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정책을 말한다

필자 : 허일찬 목사

우리 한국교회는 그동안 지속되었던 고도성장 시대는 지나고 지금은 안정과 성숙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선교의 열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선교사 파송숫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해마다 파송선교사가 500명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선교의 열기가 식지않고 있다는 것은 곧 교회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기때문이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 하나님이 선교의 주체이며 선교의 원형이시며 하나님이 선교에 원동력이 되신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시어 선교적 사역을 이루워 가신다. 때문에 사람의 잘못으로 하나님의 선교계획이나 하나님의 선교사역이 제약되거나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선교정책의 수립과 검토가 필요하고 선교사역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방법모색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본 란에서는 본 교단의 선교정책과 새로운 방향모색에 대한 소견을 제시하려고 한다.

진술한바와 같이 한국교회에 선교적 열기는 아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 교단만 하더라도 현재까지 62개국에 428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으며 금년 3월 21일부터 개권되는 총회위탁선교사훈련원에서 훈련을 받은 선교사 지망생도 36명이나 된다. 이처럼 양적으로는 선교사가 계속 증가하는 고무적이고도 긍정적 면이 있는반면 그에 따르는 부정적인 면도 적지않다. 그것은 첫째는 선교정책의 부재, 둘째는 선교사의 의식문제, 즉 선교사란 교회를 건축해주고 전도비를 제공하고 가난한 자를 돕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경제적 공여자로서의 선교자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있는 선교사의 잘못된 의식문제가 있다. 그리고 선교지역에서의 교파간에 부질없는 경쟁으로 인한 선교사간의 대립과 갈등, 심지어 모함까지 일삼는 선교사의 자질문제 등에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정확히 평가, 분석하여 급격히 변화하는 21세기에 적응할 수 있는 선교정책과 선교방향과 선교적 방법 등을 모색해야할 과제가 우리 교단 세계선교부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많은 과제들을 제한된 지면에서 일일이 다 다룰수는 없고 몇가지만 추려서 금년도 중점적으로 추구해야할 정책과 방향을 본란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앞으로의 선교정책의 방향은 토착민 선교에 직접 투입될 수 있도록 선교사 양성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선교는 대체로 해외에 교포들을 상대한 목회와 선교를 통해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원주민을 상대로한 선교로 발전하였다. 선교초기에는 교포들을 상대한 목회나 선교가 선교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정책이 불가피했으며 또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감히 타문화권으로 직접 선교하는 선교의 방향으로 전환해야하며 이것이 세계 여러나라 교회의 요청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 전제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직접 타문화권으로 들어가 선교적 사역을 감당하려할때 상상할 수 없었던 문화적 충격이나 갈등을 심하게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이제는 선교사를 선발할 때부터 토착민과 동화할 수 있고 토착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각오가 된 사람을 선발하여 지망하는 선교지에 문화와 언어, 관습에 적응훈련을 철저히 마치고 그리고 현지 적응훈련까지 마친후에 파송해야할 것이다.

두번째는 선교전략으로써는 원주민에 의한, 원주민의 교회성장과 원주민 지도자 양성을 추구하는 선교전략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그런것은 아니나 아직도 많은 선교사들이 자기교파 또는 후원하는 교파나 교회를 타문화권에 심으려는 노력을 하는 일이 적지않다. 선교가 교파확장이 되어서도 안되고 선교를 앞세워 우리의 문화나 우리의 교회를 타문화권에 이식시키려 해서도 안될 것이다. 그러기에 선교사가 결코 지도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된다. 선교사는 원주민 교회 지도자들의 파트너요 협력자,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선교의 궁극적 목표는 선교사가 필요하지 않게되고 선교사의 협력이나 조력없이 원주민 지도자들에 의해 교회가 인도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선교사역은 선교지의 지도자를 양성 또는 활성화하는데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현지의 지도자들은 한국에 초청하여 훈련시키는 프로그램도 촉진시켜서 원주민의 지도력을 개발을 통해 원주민에 의한 교회성장이 되도록 선교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균형있는 선교지역의 확장이다. 특히 검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선교지역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단에 선교사역지는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편중되어 있었다. 94년 9월 통계에 의하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95명의 선교사가 파송되어 있고 아시아지역에 170명, 유럽지역에 65명, 구소련지역에 34명, 북미지역에 10명, 아프리카지역에 33명, 오세아니아지역에 4명 등으로 되어있다. 이 통계에 나타난대로 지금까지 우리의 선교는 교포가 많은 곳을 선호했고 가까운 곳을 선호했고 유럽이나 북미지역같은 생활수준이 높은 곳을 선호했으며 과거 공산주의 국가였던 지역에 관심이 더 기울여졌었다. 이제 우리의 선교의 관심을 검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검은 아프리카는 지구표면의 15.4%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에 48개국으로 구성되어 있고 48,800,000명의 인구가 살고있는 곳이다. 이 곳은 북아프리카는 제외된 블랙아프리카이다. 이곳에서 한국인 선교사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교단은 이 지역 나라에 11개국에 33명만 파송되어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선교지 확장이 앞으로의 우리 선교정책의 과제중 하나로 깊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네번째로 전문인 선교사역의 개발정책이다.

전문인 선교사의 개발은 두가지 이유때문이다. 첫째는 많은 나라에서 안수받은 목사보다는 교수, 의사, 간호사, 기술자, 농업전문가를 요청하고 있다. 둘째는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선교사라는 공식직함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접근제한지역이 많고 더욱이 선교사신분으로는 비자를 받을 수가 없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복음이 전파되지 못하는 곳까지 복음을 들고 들어가려면 전문인 선교사를 개발하여 많은 나라에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