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기독학생운동사(VI)
해외선교운동
이종철(자유기고가), 복음과 상황 1993년 3월호
(선교사를 앞세운 200년 동안의 영국 식민지 정책이 얼마나 잔인하였던지 "선교사 같은 놈"이란 말은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심한 욕이 되었다고 한다. 이태진, 복음과 상황, 1993년 3월호)
전통보수교회는 전도라는, 혹은 영혼구원이라는 이름으로 교세확장 또는 교회개척에 치중하였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 선교론은 하나님나라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차원을 간과함으로써 사회적 부정의에 대해선 무감각하였고, 그 근저에 깔고 있는 이원론은 세계에 대한 극단적인 멸시, 또는 교회패권주의적 성향을 낳았다.
아시아, 아프리카, 서구세계가 영적 눈으로 볼 때 이미 시들었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선교적 우월주의나 영적 제국주의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한국교회 백주년을 맞으며 다림줄에 빗대 본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 종교적 열심은 있으나 그 열매는 없다는 것이었다.
아프리카에서의 선교도 결국 선교사가 길을 개척해 놓으면, 그 길을 따라 서구 제국이 밀어닥쳐 야만적인 노예사냥을 전개하였다. 이 기간 중 살해된 흑인은 2억명에 이르고 아메리카로 끌려간 흑인은 일천만명에 이르게 된다.
서구의 식민지였던 이슬람권은 소위 기독교국가들의 야만성 때문에 복음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제3세계의 사회권의 경우는 이론적인 무신론이라기보다는 경험적인 무신론, 즉 소위 신을 신봉한다는 세계의 폭력성에 대한 경험으로 습득된 무신론으로 무장하여 반기독교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역사와 사회 또는 제3세계적 시각을 갖지 못한 '영혼전도'만의 선교가 가져온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기독교 선교사의 수는 약 22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그 중 13만 8천 명이 가톨릭이고 8만 2천명이 개신교 선교사다. 개신교 선교사중 약 3만 2천여 명 정도가 미국에서 파송한 선교사이고(1980년 통계), 최근래에 이르러 제3세계 지역에서의 선교사 파송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제3세계 선교단체 편람}의 통계에 의하면 1988년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파송한 선교사의 수가 17,299명, 아프리카 14,989명, 라틴아메리카 3,026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1980년의 수치와 비교할 때 각 지역 공히 300-350%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싱가폴이 신자 1,000명에 1.82명을, 일본은 0.85명의 선교사를 보내는 실정에 비해 0.21명이라는 저조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하의 자료는 한국선교정보센타<KRIM>의 1992년 통계를 인용)
한국선교사의 파송 현황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1979년 93명에서 1992년 2,576명으로 2,869%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먼저 1979년에서 1982년 사이 350%(이 기간의 급격한 증가는 1982년부터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선교사 부인을 선교사의 숫자로 별도로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 주원인임), 1982년에서 1986년 사이 160%, 1986년에서 1989년 사이 230%, 1989년에서 1990년 사이 140%, 1990년에서 1992년 사이 150% 등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원주민선교의 비율도 2년 사이에 153%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선교사의 학력은 대부분이 대졸 이상으로 응답자 1,236명 중 96.2%에 달하고 있다. 또 이 응답자들 중 신학대를 나오지 않은 평신도 선교사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선교사 분포 현황 1992. 5
총수(%) 주요 선교국 ()는 명수
아시아 935(36.3%) 필리핀(271) 일본(178) 인도네시아(83)
아프리카 190( 7.4%) 케냐(43) 보르와나(33)
서구 346(13.4%) 미국(64) 독일(84) 영국(38)
태평양연안 113( 4.4%) 호주(45) 뉴질랜드(23)
중동 124( 4.8%) 터어키(28) 이집트(16) 사우디(14)
라틴아메리카 238( 9.2%) 브라질(75) 아르헨티나(36) 파라과이(37)
동유럽 165( 6.4%) 구소련(126) 루마니아(14)
카리브해연안 14( 0.5%)
둘로스, 한나호 41( 1.6%) 좌측은 선교선박 이름
기타 410(15.9%)
총계 2,576(100%)
이런 결과 종교를 담당하는 문화부가 한국 개신교 50여 개 교단에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선교활동에 따른 협조공문'을 보내 북방선교활동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청하였다. 중국선교에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여 지난 1990년 11월 19일자 중국공산당 내부문서인 격주간 {선전}(宣傳)지에 '해외종교세력의 침투를 경계하자'란 글이 실렸고, 1991년도엔 중국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해 공식적인 항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기독교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은 한국교회선교에 대하여 "마닐라에서 일하는 한국선교사들은 한국교회가 필리핀교회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는 태도를 갖고 있으며, 사역에 있어서도 필리핀교회와 상의없이 자기들 나름대로 선교를 하려 하기에, 필리핀교회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한국선교사들로 하여금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는가를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 글 내내 해외선교운동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 그것은 선교지에서의 선교사들의 수고와 사랑을 몰라서가 아니라 "오도된 열정", "선교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기 위해서였다. 본 글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교회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해외선교는 오류이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시급히 치료해야 될 상처를 간과하게 만들고, 결국은 이 잘못된 병을 세계에 심는 어리석은 결과를 빚을 것이다.
서구선교의 과오를 교훈삼아 군림하는 선교, 우월주의적 선교는 지양되어야 한다.(약 1/4 발췌)
빛의 현장/ 한국 선교사 1백50여명 사역 전개
동토의 땅 러시아에 불어오는 성령의 바람
이영훈/국제신학연구원 원장, 신앙계 1993년 4월호
구 소련 총 면적 2천2백4만평방km로 지구육지 면적의 6분의 1, 한반도의 1백1배, 미국의 2.4배가 되며, 그 좌우 길이가 동서로 1만1천km에 이르며, 무려 11시간의 시차가 있는 나라, 이중 76%는 아시아에, 24%는 유럽에 속해 있는데 경작지 면적은 이중 약 10.7%에 불과하고, 삼림 면적도 37.2%를 차지한다. 구 소련의 인구는 약 3억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 중 러시아인이 53%, 우크라이나인이 16%, 우즈베크인이 5%, 그외 기타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구 소련 지역 전역에 한국에서 선교사 1백50여명이 들어와 선교 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데,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는 90년 10월에 첫번째 한인 교회가 설립되어 있다. 현재 총 성도수 1만여명에 달하여 불과 2년여 정도의 기간에 놀라운 성장을 보여 왔다. 그리고 성도수의 대다수가 러시아인이므로 선교의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다.
러시아선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다윗 목사)는 지난 1월 모스크바에 현지인 선교사 양성을 위한 모스크바순복음신학교를 설립하였다. 신학교 설립은 92년 6월 모스크바는 물론, 전 러시아를 뒤흔들어 놓은 모스크바대성회의 결실로 생겨난 것이다. 유러시아선교회가 주관하여 조다윗 목사를 주강사로 개최된 이 성회는 연인원 5만명, 결신자 2만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실을 남기면서 마치게 되었는데, 이 부흥의 열기를 계속 확산시키기 위해 신학교가 설립하게 된 것이다. 지난 해 12월1일 신학교 모집요강을 발표하여, 각 지역별로 원서를 접수하여 12월22일 27명의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러시아공화국의 모스크바에서 9명,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4명, 우즈베크공화국 타슈켄트에서 4명, 카자흐공화국 침켄트에서 6명, 알마아타에서 1명이 뽑혔으며, 특이할만한 일은 멀리 이 소식을 들은 중국 조선족 교포 3명이 지원, 기차로 2일 길을 달려와 본 신학교에 입학하였다는 것이다.
본 신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 합숙하여 학업에 전념케 되며 1년간의 교과과정 및 선교지 교회에서 6개월간 실습과정을 가지게 된다. 현재 구 소련의 경제상태가 몹시 어려워서 신학교에 등록하게 될 경우 대부분의 가정이 생계의 위협을 느끼게 되므로, 본 신학교에 입학한 학생에게 소정의 장학금이 매월 지급됨은 물론 학비 전액이 졸업시까지 면제되고, 기숙사가 마련되어 숙식이 제공된다.
구 소련의 3억 인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많은 신학교와 교회들이 서야 한다. 9백만 모스크바 복음화를 위해서도 40개 이상의 신학교와 8백개 이상의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
러시아를 가 보고 놀란 것은 저들의 복음에 대한 갈급함이다. 교회문을 여는 곳마다 저들이 몰려와 눈물을 흘리며 말씀을 듣는다. 그 예로 지난해 3월 16일 창립한 모스크바순복음교회(담임 박승규 목사)는 창립한 지 겨우 10개월 되는데, 현재 출석교인 1천여명(장년 8백명, 학생 2백명)이 넘었고, 매주 30-40명이 새로 결신하여 등록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 추세로 나가면 올해 말까지 출석교인 2천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약 1/3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