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에 나타난 전통과 개혁 노 희 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구약학)

1. 개혁이란

영어로 개혁은 reformation이라고 한다. 이 말은 re와 form이 합해서 이루어진 합성어라고 할 것이다. 즉 "다시 형성함"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재형성이 아닌 우리말의 "개혁"이라는 말에 암시되어 있는 것처럼 "더 나은 방향으로의 새롭게 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불사조처럼 자신을 불태우고 광채와 생동력을 지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이렇게 다시 태어남은 저절로 돌아가는 순환과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죽음과도 같은 자기 부정이라고 하는 끔찍한 한 과정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죽음이라고 하는 완전한 단절, 이것이야말로 개혁의 위대성이며 필연적인 한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혁의 선행과정은 계시와 결단과 서약이라고 하는 실존적인 맹세의 단계를 거치고 나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구약의 세계는 자연의 순환에 순응해서 사는 바알종교와 같은 자연신학의 원리가 아니라 흔히 사람들이 자연의 질서며 순리, 혹은 전통으로 여기고 있던 껍질을 과감히 깨고 하나님의 계시를 따르는 새로운 세계이다.

이것은 구약성서에서 소위 계약 혹은 언약이라고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 세대는 한 선각자를 통한 계약의 사건에 의해서 열리게 된다. 신약성서에서도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는 세례가 신앙을 위한 결단을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개혁은 이전 것을 낡은 것으로 여기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그에게 있어서 이제 이전 것은 다시 형성되어야 할 과제로서 깨끗이 청소되어야 할 것이지 더 이상 롯의 아내가 그랬던 것처럼 미련을 가져야 할 어떤 것은 아니다.

2. 노아와 개혁

이렇게 볼 때 구약성서의 역사는 새로운 삶, 혹은 새로운 세계를 살기로 결단함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개혁의 역사라고 할 것이다. 그러한 개혁은 계시를 통해서 받은 선각자들의 신앙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우선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믿음을 통한 개혁의 씨앗을 맨 처음 소유한 믿음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노아이다(창 6:13-22).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담 창조시의 하나님 곁을 떠나 이 자연의 순환에 적응해서 먹고 마시며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것은 당연한, 혹은 피할 수 없는 인간 생의 궤도로 여기고 있던 것이 전통이었다. 이러한 전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때에 노아만은 단순히 살다가 죽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어떤 구원을 열망한 사람이었다. 그는 썩어질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생명을 열망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방주를 짓고 자기 허물을 벗기 시작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하나님이 내려 주시는 계시를 따라 자신을 부정하며 끊임없이 자기 허물을 벗는 거듭남이 없이 과연 지금까지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인가? 노아는 이렇게 계시를 따라 전통과 자기 자신을 부정한 삶, 그리고 받은 계시의 세계로 나아감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유일하게 의롭다 하는 인정을 받게 된다(창 6:9; 7:1). 이 계시는 멸망의 때에 자신들을 구하게 될 구원의 방주를 짓는 것이었다. 그의 개혁은 순전히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허구한 날에 그는 꾸준히 자신을 채찍질하여 스스로 구원의 방주를 지어가는 사람이었다. 원역사의 시대에 노아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자기가 받은 계시에 따라 스스로의 개혁을 실천해 나간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자신과 그 주변 통념이었던 순리라는 가변의 전통을 거부함으로써 자신과 인간의 생명을 구한 사람이었다.

3. 아브라함과 개혁

원역사 때에 있었던 노아의 계시와 개혁이 잊혀질 무렵 아브라함이 계시를 받고 족장사라는 새로운 역사를 연다. 홀로 방주를 짓던 개혁의 정신은 이제 아브라함에 의해서 그의 대가족(이삭, 야곱, 요셉)으로 확산되게 된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가족을 거느리고 모든 복잡한 지연과 혈연을 떠나 즉 본토와 친척을 떠나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으로 향해 나아간다(창 12:1-3). 이것 역시 자신과 전통을 부정하고 새로운 세계로의 나아감이었다. 그는 자신의 독생자인 이삭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다(창 22장). 이것 역시 하나님의 의롭다고 인정한 행위였다(창 15:6).

이것은 고대 근동의 세계가 혈연과 지연으로 묶여진 부족공동체의 단위로 이루어져 있었음을 감안할 때, 놀라운 자기 부정이었을 뿐 아니라 완전히 당시의 전통을 깨는 행동이었다. 스스로를 부정하고 하나님이 계시하시는 세계로의 나아감이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창세기 15장과 17장에서의 계약 본문에 잘 나타나 있다. 여기에는 자손과 땅 그리고 멀리는 그 땅을 다스릴 왕손에 대한 소망이 나타난다. 그는 자기보다도 더 귀한 생명인 외아들 이삭의 생명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던 사람이었으며 또 그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긴 사람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계시 대로라면 사백년 동안 얼마만한 고생을 해야 할지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러한 그의 자기부정의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아브라함의 신앙의 자손이 되었으며 그가 꿈꾸고 믿었던 세계를 향해 오늘도 나아가고 있다.

4. 모세와 개혁

구약성서의 개혁에서 세 번째 단계는 온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로 서약케 한 모세의 계약(출 19-24장) 이었다. 모세는 아직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기 못한 백성들로 하여금 새로운 자기 정체성(self-identity)을 심어 준 인물이었다. 당시의 전통은 노예는 노예로서 그냥 살다가 죽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래도 그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갖은 양념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러한 상태를 버리고 사막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눈앞의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러한 백성들에게 모세가 가져온 것은 창조의 주이며 역사 속에서 함께 하실 임마누엘이라는 뜻을 가진 "야웨"라는 이름뿐이었다. 또 그 이름을 믿음으로써 나타나게 될 기적이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뿐이었다. 그 분이 사막 길에서 그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는 것, 또 없는 것은 있게 하실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이름뿐이었다. 우리는 이런 하나님의 이름만을 가슴에 간직한 채 사막을 향해 떠날 수 있을까?

원래 히브리라는 뜻은 고대 근동에서 사회적으로 볼 때 보잘것없는 사회계층 즉, 주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에 대해서 이렇다 할 주체의식을 갖지 못한 백성이었으며 더구나 이방 잡민족까지 섞여 있어서 그야말로 자존심이나 자긍심이라는 것은 창을 열고 길바닥에 뱉어 대는 운전자들의 가래침보다도 못한 백성이었다. 모세는 이러한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과 계약을 맺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천박한 백성들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과 자존심을 가지게 했던 인물이었다(출 19-24장).

이를 위해서 그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기본으로 삼아야 할 법도인 십계명(출 20:1-17)을 전수하게 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사백년을 기거하는 동안 자기들의 조상이 하나님 안에서 큰 뜻을 가졌던 것과 그 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졌다는 것을 잊고, 이방민족과 섞여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채 단지 자신이 종노릇 할 수밖에 없는 백성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일생을 살고 있던 백성이었다. 이렇게 자기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인간들에게 야웨라는 이름의 뜻을 상기시키고 이 이름으로써 자기들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이며 제사장의 나라가 됨을 깨닫고 그 분만을 참 신으로 섬기기로 결단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5. 다윗과 개혁

네 번째 이러한 신앙의식의 차원을 실제 삶에서의 가시적인 형태로 확립시킨 인물이 다윗이었다. 그는 단순한 신앙적인 차원에서의 혹은 희망적인 차원에서의 정체성을 구체적인 삶 혹은 현실의 차원에서의 제도적인 개혁을 통해서 실시한 인물이었다.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분명히 피의 계약(출 24:3-8)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고 각기 제 눈에 좋은 대로 행하고 있었다(삿 21:25). 다윗은 이러한 결집력이 없는 백성들에게 구체적으로 다윗 왕조신학을 확립시킴으로써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하는 도시이며 다윗 왕조는 하나님이 택한 왕조임을 확립시킴으로써(삼하 7장) 그 백성들에게 이스라엘은 뿔뿔이 흩어진 이합집산의 지파들이 아니라 하나의 결집되고 통일된 백성임을 인식케 한, 또한 그러한 신앙을 창출시킨 사람이었다.

그의 개혁은 구체적으로 개혁이라고 하는 이름으로는 불리지 않는다. 이는 어떤 것을 부정한다기 보다 단순한 개혁의 차원을 넘어서, 가지고 있던 신앙을 제도화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단지 의식과 열망만을 가졌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의 독립된 하나님 나라의 왕국이 되도록 혁신적인 개혁을 실시한 인물이었다. 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된 거룩한 제사장의 왕국을 확립하고 그들이 받은 하나님 계시의 의지를 실천하는 신앙공동체가 되었다. 이제는 마음의 정한바, 즉 혈통적으로는 다윗의 계열, 그리고 지리적인 면에서는 시온성인 예루살렘이 하나님의 선택된 도성이며 모든 조직의 구심점임을 확립시킨 사람이었다.

6. 예레미야와 개혁

또한 예레미야의 개혁정신을 들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윗왕조 신학과 시온 선택사상도 점차 퇴색하여 이스라엘을 하나로 묶는 처음의 생동력도 사라지고 이제 그 백성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처리해 주실 것이라고 하는 안이한 노예의 정신 상태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는 다윗왕조와 시온성은 하나님이 택한 것으로서 결코 멸망하지 않으리라고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안이한 삶 속에 참다운 개혁의 생명을 불어넣고자 한 사람이었다. 예레미야는 결국 그대로 성취될 수밖에 없던 개혁정신을 선포했고 예수님과 맺을 새 계약의 성격과 의미를 미리 선포한 예언자였다(렘 31장). 이러한 예레미야의 개혁정신은 소위 하나님이 선택한 다윗왕조와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보호하시기 때문에 결코 멸망할 수 없을 것이라는 헛된 믿음을 가지고 도대체가 책임성 없이 믿음이 흐트러져 있던 가운데 선포된 것이었다. 이러한 사상은 다윗 이래로 확립되었으며 처음 생동력을 가지고 있던 다윗왕조신학은 이제는 나라를 결집시키기 위한 생명으로 작용했다라기 보다는 오히려 왕과 그를 떠받드는 신하들의, 특히 종교인들의 부패와 타락을 지탱하기 위한 타락된 이데올로기로 변질되어 있었다.

제1이사야 때에 백성을 결집시킴으로써 그 백성을 구한 이 신앙은 이제 예레미야 때에 이르러서는 왕의 권력을 대변해 주기 위한 수단으로써 종교가들이었던 궁실 제사장 바스훌이나 궁중 예언자 하나냐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무지한 백성들에게 주입되고 있던 헛된 전통이 되었으며 우상이 되었다(렘 28장). 이에 예레미야는 이들을 거짓 예언자라고 감히 천명하고(렘 28:15-17) 하나냐가 부러뜨린 나무멍에 대신 쇠멍에를 씌운다. 그리고 그런 안이한 맹목적인 전통과 신앙은 단지 죽음으로 인도 될 수밖에 없는 헛된 신앙이며 인간을 노예화하는 굴레일 뿐임을 선포한다. 그렇다면 예레미야가 천명하고 개혁의 목표로 했던 바는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그들이 찾아야 할 생명의 길이었다(렘 8:3). 그들이 얻어야 할 참다운 전통과 새로운 생명은 결코 이미 찌들어 버린 전통이나 교리에 자신들을 묶어 두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님을 천명한 예언자였다. 또 새로운 영성은 매일 매일 거듭나는 데 있지 언젠가 습득한 적이 있는 목회기술이 아님을 선포한다. 영어 속담에 "증가시키지 않으면 감소한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자신을 거듭나게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훌륭한 인간의 교리나 전통도 죽음으로 인도할 수밖에 없는 것임을 예레미야의 개혁정신은 말해 주고 있다.

7. 느헤미야와 개혁

새 계약을 기다리라는 예레미야의 선포도 이제 다시 느헤미야에 의해 갱신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느헤미야 역시 예루살렘의 소식을 듣고 왕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로서의 존귀한 위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 인물이었다. 그는 예레미야가 선포한 새 계약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이제는 유야무야 되어 버린 이스라엘의 신앙에 새로운 각성과 준비를 시킨 인물이었다. 아마도 느헤미야의 개혁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가진 이 신앙은 다른 형태로 흘러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는 무너진 성을 건축하고 무너진 하나님의 법도를 다시 확립시킴으로써 잃어버린, 또 상실되어 가던 신앙을 다시 수축한 인물이었다. 그러므로 죽어 가고 있던 예루살렘 신앙공동체를 다시 살리는 사명을 감당한 사람이었다. 그럼으로써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것만큼이나 잔인한 개혁으로 이방인과의 혼인은 물론 이방문화 속으로 흡수되어 버릴 운명에 처해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신앙 공동체로 다시 회귀시킨 사람이었다.

8. 오늘날의 개혁

지금까지 구약성서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 살펴본 것처럼 구약성서의 개혁은 자신을 부정하는 데 있었다. 그러므로 그 개혁자들은 새로운 자아의 세계로 나아간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나아감의 세계는 그저 순환과 타성에 젖은 세계가 아닌 생명의 세계로의 나아감이었다. 이러한 개혁의 세계는 하나님의 형상을 고착시켜서는 안되는 것처럼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계시를 따라 늘 새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윗이 확립시키고 이사야 선지자가 역설해서 히스기야 때의 백성들에게 생명을 허락했던 다윗왕조신학 조차도 새로운 생명을 위해서는 예레미야가 외친 바와 같이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안되었다. 또 예레미야가 외친 새 계약(렘 31장) 조차도 그들의 심중에서 유야무야 되었을 때 그러한 뜨뜻미지근한 신앙은 다시 개혁되어야 했다. 심지어 느헤미야의 개혁조차도 지나치게 형식화되고 국수화 되었을 때 예수님에 의한 참다운 개혁이 이루어져야만 했다. 이러한 예수님의 개혁도 또 다시 중세의 카톨릭교회에 의해서 왜곡되고 외도 되었을 때에 개신교 개혁에 의해서 다시 개혁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 볼 때이다. 현대교회는 영성을 찾아 헤맨다. 그저 영성이라면 뭔가 있는 줄 알고, 그것만 얻으면 매일 황금알을 낳는 닭인 줄 알고 찾아 나선다. 또 이제는 그 닭의 속에 있는 메카니즘을 찾아내려다 보니 우리들의 삶을 매일매일 풍성하고 값지게 해주는 담백한 신앙인 그 닭을 이용하거나 죽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황금알을 낳는 닭은 바로 우리들의 신앙을 통해서 내려오는 하나님의 계시이며 인도하심에 따르려고 하는 우리들의 결단이며 회개이다.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은 매일매일 우리에게 내리는 계시와 인도하심을 따라 자신이 개혁되고 바뀌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종류의 관료주의적인 메카니즘을 가지고 교회를 봉사하고 섬기면서 편하게 발뻗고 살려고 한다면 우리에게는 이미 영성은 사라진 것일 것이다. 우리 자신이 매일 매일 바뀌어 신앙을 통한 의미와 보람을 낳지 않는 이상 그 황금알은 노아시대의 사람들처럼 그리고 아브라함 시대의 소돔과 고모라성과 같이 부화될 탐심과 정욕의 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성이란 발치에 거치적거리는 잔칫집의 부엌 강아지처럼 그저 부산하기만 한 그러한 삶이 아니다. 우리가 무당굿이나 하고 있지 않은지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근본적으로 돌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구약성서의 참다운 전통이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개혁가들이었던 신앙의 조상들로부터 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자신도 모르게 자연히 타성과 무료에 젖은 생활로 얽혀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이 때가 바로 개혁의 시점이다. 신앙인들은 때로 세상 주변인들을 부러워한다. 그들은 시를 따라 쉬고 놀러 가고 먹고 마신다. 우리는 왜 우리 자신들을 부정하고 오늘도 주께서 주시는 계시를 따라가야 하는가? 이 때가 바로 우리가 구약성서의 개혁을 기억해야 하는 시점이고 또 구약성서의 개혁가들에게도 다시 돌아가야 하는 때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