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서의 인간학 [한스 발터 볼프]

1. 이스라엘 사회질서 안에서의 개인

개인이 포함되어 있는 사회의 예를 수 7,16-18에서 볼 수 있다. 여호수아가 백성 전체 중에서 단계적으로 죄인을 제비로 뽑아 선택함으로 골라낸다는 내용이다 이스라엘 지파-유다 지파-유다 지파의 씨족들-세라의 씨족-세라 씨족의 가족들-삽디의 가족-이 가족의 남자-유다 지파 세라의 아들 삽디,삽디의 아들 갈미, 갈미의 아들 아칸이 뽑혔다. 민족-지파-씨족-가족-개인의 사회 구조의 계통이 설명되고 있다.

a) 개인은 자기 가족의 일원이다. 가족은 '집'(bajit)이나 '아버지의 집'(bet 'ab)이라고 하는데 (창24,38.40) 수 7,17이하의 가족은 '대가족'(Gro familie)을 의미한다. 대가정에는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남자는 20세에 아버지가되고, 40세에 할아버지가, 60세에 증조부가 되었으며 많은 후손을 두어 대가족을 이루었다고 짐작한다면 50명의 징집 군대를 형성하였음이 쉽게 이해된다. (삼상 8,12 )

b)대가족은 씨족(mispaha)의 일원이다. 한 씨족은 천 명의 징집 군대를 형성하였고(미5,1;삼상8,12;암5,3삼상10,19) 씨족 하나는 대체로 약 20개의 대가족으로 형성되었다 공동으로 거주하고(미5,1) 씨족을 지도하는 자는 장로들이며 이들은 성안에서 재판권도 행사하였다. (왕상21,8)

c)씨족들은 지파( sebat, 후에는 matta) 에서 연합되였다.(미5,1;민26,5.57) 이 지파들은 반유목민 시대에 유랑 집단을 형성, 자기들의 씨족과 함께 어떤 동일한 지역에 살았으며 때로는 그 지역이 그 지파의 이름도 되었다. 각 지파의 제일 위는 족장( nasi')인데(민7,2;31;13;32,2;출22,27) 이 단어는 높인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으로 아마도 종족 동맹 때에 '목소리를 높이는'( ns' kol) 대변자로 등장한 그의 기능에서 나온 것 같다.

d)지파들의 공동체는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 집'이라고 불리었다. 이들은 '야훼의 백성'으로서 통일된 단위를 형성하였다(수24,9.31;삿5,11;삼하1,12) 야훼의 구속 행위에 대한 공동의 고백과(삿5,11) 하나님의 법을 선포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결합되었지만 고대에는 전쟁 수행이 각 지파들과 군소 종족들의 더 중요한 문제였던 것 같다. 종족동맹(Stammebund,지파들이 결합된 것)의 리더는 국가이전 시대에는 아마 사사(미4,14)였던 것 같다. 사사는 어려운 문제들을, 전승된 법으로 아직까지 해명되지 않은 문제들을 판결하고, 주기적으로 이스라엘에서 하나님의 법을 선포하는 일을 맡았던 것 같다. (신31,9;삼상7,15-17) 그러나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해명할 수는 없다.

e) 유배 이후의 시대에 와서 '공동체'('eda)로서의 이스라엘이 형성되었다. 외국의 강대국이 임명한 총독들과 함께 대제사장(학1,1)과 장로들의 협의회(욜1,2)가 공동체를 지도하였다.

이스라엘은 국가 이전의 시대로부터 왕조 시대, 바벨로니아 유배 기간과 유배 이후의 시대로 바뀌는 대변혁의 시대에서도 이스라엘 사람으로서의 개인의 운명은 본질적으로 그 민족의 운명과 상응하였다. 신26,5-10을 보면 주어가 나-우리-나로 바뀌는 신앙고백이 나온다. 이것은 개인의 역사가 하나님의 백성이 걸어온 역사와 결합되었다는 점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민족과 종족과 씨족과 가족의 전체속에서 어느 개인을 찾아낸다거나 특별히 뽑아 낸다는 것은 언제나 특수한 비상 사건 이었다.죄인 색출이나 사울을 왕으로 결정한 경우처럼 야훼의 특별한 선택일 수도 있다.(삼상 10,17-24). 개인을 구별하는 경우 전체에서 제거하기 위해서나 전체를 위한 경우 두 가능성을 다 고려해야 된다.

2. 격리된 자로서의 개인

개인이 전체에서 제거된 자로 나타나는 경우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법을 범하여, 이스라엘에서 부끄러운 일을 행하였을 때가 맨 먼저 나타난다. 그 이유는 생명의 공동체 전체를 보호하고 불의를 행하여 이 공동체에 위험을 가져다주는 사람을 밝혀 재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27,15-260 ). 그러나 거짓된 고발 때문에 오는 고독도 있다 시25이나 시102은 원수에게서 공격을 받아 고독한 실존이 된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버림받은 실존은 법적으로 규정된 나환자의 운명이기도 했다.(레13,46). 고독이 칭찬을 받은 적도 추구된 적도 없지만, 야훼를 신뢰하는 자는 그런 고통에 대한 긍정을 말하고 있다. (애3,25-33). 시42/43에서는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공동체가 없어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와같이 구약은 고독을 고립화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옳거나 그릇된 고발에서 오는 결과나, 박해나 병에서 오는 고립화였다. 언제나 고통을 의미하였으나 야훼는 격리된자, 고립된 자에게도 도달할 수 있는 분이었다 야훼가 함께 하실 때에는 고독을 견디고 극복할 수가 있었다.

3. 소명받은 자로서의 개인

선택을 받은 자도 고독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여기서는 야훼가 그 원인으로 나타난다. 창12,1;15.2 ;32,25등을 보면 아브라함이나 야곱은 혼자 남게되었다. 그러나 저주가 아니라 다양한 축복의 약속과 결부되어 있다. 선택을 받는 모든 설화는 소명과 계시를 받는 사람을 고독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출24,2). 계시된 메시지를 특별한 위임을 받을 사람에게 전달해 줄 때에도, 엄밀한 비공개리에 이루어질 수가 있었다. (왕상 11,29 아히야가 여로보암에게 접근하였을 때)

고대의 예언자들이 소명을 받은 것은 고독한 상태에서 특수한 사건을 경험함으로서 만이 아니라, 아주 긴장된 고립 상태에 있었다.렘15,17절의 '외롭게 앉아있읍니다.'(badad jasabti)라는 표현은 나환자의 격리생활을 연상시킨다. 그 고통은 환자의 고통보다 더 심각하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자기의 심부름꾼으로 삼아 임무를 부여 하실 때에는 이미 고정된 사회 질서의 한 복판에 고독한 개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문학적인 결과로서 반영되고 있다.

예언자의 공동체가 새로운 공동체가 되도록 구별지기도 했다. 사8,16 에 보면 이사야의 주변의 무리는 예루살렘의 공식적인 종교 집단과는 분명히 대조되는 반대당이었다. 이사야는 임마누엘의 상징을 중심으로 모이는 모이는 무리들을 확고하게 무장시켰고 여기서 심판을 통하여 정화된 '남은 자'의 공동체가 나오게 되었다.(7,3;4,2)

이런 청중 역시 고독한 개인이 된다. 예레미야 이후 청중의 개인화(Individulisierung)가 분명히 나타난다.. 에스겔은 더 정확히 개인의 책임을 앞세우고(18,30) 신명기에는 개인적인 헌신이 규준으로 나온다. (6,4)

이와같이 고대의 굳어진 계약 백성은 고립화의 길을 넘어서 새로운 공동체에 이르게 되었다. 구약 안에서 이미 그런 개인의 구출 같은 것이 이루졌다.씨족, 가족, 국가에서 개인이 구출되며 이는 하나님의 뜻과 직면하게 됨으로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단독자가 될 때 모든 연대성에서 떠나 새로운 계약을 맺도록 소명을 받아 단독자(Einzelner)가 될 때 에야 비로소 지기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25. 인간의 사명.

인간의 사명이 본래 어떤 것이냐 라는 질문에 대해 구약의 모든 본문이 제시하는 결정적인 대답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성서의 다양한 신학적인 사고 형식들은 "야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결정자시다."라는 사실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야훼는 인간의 사명이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 주셨다.

1. 이 세상에 살면서

인간은 죽음의 것이 되지 않고' 살도록'생명으로 결정된 존재다. J기자는 야훼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지칠 줄 모르고 수고하는 것을 제시하였고, 창45,5;50,20을 볼 때도 인간의 모든 반항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살아가도록 생명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신30,15, 잠13,14;5,4 호11,1-7 겔18,32 시편의 탄식시에서 우리는 구약성서의 죽음의 문제가 아무리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살 수 있도록 결정되었다는 방향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중심 방향이 신약성서의 생명의 말씀을 향하여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거의 간과 할 수 없다.

2.동료를 사랑하고

인간의 사명은 '사랑을 하고', 모든 증오를 극복하는 것이다. 자기의 동료에 대한 인간의 관계는 이런 목표를 향하여 정해진 것이다.동료에 대한 인간의 지배권은 인간의 사명에 부합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기의 동료들과 함께 살도록 결정된 자신의 사명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스라엘은 언제나 새로운 지시를 받는 데 이웃을 자기자신처럼 사랑하고 나그네도 원수도 노예까지 이다. (레19,34;출23,4 신15,12-18,23,16) 가난한 사람을 귀중하게 여기는 자만이 옳은 왕이었고 동시에 사회 생활을 규탄하는 모든 예언자의 근거도 되었다. 동료와 사귀는 최후 목표는 구약안에서 이미 만민의 세계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사랑이 그 목표이다. 그러나 인간과만 관련된 것이 아니다.

3.피조물을 지배하고

인간 이외의 피조물에 대한 인간의 사명은 아주 분명히 지배하는 것이다. 제관계 문서는 창1,26.28에서 동물을 지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인간의 능력은 악기의 제작과 연주(창4,21), 구리와 쇠를 채굴하여 이용 (22), 농산물을 취하고 (9,20), 건축 재료를 발견하고 건물을 세운다.(11,3). 그러나 인간이 정복해야 할 피조물의 가능성에 의해 인간 자신이 정복당한다는 위험을 벌써 투시하였다 (창9,21 포도주를 먹은 노아 사건)이럴때 언제나 비인간이 나타난다.

이스라엘의 지헤문학에서는 동물들과 식물들을 나열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시적으로 묘사하여 그 관련성을 재시하였다.(왕상5,13;4,33) 욥28,1-11은 인간의 광업 기술의 승리를 찬양하고 있으나 이는 자연을 뒤지며 탐구에 착수하더라도 지혜 자체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더욱 명백하게 밝히기 위한 것이다. 결국 피조물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인간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신성한 세계이해로서의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로 이끄는 것이지만(욥28,28) 세계지혜는 세계 속에 있는 귀중한 사물이 있는데로 인도하는 것이다.시8는 인간이 세계의 지배자로 왕관을 쓰게 되었지만, 이것은 결코 자명한 것도 아니며, 인간의 자신 속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4.하나님을 찬양하라.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결정된 존재다. 세계 속에서 자신의 우월성을 깨달은 시8의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자랑으로 말할 수가 없고, 오직 하나님을 찬양하는 말로서만 표현할 수 있다.이 시인은 자기자신을 보면서 동시에 자기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직시하고 있다. 이미 고대 이스라엘의 신앙는 출15,21에보면 바다에서 구출해 주신 야훼를 찬양한다 하나님 찬양이 중지되는 곳에서는 다시 비인간화가 된다.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인간의 궁극적인 사명을 시인은 자기의 찬양으로 포착하였다. 시145은 인간이 발견하는 피조물과 찬양해야 할 인간의 사명이 지닌 상호의 관련을 제시하고 있다. 찬양은 미지의 지식을 제공하며, 늘 위협받는 자기의 지식이 완전한 상태에 이른다. 이와같이 찬양에서는 인생의 최후 사명이 나타날 뿐만이 아니라 세계통치의 궁극적인 사명도 나타난다. 시148은 만물이 야훼를 찬양할 공동체로 결합된 모습임을 보여준다. 별들에서 벌레에 이르는 모든 창조 작품과 왕들로 어린이까지 이르는 모든 인간도 찬양의 공동체로 결합되어 있다. 분리된 온 인류가 사랑에서 결합되어야 할 사명이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하여 연합될 때에 성취된다.이러한 찬양에서 인간의 사명이 진실로 인간적인 성취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