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교회가 선교적인 구조로 바뀌기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김 창 렴

내가 지금 있는 교회에 부임한 때는 1972년 11월 이었다. 교인은 약 200명이고, 일년 예산은 450만원이며, 약 300평 대지에 건평 80평 정도의 2층 예배실이었다. 그때 내 나이가 38세였다. 교회는 대구 시내에 위치했고, 교회 창립이 1950년인데, 와서 보니 영육 간에 매우 가난한 교회였다. 너무 답답하고 기가 차서 하나님께 "미국 유학가려고 하는 나를 왜 이런 교회에 오게 하셨느냐?"

라고 기도했더니 선교하라는 음성과 마태복음 6장 33절의 말씀을 주셨다.

하루에 세끼 밥을 먹는 것은 살기 위함이고, 사는 목적은 먼저 선교하기 위함이라는 뜻 이었다. 선교하는 것이 이 땅에 서 있는 목적이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더해 주신다는 약속 이었다.

1972년 부임하고 나서 반달 만에 세계 선교회를 조직하기로 했다. 이 말이 떨어지자 마자 많은반대가 있었다. 한국에도 농어촌에 전도할 곳이 많은데 무엇 때문에 많은 외화를 낭비하면서 까지 해외 선교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름을 내자는 것이요, 자랑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동료 친구들은 해외 선교하면 재정이 어려워서 당장 내 생활비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귀띔 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주님의 약속을 믿었다.

먼저 그 나라를 구하면 반드시 더해 주신다는 것을 믿었다. 그래서 나는 많은 말 대신에 "우리는 주의 종이니까 주인이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라면 작은 소리하지 말고 순종해야 된다. 이렇게 찢어지게 못 사는 형편이니 선교를 통해 잘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도 해 보자"라고 했다. 선교가 주님의 지상 명령이요, 더 해 주신다는 확신이 오니까 용기가 나고, 용기가 나니까 대담하게 밀어 부칠 수 있었다.

1973년 초부터 선교회를 조직하고 월정선교 회비를 작정했다. 한편으로는 선교사를 선발하기 위해서 신문을 내고 면접을 했다. 조용한 교회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기도가 시작되었 다. 좋은 선교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기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선교사로 선발된 후에는 일 년간 본 교회에서 훈련받으면서 성도들과의 교제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만해도 한국 교회가 선교에는 황무지와 같았다. 1970년도 초반기에는 한국 선교가 거의 중단 상태에 있어서 선교사 파송에 전혀 도움이나 정보를 얻기 힘들었고 더구나 외화를 보낼 수가 없어서 더욱 어려웠다. 일년간 훈련시켜서 노회에 선교사 파송 허락 청원을 했으나 많은 회원들이 반대를 했다. 지금까지 파송한 선교사들이 자기 자리 지킨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선교지로 갔다가 다 미국으로 가 버렸는데 이런 쓸데없는 일을 안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었다. 사정을 해서 허락을 받은 후, 선교지로 갈 선교사를 불러 놓고 사나이끼리 약속을 하자고 했다. 그 내용은 너희 선배들이 이렇게 후배들의 선교하러 가는 길을 막아 놓았으니 당신들은 선교사로 가거든 한국선교의 앞날을 위해서 힘들어도 절대로 선교지를 떠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도 아무리 좋은 교회에서 오라고 해도 옮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들의 약속은 깨어지지 아니했다. 처음에는 협력 선교사로 하지 않고 전담 선교사로 네명을 파송해 봤다. 처음부터 힘들다는 것은 알았지만 뜻이 맞는 교회를 얻기가 힘들었고 한편으로는 연합으로 하는 것보다는 "돈내기"로 하는 것이 훨씬 잘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적중하였다. 선교 사업을 위해서 어떤 교인은 하루에 두끼를 먹고 어떤 부부는 결혼 반지를 선교를 위해서 써 달라고 내어놓았다. 성도들의 기도는 당당했다. "나혼자 잘 살고, 잘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해야 합니다 축복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1974년 역사적인 선교사 파송예배가 있었다. 백병수 선교사를 일본에 파송하는 날이었다. 이 파송예배는 감격과 눈물의 날이었다. 떠나는 날도 현수막을 들고 공항에서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성도들이 모두 이별의 눈물을 흘렸다. 이 모든 것이 교회로 하여금 생기가 돌게 하고 교회 성장의 거름이 되었다. 그 후로 계속해서 김활영, 윤희원, 김홍초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들은 참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누구하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파송할 나라도, 초청해 줄 단체도 자기가 다 찾아 다녀야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갈수록 연륜도 쌓이고 경험도 많이 얻었을 뿐 아니라 처음 간 선교사들은 고생을 많이 했으나 후에 가는 후배 선교사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23년이란 세월 속에 파송 선교사와 협력 선교사가 46명이 되었고, 교회 대지 9,200평과 1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을 선교의 선물로 받았고, 약 2,000명의 교인이 되었다. 먼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면 반드시 모든 것을 더해 주신다는 약속을 체험했다. 우리 교회를 보고 많은 교회들이 도전을 받고 있다.

【한국교회의 잘못된 모습】

우리가 여기 선 목적과 교회가 존재하는 뜻을 먼저 분명히 해야한다. 차선은 최선의 악이라는 말이 있다. 마땅히 할 일을 차선의 일 때문에 방해가 되거나 못하는 경우이다. 주님이 하라는 일은 선교인데 다른 일을 위해서는 열심히 해도 선교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 무익한 종아! 나를 떠나가라' 할 것이다. 예루살렘 교회가 성령의 충만을 받고 교회는 크게 부흥되었으나 이방인에게 선교하지 아니하다가 피난민 신세가 된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 한국 교회도 선교 역사상 유례가 없이 영적으로 급성장했는데 선교하지 않으면 예루살렘 교회 같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이 선교 안해도 화가 있는데 큰 교회들이 선교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저주를 받아 한 형제인 교회에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질병과 가난에서 허덕이고 있다.

하나님은 한국 교회에 천부적으로 선교하기에 좋은 조건을 주셨다. 한국 사람은 눈치도 빠르고 혀가 표준이어서 외국어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다. 일본 사람은 혀가 짧고, 반대로 중국 사람은 혀가 길어서 외국어를 잘 못한다. 외국에 가서 복음을 전하려면 외국어를 잘 해야 말씀을 증거할 수 있다. 한국은 또한 기후가 사계절이 되어서 어느 곳에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다.

더운 지방에 있는 사람은 추운 지방에서 선교하기가 힘들다. 한국 사람은 얼굴이 황인종이기 때문에 검은 곳이나 흰 곳이나 아무 곳에서라도 거부감이 없고 비교적 좋아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주신 이런 좋은 은사와 달란트를 사랑하고 있다. 도대체 한국 교회는 우선 순위를 분명히 못하는 것 같다. 구두 신고 나서 양말 신는 것 같다. 먼저 선교하면 나머지 문제는 주님이 책임지실 것이다.

【선교의 걸림돌】

국내도 농어촌에 할 일이 많은데 많은 외화를 들여서 외국에 선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한국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다 사랑한다. 세상은 다 하나님의 정원인데 한곳만 아름답게 가꾸고 다른곳은 그대로 묵혀 두기를 원치 아니하신다. 백인이나 흑인이나 홍인종이나 황인종이나 영혼은 다 같은 하나다.

국내 전도를 다하고 외국에 선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는 한 사람의 선교사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앞선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갔다가 미국으로 다 갔다는 이유다. 선교사들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당시는 선교의 황무지여서 어학 준비, 자녀 교육, 송금의 어려움이 많았다. 믿음은 안되는 것을 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사형틀인 십자가를 진 후에는 구원의 십자가로 가치를 변화시키듯이 실패한 선배들의 선교를 성공으로 바꾸어야 한다. 선교를 하려면 돈 문제가 앞선다. 준비된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가 돈이 중심이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은도 금도 다 하나님의 것이니 믿고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신다. 돈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교회가 돈을 저축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듯이 있는 대로 쓰고 주어야 하나님께서 흔들어 넘치도록 주신다. 돈을 다 준비해서 파송하려면 어렵다. 선교도 못하고 건축하는데 급한 경상비에 없애 버리고 만다.

【대안】

선교를 하려면 먼저 지도자인 목사가 선교에 미쳐야 한다. 교인은 목사를 닮게 되어 있다. 목사만큼 교회가 큰다는 말과 같이, 목사가 열심히 기도하면 교인도 그러하고, 목사가 사랑이 많으면 교인도 사랑이 많아진다. 목사가 선교에 미치면 성도들도 따라오게 되어있다. 선교가 주님의 지상 명령이요, 선교하면 분명히 하나님이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있어야 용기가 나서 담대히 선교를 할 수 있다.

어떤 목사님이 교회 처음 부임해서 몇 주일간 계속 선교만 위해서 설교했더니 처음 한 두번 선교에 대한 설교를 들을 때는 은혜가 되었지만 같은 설교만 계속하니까 우리 목사님은 선교밖에 모르는것 같다면서 성도들이 다른 설교를 원했지만 목사님은 계속 선교에 대한 설교를 하시면서 "여러분이 선교 시작 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교인들이 공감을 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선교할 이유를 분명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선교는 주님의 지상 명령이다. (행 1:6-8)

교회의 존재는 선교에 있다. 불은 불이 붙어야 불이듯이 교회는 선교를 해야 교회다. 인간이 사는 목적도 선교를 위함이다.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선교에 대한 책이다.

우리 나라는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롬 1:14)

수많은 선교사들이 핍박과 고난과 목숨을 희생하여 한국교회에 복음이 들어왔다. 토마스 선교사는 대동강에 순교하면서 한국에 복음을 전했다. 한국 교회는 놀라운 영적인 축복을 받아 인구의 25%가 교인이다. 이 복음을 이방인에게 전하지 않으면 예루살렘 교회와 같이 전쟁이 나서 피난민을 만들어서 복음을 전하게 된다. 선교하지 않다가 유랑민이 되어 가는 곳마다 천대받고 고생하면서 억지로 선교하는 것 보다 미리 선교해서 복의 근원자가 되는 것이 낫다. (마 28:19-20)

선교하면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누구에게나 하나님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족속 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아무도 손 못되며 반드시 성공하게 된다.

목회에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려면 선교를 해야 한다. 목사가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자리를 비운 사이에 교회 쿠데타가 무서워서 못한다. 나는 일본에 일년, 미국에 이년 공부하는 동안 주님의 지상 명령인 선교에 지장이 올까 봐 아무 일없이 지켜 주셨다.

우리 교회는 선교하기 때문에 마른 막대기를 강단에 두어도 된다고 호언한다.

우리 교회는 목사도 시원치 않고 교인도 대단한 사람이 없다. 동장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도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세상 만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된다. 하나님은 약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택하여 쓰신다. 보이는 지체보다 안보이는 심장이나 뇌가 더 중요하다, 지상 교회는 다 비슷하다. 알곡과 쭉정이가 공존하는 곳이다. 교회가 좋고 좋지않고는 오십보 백보 차이다.

어제같이 충성된 제자가 하루아침에 사탄의 종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 비위 맞추려면 피곤하기만 하고 결국 그 사람 때문에 교회를 떠나야 한다. 목회를 소신대로 하고 성공적인 목회룰 하려면 선교를 해서 하루 속히 하나님이 함께 하는 목회를 해야 한다.

선교해야 속히 주님이 재림한다. (마 24:14)

성도의 소원은 주님의 재림이다. 손양원 목사님의 주님 고대가 같이 낮이나 밤이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하고 있다. 이장림씨 같이 엉터리 계산을 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요사이 또 주님께서 재림한다고 떠들고 있다. 성경에 하나님 외에는 재림 날짜를 모른다고 했는데 한국 교인이 성경을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공부 안하고 학생이 시험 언제 치느냐고 불안해서 선생에게 묻지 실력있는 학생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듯이, 준비없고 구원의 확신이 없는 사람이 주님 재림을 알고 싶어한다.

성경은 이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 될 때에 주님 오신다고 했다. 주님 속히 재림하는 방법은 전 세계에 땅끝까지 속히 복음이 전파되는 일이다. 공산국가가 무너지고 전 세계에 복음의 문이 활짝 열려진 것은 주님의 재림이 가까워 옴을 가르쳐 준다.

선교하면 더하는 축복을 받는다. (마 6:33)

먼저 그 나라 확장하면 의식주 문제 더해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선교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하게 되고 물질의 풍성함을 받는다. 병들고 가난한 것은 선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은 충성하는 종에게 무관심하지 않는다. 주인은, 주인의 농사를 위해서 종이 아프면 낫도록 해주고 없으면 넉넉하게 해준다. 구원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주님의 지상명령을 순종함으로 날마다 기적과 축복을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 우리 교회는 선교하여 축복 받은 산 증인이다. 선교 후에 200명의 교인이 2,000명이 되고 300평의 교회가 9,200평으로 넓어지고 400명 수용하던 교회가 1,700명의 새 교회를 짓고 400만원의 일년 예산이 10억이 넘었다. 이제 우리 선교사들이 20년이 되어서 한번씩 교회를 찾아올 때마다 얼마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지 모르겠다. 자식들이 어릴 때는 부모의 신세를 지고, 애도 먹이지만 커서는 위로를 주고 기쁨을 주고 든든한 것과 같이 우리 선교사들이 그러하다. 더구나 우리 선교사들이 선교해서 원주민들이 예수를 믿고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어 우리 교회에 와서 어머니 교회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말을 들을 때 한없는 보람과 감격을 느낀다. 선지자 노릇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큰 권능을 행해도 선교 하지 않으면 불법을 행하는 자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쫓겨난다. 선교하는 길이 하늘도 땅도 살고, 영광도 받는다.

【선교 프로그램 전략】

1973년 1월에 동신 세계 선교회를 조직했다.

재정은 11월에 선교부홍회를 일주일간 열고 그 주일에 내년 선교 월정 헌금을 즉석에서 결정 한다. 교인의 약 80%가 회원이 된다. 지금 46명의 선교사를 후원하는데 처음에는 전담 선교를 하다가 지금은 협력 선교도 병행해서 하고 있다. 2년전 까지만 해도 별도 선교 회비로만 선교하다가 2년전 부터 교회 경상비에서 매월 6백만원 보조를 받고 있다.

【선교사 교육】

처음에는 선교사 선발을 신문을 통해서 했으나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어서 3년전 부터 대구 선교 훈련원을 만들어 2년 과정의 어학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프로그 램은 별지와 같다. 지금 약 30여명이 교육받고 있고, 5명은 이미 단기 선교에 다녀오고 곧 출발할 예정이다. 선교의 성패는 바로 선교하는 선교사에게 달려 있다. 오다가다 만난 사람보다 자기 울타리에서 자란 사람을 선교사로 보내야 틀림이 없다. 선교사 선발 후에도 금방 파송하지 않고 일 년간 당회장 밑에서 철저히 훈련하면서 교인들과도 교제를 시켜 선교사가 떠난 후에도 기도와 헌금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선교 실행 위원회】

약 40명의 선교 실행 위원이 있다. 이제 상당한 연륜이 있어서 내가 참석을 안해도 일을 잘 처리해 나간다. 어떤 때는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아니한다. 이는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기 위함이다.

매년 전담 선교를 한 명씩 보내든지 아니면 협력 선교사 10명을 보내든지 반드시 하기로 되어 있다. 지금 46명의 선교사인데 우리의 목표는 선교사 100명 파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