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환경보호

글에 들어가며....

산업혁명 이후 전세계는 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며 지구의 환경은 빠른 속도로 파괴되어 왔다. 우리나라 또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급격한 자연훼손이 있어왔다. 최근에 와서 환경파괴적인 산업등으로 '환경보호'에 우려가 매우 커지고 여러 규제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반 시민들의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계에서는 '환경보호'에 관한 목소리를 내지 못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기독교계에서도 늦은 감이 있지만 환경에 관한 올바른 신앙관에 대한 성경적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우리는 성경에서 인간이 자연보다 근본적으로 우위라고 가르치는 것을 알고 있다.(시 8:5 ~ 7)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성경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 속에 살고 있으며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생태계와 불가분의 의존적인 관계를 갖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두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하나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았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셨지만 흙으로 지음받았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사실은 인간이 이성적 활동을 통해 자연을 이해할 수 있으며 창조적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관리함으로 피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인간이 흙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인간이 땅과 관련된 생태 공동체의 일부이며 따라서 다른 피조물을 멸절시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같음을 의미한다.

자연보호와 관련한 기독교인의 역할은 동방교회 전통에 잘 나타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인간은 하나님과 피조세계의 중재자이며 에수 그리스도는 이 중재자중에서도 최고의 중재자라고 본다. 인간이 하나님의 명령에 충실하다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에 사랑의 다리가 놓여지는 것을 말한다. 교회는 "피조물인 세상을 사랑하고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을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본다.

인간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느냐 거역하느냐에 따라 피조세계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인간은 피조세계 내에서 하나님의 동역자인 셈이다.

자연계에서의 인간의

중심적인 위치에 대한 강조

오늘날 대규모 환경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환경운동가 쿠퍼는 인간이 스스로를 자연과 유리된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고, 그랜버그 마이켈슨에 의하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섬으로 본다고 하였다.

인간을 자연과 유리된 존재로 보게된 역사적 뿌리는 중세 최대의 카톨릭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는 '존재의 계층구조'라는 종래의 신학적 전통속에서 하나님과 그의 피조세계의 차이를 강조하였다. 그에게는 모든 자연이 인간의 필요에 종속된다고 보았다. "동식물의 생명은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해 보존된다."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인간의 중심적인 위치에 대한 강조는 프란시스 베이컨에게서도 분명히 나타나며, 16세기의 영국의 역사가 토마스에 의하면, 당시의 설교가들은 "인간의 우월성이 하나님의 계획에서 중심적이라고 보았다. 사람들은 동물들의 구조를 연구함으로 이들이 어떻게 인간의 필요를 위해 설계되었는지를 발견하려고 노력하였다. 예를 하나 들면, 몸에 기생하는 이는 "인간이 청결한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것을 인간중심적으로 보는 교만의 기초에는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깔려 있었다. 당시의 설교가들이나 신학자들은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찾는데 특별히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무엇보다도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며 양심과 종교심이 있으며 불멸의 영혼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자연계에 대한

인간의 특별한 책임

그러나 인간의 교만은 18세기에 들며서 조금씩 변했는데, 다른 피조물들도 인간의 필요를 위해서는 물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이 점차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혁명이후에도, 여전히 자연계 내에서 인간의 독특함은 감소되지 않았지만 대신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일방적인 지배권 행사에 대한 의미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즉 인간이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독특하고 우수한 것은 자연에 대한 군림이나 착취를 허용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자연계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의미한다고 보기 시작했다. 피조세계 내에서 인간의 지위가 특별하다는 것은 인간이 피조계내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데 더 큰 책임을 가짐을 의미한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것은 인간만이 자유의지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형상이란 무엇인가?

홀은 그의 저서에서, 하나님의 형상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어떤 것, 즉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구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어거스틴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권을 다른 피조물들 위에 군림하며 힘을 행사하는 권리로 보지 않고 인간이 하나님의 방법과 뜻을 알며 또한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땅에 대한 인간의 지배권이란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는 것이었다. 즉 땅에 대한 지배권은 땅의 필요를 섬기고 그것을 보존하는 것이지 결코 자연에 대한 무제한의 권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연계 내에서 인간의 특별한 위치와 독특함은 바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독특한 의무를 주셨음을 의미한다. 인간의 자기반성적 사고를 통해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의 발전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지혜와 도덕성을 주셨다. 인간에게 주어진 명령은 새나 물고기들에게 준 명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하나님은 어류와 조류물들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만을 주셨지만(창 1:22) 인간에게는 이 축복과 더불어 이 피조물들을 다스리며 땅을 정복하라는 명령을 주신 것이다.

이웃과 다른 피조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근본적이며 보수적인 기독교의 약점은 구원을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으로만 정의함으로 세상이나 피조세계에 대한 인간의 청지기적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이 세상을 천국으로 가기 위해 잠시 가다리는 대합실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전천년설적 종말론자들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위의 사람들은 기독교 신앙의 한 면만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두가지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성경의 한쪽세서는 구원이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며(요 6:44; 12:32), 새로운 피조물이란 이 세상의 일부가 아닌 영적 존재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상은 그리스도의 구속사역과는 무관한 것처럼 말한다. (요 3:31;15:19). 히브리서 기자 역시 구원이란 크리스챤이 하늘에 있는 도성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본다.(히 11:6;12:22).그러나 이런 개인적, 내세적,영적인 구원과는 달리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모든 피조세계의 구원을 가르치며(롬11:36;골1;17;엡1:10;4:10), 새 예루살렘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라고 말한다.(계 2:12). 우리가 이 두가지 구원을 완벽하게 조화시키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지금까지 보수주의 기독교에서 생각해온 개인주의적 구원관은 우리들의 이웃과 다른 피조세계에 대한 관심을 통해 더욱 완전해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생태학적, 포괄적 사고를 계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태학적 사고의 기초적인 단계는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생명중심적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모든 생명체들은 상호연관되어 있으므로 인간뿐 아니라 다른 모든 생명체들을 포함하는 포괄적 사고를 계발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를 어떻게 부르든지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관리가 위임된 이 생태 공동체내에서 우리가 선한 청지기로 봉사할 때 하나님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듣게 될 것이다.

글을 마치며...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는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자연사용에 대한 권리와 함께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또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각별해진 환경보호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아마도 소수의 시민단체나,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하여 이윤을 창출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책임은 상당부분 교회에서 져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 '환경'에 관하여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아마도 믿음과 개인의 구원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기독교계의 신앙관 탓일 수 있다. 그리고 신도들조차 교회에 와서 '환경'얘기 들으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환경'에 관한 여러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그러한 교육들은 거의 없다. 교회에서는 신도들에게 진정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자연관'을 가르쳐야 할 것이고 솔선수범해서 교회내에서 자원을 남용한다든가, 환경을 훼손한다든가하는 일을 없애야 할 것이다.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가르치는 것이 더욱 이웃사랑·하나님 사랑하는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