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삼이 꺼. 모압비문

The Mesha inscription과 구약성서와의 비교 고찰

---------------------------------------------------------------------------------

The Mesha inscription은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석비로서 높이가 110cm, 넓이가 60 x 68cm정도이며 제법 원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이것은 1868 년에 트랜스 요르단의 디반(Diban)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당시 여러 조각으로 깨져 있었기에 1869 년에 본래의 모습대로 복구하였다. 현재는 파리의 르우블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비문은 구약의 히브리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인 모압어로 되어 있으며 구약 성서에 잘 알려진 모압왕 Mesha에 의해 세워졌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모사가 모압을 계승하여 다스리게 되면서 북이스라엘로부터 독립을 이루게 되고 게다가 북이스라엘 갓(Gad) 지파의 영역까지 합병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모압의 최고의 신인 게모쉬(Chemosh)에게 감사하면서 성전을 세워 기념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이 새겨진 비문을 모압왕 메사가 디본의 성채,콰르호(Qarhoh)에 세운다는 내용도 보이고 있다.

반면 이 비문에 나타난 이스라엘과 모압과의 전쟁 기사가 구약 성서의 열왕기(하) 3:4-27에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그 내용들을 간단히 살피고자 하며 그리고 나서 양자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비교 고찰하면서 더불어 이 비문에 기록된 내용의 종교적 사상을 구약성서에 유사하게 나타난 곳과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주요 내용의 요약 비교

모 압 비 문

열왕 기상 3장

나는 모압 왕, 게모쉬의 아들, 디몬사람 메사이다.(1행) 나는 콰르호에 산당을 지었다. 승리의 상징으로 지었다. 왜냐하면 그가 나를 모든 왕들로부터 구해주었기 때문이다.(4행) 오므리는 이스라엘 왕이었고 그는 오랫동안 모압을 억압하였다. 왜냐하면 게모쉬가 그의 나라에 화를 냈기 때문이다.(5행) 그리고 나는 그 도시에 대항하여 싸웠고 그곳을 정복하였다. 그리고 게모쉬와 모압을 위한 보상으로서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다윗, 우리엘을 그곳에서 가져갔고 카르욧에 있는 게모쉬 앞으로 끌고갔다.(12-13행) 그리고 게모쉬는 나에게 "가라, 이스라엘에 대항하여 느보를 취하라!"라고 말하였고 내가 밤에 가서 새벽이 될 때까지 그들과 싸웠다.(15행) 나는 그것을 취하여 모두을 진멸하였다.왜냐하면 내가 아스다르-게모쉬를 위하여 그것을 신성하게 바쳐야 했기 때문이다.(16-17절) 나는 그곳에서 야훼의 수양을 취해서 게모쉬 앞으로 끌고왔다.(19행) 그리고 게모쉬는 나에게,"내려가라,하우로난에 대항하여 싸우라"라고 말하였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과 싸워서 그곳을 정복하였다.(33행)

모압 왕 메사는 양을 치는 사람이었는데, 이스라엘 왕에게 암양 십만 마리의 털과 숫양 십만마리의 털을 조공으로 바쳤다. 그러다가 아합이 죽은 뒤에, 모압 왕이 이스라엘 왕을 배반하였다.(4-5절) 모압 왕 메사의 배반에 대해 이스라엘 왕 요람은 남 유다 왕 여호사밧과 에돔 왕과 함께 출정한다.(9절) 그러나 물이 없어 엘리야의 도움으로 물을 얻었고, 이스라엘 연합군 내부에서 싸움이 일어난 것으로 착각하고 쳐들어온 모압군을 격퇴하였다.(24절) 궁지에 몰린 모압 왕 메사는 정예 용사 칠백을 데리고 에돔 왕 쪽으로 돌파하려 하였으나 잘 되지 않자 자기의 장지를 성벽 위에서 번제로 드렸고 이것을 본 이스라엘은 그곳을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갔다.(27절)

모 압 비 문	열왕 기상 3장
나는 모압 왕, 게모쉬의 아들, 디몬사람 메사이다.(1행) 나는 콰르호에 산당을 지었다. 승리의 상징으로 지었다. 왜냐하면 그가 나를 모든 왕들로부터 구해주었기 때문이다.(4행) 오므리는 이스라엘 왕이었고 그는 오랫동안 모압을 억압하였다. 왜냐하면 게모쉬가 그의 나라에 화를 냈기 때문이다.(5행) 그리고 나는 그 도시에 대항하여 싸웠고 그곳을 정복하였다. 그리고 게모쉬와 모압을 위한 보상으로서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다윗, 우리엘을 그곳에서 가져갔고 카르욧에 있는 게모쉬 앞으로 끌고갔다.(12-13행) 그리고 게모쉬는 나에게 "가라, 이스라엘에 대항하여 느보를 취하라!"라고 말하였고 내가 밤에 가서 새벽이 될 때까지 그들과 싸웠다.(15행) 나는 그것을 취하여 모두을 진멸하였다.왜냐하면 내가 아스다르-게모쉬를 위하여 그것을 신성하게 바쳐야 했기 때문이다.(16-17절) 나는 그곳에서 야훼의 수양을 취해서 게모쉬 앞으로 끌고왔다.(19행) 그리고 게모쉬는 나에게,"내려가라,하우로난에 대항하여 싸우라"라고 말하였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과 싸워서 그곳을 정복하였다.(33행)	모압 왕 메사는 양을 치는 사람이었는데, 이스라엘 왕에게 암양 십만 마리의 털과 숫양 십만마리의 털을 조공으로 바쳤다. 그러다가 아합이 죽은 뒤에, 모압 왕이 이스라엘 왕을 배반하였다.(4-5절) 모압 왕 메사의 배반에 대해 이스라엘 왕 요람은 남 유다 왕 여호사밧과 에돔 왕과 함께 출정한다.(9절) 그러나 물이 없어 엘리야의 도움으로 물을 얻었고, 이스라엘 연합군 내부에서 싸움이 일어난 것으로 착각하고 쳐들어온 모압군을 격퇴하였다.(24절) 궁지에 몰린 모압 왕 메사는 정예 용사 칠백을 데리고 에돔 왕 쪽으로 돌파하려 하였으나 잘 되지 않자 자기의 장지를 성벽 위에서 번제로 드렸고 이것을 본 이스라엘은 그곳을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갔다.(27절)

*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서로 다르게 묘사되고 있다.

모압비문에서는 3행-나는 승리의 상징으로 그것을 지었다(I built it as a sign of victory)-을 통하여 보듯이 모압의 승리로 묘사하고 있으나, 열왕기하 3장에서는 결과에 대한 결정적인 표현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다만 24절(이스라엘 사람이 일어나 모압 사람을 쳐서 그 앞에서 도망하게 하고 그 지경에 들어가며 모압 사람을 치고)과 26절(모압 왕이 전세가 극렬하여 당하기 어려움을 보고)에서 보듯이 이스라엘이 물리치고 있은 과정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27절로 미루어 보아서는 모압의 승리로 전쟁이 끝났음을 추측할 수 있기도 하다.

2. 유사점과 차이점 비교

1)역사에 대한 종교적 해석(A religion interpretation)에 있어서 구약 성서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문의 5행, 오므리는 이스라엘의 왕이었고 그는 오랬동안 모압을 억압하였댜. 왜냐하면 게모쉬가 그의 나라에 화를 냈기 때문이다(Omri was king of Israel, and he oppressed Moab for a long time, for chemosh was angry with his land.)의 내용과 사사기 2:14 (삿3:8 ; 10:7 ; 시편 106 : 40-42 등),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사 노략하는 자의 손에 붙여 그들로 노략을 당케 하시며 … 그들이 다시는 대적을 당치 못하였으며(And the anger of the Lord was hot against Israel,… so that they could not any longer stand before their enemies)의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 이것은 당시 고대 근동의 일반적인 역사이해로 인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양자를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스라엘인들과 모압인들이 같은 의식으로 신을 섬겼다고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신의 개입문제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2)군사적 행동이 신의 명령으로 수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비문의 15행과 33행에서 보듯이 느보을 취하고 하우로난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에 대해서 게모쉬가 명령하고 있으며 그 명령에 대한 수행으로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내용이 구약성서에서도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수행하기 앞서 그 전쟁의 이유를 삿2:2,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유다가 올라갈지니라 보라 내가 이 땅을 그 손에 붙였노라"(And the Lord said, Judah shall go up : behold, I have ∼)에서와 같이 전쟁을 여호와의 명령에 대한 수행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것도 역시 고대인들의 역사관으로서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 중심내용에 있어서 신에 대한 섬김과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있느냐에 따라 모압과 이스라엘의 차이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즉, 외형적인 표현에서는 드러나지 않으나 신의 명령을 이용한 침략전쟁인지 신의 섬김에 대한 배려나 신의 사역의 일환인지를 그 역사의 흐름 속에서 파악해 본다면 양자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3)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신명기적 역사 순환이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죄를 지어 신이 화를 내므로 억압받게 되고 돌이키니 구원을 받게 된다는 순환의 역사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5행에서 게모쉬 신이 화를 내므로 억압을 받았다는 내용과 14행 게모쉬가 메사에게 하는 말,"가라,이스라엘과 대항하여 느보를 취하라"(Go, take Nebo against Israel)에 대한 명령 수행과 그에 대한 승리 보장,그리고 게모쉬를 위하여 제물을 바쳤더니 정복하게 하였다는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게모쉬가 화를 내어 40년 동안 이스라엘에 억압받았고, 화를 푸니 해방되어 도리어 이스라엘과 싸워 이겼다는 역사의 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사사기에서 나타난 중심 패턴으로서 특히, 삿 3:7-11(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사 그들을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을 팔 년을 섬겼더니 … 여호와의 신이 그에게 임하였으므로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이기게 하였다)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구약성서에서 보여지는 완전한 모형이 이 모압비문에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위의 1번 항목에서도 밝혔듯이 신의 역사 개입 문제와 함께 고대의 제의 중심적인 생활모습의 한 단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4)종교적 용어인 ࠎ࠘ࠇ(진멸하다) 동사를 사용하여 신에게 헌정된 전리품에 대한 금지령의 모습이 구약성서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통 이 동사는 국가와의 전쟁, 특히 나라를 수호하는 신의 대결이라 생각하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경우 상대의 물건이나 생물들을 가져온다는 것은 불결하다고 생각하였으므로 모두 진멸하였는데 이때 사용하였던 낱말이었다. 모압 비문의 16-17행에서 보듯이 게모쉬를 위하여 모두 진멸하였다는 것은 바로 고대 시대의 신에게 헌정된 전리품에 대한 금지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구약 성서에서는 이 보다 더 명확하며 여러 곳(수 6:21, 8:26, 20:17 등)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 그 중에서 수6:21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성 중에 있는 것을 다 멸하되(utterly destroyed)남녀 노유와 우양과 나귀를 칼날로 멸하니라"

그러나 이상과 같은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모압 비문의 사상과 구약성서의 사상에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게모쉬 신과 야훼 신과의 근본적인 차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두 민족의 신앙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구약성서에 있어서는 야훼 신앙에 있어서의 유일신의 모습과 함께 인격적이며 살아있는 모습에 대한 표현이며 신앙고백인 반면 모압 비문에 나타난 것은 다신론적 경향과 함께 왕권의 확립과 왕권의 옹호를 위한 기능적인 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은 왕권의 성패와 함께 존재하는 표현-9행,게모쉬가 나의 시대에 거기에 살았다.(but Chemosh dwelt in it in my days.)-에서 확인할 수 있고, 12-13행에서 보듯이 게모쉬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끌고갔다는 표현 등에서 하급적인 제의 모습과 함께 하급 신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음을 볼 때 야훼와 게모쉬와는 이미 질적으로 다른 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표현양식은 비록 비슷할지는 몰라도 그 신앙의 본질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3. 모압비문의 역사적 의의

이 비문은 여러가지 점에서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먼저 18행에서 야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것은 야훼신앙에 대한 다른 민족의 자료에 나타나는 객관적인 것으로서 야훼신앙의 역사적 기초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기원전 9세기의 고대 근동의 정치적 상황은 물론 당시의 이스라엘 역사적 정황과 종교역사에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게 되어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구약성서의 객관적인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째로 역사적으로 고증되는 지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지리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대 히브리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전 8세게 이전의 히브리어로 된 유일한 비문이라는 점에서 히브리어와 셈어의 연구에 큰 밑받침이 되고 있어서 또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나오면서

모압비문과 비교하면서 고대 근동의 종교적 양상이 여러가지 면에서 이스라엘의 종교적 양상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놀란 것은 사실이다. 솔직한 마음은 아직까지 고대근동 문학 속에 나타나는 종교적인 사상이나 모습과 이스라엘의 그것 사이에 나타나는 질적 차이에 대해서 확신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며, 또 한편으로는 어렴풋이나마 그 차이에 대해서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로서는 신앙고백적 차원에서 양자를 구본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싶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하면 할수록 하나님께서 각 시대마다 각 시대의 사고방식에 입각하여 역사를 주관해 가시는 그런 모습을 통하여 하나님의 숨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이런 작업에 더욱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