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갑 족속의 신앙

윤 영 탁 *

합동신학원 구약학교수

* 본 논문에 사용된 주요 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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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chools of Oriental Research BSC Bible Student's Commentary(Grand

Rapids : Zondervan) BZ Biblische Zeitschrift BZAW Beihefte zur Zeotschr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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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euse RTP Revue de The ologie et de Philosopie SBF Studii Boblici Fr-

anciscani SZ Stimmen der Zeit TOTC Tyndale Old Testament Commentaries ZPEB

The Zondernvan Pictorial Encyclopedia of the BIBLE(1975)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서 항상 사라지지 않고 그들을 하나되게 하는 확신이 두 가지 있는데 그것은 민족적 통일성과 하나님의 초자연적 인도라고 허톤(R-

H. Hutton)이 말한바 있다. 이러한 확신은 그들의 하나님의 선민이었기에 소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민의 통일성은 하나님의 초자연적 인도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연단하심과 시험하심도 내포한다는 사실을 이스라엘 역사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선민의 연단과 시험은 그들의 질적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하였다. 따라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을 시험하신 하나님께서 유다 왕국 말엽에 레갑 족속의 신앙을 또한 시험하셨다. 레갑 족속은 성경 이외의 고대 근동지역 그 어느 곳에서도 유(類)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본 논문에서 레갑 족속의 선조 여호나답, 레갑 족속과 '유목민적 이상'및 겐 족속가설 그리고 레갑 족속의 신앙을 중심으로 고착하고자 한다.

예레미야 35장에 의하면 유다왕 여호야김 통치시에 하나님께서 선지자 예례미야에게 레갑 족속을 '여호아의 집'(바이트) '한 방'(리슈카)으로 데려오도록 명하셨다(2절) 그래서 예레미야는 '레갑 온 족속을 데리고 여호와의 집에 이르러 ... 하나님의 사람 하난의 아들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3-4절).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칭호는 유명한 선지자 모세(신33:1), 사무엘(삼상9:8,10), 엘리야(왕하1:9-13), 엘리사(왕하 4:7,9등)및 무명 선지자들(삼상2:27;왕상13:1등)에게 사용된 것으로 보아 하난의 선지자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하난의 아들들의 방'은 그들과 그들의 생도들 그리고 그들의 추종자들의 회집 장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성전에 있는 여러 방들은 이러한 용도 이외에도 레위인의 거처 (다상9:33), 제물을 먹는 장소 (삼상 9:22),곳간(대상 28:12;스 8:29;느10: 38,39)등으로 사용되었다. 우리는 이방들의 면적이나 세부구조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하난의 아들들의 방에 어느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지도 우리는 추축하기 어렵다. 따라서 카우리(Cawley)와 밀라드(Millard)가 레갑 족속의 대표자들만 그 방으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한의 추측에 불과하다다. 코이켄스(K.H.Keukens)도 제한된 수가 여기에 관련되었다고 보는데, 그는 그들이 레갑 족속의 집에서 태어난 노예들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요나답의 금령(禁令)은 노예들의 해방운동을 저지하려는 하나의 예방조치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죤 브라이트(John Bright)는 레갑 공동체 전체가 그리로 들어갔다고 이해한다. 우리는 이 공동체가 반드시 많은 인원으로 구성되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여하간 본문에서 우리가 받는 인상은 '레갑 온 족속'이 그 곳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적 견해(opinino communis)이다. 안내를 받아 그 곳으로 들어온 레갑 족속은 그들의 선조 요나답의 명령에 순종하여 예레미야가 권하는 포도주를 마실 수 없다고 거절 하였다.

레갑 족속의 선조 여호나답

여호나답(혹은 요나답)은 북방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서 유성(流星)처럼 나타났다가 서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고귀한 신앙 인격과 교훈은 약 250년 이후인 예레미야 시대에 이르러서도 빛을 발하였다. 여호나답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다만 왕하 10:15-24의 기록에 의존하여 얻는 것뿐이다. 그에 관한 기록이 이鵽게 단편적이라고 할찌라도 선지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역자들과 마찬가지로 여호나답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 기록이 계시사 (啓示史)중심으로 되어 졌으므로 그에 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바로서는 그것으로 족하다.

여호나답은 예후와 함께 이스라엘에서 바알 종교를 제거하기 위한 거사에 동참하였다. 예후의 이러한 거사 (주전841년)에 관해서는 이미 20년 전에 엘리야를 통하여 예언된 바 있다.(왕상 19:16-17;21:21-24). 벤 - 가브리엘(ben - Gabriel)은 여호나답이 다만 고행주의자, 광적 인물 (ein Ekstatiker), 광야에 파묻혀 사는 천진난만한 사람에 불과하여 정치적 현실에 관해서는 얄팍한 지식밖에 없기 때문에 가증스러운 이방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예후와의 동맹이 불가피하였다고 말하였는데 이것은 지나치게 주관적 편견에서 나온 말이다. 역시 후릭(Frick)은 왕하 10:15의 예후와 여호나답의 대화 내용이 아합과 여호사밧 (왕상22:4) 그리고 여호람과 여호사밧 (왕하3:7)의 대화 내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후자의 두 대화들이 군사동맹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과 같이 전자도 동일한 내용의 대화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후릭은 아무 확실한 근거도 없이 여호나답이 예후의 보좌관이나 종자(慫者)이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리고 요세푸스(Josephus)는 여호나답이 선하고 의로운 사람으로서 예후의 오랜 친구라고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견해와는 대조적으로 왈키(Waltke)는 여호나답이 예후를 맞으려 온다는 말씀(왕하10:15)을 근거로 오히려 여호나답이 바알종교 제거에 주동적 역할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제 우리가 여기에서 두 인물 중에 누가 주동적이었는가를 논하기 보다는 여호나답의 이름에서 그 진정한 해답을 찾아보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한다 - '여호와꺼서 추진하신다'! 그의 이름을 히브리 문장구조의 측면에서 살펴볼 때 그것은 동사문장으로 되어있음을 우리가 알 수 있다. 동사문장은 보통 술어(동사)+주어의 순서로 되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이름은 주어(여호)+술어(나답)의 순서로 되어 있어 주어를 강조한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우리는 구약성경 뿐만 아니라 교회사에 나타나는 모든 종교개혁운동이 과연 여호와에 의하여 추진된다고 역설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예후는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는 척하였을뿐 그것을 진실한 마음으로 철저하게 이행지 아니하였다. 그가 여호나답과 함께 행동하려는 이유도 그가 여호나답의 동의와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박윤선 목사님은 예후가 여호나답에 대하여 취한 태도는 "자기의 혁명이 경건을 위한다는 인상을 민중에게 주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한다. 열왕기 저자는 주어(主語)인 '예후'를 문장 초두에 둠으로써 예후의 불순종을 부각시키며 다음과 같이 기록에 남기었다. "그러나 예후가 전심으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을 지켜 행하지 아니하며 여로보암이 이스라엘로 범하게 한 그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더라"(왕하10:31).영(Young)의 말과 같이 예후야말로 자신을 가장 즐겁게 하면서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하는 사람의 대표적 인물이다. 에더샤임(Edersheim)은 여호나답이 처음에는 예후와 동맹을 이루었으나 점차 예후가 엘리야가 일으킨 개혁운동을 영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인물이 되지 못함을 깨닫고 그와 결별하고 자신의 동족 안에서 이 운동을 펴 나가기로 하였다고 이해한다. 여호나답은 예후의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거사에 만족하지 않고 그의 일생을 통하여 바알 종교의 침투를 근절하고 오직 여호와만을 전심으로 섬기는 데 전력하였다.

여호나답이라는 이름은 '여호와'와 '나다브'로 구성되었으며 본문과 삼하13:3에 다윗의 형 시므야의 아들인 요나답에게서 나타난다. 나답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들은 아론과 엘리세바의 장자(출6:23;민3:2;26;대상6:3:24:1),여로보암의 아들로서 그의 후계자(왕상14:20;15:25-31)그리고 삼매의 아들(대상2:28)과 여이엘의 아들(대상8:30;9:35)인데, 전자의 두 사람의 신분은 확실하나 후자의 두 사람은 그 신분을 확실히 알 수 없다. '나답' 이 다른 용어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이름으로서는 아론의 장인 암미나답(출6:23), 사울의 아들 아비나답(삼상31:2), 솔로몬의 열 두 관장(官長)의 한 사람인 아히나답(왕상4:14)그리고 여호야긴(혹은 고나야)의 아들 느다뱌(원문'네다브야'-대상3:18)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그 사회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특히 명사형(名詞形)인 '나디 - 브' 는 개역성경의 용례에서 보듯이 '귀족들'(삼상2;8), '방백들'(욥12:21;시47:9;107:40;113:8;118

:9;146:3), '귀인들'(욥34:18;시83:11;잠19:6 - 원문;25:7), '존귀한 자''왕후'(욥21:28)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후릭(Frick)은 '나다브'라는 어근(語根)의 이름을 가진 자들이 왕국시대의 지도층과 유력한 가문의 어른들로서 중책을 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여호나답도 지도자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몽고메리(Montgomery)는 예레미야 35장에서 여호나답이 레갑 족속의 선지자로 등장한다고 주장한다. 흥미있게도 렘35:6에 의하면 레갑보다는 여호나답이 레갑 족속의 선조라는 것이다. 그래서 포 - 프(Pope)는 왜 그들을 여호나답 족속이 아니라 레갑 족속이라고 부르는가 질문해 본다. 그는 그 이유가 레갑이 더 오래된 조상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여호나답을 선조라고 칭하게 된 것은 그들에게 경건 생활의 규례를 제정해 준 그의 영적 지도력과 감화력의 위대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는 모세와 같은 영도자요 입법자이다.

레갑 족속과'유목민적 이상론' 및 '겐 족속가설'

(The kenite hypothesis)

여호나답은 레갑 족속에게 다음과 같은 규례를 제정해 주었다.

"너희와 너희 자손은 영영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며 집도 짓지말며 파종도 하지

말며 포도원도 재배치 말며 두지도 말고 너희 평생에 장막에 거처하라..."

(렘 35:6 - 7)

선조 여호나답이 제정해 준 이 규례가 유다 왕국 말엽에 이르기까지 성실히 이행되어졌다. 이렇게 레갑 족속을 단합하게 하고 또 이 규례를 지키게 한 원인은 무엇인가? 레갑 족속의 사고 방식과 생활 양식에 관한 견해는 대체로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이들에게서 '유목민적 이상'(The Nomadic Ideal)

을 발견한다는 견해이고, 둘째는 이러한 이상론을 배격하는 견해인데 후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차이가 다소 있다.

'유목민적 이상'이란 표현을 처음 사용한 학자는 칼 부테(Karl Budde)이다. 그는 여호나답이 유목민적 이상의 대표자라는 견해를 그의 1895년 논문에서 발표하였다. 부데는 대상2:55에 레갑의 집이 겐 족속(The Kenite)에 속한다고 기록된 사실에 근거하여 이러한 사실은 민 10:29-32;삿1:16;4:11을 통하여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그러나 부데는 이러한 근거에서 성경과는 달리 이스라엘의 종교가 겐 족속의 여호와 숭배에서 유래했다는 소위 '겐 족속가설'을 주장하였다.

이 가설은 앞서 길라니(R.Ghillany, 1862)에 의해 제안된 것인데, 부데는 겐 족속이 섬기는 여호와는 초원의 신이요 또는 방랑하는 유목민의 신으로서 농토에 집착한 농경업을 그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모든 부패와 재난이 발생하는 것은 이스라엘 이 장막생활과 목축업을 저버리고 가옥과 농토로 떬긴 근본 과오 때문이라고 레갑 족속이 믿었다고 부데는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상은 레갑 족속 뿐만아니라 이스라엘의 선지자들 (호세아, 이사야, 예레미야)

그 중에서도 호세아에게서 한층 더 높은 차원에서 찾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부데에 의하면 레갑 족속은 옛 선조들이 섬긴 사막의 신을 섬기며 그들처럼 사막의 유목생활을 동경하면서 그대로 살았는데 이러한 유목민적 이상은 비단 레갑 족속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 온 이스라엘이 추구해야 할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뽈 움베르(PaulHumbert)는 선지자 호세아에게 중점을 두고 다룬 부데의 유목민적 이상론을 두 개의 논문에서 더욱 발전시켰다. 그는 첫번째 논문(1921)에서 우선 호세아가 팔레스틴의 자연을 시적으로 묘사한 점에 착안하였다(호 4:13;6:4;13:15;10:11;13:3;7:8;8:9;8:1;7:11;7:12;5:14;13:7;13:8;6:3;10:1;2:

7:7,14;9:10 - 이것은 그가 언급한 순서를 따랐슴).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본다. 자연의 모습을 이렇게 정선하여 묘사한 것은 선지자의 생활 양식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도 호세아가 도시인이 아니고 들이나 초원 변두리 및 광활한 초장에 살았음을 암시해 주고 있지 않는가? 그것은 이러한 대조를 윤곽지어 주는 반(半)유목민적 환경을 보여 주고 있지 않는가? 또한 이러한 추론은 호세아가 이스라엘의 전각을 싫어하고, 유다에 견고한 성읍을 세운 것 (8:14)과 그들을 구원할 자들이 나오리라고 기대하던 성읍들(13:10)을 싫어한

사실이 뒷받침해 주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그는 더 나아가서 여호나답의 역사와 예레미야 대의 레갑 족속에게서 자신의 주장이 증명된다고 보며, 이들은 모두 가나안 정착민의 관습과 농경문화를 배척하여 궐기한 유목민적 이상의 소유자들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여호와는 시내 광야의 신(삿5:4,5;왕상19장 비교)으로서 사막이 그의 영영이며 유목민이 그의 경배자들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막이야 말로 여호와 종교의 전형적 본거지가 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두번째 논문(1925)에서 호세아는 여호와와 이스라엘 민족의 시내산 계약이라는 주제에 몰두해 있었다고 전제한다. 움베르는 결혼 관계로 묘사된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연합 (호13:5), 이스라엘이 어릴 때 받은 사랑(11:1), 이스라엘의 태어난 곳(2:3) 등이 모두 사막과 관련되었다는 점, 그리고 수리아 - 아랍 평야를 황단하여 나올 그 때가 어린 이스라엘 민족의 이상적 시기(2:15)였으며 또한 그들이 유목민으로서 다시 장막에 거하게 될 것(12:9)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그는 르낭(Ernest Renan)의 말을 빌어 호세아가 보기에는 유목민 시절이 민족사의 자극(磁極)이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여호와로 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가나안 족속들의 문화임으로 그들과 또 그들의 부패한 문명과의 정치적, 종교적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유목민적 전망이 필연적 귀결이었다고 그는 이해한다. 결국 모세시대의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이 호세아가 지향한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유목민적 이상론은 움베르의 두번째 논문이 발표되기 이전인 1923년 홀라이트(Flight)의 약 70페이지에 달하는 논문에서 그 절정을 이루었다. 그는 그렇게도 알찬 주제가 여태까지 구약학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는 것은 까닭 모를 일이라고 의아하게 여겼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구약의 전승들은 두 주류(主流)에서 그 기원을 찾게 되는데 하나는 바벨론 문명이요, 다른 하나는 광야의 초기생활이라고 한다. 바벨론적 지류(支流)는 소위 범(凡)바벨론 학파에 의하여 그 중요성과 영향의 존재마저 모호하여졌다. 그러나 두번째 지류는 이스라엘 민족의 유목민적 기원을 주장하는 면에서 일관성이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 속에서 그 기원이 존속된 틀림없는 흔적들이 있음을 전승이 밝혀준다고 그는 말한다. 왕국시대 이전의 관습, 제도, 사회기관, 종교 모두가 유목민적 생활양식을 나타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족장들은 유목민(베두원)처럼 도시들을 공격, 습격, 약탈, 혹은 파괴하였다고 한다. 훌라이트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생각하는 점은 이스라엘은 가나안 정복 이후에도 유목민적 요소가 지배를 맏았으며 특히 주전 7 - 8세기 선지자들의 공헌으로 이 유목민적 사상이 유목민적 이상으로 변모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선지자들 이전에도 이러한 사상은 존재했으나 그들에 으하여 그것이 승화되고 정화 되었다는 것이다. 훌라이트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증거로 이스라엘 백성의 직업 (목축업),음식, 의복, 은신처(장막), 사회생활 및 조직 그리고 종교를 예로 들고 있다. 또한 협의적 이상은 원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광의적 이상은 순진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 다음, 선지자들은 유목민적 생활의 이상적 조건하에서 순진한 신앙으로 쉽게 여호와를 섬겼던 황금새대를 동경하여 그러한 상태로 돌아가는 유목적 생활의 이상적조건하에서 순진한 신앙으로 쉽게 여호와를 섬겼던 황금시대를 동경하여 그러한 상태로 돌아가는 길만이 백성을 여호와께로 돌아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고 그는 생각한다. 이렇게 선지자들에게서 정화되고 변형되기는 하였으나 그들에게서 절정에 도달 한 것은 아니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것은 예수께서 완전히 영화(靈化)시켜 인간에게 믿음과 사랑의 순진성을 가르치심으로써 가장 고상한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고 까지 그는 이 이상론을 비약시킨다.

유목민적 이상론은 이들 세 학자 이외에도 마이어(E.Meyer,1906), 젤린(E.Sellin, 1920), 드 보-(R. de Vawx, 1961) 등에 의해 주장되었다. 이 이상론은 구약성경의 한계를 넘어 쿰란(Qumran)문헌에까지 확산되어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올부라이트(Albright)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부터 메소포타미아인들에게서 발견되지 않는 문헌적 원시주의(Culturl primitivism

) 을 찾아보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곧 족장시대의 "유목민적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이상론자들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유목민적 이상에 관한 연구는 그 범위가 너무나 방대함으로 여기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하며 앞으로 적절한 기회에 별도로 다루려고 한다.

'레갑 족속의 유목민적 이상을 지지하는 학자들 중에도 위에서 언급한 부데와 같이 그들을 겐 족속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입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 먼저 관련이 없다고 보는 입자을 소개하고 그후에 이 이상론을 반박하는 견해를 소개하려고 한다.

드 보 - (de Vaux)는 레갑 족속의 기원을 주전 840년으로 간주한다. 그는 대상 2:55;4:12('레가'를 여기에 포함시킨 것은 칠십인역의 바티칸 사본과 Lagarde가 편집한 칠심인역의 본문을 따라 그것을 '레갑'으로 수정한 결과이다)

에서 겐 족속과 레갑 족속의 두 계보가 연결된 것은 서로 생활 양식이 유사한 두 공동체를 결합하려는 의도에 따라 그렇게 되어졌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레갑 족속의 역사는 예후의 통치하에서 시작하여 예레미야 시대에 끝난다고 그는 강조한다. 따라서 그들을 유목생활을 하던 예 이스라엘의 잔존자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역시 성경이 그들의 규례가 다만 주전 9세기에 요나답에 의해 제정되었다고 분명히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구시대의 잔존자들이 아닌 반동주의 운동에 속한 자들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드 보 - 는 이렇게 레갑 족속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명히 이 관련을 긍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호밥 계통의 겐 족속에 속한 어떤 사람이 유다 지파의 갈렙 자손 중 어떤 사람의 딸과 결혼하여 겐 족속이 유다 지파에 예속하게 되었다고 본문을 이해 할 수 있다.

이 유목민적 이상론은 직업적 측면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후릭(Frick)은 겐 족속이 철공(ironsmith)들이라고 말한 폴브스(K.J.Forbes)의 견해를 따라 레갑 족속이 야금술(冶金術)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라고 이해한다. 그도 역시 칠십인경의 번역을 따라 대상4:12을 "...이는 다 레갑(마쏘라 원문은 '레가')사람"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이르나하스'는 '구리의 도시'(City of Copper)그리고 14절의 '공장',21절의 '세마포 짜는자',23절의 '옹기장이'를 근거로하여 레갑 족속은 기능공에 속한 그룹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후릭은 레갑 족속의 생활양식이 결코 유목민적 이상의 증거로 제시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레갑의아들'('벤 레카브')이라는 칭호에 관해서도 그는 아카드어(maru, aplu-'동업조합의 일원'),우가릿어(hrsmrkbt-'병거 혹은 짐마차 제조자'그리고 아람어 Barrakib,Rakib-el의 단축형으로써'EI의 '병거 모는 자')의 용례와 또한 '레갑'을 병거 들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도시의 이름으로 가정하여 여호나답이 병거 제조자 혹은 병거 모는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한다. 결국 그가 강조한는 것은 왕하10:15-24이 레갑 족속의 유목민적 이상론의 토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호나답을 유목민적 이상론의 대표자이라든지 그가 유목민적 생활을 하였다는 암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주입식 해석에서 나온 것이라고 그는 지적하였다. 그의 의견에는 레갑 족속이 병거나 무기를 제조하는 조합(guild)의 일원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직업이 그들로 하여금 오랜 족보를 유지하며 정착된 농경업을 기피하게 하였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는 레갑 족속의 비농경적 생활양식이 현실로 나타나기는 하였을지라도 그것이 사상적 동기(motif)는 아니며, 그것이 직업적 패텬은 되어도 종교적 사명(vocation)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후릭은 레갑 족속을 유목민적 이상론자들로 만들려는 그릇된 시도를 반박하는 데는 공헌하였을찌 모르나 그도 역시 비성경적 가정에서 레갑 족속의 직업관을 논하였음으로 그의 주장도 유목민적 이상론과 같은 운명에 처한다고 하겠다. 후릭은 가정으로서는 왜 레갑 족속이 그러한 생활을 하였는가 하는 근본 원인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어원'레카브'를 통해 그들의 생업을 결정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는 코이켄스(Keukens)의 지적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유목민적 이상론을 누구보다도 가장 철저하게 성경적 근거에서 비판한 학자는 히브리 대학의 팔몬(Talmon)교수였다. 그는 본래 구약 사상의 하나의 주제분석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 구약종교의 진수로 표현도기까지 하였다면서 이러한 뜻밖의 전향(轉向)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학자들은 아무러한 구체적 증거도 없으면서 레갑 족속을 사막으로의 회귀론(回歸論)및 유목민적 이상론을 발기한 대표적 그룹이라고 주장한다고 그는 반박하였다.

탈몬은 두 가지 증거를 들어 이 이상론을 비판하였다. 첫째로 그는 이러한

이상론은 많은 수정이 필요한다고 전제하고, 성경에서는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같은 진짜 유목민적 사회를 이스라엘 민족으로 부터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성경이 말하는 족장들의 활동은 비록 그것이 완전한 정착사회는 아니라 할찌라도 농경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출애굽 이후의 기록들이 가나안 약속의 땅에서 영주할 소망을 구체화하는 것과 같이 족장들의 기록도 바로 그러한 이상 들을 반영해 준다고 한다. 이상론자들이 제시하는 유목민적 성격들이라는 것도 주로 정착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성경에 나타난다. 그래서 그러한 상태를 몹시 싫어하고 또 크게 두려워하는 것을 성경은 우리에게 증거해 준다. 따라서 탈몬은 이 이상론은 역사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지지될 수 없다고 역설한다.

둘째로 사막생활을 사회적 이상으로 그리고 광야시대를 성경의 개념적 뼈대로 제시하려는 시도는 지지받을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유목생활은 사회적 높은 수준으로부터의 퇴보이며 지향할 바람직한 목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목생활은 징벌이요 광야는 불법자의 도피처에 불과하다. 그리고 레갑 족속을 선지자들의 '사막 이상론'의 근거로 삼을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부데(Budde)의 견해와 같이 레갑 족속들이 선교사적 열정으로 그들의 이상을 전파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그는 밝혔다. 성경이 가리키는 광야기간은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래 근본적으로 하나의 징벌이요 필요한 과도기였다고 그는 이해한다.

탈몬이 광야 혹은 사막('미드바르')에 관하 성경적 용례를 살펴본결과 '광야 현실'(wilderness reality)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적은 사실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그는 '광야' 또는 '사막' 자체가 성경역사에서 이스라엘의 생활체험 가운데 비교적으로 중요하게 역할한 것 같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광야적 성격을 띤 용어들도 성경에서 비유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면 이끄는 사람과 이끌리는 사람 - 목자와 양떼(미 2:12;겔 34:20-25), 확고부동함,안전-장막(사 33:20), 파멸상태에 있는자-포도나무(겔 19:10-13) 등등이다. 따라서 그의 논제는, 성경의 '불순종과 징계'로 보는 주제가 사막을 신적계시와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의 사랑을 나타내는 현장으로 보는 개념보다는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 '사막동기'를 특히 선지서에서 다른 개념들 및 동기들과 비교하여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그것은 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그것은 결코 평판높은 '사막 이상론'의 핵심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탈몬은 역설한다. 그러나 폭스(Fox)는 탈몬의 렘 2:2 해석이 약간 '사막 이상론'쪽으로 기울었다고 지적하였다. 자신은 백성들의 어떤 그룹들이 반(半)유목민적 생활양식을 이상화한 것 같이 보이나, 이러한 이상화마저 이스라엘의 광야여정이 아닌 미개한 생활양식 그 자체에 치중하였으며, 또 그들이 이것을 이스라엘 전체에게 적용시키려 하였다는 암시가 없다고 그는 주장한다. 따라서 저술(箸述)선지자들이 이러한 이상을 채책하거나 그것에게 독자적 신학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한 일이 없다고 그는 강조하였다.

유목민적 이상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그들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투적으로 쓰는 방법은 성경 전체의 가르침보다는 오히려 유목민 문화의 성격을 띤 특징들을 수집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그들의 몇 가지 가정들을 살펴보면, 첫째로 취하게 하는 것을 마시지 않는점 이 유목 사회의 특색이다. 둘째로 장막생활은 반드시 유목민 문화를 가리키는 것이다. 셋째로 농경업을 싫어하는 것은 유목민 문화의 확실한 표라는 것이다. 탈몬의 논문에서 이들의 주장이 근거없는 가설이라는 사실을 잘 지적해 주었거니와, 성경에는 목축생활을 비유로 표현한 예들이 많다. 흔히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목자로 비유(창 48:15,36)시74:1; 77:20; 80:1; 사 40:11; 렘 31:10;겔 34:10-16)하였는데 다윗의 시 23:1이 그 대표적 예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다뚵은 자신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목자라고 말하였고 백성을 양무리라고 하였다 (삼상 24:17).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목자로 비유한 사실은 민 27:17 에서도 찾아보게 된다. 그런데 특히 다윗왕을 목자에 비유한 것은 유목민적 이상에서 나온 복고주의(復古主義)가 아니라 다윗을 앞으로 오실 선한목자(요 10:12,11,14,

16), 큰목자(히13:20), 영혼의 목자(벧전 2:25) 및 목자장(벧전 5:4)의 예표로서 표현하는 메시야적 장막(tent)생활도 성경이 제시하는 바와 다르다. 특히 족장 아브라함은 고대 바벨론의 도시 우르(Ur)에서 왔는데 그는 우르와 하란에서 정착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창 12:5에 '하란에서 모은 모든 소유'라 하였으니 그의 가축은 하란에서 몰고 가나안으로 들어온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의 우르에서부터의 여정을 유목민들이 이동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우리가 아는 바대로 고대 근동인들은 종교적 축제나 추수기에도 장막을 쳤었다. 와이즈만(Wiseman)에 의하면 창 12:8에 아브람이 장막을 치고 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최초의 기록이 있는데 이것은 그가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징이라고 한다.(창 13:3-4비교). 그리고 창 25:27에 야곱이 장막에 거한다는 것은 에서와는 달리 장막이 정착된 거주처소로 사용되었음을 뜻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창 33:17에는 야곱이 '집(바이트)을 짓고' 살았다고 밝혀준다. 많은 역본들이 '집'으로 번역하였으나 스빠이저(Speiser)는'막사'(quarters)로 번역하고 그 이유를 야곱이 이곳에 단기간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야곱은 장기간의 이동생활 후에 이곳에 적어도 수년간을 거하였을 것이다. 베스터만(Westermann)도 본문은 야곱이 오랜 여정을 끝마치고 이제 항구적 정착생활로 들어갔음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올브라이트(Albright)역시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시에 신속히 정착한것을 보면 그들을 전형적 유목민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끝으로, 유목민적 이상론은 이스라엘의 종교와 모순된다. 과거의 일부 학자들은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의 기원을 겐 족속인 모세의 장이 이드로에게서 찾으려 하였다. 이들은 주로 출 18:1-12을 근거로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되는데 , 이 구절들에 관한 해석은 이밖에도 계약설과 개종설 등이 있다.

첫째로, 소위 겐 족속가설이 칼 부테(Karl Budde)에 의하여 주장 되었다는 점은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이다.

그런데 이 가설의 지지자인 영국의 로울리(Rowley)는 그것이 결정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가연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고백하였다. 그리고 이드로가 그의 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음으로 우리가 알 수 없다는 사실도 고백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세의 조상 중의 한레위인이 겐 족속의 여인과 결혼함으로서 겐 족속의 여호와 신앙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모세가 다만 그의 장인의 종교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준 것 뿐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세의 중요성을 망각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모세가 확립한 여호와 신앙은 출애굽 체험을 통하여 새로운 특성(some new quality, a new character),을 '여호와'에게 부여한였다는 것이다. 둘째로 , 어떤 학자들은 모세와 이드로 사이에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계약설을 주장한다. 브레켈만즈(Brekelmans)는 모세가 이드로에게 온 것이 아니라 먼저 이드로가 모세에게 왔다는 점을 중요시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미 애굽을 떠나 광야에서 여호와께 제사드리려고 나온 터이라 새삼스럽게 미디안 사람에게 어떻게 여호와를 경배해야 할 것인가에 관하여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만일 그렇게 않았다면 모세가 오히려 이드로에게 먼저 갔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러면 왜 이드로가 모세에게 왔는가? 브레켈만즈는 이드로가 이스라엘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왔다고 이해한다. 그는 창 26:28이 자신의 견해롤 뒷받침해 준다고 말한다: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의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그리고 출 18:12은 계약체결에 수반하는 종교적 의식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드로는 제사장으로서가 아니라 미디안의 두목(chief)으로 처신하였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래서 브레켈만즈는 겐 족속가설을 배척하였다. 역시 휀샴(Fensfam)도 겐 족속가설을 반대하고 계약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삼상 15:6;삿4:17-22:5:6,24-27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리고 코디(Cody)는 계약설의 입장에서 출 18:12을 가장 철저하게 다루었다. 그는 브레켈만즈와 대체적으로 동의하나 이드로가 주도권을 행사하였다는 그의 주장에는 반대한다. 그는 제물을 먹는 것이 계약체결과 관련이 있다는 근거로서 창 26:30;31:54;출 24:5,11;대상 29:21 이하를 언급한다. 따라서 코디는 출 18:1-12을 겐 족속가설의 근거로 볼수 없다고 말 한다.

이제 겐 족속가설의 진위(眞僞)를 가리기 위해서 특히 출 18:12의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번제물과 희생을 하나님께 가져오매 아론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와서 모세의 장인과 함께 하나님 앞에서 떡을 먹으니라." 본문에"가져오다"로 번역한 히브리 원문을 직역하면 "취(取)하다"인데 역본들이 다양하게 번역하였다. "하나님을 위하여 ....취하였다"로 직역한 역본들(칠십인역, King James Version, Jewish Publication Society Verion, New

American Standard Version)이 있으나 불어역(1978)은 "하나님께(바치기 위하여)취하였다"는 설명을 첨가하고였고, 또 개역성경과 같이 "가져오다"로 번역한 역본들도 적지 않다(James Moffatt Uranslation,New English Bible, New Internat-

ional Version, New Jewish Publication Society Version, Wurttembergische Bibe, Zurcher Bibel, 현대인의 성경).그런데 수리아역, 탈굼역, 벌게이트역은 원문('와이카흐')을 "그가 바쳤다"(와야크레브)로 수정하여 번역하였다. 따라서

Biblia Hebraeca3도 이들을 따라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고 Revised Standard Version, The Jerusilem Bible, The New Jerusalem Bible, 불어역(1910),공동번역도 "바쳤다"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코디(Cody)는 이 동사('라카흐')가 '바친다'라는 뜻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만일 그러한 뜻을 의도하였다면 그 뜻을 가진 동사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따라서 그는 이 동사가 일반적 의미인 '취하다'(to take)가 아니라 특수한 의미인 '받아들이다'(to receive,수 9:14 이하 ;창 21:27-31)로 해석한다. 그러므로 본문은 이드로가 이스라엘이 제공하는 제물의 일부를 받아들여 그들과 계약을 맺은 사실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물론 이 경우에 주도권을 이스라엘 백성이 행사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미 - 크(Meek)는 이 동사를 '마련하다'(to procure)로 번역하고, 이드로는 다만 제물을 준비(arrange)한 것 뿐이라고 이해한다. 미-크 는 이드로가 여호와의 제사장이라고 불리운 일이 없으며, 그는 본래 '엘'(EI)신을 섬기다가 여기에서 처음으로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인정하였다고 하는 개종설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모세가 이드로를 초청한 것도 이드로가 광야길에 익숙함으로 그가 효과적 안내자가 도리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드보 -

(de Vaux)는 성경에 겐 족속이 '여호와'라고 불리우는 신이나 그와 유사한 이름의 신을 숭배하였다는 분명한 암시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출 18:10-12의 해석은 왕상 17:24;왕하 5:15 를 근거로 이드로가 오히려 모세의 여호와 종교로 개종한 것으로 그는 이해한다. 그리고 이 구절에서 이드로가 번제물과 희생물을 드린 것도 마치 예후가 바알신앙을 빙자하여 제물을 드린다고 한 것도 마치 예후가 종교를 받아들인 증거라고 말한다. 콜(Cole)에 의하면 여호와는 이드로에게 있어서 새로운 하나님이었으며, 따라서 이드로는 새 개종자라고 한다. 모티어(Motyer)도 이드로가 모세의 증언(11절)을 통하여 여호와를 신앙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이 겐 족속가설이 문서설의 부산물이라고 옳게 지적하였다. 이 겐 족속가설이 심각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고 또 현존하는 증거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은 챠일즈(Childs)가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레갑 족속의 신앙의 기원을 겐 족속에서 찾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의 기원까지 겐 족속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언어 도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히려 레갑 족속을 포함한 겐 족속이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을 받아들였다고 보는 것이 순리적이라 하겠다. 성경은 이미 모세 이전의 족장들이 여호와를 신봉하였음을 증거해 주고 있다(창 4:26;6:3,5;12:1,4,8;13:4;출 3:6,13'네 조상의 하나님';6:20'요게벳'등등).

결론

렘 35장에 나타난 레갑 족속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유목민적 이상론이나, 직업적, 또는 정치적 차원(Ben-Gabriel,Keukens,de Vaux등등) 에서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오직 신앙적 차원에서만 가능하다. 부데 (Budde) 자신도 렘 35장에는 그들의 유목 생활에 대한 언급이 없고, 또 여호와께서 그들을 칭찬하시고 축복하신 것은 의식주나 직업이 아닌 그들의 강한 의지와 충성심 때문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본문에서 레갑 족속이 선정된 것은 그들의 특이한 관습이나 ;생활 양식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 절개 때문이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다. 그들이 이러한 생활을 고수한 것이 바알 종교의 침투를 근절하려는 신앙적 동기에서 그렇게 하였다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Millaed-Cowley, Thompson,

Gautier 등등). 예레미야가 레갑 족속을 불러들인 시기는 유다왕국의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와 같이 기울고 있었던 절박한 때였다(11절). 하나님께서는 이제 레갑 족속의 신앙을 테스트하시는 동시에 유다 백성에게 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허락하신 것이다. 그런데 유다 백성은 레갑 족속을 통해 주시는 교훈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그들의 비참한 종말은 당연지사였다. 레갑

족속의 아름다운 신아은 과연 후대의 귀감이 될 만 하였다. 구띠에(Gautier)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