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 밖의 그리스도

- O.E.코스타스 저

김 승 환 역-

서언: 전통적으로 선교운동과 관련되어온 지역의 교회와 대화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확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푸에로 토

리코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견지하는 것이 신학적으로 중요하다는 것

을 인식하고 자신이 선 자리에서 선교신학을 서술하고자 한다.

그는 이 저서에서 소외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염두에 두고 선교론의 상황론적 성격을 강조하면서 완벽한 신학적 서술로서

보다 선교의 혼란으로 부터 제기되는 문제들을 에세이식으로 서술한다고 밝

히고 있다.

결론은 "성문 밖에서"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교회

는 모든 그리스도교 세계의 안락과 안전의 "밖으로 나아갈 것" 즉 소외된

세계를 위하여 능욕을 참고 이 역사의 광야길에 "장막집"을 세우신 예수에

게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제1장 상황화와 화육:민중 속에서의 그리스도 전파

상황화(contextualization)는 그리스도인들이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신앙을 실천하고 자신들의 소명을 성취하려고 노력할 때 요청되는

신학적 성찰의 결과이다.

저자는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의 "나는 나와 나의 상황이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여 시공과 관련이 없는 지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인간이 행하는 모든 시도는 그것 밖에 있는 요인들로부터 정보를 취하고 그

것들에 의하여 틀지워진다는 점에서 상황적이라고 주장한다.

그 신학적 근거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장 초기에서 부터 있어왔다. 세

상에 대해 전혀 이질적 내용을 전하는 그리스교의 세계선교는 복음을 상황

적으로 해석하고 전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근본으로 들어가서 성서자세가 상황화의 뿌리이다. 하느님인 말씀이

나자렛 예수 안에서 육이 되었다는 사실은 하느님이 상황적임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교 신앙에서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되지만 교회 밖에서

는 자기 사회의 고통당하는 자들을 위하여 겁없이 싸운 가난하고, 보잘 것

없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독한 유다인 설교자일 뿐이다.

바울로에 의하면, 예수는 종의 모습으로 화육하였고 가장 비천한 모습을

지닌 인간과 철저하게 동일화하였다. 십자가는 이러한 동일화의 궁극적 시

금석이다. 루가는 예수의 전 생애를 가난한 자들의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

의 출생을 알리는 노래는 가난하고 수탈당하는 자들의 희망과 연결되어 있

다(루가1:51이하).

십자가는 화육의 절정이면서 그것은 아들의 자기비움이 가장 적나라하게

계시된 곳이었다. 십자가는 그가 어째서 하느님의 아들인가를 보여준다. 버

림받은 아들로서의 예수의 죽음 안에서, 하느님은 고난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으로 계시된다. 이 십자가에서 예수는 뭇민족들이 심판의 비유

에 나오는 고아, 굶주린 자, 헐벗은 자, 그리고 옥에 갇힌 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와같이 하느님은 예수와 더불어 죄인들과 버림받은 자들의 고

통에 참여한다. 소브리노(John Sobrino)는 고난은 "하느님께 속하는 존재양

식"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예수의 죽음과 고통은 하느님께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며 하느

님을 인간이 가까이 할 수 있는 분으로 만든다. 그것은 또한 인류에게로 향

하는 길을 열어 주며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나라에 유용한 존재가 되게

한다. 그리고 그럼으로서 진정한 인간성은 타자를 위한 봉사에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신약성서는 자기부정과 순종, 그리고 죽음을 통해서만 인간

화(humanization)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제자됨의 과정 속에서 우

리들의 참된 인간성을 발견하고 회복한다.

이와같이 화육은 하느님이 인간 예수 안에서 역사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

실을 증거한다. 하느님은 역사적 정체성(identity)을 가지고 있다. 하느님

은 인간의 역사 밖에 계시지 않고, 우리의 삶과 교회의 증거 속에 사시는

부활한 그리스도의 영 안에(고후3:17) 계속해서 현존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자신의 십자가에서만 고난당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인간의

십자가들 위에서 지금도 계속 고난당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날 버

림받은 자들, 억압받는 자들과 더불어 계시는 분이라고 하는 것도 또한 진

실일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지금 소외된 자들(non-persons)의 역사 속

에 상황화된 하느님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의 그리스도는 바로 남아프리카의 흑인, 라틴 아메리

카의 농부, 캄보디아 난민, 집없는 팔레스틴 난민, 박해받는 소련의 유태

인, 고아와 집없는 아이, 천대받는 여성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흑인 혹인 황색이라거나 박해받는 자 혹은 가난한 자

라는 말을 듣는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이 말은 어떤 사람들이 우연히

백인으로 또는 우연히 중류 혹은 상류계급에서 태어나 기득권을 향유한다는

이유 때문에 하느님이 그들로부터 얼굴을 돌려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여전히 온세상을 사랑하신다(요3:16).

우리는 이 말 때문에 놀랄 것이 아니라, 화육하신 말씀 속에 존재하는,

복음의 추문과 회개의 근본적 성격을 깨우쳐 주는 독촉장을 발견해야 할 것

이다. 구원의 기쁜 소식은 지혜롭고 권세있는 자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

식하고 학대받는 자들을 통하여 전해진다(고전1:18이하). 이 세상의 억압적

권력에 의하여 선전되는 그리스도는 진정한 그리스도가 아니다. 그것은 오

히여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적그리스도다.

이러한 구분을 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우리가 각자 처하여 있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는 진정 어떤 분인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깨달음 없이는 성서적 그리스도에 관한 우리들의 지식을 입증하는 것도 억

압적 세계 속에서 복음을 적절하게 전파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상황화와 화육은 그리스도교 선교에 있어서 기본적

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문화적 현실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탈당하는 자들의 문화적 현

실의 산물이나 피압박자들의 궁극적 해방을 장담하는 이데올로기의 소산도

아니다. 그리스도가 진정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문제는 신약성서가 증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실천과 죽음에 의해 규명된다.

그것은 억압받는 자들이 현재의 상황을 변혁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입증

되어야 한다. 그가 고난당하고 죽은 것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온존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질서를 가져오기 위함이었다.

오늘 우리의 선교에 있어서 문제는 구체적인 억압적 상황들 속에 뛰어

들어 그리스도의 주권과 구원자 됨을 가슴으로 증언할 실천적 헌신의 용기

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있다"(고전 4:20).

제2장 피압박 대륙에서의 죄와 구원

교회의 선교를 위해서는 죄와 구원에 관한 그리스도교적 메세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죄와 구원은 복음을 전파하는데 있어서 근본이 되는 두 개

의 주제이다. 그것들에 관한 우리들의 지식은 계시에 의하여 특히 성서의

증언에 의해서 주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이 적절하게 전달되기 위

해서는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죄와 구원에 관한 성서적 증언을 이해

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라틴 아메리카를 컨텍스트로 선택하려 한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이 가장 잔인한 모습으로 죄악이 드러나 있는 곳인 한편 복음의 일반적

인 내용, 특히 그 구원의 내용이 인식될 수 없을 정도로 왜곡되어 온 대륙

이기 때문이다. 이 논의는 유사한 역사적 상황 속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도 의미있는 것이 될 것이다.

죄는 사유의 주제가 아니라 인간과 하느님, 이웃, 환경 사이의 관계성

속에서 자신을 현시한다. 성서는 죄를 인간의 삶을 가로막고 불구로 만드는

파괴적 힘으로 묘사한다. 따라서 죄는 설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나타난

모습과 결과로써 규명되어질 수 있다.

성서에서 죄란 하느님의 주권에 대한 불순종으로 묘사되어 있다. 불순

종하는 자들은 하느님과 대화하기를 거부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자기 자

신들에게만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들의 탐욕과 교만을 따른다.

그 다음, 죄는 불의를 의미한다. 그것은 하느님이 자기 피조물을 대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행위이다. 불순종이 하느님의 주권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

한다면, 불의는 이웃을 증오하고 배척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죄는 이

웃의 행복을 위하여 관심을 쓰는데 게으른 모든 무관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모독행위, 타인을 향한 모든 폭력행위를 가리킨다.

하느님의 진리는 타인의 유익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원하는 것

만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 왜곡된다. 그렇게 되면 그 순간부터, 오직 공격적

인 판단(행동)만이 행해지게 된다. 이러한 공격적인 판단들이 종합적으로

압축되어 나타나는 것이 가장 나약한 자들-가난한 자들, 과부, 고아, 외국

인, 억눌린 자등을 학대하는 행위이다.

불의의 결과는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불의는 사람들

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이방인이 되게 만들고 도덕적으로 불구로 만

들며 하느님의 피조물로서의 자기 소명으로부터 이탈하도록 한다. 그러므

로 죄는 하느님의 형상을 닮도록 창조된 인간의 원래적 목적(영원을 위하여

사는 것)을 망각하게 하고, 영원한 삶(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것)의 깊은

의미를 훼손시키며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창조될 때 부여받은 신뢰와 확

신을 상실케 한다.

셋째로 죄는 불신앙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를 거부하고 자

기 이웃에 대하여 등을 돌리는 것은 그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바울의 표현에 따르면, "생각이 허황하여 그 분간 없는 마음이 어두움에 빠

졌기"(로마1:21)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자기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몰두(만

심)한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 대하여 신뢰심을 갖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으

며 아무런 헌신도 하지 않는 태도이며, 자신의 이웃에 대하여 감수성이 결

여되어 있고(이기주의), 자폐적인 상태(어리석음)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을 만들어 우상숭배를 초래한다. 하느님의

영광을 사람의 형상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다. 결국, 죄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짓 신들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우상숭배는 사람들이 그것에 자신들의 자

만심을 투사하고 자신들의 이웃을 농간하는 수단이다. 그것은 타락과 소외

의 극치이다.

성서는, 죄는 모든 인간의 삶 속에 편만해 있는 현실이라고 가르친다.

바울로는 시편을 인용하여 "의인은 없다. 단 한 사람도 없다."(롬3:10b)고

언명한다. 불신앙, 불의, 불순종 과 같은 죄의 개념은 개인들이 저지르는

행위이나 그것은 동시에 사회적인 것이다. 성서적 신앙에 따르면, 개인적인

것은 결코 타자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죄는 그와 더불어 집단적 죄를 초래한

다.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왕국, 민족, 종족, 씨족 그리고 가족등의 제도가

하느님에게 불순종하고 불의하게 행동하며 신의 자리에 앉으려 할 때 그 악

마성으로 인하여 그 구성원들도 피해를 당해야 한다.

이런 상호관계 때문에 순전히 개인적인 구원이란 말은 성립할 수가 없

다. 구원이 진정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영혼과 육체, 개인과 사회, 인

간과 '신음하고 탄식하고 있는 모든 피조물'(롬8:22)을 아우르는" 구원이어

야 한다.

그런 구원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복음에 근거하고 있다(로마1:1). 복음

은 세계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자비로운 행동에 관한 기쁜 소식이다. 기

쁜 소식을 보내주는 하느님은 구약성서 속에서 이스라엘의 창조주요 구원자

(이사43:14-15)로 계시된 바로 그 하느님 즉 파라오의 손으로 부터 이스라

엘을 해방시키신 분이다.

구원의 경험 속에서 이스라엘은 창조주 하느님을 발견한다. 창조는 '하

느님의 나라'라고 하는 위대한 종말론적 계획의 출발이다. 반면 죄는 하느

님이 하시는 일을 좌절시키려는 대혼란이다. 따라서 구원은 죄를 극복하고

하느님의 위대한 계획의 통어권을 다시금 획득하는 재창조 행위이다.

하느님의 나라의 범위는 이스라엘만의 역사가 아닌 전 역사이다. 이것은

새로운 모세의 출현을 요청한다. 그가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는 이 세

계에 주시는 최후의 결정적인 구원의 말씀이라는 것이다.

구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구원은 첫번째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순종 을 의미한다. 구약성서에서

순종은 야훼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 혹은 하느님의 뜻을 행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 순종은 출애굽의 기본 모티브이다.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과 구별

되는 것은 야훼에 대한 순종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역사의

주되신 그분의 훈계를 따르는 구원받은 백성, 바로 이것이 이스라엘이 걸어

야 할 길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야훼께 대하여 반역을 꾀하며 순종하기

를 거절했다. 그들의 마음이 부패해졌기 때문이다(렘17:9).

신약성서는 순종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능해졌음을 말해준다. 예

수의 순종은 그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불의를 야기시키는 불순종

의 사슬을 끊고 하느님 나라에 순종하고 정의에 종이 될 수 있게 하였다(롬

6:16). 즉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 수 있

께 되었다(롬8:1이하/15:18,19).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은 하느님의 주권

에 대한 순종 즉 그리스도를 따르고 그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확증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을 바울로는 "믿음의 행위"라는 말로, 야고보

는 행함이 뒤따르는 믿음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두번째로 구원은 인의와 해방을 뜻한다. 복음 안에 나타난 하느님의 의

는 은혜에 근거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하여 오는 하느

님의 인의는 모든 죄인을 의롭게 한다. 이 은혜는 타락한 인간존재를 높이

고, 그들로 하여금 하느님, 이웃, 자연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게끔 한

다. 즉 죄책과 죽음의 상태로부터 죄인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구원의 개념은 개인적인 영적 경험의 차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죄

가 개인적이고 집단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해방의 능력은

개인과 사회를 모두 변화시킨다. 성령은 이미 여러 장소와 상황 가운데서

사회적 정치적 정의와 구조적 해방의 징표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삶을

고귀하게 하고, 공평한 경제적 관계를 촉진하며, 사람들 사이의 연대를 고

무하는 모든 운동은 복음의 구원의 능력의 현시라고 할 수 있다.

세번째로 구원은 모든 피조물과의 화해를 의미한다. 죄로 인하여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소외된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를 이룰 수 있게 되

었다. 성령의 능력 안에서 아들을 통하여 아버지와의 친교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가 그리스도의 재림 때 성취될 하느님과 인간, 개

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남성과 여성, 세대와 세대, 인종과 인종, 인간과

자연 사이의 종국적 화해의 약속을 상징한다면 하느님의 백성의 친교는 다

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이 화해는 관념이 아니라 예수의 십자가 고난에 근거한 구체적 현실이

다. 그것은 하느님의 아들이 악의 세력과 싸움으로서 얻어진 현실적(역사

적)대결의 산물이다. 이것은 미래와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

앞에 언제든지 부과되는 과제이다. 왜냐하면 신앙공동체의 존재근거는 바로

평화의 대리자가 되는데 있기 때문이다. 평화는 언제나 고난과 희생을 통해

서만 얻을 수 있는 정의의 열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이렇게 말한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

다."(마5:10)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죄와 구원 라틴(이베리아인들의) 아메리카는 스페

인 및 포르투칼 사람들의 출현으로 인하여 정보과 착취의 역사가 시작되었

다. 위대한 어머니의 땅(Bolivar)은 인류역사상 최악의 강간사건으로 기록

될 범죄의 현장으로 화하였다. 수백만의 원주민들이 집단적으로 학살되었고

아프리카인들을 강제로 끌어다가 대대로 그들을 노예로 부려 먹었으며 자연

자원의 착취와 정치.문화적 지배가 자행되었고, 그곳 민중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궁핍의 도를 더해갔다. 이 대륙의 경제는 유럽의 거대도시의 이익을

위하여 구조화되었다. 세계경제에 편입되었으나 그것은 두 가지 물품, 즉

원자재와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역할만을 할당 받았을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많은 악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한다. 시골의 소농들은 땅이 없기 때문에 노동력을 팔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므로 지주들에게 지배를 당해야 했고 도시권의 근로자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실직의 위협을 느끼며 일해야

했다. 아이들은 영양실조, 의료, 교육에서 소외된 채 소비사회의 쾌락주의

의 포로가 되어 대도시의 이곳저곳을 방황하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우위 문

화 속에서 하류계급의 인간으로 소비적 프로그램에 의하여 성적 대상으로

이용당하는 노예로 불과한 존재로 압제를 받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역설은, 죄 가운데 태어나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구원의

메시지로 충만하다는 사실이다. 유럽인들은 착취의 채찍을 휘두르면서 동시

에 복음의 향고(향고)를 발라주었다. 이러한 모순적인 역사는, 흑인과 원주

민즐 사이에서 억압적이고 일방적인 복음화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구조와

내용을 담고 있는 혼합주의적 종파와 관행이 출현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었

다. 엄격하고 일방적인 이베리아적 카톨릭 교회에 대응하는 "민중종교"와

개신교 내부에 확산되고 있는 "성령운동"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토

착적 교파 안에서 두드러진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세례를 받고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그리스도교는 우상숭배로 타락해버렸다는 것이다. 하느님

을 추방시키고 불의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구조, 다시 말해서 인간의

허영과 교만이 만들어낸 우상이 그 자리에 군림하고 있다. 고문, 재판없는

투옥, 박해등을 자행하고 있는 이곳의 모든 독재자들이 그리스도인임을 고

백하고 그리스도교적 대의를 옹호한다고 자처하고 있으니 이곳은 지구상의

어떤 이교적 대륙보다도 더 이교적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틴 아메리카는 희망을 품은 대륙이다. 바울로가 말

한 것처럼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치게 되었다(롬5:20). 이러한 희

망은 라틴 아메리카 민중의 줄기찬 투쟁의 역사 속에, 대중 음악 속에, 그

들의 종교성 속에, 심지어는 축구 경기에 까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그

렇지만 이런 것이 궁극적으로 의미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복음의 빛에 비

추어 해석되어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는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복

음선포 과정에서 존재해왔던 역사적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

고 있는 죄악된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는 가난하고 압제받는 대륙에서 구원

의 복음을 진실성있게 선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칼

과 십자가의 모순을 영속화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것은 또한 복음전도의 방법도 하느님과 일치해야 함을 의미한다. 복음

을 전하는 자의 인간적인 면 즉 쾌락과 삶의 문제로부터의 도피를 강조하는

것이 복음전도의 핵심이 되어버리거나, 소비사회를 밑받침하는 쾌락주의적

철학이 메시지의 내용에 스며들거나, 사람들의 문화적 주체성을 부정하고

지배집단의 문화적 침략행위를 용인함으로써 사람들의 소외를 더욱 가중시

킨다면, 결과적으로 전파되는 것은 사람들을 노예화시키는 종교적 이데올로

기이지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적 복음은 아니다.

복음전파 실천 과정에 있어서 우리가 피해야 할 중대한 오류는 거짓 이

분법들이다. 개인적 죄와 사회적 죄, 영적 구원과 정치적 구원 간의 우선순

위의 논쟁은 어리석은 기만적 착상들이다. 죄가 개인적인 것인 동시에 사회

적인 것이고, 영적인 것인 동시에 역사적인 것이라면, 이러한 이분법으로

말미암는 결과는 그 본체를 자르고 부분에만 집착함으로써 그 효과를 약화

시킬 뿐이다. 또한 개인적인 동시에 우주적.공공적이고, 현재적인 동시에

미래적인 것이며, 영적인 동시에 육적인 구원개념을 분리하거나 어느 하나

를 다른 하나에 종속시키는 것은 그 총체성과 유효성을 제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경우에 손뼉을 치며 좋아할 것은 사탄이다. 그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서 복음의 변혁적 능력을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다.

복음전파와 함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의 실천적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일이다. 비판이 없을 때 운동은 고정화되고, 공동체는 게토가 되

어버리며, 복음의 메시지는 우리들을 노예화시키는 이데올로기로 전락한다.

제3장 다차원적 현상으로서의 교회성장

하느님의 선교의 궁극적 목표는 사랑과 자유, 정의와 평화로 특징지워지

는 새로운 삶의 질서, 즉 메시야 왕국을 완전하게 현시하는 데 있다. 교회

의 성장은 하느님 선교의 징표이자 잠정적 목표이며, 복음화의 진정한 결실

이라고 간주할 수 있고 또 간주해야 하지만, 모든 종류의 성장이 하느님의

선교나 복음화와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

레이몬드 파니카(Raymond Panikkar)는, 성장이라고 하는 범주는 모든 종

교 현상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종교는 본

질적으로 미래를 지향한다...개인의 삶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종교에 있어

서도, 다른 측면에서의 성장과 함께 지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이 없다면 그것

은 타락이다. 정지하는 것은 침체와 죽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종교관은 아브라함의 계약 사건에서 발견된다. 이스라엘의 하느

님은 종족의 신이 아니라 이 세계의 창조주요 유지자라는 것, 그러므로 구

원의 희망은 모든 민족에게 보편적으로 전파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신약성서 속에서 명료화되고 구체화된다.

예수는 노예와 포로상태에 빠진 피조 세계의 해방을 선포하고 인간과 세계

가 그 본래적 소명, 즉 새로운 피조세계로 회복되어야 함을 언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성장과 확장의 과정을 경험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러

한 성장과 확장의 과정은 노력의 결과인 동시에 교회가 대망하는 다가오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성장은 선교의 잠정적 목표인

것이다. 이것은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경험과 선교적 확신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었다(행2:47/ 계7:9,15:2-5)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장의 다차원적 속성이다. 수라고 하는 것은 선교

적 확장 가운데 있는 많은 상이한 차원들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교회

의 사명은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는 것(엡3:9)만이 아니라 "그것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를 깨달아(엡3:18)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그를

아는 일이 일치하게 되어 성숙한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충만하신 분량의 경

지에 까지 이르는 "(엡4:13) 반성적 성장이 선교의 본질적 부분이다(마

28:18-19/ 골1:27-28).

신앙성장의 증거이자 목표는 몸 전체로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 안에는 공동체의 신앙 경험 속에서 <지금> 현존하는 그 나라의

삶에 참여하라는 초대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선교적

화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정 성장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뭇민족

들 가운데 용서의 경험을 가져다주고, 그리하여 그들을 믿음의 공동체 속으

로 통합시킬 수 있으며, 그러한 통합이 유기적 반성적으로 발전하고 이 세

계의 제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그러한 류의 것이다. 이 세계

의 구조적 역사적 문제와 개인적.집단적 갈등을 해겨라는 교회의 능력이 성

장하지 않는다면, 교회의 유기적 발전과 신학적 성찰은 선교의 환원주의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선교의 기형화로서의 교회성장: 칠레 개신교의 경우(1910-1975)

칠레 개신교도의 대다수는 오순절파(Pentecostal)의 사람들이다. 1920년

대 이래로, 교회의 역사는 오순절파 성령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

밑바닥에는 잠재적으로 민족주의적 흐름이 있었다. 1930년 대에 들어와서

토착적 지도세력이 선교사들로 부터 지도력을 이전받게되자 교회는 급성장

하기 시작했다. 1930년에서 1960년에 이르기까지 십년 단위로 신자수가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1920년에 54,800명 이던 것이 1960년에 오면 425,700명

에 달하게 된다(1920-30 1.46% /1930-40 6.45% /1940-52 6.62% /

1952-60 6.60%). 이 묘사는 산술적 증가 뿐만아니라 조직적 성장까지를 포

괄하여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토착민 중에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자율적 재

정구조, 상황화된 예배의식, 역동적인 공동체 생활, 그리고 힘찬 복음적 증

거 등이 놀랍게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놀라운 성장은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

은 선교의 침체라는 역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지적은,

첫째, 통계적 증빙자료의 부정확성이다. 파딜라(Rene Padilla)는, 교회

성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교회에 오는 사람들 뿐아니라 "교회를 떠나는 많

은 사람들"까지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위에 열거된 통계에는

교회를 포기하고 떠난 사람들까지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 숫적 증가는 "교회적 자본주의"라고 규정될 수 있는 공격적이고

분파적인 경쟁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갈베즈(Miguer Galvez)목사는 산티아

고에서의 오지선교 평가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난 20년 내지 25년

동안 칠레 교회는 추문, 거짓지도자, 경제적 이권쟁탈, 권력투쟁 등등의 악

마적 질환을 겪어왔다.

셋째, 칠레 개신교의 삶과 선교를 특징짓는 도덕적 기형화 문제이다. 칠

레 사회에서 예언자적 역할을(그 사회의 소외된 자드에게 자기 사회에 대한

저항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종교적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행

해온 교회가 교회 지도자들을 통하여 야만적, 반사회적 군사독재 세력과 결

탁하고 말았다.

끝으로, 1960년대 동안에 수적 성장이라고 하는 면에서는 정체현상이 일

어났다. 10년 동안 불과 20.7%의 증가만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1930년-1960

년 간에 100%증가가 이루어진 것을 생각하면 현저히 둔화된 것이다. 이

시기에 칠레에서는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칠레의 경험이 주는 교훈들: 교회 성장에 관한 몇가지 테제

첫째, 수적.조직적 성장 그 자체가 반드시 진정한 교회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르티즈(Juan Carlos Ortis)의 말에 의하면, 칠레의 교회는

"교회적 비만증" 현상이며 이것은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방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둘째, 신앙에 대한 반성 즉 화육의 실천이 없이는, 수적.조직적 성장은

비인간적 현실 상황 속에 매몰되어 버릴 수도 있다.

셋째, 교회성장은 선교의 징표이지 그 수단이 아니다. 선교는 교회 성장

을 통해서가 아니라 교회를 통해서, 그리고 교회성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

회에 의해서 성취된다. 교회의 성장은 그 성취를 확증하고 명백하게 하는

것이다.

넷째, 교회의 성장과 사업의 성장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교회

는 사업과는 다른 그 무엇이다. 교회의 선교활동은 종말론적인 하느님 나라

의 지평에서 전개되는 신앙의 효과적 활동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선교에 대한 평가기준은 현재의 조직면에 있어서의 성공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미래이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성장한다 안한다 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진정으

로 구체적인 사회역사적 상황 속에서 전개되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교에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프로그램이나 방법의 차원을 넘

어선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때 교회는 일대 혁신을 경험할 것이다. 즉 그 구조는 하느님

나라를 섬기기 위한 구조로 바뀔 것이고, 그 선교적 실천은 인간 삶의 깊이

에서, 그리고 그 깊이로부터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누는 포괄적인 노력으로

바뀔 것이다.

제4장 현대 선교운동의 포로와 해방

지난 5세기 동안 그리스도교 선교는 대규모의 기업적 망상(망상)조직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어째서 그리스도교 선교가 자유기업

의 세계와 결탁하게 되었는지를 드러내 보이려 한다.

기업으로서의 선교: 선교협회

이베리아인들의 정복활동에 동기를 부여해준 것은 선교적 열정이었다.

1493년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서대서양상의 그리스도교 군주국 영토에 속한

영토를 제외한 모든 영토에 대한 정치적, 종교적 지배권을 스페인 왕들에게

양도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스페인, 포로투칼 두 군주국들은 신대륙에서 교

황의 대리자들이 되었다.

1516년 이후로, 신대륙으로 향하는 모든 배는 적어도 한 명의 선교사를

의무적으로 태워야 했다. 이렇게 해서 프란치스꼬 수도회, 도미니끄 수도

회, 예수회및 메르세드수도회등의 주요 카톨릭 선교회들은 일찌기 이베리아

인들이 아메리카 식민지화 과정의 일부를 담당하게 되었다.

개신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네델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1581) 해군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602년에 그들은 동인도회사를 설립

하였다. 그 회사는 상업적 목적만이 아니라 동인도 제도에 그리스도교 신앙

을 전파하려는 것도 포함되었다. 그리하여 이 회사는 선교사들을 도급받아

서, 심지어 그들의 훈련을 위한 세미나를 개설하기도 하였다. "선교사들은

그들이 베푸는 모든 세례에 대하여 돈을 받았다."

이와 똑같이 영국 의회는 깊은 종교적 감정에 근거하여 무역회사들에게

그들의 계약 상대자들인 이교도들을 복음화하는 의무를 부과하였다. 이렇게

해서 영국들인들의 선교사업도 네덜란드의 그것처럼 중상주의적 팽창과정의

일부로 시작되었다. 1648년 의회가 선교사업을 따로 떼어 추진하기로 결의

했을 때, 의회는 일종의 유한책임회사인 선교법인, 즉 뉴잉글랜드 복음전도

협회(The Society for the Propagation of the Gospel in New England)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 모델은 이후로 대부분의 현대 선교사업을 특징지우게

된다.

덴마크도 같은 방법으로 선교적 확장을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경우 동인도회사에 대해 선교사업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선교사들의 선교

활동은 국왕의 보호하에 이루어졌다. 할레의 경건주의와 연결된 덴마크인들

의 선교활동은 1732년 루드비히 친젠도르프(Zinzendorf) 백작의 지도 아래

모라비안들이 시작한 선교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 모라비안들은 '선

교사업은 법인체 혹은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 교회의 책임이다'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그리스도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교

지역으로 아예 이민을 가서 외부의 도움없이 그들 자신의 힘으로 선교하였

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전세계로 선교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나 재정적 장애에 부딪혀 "주의 일을 위하여 돈을 버는 상업적 기

업"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상업의 천재"라고 불린 더닝어

(Abraham Durninger)의 지도 아래, "직물, 특히 아마포, 담배 등의 국제적

거래, 그리고 도매업과 소매업"을 발전 시켰다.

모라비안들의 경험은 "현대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리운 카레이(William

Carey)에게 위대한 영감을 주었다. 그는 자신이 상거래 활동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다는 각오를 가지고 인도로 떠났다. 그는 자립을 통하여 교

회와 학교 설립, 식물재배법의 발전, 언어와 문화에 대한 연구, 신문발간,

세람포어 대학설립등의 일을 했으나 그와 조직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침례교

의 방침과 달리 현지에 토착적 기반에 근거하여 일을 펼쳐나간다는 이유로

선교협회는 카레이와 그 동료의 선교사 자격을 박탈하였다.

이와같이 선교사업은 자유기업의 세계에 너무도 깊이 의존하기 때문에

그것의 뒷받침이 없는 선교사업이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른 한편 현

대 선교는 유한책임 주식회사 모델을 따라 틀지워지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선교는 식민지적 혹은 신식민지적 체제의 일부가 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맑

스주의자들은 선교와 식민지 권력의 유착관계를 계속 강조한다.

현대 선교에 있어 우리가 관심해야 할 한가지 사실은 북아메리카 출신

선교 요원의 불공평한 집중, 즉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희소한 지역중의 하

나이며(전 세계인구의 10% 미만) 제3 세계 국가중 경제적 착취를 가장 심하

게 받은 지역 중의 하나인 라틴 아메리카에 선교사들이 집중해있다는 사실

이다. 이것은 선교가 분명한 기업가적 망상조직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입증

해준다.

선교로서의 기업: 자유주의적 기업

현대 선교운동은 중상주의적 팽창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분명

히 자유주의 기업을 진수시키는 데 사용된 플랫폼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선교운동이 기업적 형태를 취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선교운동의 배후에는 성령의 주권적 이끄심이나 그의 현존과 활동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신앙과 문화, 신학과 이데올로기, 교회와 사회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선교운동은 여러가지 과제를 수행해왔다.

첫째, 자유주의적 기업을 여러 상징, 교리적 진술, 교회적 관행을 가지

고 정당화해야 했다. 둘째, 선교운동은 때때로 자유주의적 정치 혹은 경제

의 대리자들의 길을 예비하는 역할을 했다. 18세기의 웨슬레 운동이나 19세

기의 리빙스톤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였다. 리빙스톤은 영국의 아프리카 식

민지화의 토대를 놓았던 것이다. 셋째, 최근에 기업 체제의 새로운 전략

즉 생산의 내국화(internalization:1955-65)와 자본의 내국화(1965-75)에로

의 변화는 세계 선교운동와 상호적인 영향 가운데 있다. 선교에 있어서도

선교의 내국화라고 하는 개념이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기업의 내국화가 가져

다준 다국적기업과 초민족적 금융센터의 발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선교협회

들도 "다국적" 조직으로 변모되어 갔다. 이런 경향은 로잔느회의 이래로

"젊은 교회로부터 세계 복음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선교운동이 오늘날 수행하는 기능들 중의 하나는 제3세계의 주요 지역들

이 새로운 양식의 국제 자본주의에 편입되는 과정을 촉진하는 듯 해보인다.

길들임으로서의 기업, 해방으로서의 선교

지난 500년 동안의 선교운동은 길들임(domestication)의 수단에 불과한

역할을 해왔다.

그리스도교 세계선교는 처음부터 예속화의 위협에 대항하여 투쟁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젤롯당원들은 예수의 해방적 계획을 민족적

국수주의와 연결시키려고 시도하였으나, 예수는 그것을 거부하였다. 유다주

의자들은 초대 교회를 유다-바리사이적 종파로 전향시키려 하였지만, 사도

들, 특히 바울로는 그러한 시도를 일축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범인종적,

범민족적, 반계급적, 반성차별주의적 성격을 강조하였다. 교회는 하느님이

부여하는 삶의 방식을 일상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자유로운" 종된 공동체

여야 한다.

오늘날에도 세계 선교운동과 국제적 자본가 기업 사이의 보이지 않는 동

맹관계가 그리스도교 교회의 선교적 변절을 종용하고 있다. 교회는 그런 관

계를 지속적으로 거부.폭로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실천

계획과 선교조직을 건설함으로 선교 속에 복음의 변혁적 능력이 역사하도록

하여 선교의 해방적 성격을 회복해야 한다.

)아담과 하와의 죄는 하느님으로부터의 부리와 서로 간에 영원한 신체

적 분리의 위협을 경험하였을 뿐아니라, 그들의 죄는 또한 땅의 저주를 초

래하였고 그들의 후손들의 미래에 영향을 주었다. 이와같이 죄는 인간으로

하여금 이웃으로부터, 피조세계로부터, 창조주로부터, 그리고 그들 자신으

로 부터 관계를 끊도록 한다.

)로마서 1장5절에 대한 전통적인 번역에 의하면 순종은 믿음의 수단이

다(KJV). 보다 신중하게 번역한다면(RSV) "믿음의 순종"으로 된다. 그러나

순종은 그 자체가 바로 살아있는 신앙이다.

)"나를 섬기도록 내 백성을 가게 하라"는 말은 모세가 파라오에게 호소

할 때 반복해서 한 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에 당도했을 때

야훼께서 그들에게 하신 최초의 말씀은 "이제 너희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준 계약을 지킨다면, 너희야말로 뭇 민족 가운데서 내 것이 되리라.."

(출애19:4-5)였다.

)마7:21/ 요2:3,5-6a/ 요일3:7

)1974년 12월 13일, 개신교 지도자의 3분의 2가 2,500명의 남녀 평신도

들이 보는 앞에서 칠레 군사혁명 위원회를 지지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이

틀 후 군사혁명위원회 위원장인 피노체트(Augusto Pinochet)장군은 요타뻐

거리의 감리교 오순절 교회(The Methodist Pentecostal Church)의 새 본당

헌당식에 참석했다.

1975년 9월 14일에는 "제1회 칠레공화국 개신교 찬양의 밤"이 피노체트

장군을 축하하기 위하여 열렸다. 설교를 맡은 사람은 저명한 칠레 오순절

성령운동파의 지도자였다.

)Wagner는 신실함과 일의 성공에 관한 문제를 논하면서, 성공은 신실함

과 직결된다고 주장하는데, 그 증거로서 달란트의 비유를 예로 든다. 즉 신

실한 두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을 구별하는 기준은 "그들이 얼마나 성공을 거

두었느냐 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Wagner는 "상업적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돈을 활용하는 것이다"라는 전제에 너무 매달

린 나머지 비유의 핵심을 놓쳐버린다. 그래서 그는 종말론적 경고(진정한

제자는 "사람의 아들이 영광 중에 올 때" 하느님 나라의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를 자본의 투자에 관한 사례연구로 변질시켜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