, 절기법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같은 던의 입장을 따르면 바울은 그의 서신을 통하여 반대하고 있는 율법이란 율법이나 유대종교 그 자체가 아니라 음식법, 할례, 정결법, 절기법과 같은 유대교를 배타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원래 이방인 이스라엘인 구분 없이 은혜로 구원받는다는 종교인데 유대교에서 이를 선민적 배타주의화시키면서 이방인에 닫은 문을 바울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관계없이 구원받는 복음을 전파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입장에서 갖게되는 난점은 첫째로, 바울 서신에 나타난 율법의 개념은 그것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율법의 배타적 성격 뿐 아니라 선행으로서의 율법, 하나님의 뜻으로서의 율법 마저도 과감하게 거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급들은 흔히 바울이 유대교를 잘못 이해하고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하여 잘못 휘저은 펀치로 이해되고 있다. Schoeps는 말하기를 바울이 유대교의 신학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고 한다. Raisanen은 바울의 율법관 자체가 모순으로 가득차 있고, 바울 당시의 유대교 마저도 왜곡되어 있다고 한다. 휘브너나 드레인 같은 몇몇 신학자들은 바울의 율법관이 발전되어 왔다고 하며, 어떤 신학자들은 바울의 율법관은 제의법,윤리법이라는 두 부류의 율법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윤리법만이 그대로 남아있고, 제의법은 종료되었다고 한다. 바울의 율법관 자체가 학자들 간에 통일된 의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개관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점은 유대교의 율법에서는 이방인과 구별을 짓게하는 배타적인 법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유대인을 하나님의 언약의 공동체 안에 머물게 하는 것으로서의 음식법, 할례법, 절기법같은 것이었다. 이 외에도 유대교의 율법이 그것으로 행위구원을 의도하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언약적 율법주의로서만 이해해야 하는 지 결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유대교는 이방인과의 단절이 있었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언약 안에 들어와 있지 아니한 민족이나 사람은 구원받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겼다. 배타적인 민족주의는 바로 이러한 언약적 율법주의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유대교 속에서 탄생한(?) 기독교가 이방인을 향하여 구원의 메세지를 전달한 것은 혁명에 가까운 변화이며, 더군다나 유대인화시키지 않고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혁명적인 것이다. 서론에 언급한대로 이러한 변화는 바울의 십자가 사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십자가 신학

유대교에 있어서 십자가에 대한 이해는 거리끼는 것이었다(고전 1:23). 왜냐하면 신명기 21:23에 의하면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트리포는 이 구절을 인용하면서 예수의 메시야됨을 부정하였다. 유대교의 신학에 의하면 메시야는 죽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는 승승장구하는 다윗의 자손으로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에서 회복하고, 참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며, 참 율법을 이스라엘에게 가르치는 자이다. 유대교의 신학에서 메시야가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메시야라 주장하였는데, 그는 십자가에 달린 자로서 이미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으로 간주 되었다.

바울이 처음에 기독교를 핍박한 것도 이와같은 유대교의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그에게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다메섹 도상에서의 신비 체험을 통하여 그는 핍박자에서 전도자로 변하게 된다. 특이한 것은 그가 복음 전도자이되 이방인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더 나아가 그들에게 할례없는 구원, 율법이 아닌 믿음에 의한 구원을 선포하였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유대교가 배타적인 선민주의에 빠진 언약적 율법주의 체제라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변화이다. 그런데, 바울은 과감히 이같은 유대교적인 특성들을 버렸다. 이같은 급격한 전이는 그의 십자가 신학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바울에게 있어서 십자가의 사건은 단지 예수만의 사건이 아니다. 그 사건을 통하여 나도 십자가에 함께 못박혔다(갈2:20)고 선언한다. 따라서 내가 산 것은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 것이며,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다. 나로서 표현된 신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의 죽음을 체험하며, 그와 함께 다시 삶을 체험한다. 이런 것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세례이다(롬6:3-4).

그런데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것은 율법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향하여 죽은 것(ՄՉՁ ՍՏՌՏՕ ՍՏՌՙ ՁՐՅՈՁՍՏՍ)이라고 선언된다(갈2:19). 여기서 율법을 향하여(대하여) 죽었다는 것과, 율법으로 말미암아 죽었다고 하는 의미를 밝혀야 한다.

먼저 율법에 대하여 죽었다는 것은 율법이 죽은 자에게 더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자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 더이상 율법의 의무로부터 얽메이지 않게 된다. 신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힘으로써 죄에 대해 죽고(롬6:2), 율법에 대해 죽고(갈2:19), 세상에 대하여 죽었다(갈6:14).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부활하는 경험을 지칭한다.

또한 율법으로 말미암아 (을 통하여) 죽었다는 것은 율법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말한다. 율법에 의하여 율법의 저주를 십자가에서 담당하였다. 다시 말하면 율법의 형벌을 받은 것이다. 성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힘으로 말미암아 율법의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같은 십자가 신학의 이해에 따르면 신자는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그리스도로 더불어 십자가에 못박힌 것인데, 이로써 지금까지의 율법을 범한 형벌을 받은 것이며, 또한 십자가에서 죄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이 더이상 주장을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해에 근거하여 율법은 구원의 조건이 되지 못하며, 따라서 유대교의 언약적 율법주의에 속한 할례법, 안식일법, 정결법, 음식법 등은 무효가 선언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나 구별이 없이 다 하나이다(갈3:28).

4. 이방인 선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십자가 사건이 율법에 대하여 죽은 것이며, 율법을 통하여 죽은 것이므로, 율법을 더이상 주장하지 못한다. 다시 말하면, 유대교의 특징인 언약적 율법주의가 무효화되었다.

따라서 언약적 율법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폐쇄성이 제거되었고, 이방인 선교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초대교회의 복음 전파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여기를 벗어난다 할 지라도 유대인 회당을 중심으로 유대인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이루어 진데 반하여 바울에게서는 이방인 선교가 주 목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유대교적 시각에서 보면 대변혁이지만 십자가 사건이 지니는 율법의 이해에서 보면 가능한 일이었다.

이방인 선교가 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에게 언약적 율법주의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하는 강제성도 없어졌다. 율법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의 행위들(특히 할례법, 안식일법, 정결법, 음식법 등)은 필요없게 되었다. 당시 유법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고 이방인을 죄인으로 취급하여 이들 사이에 진정한 교제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장애물의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이 적대의 담을 허물어 한 새 사람으로 창조하였고(엡2:15), 이방인들을 죄인 취급하던 율법에서 그들을 구속함으로써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한 사건이었다(갈3:14).

따라서 이방인 선교의 과정에서 그들에게 할례의 짐을 지우고, 율법으로 말미암은 구원(언약적 율법주의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헛되게 하는 것이며(갈2:21), 범법자로 만드는 것이다(갈2:18).

십자가의 사건으로 율법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이제는 할례를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의 서클에 들어오게 된다(갈3:6-8). 율법의 행위로써 이스라엘 백성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새 이스라엘 인이 된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에게 속한 백성은 이제는 율법의 역사와는 관계없이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구속받는, 공동체로서의 동일한 상태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아브라함을 예로 든다(갈3:6-8). 바울이 볼 때 아브라함의 모범은 유대적 의미에서 율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바울의 관심은 어떻게 내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이방인이 이스라엘이라는 메시야 공동체에 포함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믿음의 교리는 할례에 대항하는 것으로서 제시되었고, 유대의 민족적 자부심에 대항하는 논쟁적 교리이다. 전에는 할례로써 이스라엘 언약 공동체 안에 머물렀고, 하나님의 백성을 구분하였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율법이 무효화되어 이제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정의하게 되었다.

III. 결론

바울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율법의 저주를 받은 자로 보고 교회를 핍박하였으나, 그의 신비 체험 이후에 복음 전도자, 특히 이방인 선교사가 되었다. 이같은 변화는 유대교의 배타적인 선민 사상에 비추어볼 때, 혁신적인 변화였다. 이같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 것은 십자가에 관한 그의 새로운 이해에 근거한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사건은 율법의 저주를 받아 죽은 사건이며, 동시에 율법에 대하여 죽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으로부터 자유케되는 사건이었다. 신자는 믿음으로 이 십자가 사건에 동참하게 되는데, 이 사건을 통하여 율법에서부터 자유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유대교의 배타적인 선민적 언약적 율법주의를 나타내는 모든 율법의 행위들(할례법, 안식일법, 음식법, 정결법 등)이 십자가에서 죽은 자들을 주장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 아브라함의 자손은 할례가 아닌 믿음의 카테고리로 정의된다. 따라서 이러한 십자가 신학은 이방인 선교를 가능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방인 선교시에 나타나는 유대교적인 장벽들이 효과적으로 제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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