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

강의: 박철수

'하나님 나라'의 정의

기독교인의 목표인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정의하면 첫번째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 하나님이 왕인 나라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얘기할 때 인간이 영향을 미치고 인간이 많은 일을 하는 나라로 생각하기 쉬우나 하나님이 왕이고 하나님이 절대권을 행사하는 나라가 바로 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둘째로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가 하나님 나라입니다. 첫번째와 구별할 것은 "나라"에 촛점이 있습니다. "나라"라는 말은 다른 말로 "사회"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곳이 아니고 통치 영역이 있고 통치권이 있는 나라라는 말입니다. 즉 구원이 인간의 내면만의 구원이 아니듯이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통치하는 사회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하나님의 나라를 피안적인 세계나, 또는 인간의 내면속에 제한해 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낱말 뜻 자체를 잘 알아야 합니다. 어거스틴의 "하나님의 도성"에 보면 "만일 성도들의 삶이 사회적인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나라는 어디에서 시작되며, 발전되며, 그 목표는 어디에서 이루어질 것인가?" 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국이 인간의 마음속에서만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 가운데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사회라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모습

그러면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질적으로 다른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세상 것을 조금 수정해서 잘된 것이 하나님의 나라라 해서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이 함께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 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고 하는 것처럼 인간의 노력과 애씀이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이 통치하지 않는 세계는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없는 인간의 나라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하신 말 가운데서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이 세상에는 없다"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이 아니라, 이 세상이 추구하고 있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보수주의자들이 성경해석을 잘못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자꾸 도피적으로 생각하니까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라는 말도 "이 세상에는 무관심하고"라는 말로 해석해 버립니다. 이 말씀은 아주 강한 도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즉 "이 세상의 가치관과는 질이 다른 세상"이라는 말로서 신학적으로 "가치가 전도된 사회"라고 합니다. H. 밴틸은 "칼빈주의 문화관"의 첫머리에서 "We are in the world, not of the world" 우리가 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not of the world"라고 하는 가운데 전도된 가치, 즉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데 세상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관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치가 전도된 사회,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세가지로 요약 됩니다.

돈으로부터 자유 사회

첫째는 돈으로부터의 유한 삶과 사회입니다. 이 세계는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되어 있는 사회 , 돈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 주의등 모든 이념 가운데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신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이상하게도 돈이 생기는 일에 전념합니다. 돈을 거부할 줄 아는 사회가 하나님 나라에 근접합니다. 여러분도 돈이 안 생기는 일에 전념해 보십시요. 가령 의사라면 돈이 안 생기면서 치료해 주는 날이 있어야 한단 말입니다. 돈이 생기는 일에만 혈안이 된 것이 요즘 사회구조 입니다. 돈의 신적 위력이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목사, 장로, 의사, 사장등 누구 이든지 간에 돈의 위력 앞에 꼼짝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시대를 향해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이것은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요"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는 세끼 밥먹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소유물을 위한 노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이방인들이 추구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돈의 위력을 거부하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입니다. 성경에서 소유는 내 것이 아니며 "For God and Others" 곧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쓰여질 수 있도록 한 것이 돈입니다 . 기독교인을 돈의 청지기로서 바르게 사용할 뿐입니다. 돈을 제어하십시요.

파벌로부터 자유한 사회

하나님 나라의 모습은 번째로 파벌로 부터 자유한, 파벌이 없는 사회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아무 사람도 육체대로 알지 아니하노라.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 육체대로 알았으나 이제 부터는 이같이 알지 아니하노라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후5:17) 바울 서신에는 두 가지 부사가 많이 나옵니다. "예수 그리스도안에 살기 전에는(then)"과 "(Now) 지금은"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둘은 대조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Now) 아무사람도 육체대로 알지 아니하노라" 사람을 세상적인 기준, 파벌로 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벌"자 사회 곧 문벌, 학벌, 등등 모두 파벌의 늪에서 살고 있습니다. 라인홀드 니버가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것은 하늘을 닿을듯 충천하다"라고 말했듯이 인간 개인의 이기심은 충천한데 집단 이기심은 더욱 놀랍습니다. 왜 문벌, 학벌, 군벌등이 나옵니까? 그것은 기득권을 강하게 확보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기독교인은 그 "파벌"들을 깨뜨리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누구든지 내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내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막3:35)라고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데는 내 문벌도, 혈통도 초월하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이런면에 신앙은 파벌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가치관은 지역 이 다르다는 파벌 의식과 지역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찬들은 그러지 않아야 할텐데, 교회안에도 지역감정이 많이 팽배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그렇지만 그리스도인들은 파벌로 부터 자유한 나라가 하나님 나라임을 알아야 합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한 사회

셋째 권력으로 부터의 자유한 사회가 하나님 나라입니다. 인간과 이 세계는 지배의 본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지 그룹에서의 지배가 아니라 갓난 애기 때부터 남을 지배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헌법의 체계에서도 권력체계라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교회 안에도 권력 체계, 통치체제가 있습니다. 어느 세계든지 통치체계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아무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지배할려고 하는 사람이 모인 것이 아니고 섬기는 자들이 모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이루어야 될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이 세가지의 말 가운데 표현된다고 봅니다. 오늘날은 돈, 파벌, 권력의 노예가 되어있는 세계입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완전히 오늘의 통상적인 세계가 가진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 것 입니다. 현재 기독교인이 천만명인데도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가 사회안 에서 구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이 세계의 힘이 신앙의 힘보다 더 세어지고 있습니다. 신앙의 힘보다 파벌, 돈, 권력의 힘이 교회안에서도 더 강해 지고 있으며, 목사나 장로들은 지배의 힘으로 교인들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데 이것은 문제입니다. 교회는 지배하는게 아니라 섬기는 것입니다 . 이것은 교회안에서만 섬긴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에서도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섬김은 "From the world into the world"세상으로부터 나와서 사회속으로 나가서 섬긴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 땅위에

그렇다면 1990년대의 오늘 하나님 나라에 근접하는 근사치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볼 때, 이 민족의 고난속에서 해야 될 문제가 무엇인가요? 저는 네 가지 문제로 생각 합니다.

첫번째는 자본주의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를 가장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이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입니다. 비록 자유사회, 민주사회 등등으로 말하지만 결국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은 인정하게 됩니다. 동구의 변화, 소련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는데 사회주의 문제점들이 폭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속에서 참으로 유감스러운 것은 사회주의 다음에 자본주의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우리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 왜냐면 인간의 죄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기독교인들이 취해야 할 사회는 사회주의적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Marx주의니 스탈린식 사회주의니 하는 것이 아닌, 통상적으로 가진 개념에 사회주의"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동구권의 변화를 통해서 전세계가 자본주의가 진리인 것처럼 인식되어가고 있습니다. 즉 사회주의는 이제 완전히 역사로부터 매장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사회주의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마저도 완전히 매장 되어가는 마음 아픈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의 자본주의는 파행적 자본주의가 되었고 국내의 심각한 빈부문제, 독점자본, 재벌의 정경유착 등은 무관심해져 있습니다. 즉 동구의 사회주의가 문제가 있다보니까 자본주의가 잘되고 옳다는 식으로 생각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파행적 자본주의를 생각치 않고 자본주의의 개혁에 대해 오히려 둔감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학생운동권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많은 반성들이 일어났었는데, 오히려 동구권의 변화들 때문에, 독재 한국사회구조를 잘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추세가 지금 되어가고 있습니다.

둘째는 토지문제입니다. 지금 이 사회는 돈이 지배하는 물신사회입니다. 인간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나 자본주의체제 사람이나 물신적 경향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자본주의 문제의 핵심문제인 독점자본과 관련해서 우리사회의 파행적 자본주의의 핵들이 있으나 토지문제 속에 파행적 자본주의의 핵심이 들어 있다고 생각되므로 토지문제에 관해 보다 깊이 연구해야 겠습니다.

세번째로 공해, 환경 문제로 살고있는 환경생태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제 우리가 마음대로 물을 먹을 수 있습니까, 숨을 쉴 수가 있습니까? 2천년대에는 온실효과에 의해 온도가 더 올라 간다고 합니다. 최근의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서울의 온도가 1년에 0.7씩 올라간다고 합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인 동시에 국내의 문제입니다. 성경의 "너희 죄로 말미암아 땅이 저주 받으리라"는 말씀처럼 생태계 파괴는 인간의 죄를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즉 생태계의 문제는 인간의 파괴와 정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생태계를 회복한다는 말은 우리 인간이 그만큼 회복되어 진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 죄의 반영을 알려면 다른데를 볼 필요없이 생태계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집단의 이기심과 인간의 죄가 생태계로, 폐놀 사태로도 나온다는 말입니다. 얼마전 우리나라에도 녹색당이 창당되었는데, 녹색당이 출현 하려면 비례 대표제의 선거법을 해야할 것입니다. 독일의 예를 보더라도 43명의 국회의원이 녹색당에 있습니다. 우리는 환경문제에 대해 먼저 의식화를 확산 시키면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직접 앞장서 나가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회의 전위부대로서 활동해야 합니다.

마지막 네번째로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도덕성의 문제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도덕성의 문제가 가장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운동권에서는 도덕성에 대한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도덕성을 강조하면 운동권에 의해 먼저 개량주의자로 몰립니다. 저는 80년대를 "반동의 세월"이라 규정하고 싶습니다. 10년 동안 "반동적 시대"를 살다 보니까 모든것이 반동적 사고방식에 의해 재편되어 살아왔습니다. 현재 도덕성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릅니다. 다른것은 모두 접어 두고라도 우리사회가 얼마나 거짓을 많이 하는 사회입니까? 어떻게 해서 이 사회가 신뢰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까? 이것은 비극입니다. 도산 안 창조 선생님의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라"는 말씀을 저는 자주 합니다. 안창호 선생은 어떤 5살짜리 아이와 약속을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본군의 경비를 뚫고 만나러 가다가 붙잡혔고 결국 그로 인해 죽었습니다. 그는 거짓말은 하지않고 정직을 행하다가 죽은 것입니다. 우리는 한발자국을 뛰어도 거짓말을 해야 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안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손해보는 일도 없으면 거짓말 할 필요가 없는데 돈이 눈앞에 지나다니니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든다면 돈을 벌기 위해 아는 사람을 이용해서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고 빠져 나옵니다. 구루마 끌어 하루버는 돈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훈련에서 빠져야 하는데, 거꾸로 안빠져도 될 사람이 빠지는 것이 이 사회의 모습입니다. 사회가 아는 사람 이용해 먹기 시작하면 도덕성이 부재한 증거인 것입니다. 차표를 예매할 때도 문벌, 혈통을 이용하여 줄서지 않고 그를 통해서 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밤을 세워 기다려서 표를 예매 하는데, 전화 한통화로 예매합니다. 기독교인은 바로 이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요즘은 돈 못벌고, 바르게 살려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으로 통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의사, 택시기사, 약사등 현금이 앞에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큼 불쌍한 사람은 없습니다. 서울의 운전기사들이 "자기 몸 생각해서 순리대로 벌면, 60만원 안팎이 벌린다. 그러나 그것을 밤을 넘겨서 벌면 한달에 100만원이 넘는다" 그래서 그들은 "내살 내가 먹는다."는 말들을 합니다. 사람이란 돈이 눈앞에 있으면 어느 누구도 절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사회는 돈 때문에 거짓말 하고 거짓말 안하면 돈을 못 버는 사회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치가 늘어납니다. "사치 문제"와 관련해서 겨자씨 형제단의 목적중의 하나가 단순한 삶(Simple life), 청교도적인 삶의 실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녹용의 70%가 남한에서만 소모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습니까? 또한 영국의 diamond 회사 지사장의 기고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전망이 좋은 diamond 시장이다." 라고 까지 말합니다. 또 외제 수세미까지 등장했습니다. 또한 돈 때문에 생명을 경시합니다. 돈때문에 아버지가 자식을 죽이고 돈때문에 자식이 아버지를 죽입니다. 돈 때문에 아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 유해식품을 첨가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다스림을 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