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교를 위한 답사기

(1992. 7. 4 - 21)

중국, 그 영원한 우리의 고향

양 길 영 전 도 사

1. 중국 단상

2. 중국의 조선족

3. 중국 교회의 어제와 오늘

4. 중국 선교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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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 영원한 우리의 고향

공맹의 유교 문화의 본 고장이요 한자 문화의 원류, 이 세계의 정신사의 반을 점하

는 거대한 동양 문화를 잉태한 자궁, 중국은 특별히 우리 예맥의 후손들로서는 영

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그것은 또 오랫동안 닫혀져 있었기에 더욱 신비스럽고 호기

심을 자극하는지 모른다.

실로, 중국을 찾는다는 것은 미지에의 탐험이요 하나의 신선한 충격, 그것이었다.

1. 중국 단상

중국, 우리에게 아직은 그 문이 너무도 좁았다. 입국 비자 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

았고 더우기 나의 여행 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들의 {만만디}(만만적) 고자

세는 요지부동, 그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사실, 중국 선교

에의 꿈, 그것이 없었으면 그만두려고 했을 것이다.

어렵사리 얻은 비자, 그리고 20 여일 중국을 돌아 본 후의 결론은 "모를 때 호기심

으로야 한 번 가볼까, 알고서는 다시 못 가겠구나......"하는 것이었다.

우선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았고 간단한 대화는 한문을 써서 필담으로 하였지만 그

네들이 쓰는 한자는 반자라고 해서 우리로 말하면 략자를 만들어 쓰고 있었는데 우

리로서는 익숙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사회주의, 공산 체제 아래서

통제에 익숙한 사회인지라 상당한 자유를 누리며(?) 살아 온 우리와는 맞지 않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홍콩을 거쳐 천진으로, 다시 북경으로, 북경에서 서북쪽 100여 Km 쯤에 있는 팔달

령으로 가서 만리장성을 구경하고는 야간 특급 열차를 타고 열 여덟 시간이 걸려

하르빈으로 갔다. 우리의 의혈 남아, 안 중근이 그 서른 두살의 젊은 기개로 조선

침략의 수괴, 동양 평화를 해치는 원흉 이등박문을 꺼꾸러뜨린 하르빈 역두에 서서

잠시 상념에 젖어 민족이, 조국이 무엇인지, 남아로 태어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를 생각해 본다. 하르빈에서 목단강 시로, 거기의 조선족이 모이는 교회에 가서 설

교도 하고 다시 목단강 시를 떠나 연길로, "일송정 푸른 솔은 홀로 늙어 갔어도 한

줄기 해란 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 우리의 가곡 {선구자}의 본고장 용두레 마

을, 용정을 차창으로 스치면서 포장도 되지 않은 시골길을 일곱 시간이나 달려 백

두산으로. 백두산에 올라 천지의 물을 얼싸안고 마셔 보기도 하고 세수도 하고 발

도 담가 보았다. 실로 얼마만의 해후냐. 철들며부터, 아니 그 이전 어느 때부터인

지 무수하게도 되뇌이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의 그 백두산에

오르게 되다니... 건너 편 북한 땅의 장군봉, 병사봉을 마주서 저, 불러도 대답없

는 {절망}을 소리쳐 불러 보면서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하던 옛

시인의 감회를 어루만지며 "주여, 다음에 이곳을 올 때는 중국 천지를 다 돌지 않

고 개성으로, 평양으로, 혜산진으로 오게 하옵소서..." 하고 기도도 해 본다. 아무

리 보아도 신비롭고 장엄한 정경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백두산을 뒤로 하고

도문으로, 우리는 {도문}으로 읽지만 중국인은 {투멘}으로 읽는데 두만강이라는 이

름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은 보이지 않고 약간

은 삭막한 지금의 두만강은 오염으로 폐수만 흐르는 실개천일 뿐이다. 손을 내밀면

잡힐듯 한 두만강 건너 북한 땅, 이른 바 중조 국경에 서서 다시 분단의 현실을 절

감해 보았다. 연길에서 야간 열차로 16시간을 달려 심양으로, 심양에서 다시 기차

를 8시간 타고 대련으로, 대련에서 위해로, 위해에서 열 일곱 시간이 걸려 인천으

로 장장 1 만 여 Km의 길을 단숨에 달려 돌아 온 것이다.

중국 땅에 내려 중국의 거대한 품에 안기는 순간, 처음 받은 느낌은 우선 "크다!"

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큰 나라요, 큰 땅이었다. 물론 크기로 말하면 미국도 크고

호주도 크다. 그러나 중국이 크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이다.

옛 사람들이 중국을 이르면서 {중원}이라고 한 이유가 이해되었다. 노벧 문학상을

받은 녀류, 펄 벅(Pearl S. Buck)이 중국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되, 그 제목을 {대

지}(원 제목은 The good Earth, {참 좋은 땅})라고 한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

과연 중원이요 대지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넓은 들이다. 북경 공항에서 시내를

들어 가는 1 시간 동안, 산은 그만 두고 작은 언덕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북경의

천안문 앞을 지나는, 우리로 말하면 세종로와 같은 거리가 있는데 그들이 장안로라

고도 하고 건국로라고도 하는 그 길의 동서의 길이는 자그마치 35 Km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수원에 이르는 일직선 도로가 수도 한 복판에 있는 그런 나라이

다. 기차(그들은 버스를 기차라 하고 우리가 말하는 기차는 화차라고 한다.)를 타

고 몇시간을 달려도 산이 안 보인다. 그저 들판만이 무한정하게 계속될 뿐이었다.

비행기로 내려다 본 중국은 끝없이 펼쳐지는 대평원 그것이었다. 심양에서 대련를

가기 위해 요동 반도를 내려오는 8시간 동안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온통, 영화

로도 유명한 {붉은 수수밭}뿐이었다.

이 넓은 땅을 달리면서 알 수 없는 의문이 떠올랐다. 은근히 화도 났다.

이 광활한 천지, 이 넓은 대지, 이 비옥한 땅을 두고 왜 그 옛날 수 양제는 그 조

그만 고구려 땅을 {정벌}하려다가 도리어 전쟁의 참패로 왕조까지 내주어야 하였는

가, 왜 당의 태종은 고구려를 {도모}하려다가 안시성의 젊은 장수 양 만춘에게 망

신하였는가, 참으로 한이 없을 손, 인간의 욕심이로구나. 참으로 알 수 없는 건 인

간의 욕망이로구나, 땅이 좁다면 그런대로 이해하겠는데, 땅이 척박하여 농사를 할

수 없다면 그나마 보아 주기라도 하겠는데, 인간의 헛된 야망, 인간의 부질없는 욕

심은 끝이 없는 것이로구나......

그들은 그저 {장성}이라고 부르는 {만리장성}의 길이는 물경, 6700km, 우리 잇수로

1만 7천리이다. 옛 시인은 이 장성을 보고 "큰 용이 춤을 춘다(거룡 무)"라고 하였

다는데, 과연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 끊임없이 계속되는 장성을 보고 있노라면

그 위용에 알 수 없는 전율마저 느낀다. 인간이 세운 구조물 가운데 우주선에서 보

이는 유일한 것이라는 얘기는 차라리 그만 두어야 할 것은 기원 200년 전쯤부터 쌓

기 시작하여 17세기 명왕조까지 계속된 이 장성의 축조를 위하여 꿈도 사랑도 인생

의 의미까지도 모두 포기해야만 했던, 오직 지배자의 야망만을 위해 장성의 벽돌

밑에 질식되어 간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그 쓰리고 아픈 눈물은 어디서 보상받

겠느냐. !

중국에 자전거(그들은 자행차라고 부르는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지

만, 과연 자전거 왕국이요 자전거 천지이다. 출근 시간에 거리엘 나가 보면 차도

양 옆으로 난 자전거 전용 도로에 자전거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것은 차라리

큰 물결이었다. 한 마디로 장관이다. 북경 뿐 아니라 모든 도시가 자전거 홍수인

데, 남자도 자전거, 여자도 자전거, 젊은 사람도 자전거, 늙은 사람도 자전거....

온통 자전거이다. 우리 서울 여자들보다 더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고도 자전거들을

타는데 아슬아슬하게도 잘 탄다.(아슬아슬하다 함은 허연 다리를 드러내면서 자전

거를 타는 그 모습을 보는 내가 아슬아슬하다는 것이지 자전거를 타는 본인들이야

아슬아슬할 것도 어찔어찔할 것도 없을 터이다.) 자전거가 얼마나 일반화되었는지,

그들의 자전거는 우리 자동차 번호와 같은 고유 번호가 있고 나라에서는 자동차 등

록증과 같은 작은 수첩을 교부해주고 관리해준다.

중국에 화장실 문화가 엉망이라고 하는 것은 일찍부터 잘 알려진 이야기로 옛날부

터 중국은 가정마다 화장실이 없고 마을에 하나씩 공동 변소가 있어서 옛날 중국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이 공동 변소에 얽힌 웃지 못할 이야기도 많은데, 여러분이 이

다음, 혹 중국에 가실 일이 있어서 이 공동 변소엘 들어가실 때에는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터이다. 도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공측}이라는 공중변소가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이크, 변소는 변소가 분명한데 칸막이가 없는 것이다. 그저

부뚜막 같은데 대여섯명씩 올라 앉아 일을 보고 있는데 저희들도 겸연쩍은지 눈을

지그시 감고, 무얼 웅얼웅얼하며 일을 보는 모습이라니, 과연 {뙤놈}다운 중국의

명물이다. 또 어떤 변소엘 가면 칸막이가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 칸막이도 일어서

면 허리께만 가려주는 얕으막한 것이고 정작, 문짝은 없으니 형편은 마찬가지이니

그저 남측과 여측을 구분해 준 것만이라도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중국을 보면서 그들을 업수이 여기거나 깔보아서는 아니 될

터이다. 우리가 보기엔 그 생활이 구차스럽고 이것도 사람 사는 것인가 하여도 그

들은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잘도 살아가면서 그들 나름의 생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리가 좀 반반하게 사는 것 같고 겉 보기에 깔끔한 것 같아도

그들이 이룩한 엄청난 것들, 곧 그들의 저력 앞에서 우리 자신은 문득, 초라해지고

만다. 또 인간 사회가 반드시 산업화, 근대화 되어야 사람 살만한 사회가 되는 것

이냐 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 그들이 63층 빌딩을 짓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힘이 없고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을 필요를 느끼지 않고, 또 무엇보

다도 자신들이 설정한 개방화의 속도에 맞추기 때문이다.

더우기 그들의 잠재능력, 그들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다부진 자부심, 곧 {중화 사

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두려움마저 느끼게 되는데 그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서

사는 사람이 아니요, 철저하게 자신의 것을 챙기며 자신들이 이룩한 것들에 충실한

사람들인 때문이다.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겉치레와 체면으로 속빈 강정같은 우리

네와는 얼마나 다르냐. 남의 것이라면 무제한, 무한정으로 가져다 쓰기를 좋아하는

우리와는 다른 것이다.

텔레비젼은 {전시}로, 컴퓨터는 {전뇌}로, 아파트는 {루방}으로 레스토랑은 {찬

청}, 피아노는 {강금}(쇠로 된 거문고 ?)으로 철저하게 자기 중심으로 바꾸어 쓰는

것은 그들의 당당함을 보여 주는 일면이겠다. 거기다 코카 콜라를 {가구가락}으로,

펴시 콜라는 {백사가락} 한 것을 볼라치면 절묘하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중국화하도록 되어 있다. 그들에게서 중국은 우주와 인간의 중심이요 따

라서 모든 문화는 {중국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화 사상}에 터한 중국에서의 내 외국인에 대한 차별화 정책은 유명하다.

가령, 그들에게서 음식 값과 차비, 곧, 인민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생활비는 아

주 싸다. 길거리에서 우리의 벼개만 한 빵덩이 하나를 사서 돌아다니며 뜯어 먹으

면 하루의 식사가 해결되는데 우리 돈으로 3 - 400원이면 된다. 식당에서의 음식

값도 아주 싼 편이다. 농산물이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민의 형

편을 고려한 정부의 정책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에게는 모든 것이 비싸다. 호텔비, 음식 값은 물론 차삯까지 내국인

과 외국인을 구별하여 철저하게 외국인은 두 세배를 더 받고 있었는데 이 역시 {중

화 사상}의 하나이다. 백두산 입장료도 내국인이면 10원(약 2달러)인데 외국인에게

는 50원을 받는다. 외국인은 아무 호텔이나 들지 못한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호텔에 묵어야 하고 그런 호텔비나 차삯, 비행기삯은 FEX(Foreign

Exchange) 라고 해서 외국인만 쓸 수 있는 돈표를 바꾸어 써야 하는데 이 경우 환

률은 외국인에게 불리하도록 되어있고 또 다 쓰고 남은 돈은 다시 달러로 바꾸어

주지 않는다.

외국인에 대하여 철저하게 고자세를 유지하는데 그 이유를 그들은 이렇게 설명한

다. 중국의 물가는 중국 인민의 소득과 형편을 고려하여 책정한 것인데 외국의 돈

많은 사람이 와서 그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 중국 인민들은 하루 1원

이면 누구나 살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중국 인민들이 해외에 나가면 물가와 환

율 때문에 하루에도 몇 백원을 써도 모자란다, 이것은 불공평하다, 그런고로 외국

인을 차별하여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조금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논리이다. 실로

외국인에게는 무한정의 친절과 호의를 베푸는 우리와는 얼마나 다른가.

우리는 어쩌면 우리의 생각의 자(척), 우리 나름의 가치의 척도로 중국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아니될 터이다.

가령, 우리는 진시황을 분서갱유에, 온갖 횡음이나 일삼은 독재자요 폭군 쯤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에게서 진시황은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를 세운 위대한

황제요 변방 오랑케들(우리 조선도 그네들에게는 동쪽의 오랑케, {동이}일 뿐이

다.)에 대하여 자신들의 자존심을 세워 준 위대한 중화인으로 숭앙된다. 모 택동은

어떠한가, 우리는 당연히 모 택동을 무모한 공산주의 통치로 모든 인민을 가난 속

으로 몰아 넣고, 많은 피를 흘린 무지막지한 독재자 정도로 이해한다. 또 바야흐로

중국이 개방화되고 있으니 스탈린이나, 흐루시쵸프처럼 격하 운동이 벌어지지 않을

까 기대하고 있지만 그들에게서 모 택동은 여전히 위대한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다.

천안문 광장에 있는 {모 주석 기념당}에 안치된 모 택동 시체에는 일년 내내 참배

객이 끊이지 않고 내년 1993년이 모 택동 탄신 100주년이라고 미리부터 그 기념행

사 준비가 한창이다. 택시 운전사나 버스 운전사들이 운전대 앞에 모 택동 천연색

사진을 걸고 다니는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는 정부의 강요나 누구의 권유도 아

니라 자발적인 것이다. 혹 그들에게서 모 택동은 예수도 이기고 석가도, 공자도 물

리친 최고로 힘이 센 귀신이어서 그 모 택동 사진을 걸고 다니면 교통 사고도 안

당하고 복이라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물론, 중국에도 전환기의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몇가지의 병리 현상, 혼란이 있기는

하다. 가령,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관료들의 비리 행위, 부정 축재가 그것이요

물가가 인민들을 압박하고 있고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문제, 자유 경쟁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배울 때 우왕좌왕하는 혼란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인민

들은 모 택동의 시대를 더욱 그리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 중국의 조선족

언제부터 중국 땅에 우리 조선족이 살게 되었는가.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중국의 만주 땅은 언젠가는 회복하여야 할 우리

의 고토이기 때문이다. 그 곳은 옛날, 고조선과 기자, 위만의 터전이요, 부여, 고

구려, 옥저, 임둔, 그리고 예맥의 땅이요, 또 발해 왕국의 영토인 것이다. 진실로

그 땅은 필시 우리의 고향 마을, 우리의 언덕, 우리의 산하일 터이다. 신라가 삼국

을 통일한 것은 우리 민족의 비극이다. 더우기 신라와 고려, 근세 조선이 우리의

경계와 근거지를, 국경을 압록강과 두만 이남으로 함으로서 만주 땅은 잊혀진 땅,

이방의 땅이 되었으니 이는 우리의 갑작스런 왜소함의 소치이다.

근세들어 우리 민족의 만주로의 류민은 1830년대부터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특

별히 1869년, 기사년에 함경북도 회령, 종성 지역에 큰 흉년이 들게 되고 설상가상

으로 그곳의 관리들의 가렴주구, 토색질이 자심하였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흉년을

피해, 탐관 오리의 착취를 피해 월경, 만주로 이주하기 시작하게 된다. 처음 이 류

민들의 고생은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만주 벌에 이르러 몇 년을 걸려 피와

땀으로 황무지를 개간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 놓으면 느닷없이 "이 땅은 나

의 땅이다."하는 지주가 나타나 애써 일구어 놓은 땅을 빼앗기기가 일쑤였고 그 과

정에서 매를 맞고 죽는 일도 허다하였다. 그러구로, 우리 동포들은 중국인의 지주

에 얽매인 소작농이 되어버렸다. 아, 같은 땅, 같은 민족 사이에서도 객지에 가서

받는 설움이 자심할 것인데 이민족 사이에서 나그네로 받은 대접이 얼마나 혹독하

였겠는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그 후 1910년, 일제가 조선을 강점하면서 뜻있는 우국지사들이 독립 운동을 위해

두만강을 넘어 만주로 간도로 몰려 든다. 또 1920년대 들어, 당시 경상남도 사천,

함양, 진주 부산 일대에 호열자, 요즘 말로 콜레라가 창궐, 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

향을 등지고 만주로 몰려든다. 지금 중국의 조선족 마을에 가 보거나, 또 길거리에

서 조선족을 만나면 경상도 어느 시골 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이다.(함경도의 억양이 또 경상도와 비슷하기도 하다.)

이렇게 하여 동부 삼성, 곧 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에 흩어져 사는 조선족은 현

재 2백 5십만에 이른다. 중국은 한족이 98%, 나머지 2%가 56개의 소수 민족으로 이

루어졌는데 조선족도 그 쉰 여섯 소수 민족 중에 하나이다. 길림성의 연길시, 용정

시, 도문시, 안도현 등을 연변이라고 하는데 이 연변은 {조선족 자치지구}로서 이

곳의 간판이나 기차 정거장 이름은 은 먼저 한글로 쓰고 한자로 토를 달고있다. 철

로 변의 집이며 마을이 전혀 낯 설지 않아 보이는 것은 바로 2- 30 년 전의 우리

시골 마을의 정경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류민 1세대들은 거의가 가셨고 지금은 이민 2세, 3세, 4세가 살고 있는데,

중국 인민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은데 우리 동포들은 특별히 더

욱 낮은 것으로 보였다. 중국에서 평균 노동자의 임금은 150원 정도인데 미화로 30

달러 쯤 된다. 지금은 300원 정도 받는 사람도 많이 있다.

중국을 여행하다가, 조선 말을 쓰는 우리 동포를 만나면 반갑고 정겨운 것은 우리

같은 나그네의 값싼 센티멘탈일 뿐 그들은 "야, 이거 또 돈 많은 동포 하나이 왔구

나. 어떻게 해서 돈이나...."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대다수 동포들, 용서하고

읽으시오.) 최근 들어 서울에 가서 돈을 좀 벌어와서 집도 사고 집도 고치고 잘 사

는 동포들이 많아지니까 한국을 향한 {Gold rush}에만 관심이 있다고 하면 지나친

가. 그들에게서 서울은 하나의 환상, 꿈 그것이다.

우리와는 먹는 음식이 다르고, 쓰는 말도 어딘지 어색하고 살아가는 방법, 생각은

더욱 달라, 거기다 그들의 대화 가운데서 나오는 "우리 나라"란 바로 중국을 뜻한

다는 것을 알고 나면 배신감으로 조금은 허무해지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같은 한민

족이라는 대동 의식이 전혀 없다면 지나친 말이고 적어도 민족적 정서가 희박한 것

은 분명하다. 우리 조선어 보다는 중국 말이 더 자유로운 그들 대다수가 우선 우리

의 말을 잃어가고 있고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물론, 왜 자신들이 이 낯도 설

고 물도 설은 이질적인 만주 땅에 살게 되었는지를 모르는 조선인이 허다하다.

그들은 분명, 우리의 동포이기에 앞서 {조선말을 할 줄 아는 중국인}임에 틀림없을

터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짖궂게도 "조선과 중국이 전쟁을 하면 누구 편을

들겠느냐."고 물어보면 너무도 어려운, 현실적인 대답에 그저 웃고 만다. 아니, 길

에서 조선인과 중국인이 싸우면 누구 편을 드느냐고 물으면 그런 골치 아픈 문제는

개입하기 싫어, 길을 피해 간다고 하는 대답에 한 없는 안스러움을 느끼면서 생각

이 떠오르는 대로 시를 하나 써 주었다.

조선의 딸, 조선의 아들들아

모진 역사의 비, 바람, 서리를 잘도 견뎌 왔구나.

그러나 이제라도 늦지 않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조선의 말, 조선의 역사, 조선의 문화, 조선의 풍속 조선의 얼을 배

우라. 조선의 민족 혼을 배우거라. 조선의 어제, 조선의 오늘, 조선의 내일을 배우

라. 그리하여 너희 가슴에 조선의 맥박으로 고동치게 하라. 너희 혈관에 조선의 생

명의 온기가 흐르게 하라. 너희가 어떻게 하여 낯도 설고 물도 설고 산도 선 이 중

국 땅 한 복판에 살게 되었는지를 배우라.

그렇지 아니하면

너희는 영원히 떠도는 방랑자, 돌아갈 고향이 없는 집시, 중국에도 이방인, 조선에

게도 이방인, 영원한 타인, 영원한 나그네, 영원한 객이 될 것이니라......

3. 중국 교회의 어제와 오늘

중국의 기독교 형편은 어떠한가.

사실, 중국의 기독교의 역사는 우리보다 훨씬 길다. 5세기의 네스토리우스는 그만

두고라도 17세기의 예수회 소속의 마태오 릿치가 선교한 이래, 여러 선교사들의 활

동으로 중국의 근세 기독교 전파는 우리 보다 3 세기 쯤은 앞선다.

우리 한국은 기독교 선교에 관한 한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이다. 가령,

우리는 복음을 전수해 준 것은 서구이고 식민통치는 전혀 비기독교 문화권인 일본

으로부터 받게 된다. 이 점 때문에 한국에서의 기독교는 민족주의와 쉽게 결합되었

고 많은 애국지사와 선각자들이 교회 울타리 안에 들어 오기가 쉬웠다. 더우기 교

회가 독립 운동의 근거지가 됨으로서 기독교인은 독립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로 동

일시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중국에는 기독교가 서구 제국주의와 함께 들어 와서는 그들에게 깊은 상처

를 주게 된다. 곧, 기독교 선교 초기 그러니까 중국은 개방과 함께 아편 전쟁의 패

배, 홍콩과 마카오를 할양하는 등의 뼈아픈 역사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

여 민족주의자들은 반 제국주의자가 되고 동시에 반 기독교 세력이 되었는데 가령,

1898년 부터 3년간 계속된 {의화단의 난}, {태평천국의 난} 기간 동안 200 여명의

선교사와 2만 여명의 기독교 신자가 학살되고 계속, 무수한 환란을 당한다. 그 후,

1949년 공산 혁명이 일어나면서 인민정부가 수립되자 모든 선교사가 추방되고 교회

가 폐쇄되는 등, 기독교는 가장 먼저 배척 받게 된다. 물론 중국의 전통적 종교도

마찬가지였다. 또 1967년의 문화 혁명으로 더 혹독한 핍박을 받는다. 당시의 정치

적 슬로건이 {비림비공}이었는데 모 택동의 정치적 라이벌 림표를 공자와 함께 비

판함으로 유교적 잔재까지 일소한 것이다.

1976년, 모 택동이 죽자, 일련의 개방정책이 시도되면서 기독교 신앙이 부분적으로

허용되었다. 즉, 일찌기 기독교와 서구 제국주의에 의한 피해를 기억하는 정부 당

국자들은 외국 선교사의 간섭과 도움없이 중국인 스스로 전하고(자전) 중국인 스스

로 교회를 꾸려 나가고(자치) 중국인 만으로 자립한다는(자양) 이른 바 {삼자 교

회}를 허용한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 거개가 그러하듯 정부 공인 교회였던 것인데

이것이 1980년대 초이다. 그러나 일찌기 공산 혁명과 문화 혁명 기간 동안 혹독한

탄압과 핍박을 받으면서 지하에서 은밀히 신앙을 지켜 온 많은 기독교인들은 정부

당국과 이 {삼자 교회}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고 언제 또 핍박자로 표변하게

될지를 몰라 계속 지하에 머물면서 {가정 교회}의 형태를 유지한다.(우리가 말하는

가정을 그들은 {처소}라 하고 이 가정 교회를 그들은 {처소 교회}로 부른다.) 이

{삼자 교회}와 {처소 교회}는 서로를 백안시하면서 교류도 없고 그리스도의 한 공

동체라는 지체 의식도 없이 독자적으로 병존해 왔는데 지금에 와서는 {처소 교회}

도 모두 지상으로 노출되어 자유로이 활동하면서 {삼자 교회}와의 구별도 없어졌

다. 다만 몇 가지의 제약이 있는데 외국인은 설교를 할 수 없고, 선교 지원금을 받

을 때는 정부 당국에 신고하여야 한다는 것과 특별히 "18세 이하의 사람들에게는

전도를 할 수 없다"는 것 등이다. 그래서 중국의 교회에는 유년 주일 학교는 물론

중고등부나 청년부가 없다.

목단강 시 지역에는 약 5만의 조선족이 살고 있고 약 3천명의 조선족 기독교인과,

모이는 처소는 약 300여 군데 쯤 된다고 조사되었다. 그러나 목단강 시 지역에서

신학을 배운 교역자는 단 세 사람 뿐이고 거의 모든 {처소 교회}는 평신도 지도자

들(주로 여자들)에 의해 양육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평신도가 설교를 하고 교회를

돌보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으로 매우 일반화, 보편화되어 있다. 그리

하여 지난 해 중국의 기독교 협의회는 장로, 그리고 아직 안수를 받지 않은 전도사

(그들은 {전교사}라고 부른다)도 세례를 베풀 수 있고 성찬을 집례하며 축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이는 잠정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중국 교회의 앞날에 큰 문

제점을 배태하고 있다 하겠다.

7월 12일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린 목단강 시 소재 평안 교회는 1980년 당시 미국에

계시던 김 상복 목사님(현, 할렐루야 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세워진 교회로서 중국

지역으로는 일찍 선 교회요, 규모도 크고 안정된 교회이다. 아침 아홉 시에 350명

정도가 주일 예배를 드리는데 여자 권사님이 예배를 인도하시고 금년 65세의 이 강

철 장로님이라는 분이 설교를 하시는데 그 설교 내용이 능력이 있고 내용으로도 아

주 충실한 것이었다. "불원간 다시 오실 예수님"이라는 말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예배 뒤 끝에 장로님이 축도를 하시는데 우리로서는

익숙지 않아 눈을 떠 보니 양 팔은 들지 않은 채 우리 하는 것과 똑 같은 축도문을

하셨다. 중국 교회는 주일 아침과 저녁, 수요일 저녁, 금요일 저녁 등 네번의 집회

가 있는데 특이한 것은 저녁 집회에 참석자가 더 많다는 점이다.

중국의 동포들이 사용하는 성경은 우리가 쓰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남경의

{애덕 기독교 출판사}에서 세로 쓰기 우리 개역 성경을 가져다가 그대로 사진판으

로 찍어 인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글판}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서 한글

은 조선 글이므로 {조문판}이라고 하였고 가격도 7원(우리 돈으로 1,200원 정도)으

로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다. 또 서울 다녀온 사람들에 의해 {오픈 성경} {톰슨 성

경} {키(key) 성경}도 많이 보급되어 있다. 이번에 노량진 교회 이 혁준 집사님이

기드온 성경 책 30 여 권을 주셔서 전달하였다.

찬송가는 우리의 통일 찬송가와는 다르지만 10여년 전 우리가 쓰던 {합동 찬송가}

와 비슷한데 찬송가 하나를 부르려면 "연변 찬송가 150장, 서울 찬송가 236장 부릅

시다." 하는 식이었다.

4. 중국 선교의 과제

중국의 교회, 특별히 조선족 교회,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기간 동안 한족 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한족 교회는 문제 삼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그 형편은 대개 비슷하다.

중국에서의 기독교회는 성(우리의 도에 해당되는데 중국에는 29개 성이 있고 5개의

자치구가 있다.)의 종교국의 관할과 {중국 기독교 협의회}의 지도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이 둘 사이에는 별로 긴장이 없다. 그만큼 중국의 기독교는 정부의 방침과

지도에 순화되어 길들여져 있다는 부정적인 뜻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교리의 문제

도 아닌데 사사건건 정부 당국과 긴장을 유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 선교에 도움

이 되는가 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홍콩에서 활약하고 있는 죠나단 챠오(Jonathan 조) 목사의 리포트에는 1989년 현재

중국에는 약 4 천만의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정확한 숫자야

하나님만이 아실 터이지만 상당히 많은 숫자의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이다. 하긴,

중국 전체 인구에 비하면 아직은 지극히 미미한 숫자이지만.

지금의 중국은 영적인 공백 상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모 택동은 두 차례의 혁명, 곧 공산 혁명과 문화 혁명을 통하여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를 박멸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중국인들에게 만연된 미신행위까지 일소한

것은 하나님께서 복음 전도의 준비를 위하여 하신 일이다. 이는 모 택동과 같은 강

력한 독재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령 중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싱가포르, 홍콩이 그렇게 현대화된 국제 도시이지만 거기에 엄청난 미신행위가 있

는 것을 보게 되는데 정작 중국 본토엘 와 보니 사람들이 제 집 안에서야 어찌 하

든지 적어도 공개적으로 드러난 미신 행위는 구경하지 못 하였다.

또 공산 혁명 전에는 9개의 언어로 난립해 있는 것을 북경어 하나로 통일해 준 것

과 혁명 정부의 강력한 시책으로 문맹자가 거의 없다고 하는 것 역시 복음 전도를

준비한 것으로 매우 다행한 일이다. 또 나름대로 농촌을 근대화하고 우리의 형편으

로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이긴 하지만 대단위 철도망과 도로망을 갖추어 산간

벽지까지 갈 수 있는 것 역시 하나님께서 모 택동을 통하여 복음 전도를 예비한 것

임에 틀림없겠다.

이제,주마간산 격으로 짧은 기간 중국을 돌아 본 후 나름대로 중국 선교의 과제를

제시해 보기로 한다.

1. 중국 교회는 교회 지도자의 양성이 시급하다.

주후 1 세기의 초대교회를 비롯 모든 선교가 이루어지는 초기 단계에서 교회는 가

정 교회의 형태에서 출발하였다. 또 그 지도자는 거개가 여성들이었다. 빌립보 교

회가 그랬고, 겐그레아 교회, 골로새 교회 .... 모두가 그러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기독교의 초기 교회사를 보면 이들 비조직적이고 비제도적이며 여성

중심의 폐쇄적인 estoric그룹에서 남성 중심의 조직적이며 제도적인 extoric그룹으

로의 발전이 곧 교회의 발전이었다. 오늘의 중국 교회는 앞의 단계이다. 즉, 여성

중심의 가정 교회인데 이러한 폐쇄적이고 비제도적이며 류동적인 estoric 상태에서

는 교회의 핵 분열은 자명한 일이다. 목단강 시 지역에 모이는 처소가 300여 군데

나 되는 것도 이러한 분열의 결과이다. 어떤 처소에서는 서로 설교를 하겠다고 싸

운다는 말도 들었는데 이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들 중국 교회가 제도적

인 교회로 발전하기 위하여는 교역자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옛날, 키프리아누스(Cyprianus)는 "감독 있는 곳에 교회 있도다."라고 하였다. 그

러한 말이 아니라도 교회는 전문 교역자를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다. 여기에서 책임있는 목회와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으로 평신도 지도자를 중

심으로 모이는 오늘 중국의 교회는 어디까지나 과도기적 단계인 것이다.

가령, 이러한 사례가 가능하다. 위해에서 만난 김 기석, 김 순분 씨 부부는 믿은지

3년(부인), 1년(남편) 되는 사람들로 연길에서 살다가 부부가 서울에도 다녀 오고

조금 모은 돈으로 위해에서 비주성이라는 음식점을 경영하게 된다. 중국에서 비주

란 맥주를 의미한다. 그들 부부는 주일 오후와 수요일 오후는 음식점 2층을 교회로

사용, 예배를 드리게 된다. 아래층에서는 {비주}를 팔고 2층에서는 {주님}을 찬양

하는 약간은 기이한 형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어쨌건, 많이 모일 때면 30여명 정

도가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그러다가 그들 부부는 음식점 월세를 감당할 수가 없어

서 지난 6월 음식점을 양도하게 된다. 그러자 교회까지 없어지게 되었다. 지금은

그 부부의 아파트 처소에서 5 - 6 명 정도가 모여 주일 예배를 드리는데 이러한 일

련의 사태를 보면서 새삼 full time ministry에 헌신하는 교역자의 양성이 시급함

을 절감케 한다.

2. 물론 제도적, 법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교회 인구의 노령화가 문제이다. 속히 18

세 이하의 청소년 전도가 막혀있기 연유이다.

중국 교회는 신생 교회이면서 동시에 늙어버린 교회이다. 우선 그 구성원 대부분이

할머니들인데 아마도 공산 혁명 이전부터 믿었던 사람들일 터이다. 거기다 선교 초

기, 가정 교회들의 일반적 특징으로 남자 신자가 없다는 점인데 앞서 말한 평안 교

회 역시 남자 신도가 10 % 내외이다.

교회에 젊은이가 없다는 것은 곧 미래가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 사회 전반이 전환

기의 혼란으로 표류함으로서 젊은이들을 교회로 향하게 하지 못하는데다가 또 제대

로 훈련을 받지 못하고 교육을 받지 못한 평신도들이 교회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 특히 남자들을 교회로 흡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교회는 하루 속히 전문적인 교역자에게서 교육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3.교회 교육에 대한 대책이다.

교회는 처음 부터 {가르치는 공동체}로 출발하였다. 또 오늘 우리 교회에서도 끊임

없는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곧 교육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교육 부재의 중국 교회는 많은 문제를 배태하고 있다 하겠

다. 말씀에 대한 사모하는 마음으로 모이기는 힘쓰는데 거기서 선포되는 말씀의 질

과 교육 내용이 부실한 것은 불문가지이다. 말씀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러한 교회는 돌짝 밭에 뿌리워진 씨앗과 같아서 허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교회의 현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은 고국을 방문한 동포들이

다. 한국을 서너 달 방문하는 동안 무인가 신학교를 잠시 다니고는 "서울에서 신학

을 공부하였다."고 설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 불건전한 교

단과 이단에 접촉되고 거기서 받은 교육을 아무런 지도와 검증, 여과 없이 교회에

퍼뜨려 많은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교회에도 {92년 10월 28일 휴

거}가 만연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앞서 말한 평안 교회의

이 장로님의 설교에 "불원간 다시 오실 주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도 그러한

영향 아래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역시 교회 지도자의 양성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속히 이 영적인 공백, 진공 상태를 그리스도의 영으로 채워야겠는데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요 과제이다. 다만 우리가 중국을 복음화 하는 선교의 과정에서 자칫

자본주의의 병폐와 한국 교회의 여러 문제점까지 이식하지 않을까를 예의 조심하여

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 친히 비유로 하신 말씀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서 귀신 하나를 내어쫓으매

그 귀신이 물 없는 곳으로 다니며 쉬기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하니까 '내가 나온 집

으로 가리라.' 하고 와 보니 그 집이 소제되고 수리되어 저보다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 형편이 이전보다 더욱 심해졌더라... 하시는 말

씀이(마태 복음 12 : 43 - 45) 중국의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기도로서

중국 선교를 준비하고 힘써야 하겠다.

일찌기 요나 선지자에게 하신 말씀,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

는 자가 12만이요 육축도 많이 있으니 내가 이를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

냐." 하시는 말씀은 중국 선교의 당위성이요, 나아가 우리 시대, 우리 모두를 중국

선교로 부르시는 말씀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