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21:2-6; 신15:12-18; 레25:39-46)
날 짜 : 1996년 4월 16일 화요일
신대원 1학년 B반 박 재 홍
노예 해방법을 언급한 출21:2-6; 신15:12-18; 레25:39-46 의 차이에서 출21장과 신15장에서는 노예의 봉사 기간이 6년 또는 평생 동안으로 되어 있으나, 레25장에서는 49년 또는 희년까지로 국한하도록 명령하고 있으며 평생의 노예제도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위의 세 법에서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은 남자 노예와 여자 노예에 대한 대우의 자세이다. 또한 노예 해방법의 길이에 있어서도 계약법전의 것은 가장 짧고 단호하며, 신명기법전은 이 보다 더 길고 설교적이며, 성결법전의 것은 가장 길고 감정이 풍부하게 가미되어 있음이 특색이다.
그리고, 위의 세 법전에 한결같이 포함되어 있는 세 가지 노예법의 상이점을 해명하는 데 있어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희년제도이다. 벨하우젠으로부터 시작하는 근대의 많은 주석가들은 희년법이 포로기 또는 포로 이후의 어떤 이상주의적 신학자에 의해 제안된, 그 원리의 비실용성 때문에 한 번도 실행되어 본 적이 없는 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비실용성이란 곧 희년법의 비합리성에 있는데, 그것은 2년동안 연속하여 시행해야 하는 전국적인 땅의 휴지이며, 성서 시대의 어느 한 시대에도 이와 같은 법을 시행했다는 정보가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고 그들은 말한다. 드보에 의하면 이 법이 유토피아적이라는 증거로서, 드보는, 노예의 봉사 기간을 6년에서 49년으로 연장했다는 사실을 중요시하는데, 그 이유는 이와 같은 길고 긴 봉사 기간을 시작한 노예는 그 기간이 끝나는 것을 보기도 전에 임종을 맞이해야 하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착상을 이 희년법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매우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희년에 대해 학자들간 논란이 많은데 그중 희년이 49년째인가, 아니면 50년째인가? 의 질문인데, 이는 법제정자와 준수자 사이에 오고간 대화에서 발견되는 사실을 볼 때 그들이 희년을 49년에 포함시킴으로써 제49년째의 해와 희년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레25:9에서 희년의 시작하는 날은 새해(디스리월/7월1일)가 아닌 대속죄일(7월10일)과 일치하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이것은 희년이 중요한 절기의 하나인 대 속죄일로부터 시작하는 일곱 번째 안식년에 들어 있는 별도의 의미 있는 해임을 알려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카비서와 요세푸의의 글 가운데서도 중간 시대의 유대인들이 49년으로 분해되는 안식년을 지켰으며 50년째의 연도에 해당하는 희년을 지켰다는 언급도 없고, '희년서'(The Book of Jubilee)에서도 49년째를 희년으로 보고 있다. 이 의견은 별다른 이견을 제시할 만한 근거도 없고 이치에 타당한 듯하다. 희년이 49년째이었다고 믿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희년이라는 제도가 성경에 언급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건대 노예 해방법의 전승사적 분석에 의거하여 이 희년법이 포로지인 바벨론에서의 노예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어느 신학자의 새 이스라엘 건설을 위한 청사진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새 이스라엘의 건설을 위한 우선적인 과제는 사회 경제적 질서의 회복, 즉 포로 생활로 인해 주인으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되었던 가족과 토지를 원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한 복안으로서 희년법을 선포하였을 것으로 본다. 희년법의 선포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희년법이야말로 과거의 안식년 법을 수정 보완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안식년 법에서는 땅만이 그 주인과 격리된 채로 쉬게 될 우려가 있었으나 이 희년법에서는 50년째 해에는 어떤 경우에도 땅과 그 주인이 함께 만나도록 배려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실행하기 불가능하였던 7년만의 노예 석방을 49년째로 연장시켜 줌으로서 그 법의 준수가 과거보다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타당성 있고 설득력 있는 연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