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4:16-21
" 예수께서 그 자라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자기 규례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드리거늘 책을 펴서 이렇게 기록한데를 찾으시니 곧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책을 덮어 그 맡은 자에게 주시고 앉으시니 회당에 있는 자들이 다 주목하여 보더라 이에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이글이 오늘날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하시니"
희년은 레위기 25장에 아주 잘 기록되어 있다. 희년은 50년 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돌아오냐 하면 7년 안식년을 일곱번 거듭한후 그년에다가 1년을 더해서 50년째를 희년이라 했다.
희년을 '양뿔의 해'라는 원어상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희 를 복될희자를 써서 기쁨의 해 복된 해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교회가 해방 50년째인 1995년을 희년으로 선포한 것은 50년 역사를, 아니 전 역사를 지배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적 현존을 믿으며, 평화로운 계약공동체의 회복을 선포하고 , 또 오늘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룩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희년을 향한 믿음은 민족사 안에서 역사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갱신하고, 하나님의 선교에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 신앙인으로서의 결단을 새롭게 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희년을 맞이한 우리는 이 땅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이루신 예수님을 통해서 희년의 의미를 깨닫고자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종'으로 이 땅에 오셨으며, 분단과 갈등과 억압의 역사 속에서 평화와 화해와 해방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을 하나님과 화해하게 하시고, 인간들 사이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해방시켜 하나되게 하시려고 고난을 받으셨으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셨으나 다시 부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삶을 통해서 진정으로 이 땅위에 희년을 선포하는 삶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이 추구한 사회는 自由,平等,平和,正義가 구현되는 사회였다. 사사시대에 이러한 자유와 평등의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민족은 노력하였다. 그러나 왕조시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사울에 뒤이어 다윗 왕조가 그 기틀을 잡아가면서 권력의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제력도 소수의 상류층에 편중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평등 공동체가 불평등 공동체로 바뀌고 말았다. 이러한 사회는 이스라엘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였다. 희년도 이러한 노력들 가운데 하나로서 이스라엘 역사에 등장한 것이며 또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원했던 하나님의 법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해있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고 외치고 있지만 진정한 자유와 정의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 경제적인 富益富, 貧益貧 현상으로 '야타족'등이 등장하는 반면에 가난에 쪼들린 서민층에서는 이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지존파'의 살인현장을 목격을 하면서 신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빨리 전파해야 겠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레 25장에 기록된 禧年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속죄일 선포로부터 시작한다. 속죄는 참회를 전제한다. 참회, 회개 없는 속죄는 있을 수 없다. 희년에 뉘우침과 잘못을 고치려는 겸손한 마음이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속죄일로 부터 희년은 시작된다. (9절)
희년에 두번째로 살펴 볼 수 있는 것은 전 국민에게 자유를 선포한다. 이날에 선포된 자유의 나팔소리는 모두가 제자리를 떠나 헤매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라는 신호이다. 부자도 가난한자도, 주인도 종도,권력자도 약자도, 심지어 자연까지도 본래의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세번째로 살펴 볼 수 있는 것은 토지 소유의 원상회복을 선포한다. 가난해서 팔아버린,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유산의 토지를 희년에 무조건 원소유자에게 되돌려 주도록 되어 있다. 토지를 영원히 팔 수 없다는 근거는 "토지의 주인은 야훼 하나님"이라는 데 있다.(23절) 토지 소유의 원상회복의 목적은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실패한 삶을 떨쳐 버리고 새 출발을 하게 하는데 있다. 이스라엘이 평등 공동체로 출발했던 정착 초기의 평등 상태로 되돌아가 모든 백성이 다같이 동등한 조건에서 다시 출발하게 하려는데 희년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등 상태가 영원히 번치 않고 계속되게 하려는 것이 희년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우리 한반도는 두동강이 난지 50년이 되도록 아직도 한 몸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한반도는 늦어도 해방후 50년이 되는 희년에는 하나로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이것이 희년법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요 명령이다. 신학도인 우리는 한반도를 하나로 통일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레 25장에 희년의 법에 나와 있는 것은 이 외에도 주택소유의 원상회복, 이자 없는 대부, 노예해방, 되무르기법-고엘법등에 대해서 나와 있다. 원초적 말씀에 의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첫번째 의미는 땅을 쉬게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곧 노동자의 휴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땅을 쉬게 하라는 것은 아울러 환경과 자연보호문제와도 연관 시킬 수 있다. 그래서 희년을 맞이한 우리는 환경보존의 의미를 희년속에서 찾을 수 있다.
두번째 의미는 부의 평등이다. 땅을 소유한자는 땅을 원상복귀하고, 노예를 해방하고, 빚진 자에게 빚을 탕감해주는 이런 모든 행위들은 이 땅위에 경제정의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이다.
세번째 의미는 자유선포이다. 억압받고 있는 노예를 해방해서 진정 그들에게 자유를 선포하는 것이 희년의 핵심 내용이라 하겠다.
이렇게 레위기에서 살펴본 희년은 환경 경제 자유 빚탕감을 어떤 물질적인 해방을 강조하고 있고, 영적보다 사회경제에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것은 해방의 주체는 인간이다. 이러한 희년의 실시 여부는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는 만큼 실시되었는가? 하는게 중요한 문제이다. 최소한 50년만에 한번만이라도 실시됨으로써 이스라엘이 소망하는 평등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희년법은 아쉽게도 이스라엘 역사에서 철저하게 지켜졌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희년법을 결코 실현 불가능한 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있다. 슬로브핫 딸들의 경우(민 36:1-12), 토지를 야훼에게 헌납한 경우(레27:16-25), 시드기야의 노예해방(렘 34:8-22), 이사야의 은혜의 해 선포(사61:1-3), 왕이 신하에게 토지를 하사할 경우(렘 46:17)등이 희년법의 역사적 실재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철저한 희년의 해는 한번도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이사야에 나와있는 희년의 사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 61: 1-3을 보면
"주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신원의 날을 전파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희락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로 의의 나무 곧 여호와의 심으신 바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사야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이 임하는 것을 전재로 하고 있다. 레위기에서는 해방의 주체가 사람에서 이사야에서는 해방의 주체가 하나님에게로 옮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레위기와 이사야의 가장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레위기 25장에 나오는 모든 것의 주체가 - 무르는자,자유선포자,등등- 인간에게서 하나님에게로 전가되었다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을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한다. "마음이 상한자를 고친다"라는 이사야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심리적, 영적, 정신적인 것을 동시에 고치신다는 사실이다.
희년은 이사야에 와서 더욱더 사람이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가지고 왔다. 희년은 실현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제도이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복음에서 새롭게 희년을 완성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수 있다. 눅 4:18-21에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책을 덮어 그 맡은 자에게 주시고 앉으시니 회당에 있는 자들이 다 주목하여 보더라 이에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이글이 오늘날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하시니"
본문에서는 예수님께서 자기 사역을 희년사상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사야와 누가복음에서 나타난 희년의 차이라고 하면 바로 이사야는 하나님의 신이지만 누가복음에서는 하나님의 신이 구체적인 인격체로 표현되고 있다. "주님의 성령이 내게 임했다."
그리고 해방의 주체도 이사야에서는 하나님이지만 누가복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신약에서는 바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희년의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만이 오직 사람이 실현시킬 수 없는 희년을 실현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위의 사실에서 우리는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땅위에는 언제나 자유와 평등을 바라고 수많은 사람이 그것을 누리기 위해 수고하고 또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성경에서도 희년의 법이 철저하게 지켜진 적은 없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다운 희년의 해방을 이땅위에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누구나 다 진정한 희년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예수 없는 희년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참다운 희년- 자유와 평화와 생명-을 주신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