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아담

서 론

루터와 칼빈 이래 개신교에는 칼바르트 만큼 중요한 신학자가 없다고 말하는 자도 있으며, 현대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20세기 최대의 신학자로 칼 바르트를 꼽고 있다. 그의 신학이 신정통주의 신학의 창시자로 현대 개신교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카톨릭에서도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폭넓은 신학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의 신학은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 또는 그리스도 중심적 신학이라 할 수 있다. 자유주의에 대한 맹렬한 공격과 하나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중심에 대한 강조가 바르트 신학의 주요한 특징이다.

바르트의 기독론을 연구하는 데에서는 그의 절정의 저서인 '교회교의학'에서 자세히 설명되어져 있다. 그러나 필자는 바르트의 기독론에 대한 연구보고서의 텍스트로 그가 저술한 '그리스도와 아담'으로 설정하였다. 본 텍스트를 가지고 여기에서 저술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살펴 보려고 한다.

1.칼바르트와 교재에 관하여

먼저 그의 생애를 간략히 서술하고 교재에 대한 간단한 해제를 해 본다.

바르트는 1886년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났다. 그는 독일 베른과 베를린, 튀빙겐, 마르브르크에서 20세기 초 최고의 현대적인 자유주의 신학의 대가들에게 배웠다. 특히 그의 초기 신학에는 하르낙과 헤르만으로부터 교육받으므로 자유주의의 신봉자가 되었다. 종교사회주의에도 가담하고 노동조합도 결성하고, 1차 대전때는 카이젤 빌헬름 2세의 전쟁정책에 지지하는 성명서도 발표하였다. 그러나 1차대전과 자펜빌에서의 목회때 그는 자유주의 신학을 버리고 새로운 신학노선을 펼쳤다. 19C 신학의 방법론을 뒤집어 놓고 20C 신학계를 주름잡은 신정통주의 신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는 카톨릭에서도 인정받은 신학자였다. 1919년 '로마서 주석'을 저술하고 1930년에 '교회교의학'을 저술하는 등 교수와 저술에 힘섰고, 히틀러를 반대하자 독일에서 추방당하여 여생을 마칠 때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교수 생활을 하였다.

교재 '그리스도와 아담'(이하의 인용문에서는 약어표시로 'Q')은 바르트가 1952년 '신학연구지'에 '로마서 5장에 따른 그리스도와 아담(Christ et Adam d'apres Romains 5)'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로마서에 따른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긴 논문이다. 이 논문에 대해 불트만은 '아담과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 반박도 받은 논문이었다. 필자가 사용한 교재는 '그리스도와 아담'이란 제목으로 1976년에 전경연박사가 번역한 한신대학 출판부에서 발행한 소책자이다.

2.바르트의 기독론 요점과 교재전개

바르트의 기독교 윤리를 기초로 하고, 그리스도를 하나님 자신으로서 하나님에게 순종함으로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이며, 그의 그리스도론은 죄론과 인간론을 논함이 없이는 말하지 않는다. 죄지은 인간은 스스로 죄의 문제를 풀 수 없으므로 하나님의 속죄의 계약을 성취하는 하나님의 성육신이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이루어 지는 것을 말한다. 바르트의 그리스도론의 구조는 필자가 보기에 상당히 조직적이며 성경적이다. 성경의 전부분을 그리스도에 촛점을 맞추어 그리스도를 설명하고,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교리가 그리스도로 서로 고리 엮어져 있다.

본 교재 '그리스도와 아담'에서도 바르트는 철저하게 인간의 죄성을 인정, 선포하고 아담과 그리스도를 서로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다. 소제목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저자가 논하고자 하는 로마서 5장의 성경구절 별로 서술하였다. 필자 또한 그의 서술형식을 붸아 차례로 바르트의 그리스도 이해에 대해 논하고, 그가 구분한 성경구절 별로 단락을 나누어 제목을 붙인다. 필자의 나름대로 단락에 대한 제목을 붙일 수 있다면 아울러 표기 하도록 하였다.

3.그리스도와 아담

1단락 : 1-11절 - 하나님의 전적인 인간실존

바르트는 로마서 5장을 두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전반부를 1-11절로 후반부를 12-21절로 나누어 설명한다.

1단락은 전반부를 설명한다. 전반부는 믿음을 가진자들에 대한 그리스도와 인간에 관한 관계성으로 설명되어져 있다고 그는 본다. 1단에서는 일단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에서 떠나는 삶을 계속적으로 살고 있고, 그러나 이러한 인간들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임하므로 그 관계성은 회복되어지고 인간들은 희망을 가진 삶으로 바뀌게 되었다. 즉 인간들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아니 반대되는 개념으로 도리어 하나님의 원치않는 죄를 더욱 범하며 살아 가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먼저 인간을 찾아 오셔서 사랑을 표현하셨다. 그 사랑의 표현이 바로 인간실존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구원의 계획을 실행하셨는데, 여기에 인간들은 그 뜻에 맞추어 살아 간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역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실존이 되었던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성육신을 의미한다.

비록 바울은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하나님의 일하심과 동등하게 보고 있지만 역시 바울은 그리스도를 하나님과는 구별하였고 나아가서 그리스도의 인간성에 대하여 분명히 말하였다. 바울은 한편에 인간 예수를 그분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으로 설명하였고, 다른 한편에 인간 예수를 그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으로 분명하게 설명하였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하나의 인간이라 말하였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인간성을 힘주어 강조하였다. 그렇다하여 이 인간실존이 그 개성을 모두 규명해 낼 수는 없다. 이 인간실존은 하나님의 의로우신 결단과 동일하다.(Q,8)

전반부에서 바르트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현주소를 설명하고 여기에 하나님이 화목케 하시고, 화평케 하시는 구원의 도구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인간들에게 어떤 희망을 갖게 하였다고 하였으며, 그 희망은 인간들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따라 가야만 하고 그래서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위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실존이 인간들에게 영광이 되었고, 인간들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 분을 통해서만 곧 그분의 입을 통해서 선언하신 인간실존의 새로운 영광이라는 메아리 속에서만 모든 사람은 영화롭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떠나서는 그들 자신만으로서는 그 인간실존 안에 그들이 영화롭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Q,9)

2단락 : 12절 - 인간과 아담과 그리스도와의 관계성

바르트는 후반부의 첫 구절인 12절을 놓고 아담과 모든 인류와의 관계성과 그리스도와 모든 인류의 관계성을 설명한다. 전반부의 여러 관계성은 후반부에서 분명하게 설명하고 밝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하면서 인간의 상태와 그리스도의 사역을 설명한다. 바르트는 먼저 아담과 인류와의 관계는 그리스도와 인류와의 관계가 서로 일치한다는 전제를 가진다. 여기서 일치는 아담과 그리스도가 같은 성질의 인간실존이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인간실존이고 두 인간실존에서 모든 인류와 맺은 관계성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바르트는 설명하기를 아담이 앞으로 오실 그리스도의 모형이며, 우리 인간의 근원적이며, 본질은 모형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인간실존인 그리스도와의 관계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인간실존은 상반된 개념으로 표시되지만 서로의 관계성은 서로의 관계성에서 인정되고 인류에게 그 관계성이 미치게 된다. 본질적인 인간실존이 아담에게 속한 인류와는 상관없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류에게만 미친다.

그리스도 밖에 거하였던 우리의 이전 실존과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우리의 현 실존 사이에는 본래적인 관계가 있다. 그리스도 밖에 거한 우리의 실존도 올바로 이해될 수 있었다면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참 실존의 가리워진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Q,11)

이 인간실존은 예수 그리스도의 실존과 그리스도께서 시작하시고 계시하신 본래적이고도 본질적인 인간실존에 대하여 다만 간접적인 증거가 될 따름이다. 하나님의 의로우신 결단은 아담 안에 있는 인간들에게는 미치지 않지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들에게는 미치게 된다.(Q,13)

3단락 : 12절, 18,19,21절 - 인간본성의 참 실존

바르트가 아담과 그리스도를 인간실존이란 말을 사용함에 따라 오는 분명한 촛점은 아담과 그리스도가 당시 그 세대에서만 잠깐 존재하였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 두 실존의 영향력 즉 보이지 않는 모슨 개념적이고 사상적인 측면에서의 실존이 아닌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나 그들의 선택과 행위가 인류 가운데 살아 있다는 의미에서 인간실존이란 개념의 말을 사용하였다. 고로 두 실존의 선택과 행위는 그 시대의 상품이 아니라 그들의 모든 삶이 지금도 행하여지고, 또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으며, 두 위치에 뚜렷이 구분되어 서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실존이 인간의 참본성을 담고 있는가를 밝히려고 하는 것이다. 12,18,19,21절로 살펴보면 상대적이면서도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 두 실존의 설명으로 위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 형식적인 비교는 바울의 유일한 관심사가 아니다. 이 형식적인 비교로써는 그리스도와 아담 사이의 실제적인 관계를 아직 밝혀주지 못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아담의 주가 되셔야 할 것이냐 아니면 아담이 그리스도의 주가 되어야 할 것이냐 하는 본질적인 선재성과 내적인 우월성이 이편에 있느냐 혹은 저편에 있느냐 함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아마 죄와 죽음은 은혜와 생명만큼 강하다 아마 죄와 죽음이 궁극적으로는 더욱 더 강하다고 판명되어 질 것이다. 인간의 참 본성을 아담이 더욱 잘 말해줄지 아니면 그리스도께서 더욱 잘 말씀해 주실지는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있다.(Q,15)

그러면서도 바르트는 12,18,19,21의 구절로 설명해 나가는데 있어서 우월성을 그리스도에게 주고 있고, 우리를 아담과의 관계보다 앞서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있는 승리를 대망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담의 신분은 그리스도의 신분보다 낮기 때문에 아담의 죄는 그리스도의 의(義) 앞에서는 아무 가치가 없게 된다.(Q,16)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관계는 아담에 대한 우리의 관계보다 본질적으로 앞서 있을 뿐만 아니라 우월성을 갖고 있다. 그 분은 승리자시며 그리고 그 분 안에 거하는 우리는 그 승리를 대망하는 사람이다.(Q,17)

4단락 : 15-17절 - 두 실존의 종속관계

바르트는 이제까지 아담과 그리스도를 서로 밀접한 관계성에 대해 서로 대조적이면서도 상이하게 설명하였다. 15-17절을 들어 이제 그는 두 실존에 관한 종속성과 우월성을 확실히 평가하고 자리 위치를 지정한다. 앞 단락에서 바르트는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할 때 형식적인 면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두 실존은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존재 이유가 서로의 고리에 걸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면을 서로 비교한다면 앞에서 잠깐 밝혔지만 그리스도가 더 높은 위치 즉 우월성을 차지한다. 아담과 그리스도의 상반된 결과성은 비교할 수 없다고 바르트는 말하고 있다. 왜인가? 그것은 아담에게 주어진 모든 실존의 영역이 그리스도의 실존 영역 안에(필자주:바르트는 '그리스도의 실존영역'을 '하나님의 은혜와 그의 선물이다'라고 말한다.)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의 것이 훨씬 우세하고 아담의 것이 그리스도에 종속되는 부등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넘쳐 흐르고 우세하여서 그것은 죄보다 더 컸다. 이같이 그리스도의 업적이 아담의 업적과 비교될 때 비록 그것들이 형식적으로는 같지만 아직 그들 사이의 상이성이 철저하고 최종적이고 움직일 수 없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차이다. 이것이 왜 15절 상반절이 은혜는 범죄로 잴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가의 이유다.(Q,20)

이 부분에서 바르트가 말하고 싶은 것은 죄안에 거한 인간의 대표자 실존 아담의 행함보다 최종의 결정은 하나님의 것이며, 아담과 인류가 맺은 관계성과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형식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근원적, 본질적, 결과성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가 아담의 죄성이 그리스도의 은혜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5단락 : 9,10절과 15,17절의 '더욱' (ՐՏՋՋՙ ՌՁՋՋՏՍ)

1)질서주의 원칙

바르트는 9,10절과 15,17절에 나타난 '더욱(ՐՏՋՋՙ ՌՁՋՋՏՍ)'이란 단어는 질서주의 원칙을 설명한다. (필자주:'질서주의 원칙'이란 말의 개념이 확실히 인지는 안되지만 글의 흐름과 문맥들간의 연결이 '어떤 일정한 질서 안에서'라는 개념에서 사용되어 진것 같다.) 이 단어의 의미는 두 개념(대상) 사이에서 열등성과 우월성을 말할 때 사용되는 것이다. 이 '더욱'이란 단어의 왼쪽 부분은 열등적이고 오른쪽은 우월성 쪽이다. 이 개념으로 바르트는 아담(좌:左)과 그리스도(우:右)를 설명한다.

두 실존의 영역 세계가 있다. 이 두 영역은 단절되어 있다. 단절된 영역은 아담의 실존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실존영역으로 가는 길이 단절이므로, 아담의 세계에서 보면 두 영역이 단절인 셈이다. 그러나 단절된 영역을 그리스도가 뚫었다. 두 영역이 한 질서주의 원칙을 가지고 관계하기 위해서는 뚫려야 했다. 그래서 아담이 뚫을 수 없는 능력을 그리스도가 실행한 것이다. 그리스도가 두 영역의 담을 뚫고(다른 표현으로는 허물고) 아담의 실존영역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길이 생겼으므로 아담의 실존들도 그리스도의 실존영역으로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 반대로 그리스도의 실존은 왕의 모습으로 아담에게 갈 수 있다. 그러나 매우 낮은 모습으로, 종속된 자로 갈 수 있다. 이는 독일의 통일과 같은 이미지를 심겨준다. 동독이 서독에 의해 통일 되었기 때문에 실상은 동독이 서독에 의존하고 종속된 관계성이다. 그러나 서독은 겸손하였다.

그 같은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우리가 "더욱 더"를 취급할 때 비교의 왼쪽에 두었던 아담 안의 진리와 얽혀 있는 것이다. 그는 이미 죄와 죽음의 세계 한가운데 계시며 그 세계는 우리의 힘과 지식으로는 그 경계선을 우리로서는 넘지 못할 닫힌 원이다. 그 세계에서 그리스도는 이미 왕이다. 그러나 매우 낮아지신 모습으로 그렇다. 이미 그는 아담의 비참한 권리를 의문에 붙여 아담이 자기의 특출한 진리를 그리스도를 거슬러 타당시키며 그것을 대표하지 못하게 한다.(Q,27)

이제 둘은 한 질서주에서 존재한다. 그리스도의 실존이 죄로 덮힌 아담의 실존에서 왕이므로 그 빛은 빛나게 된다. 하물며 이 빛이 본연의 실존영역에서는 더 밝게 빛나는 것이다. 다시 독일의 예를 들어 보자. 독일이 합해지자 가난한 동독을 부유한 서독이 빚진 것을 갚고 그들을 구원 시켰으므로 서독은 부강을 과시했다. 이런 국력이 서독 내에서 실현된다면 서독의 국력은 더욱 더 선진국의 선두로 발돋움할 것이다. 이 질설주의 원칙이 바로 '화해'이다.

2)화해된 시기와 그리스도의 위치

바르트는 두 실존영역을 뚫는 길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으로 설명한다. 그리스도가 고난받고 십자가에 죽음으로 이 순간부터 화해이다. 즉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두 영역을 통하게 하는 길로 '화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고난받으시고 죽고 매장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잊어서 안될 그 일을 잊었다. 곧 그것은 우리가 화해받는 일이 일어난 그 순간에 있었고 또 우리의 화해가 여기서 필연적으로 참되게 일어났다는 것 때문에 마찬가지로 현실적이고 타당하다.(Q,30)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가 되었지만, 하나님은 진노 가운데 계셨고, 인간은 화해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죄속 상태에서의 화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화해의 관계는 인간에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쪽에서 한 것이고, 좌(左)쪽 보다는 우(右)쪽에 더욱 우월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 화해의 관계는 그리스도의 부활로 더욱 더 빛을 발하게 된다. 부활로 인해 과거의 죄로 어둠에 있어야 할 아담과 인간이 이제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졌다. 부활한 그리스도가 죄인, 포로, 홀로된 자 등 아담의 영역에 속한 실존들 가운데 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죄된 죽어가는 사람들, 정죄받고, 포로된 사람들이 홀로 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가 그 한 가운데 있고,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요 두 강도 사이에서 십자가에 달린 분, 자유로운 순종에서 자신을 아담과 그 자손들, 또 후손들과 동일시하고 그들과 단 한번 철저히 자신을 동일시한 분이 그들 한가운데 있다. 부활하신 이는 또한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이고 아담의 죄를 나누어 가진 사람들을 자신과 동일화하신 분이다. 이것이 그의 빛이 그같은 깊이에까지 비쳐 오는 이유다. 이것이 그 빛이 죄인들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그들을 위해 간섭해 오셨던 그 사람들로 나타내 주시는 이유다.(Q,33)

3)원본과 복사본

바르트는 그리스도가 죽고 부활하심이 아담으로 인한 심판과 저주가 끝을 맺었다고 한다. 이 끝은 그리스도가 죽고 부활하신 그 순간부터 미래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과거에서도 적용이 되었다는 의미로서의 끝이다. 즉 논리상 불일치의 말같다. 왜냐하면 아담은 오실 이의 표상이었다.(14절) 실존영역에서 아담이 먼저였고, 후에 그리스도가 오셨다. 그러나 바르트는 둘째 차례가 앞서고 첫째 차례가 나중이라는 것으로 설명한다. '더욱'이란 말에서 따져 보면 죄의 실존 영역이 은혜와 생명이 되는 주종을 이루는 것이다. 이 관계를 바르트는 앞에 것은 단지 복사본에 불과하므로 실존 영역에서도 근원적인, 본질적인, 내용적인 면에서는 복사본인 아담보다 원본이 되는 그리스도가 앞선다는 것이다. 이 질서의 관계성에서 인간은 아담보다는 그리스도의 관계성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 공동 소속의 사실 안에 불일치가 있다. 왜냐하면 둘째 차례에 오는 그리스도가 사실은 첫차례에 있고, 처음에 오는 것같은 아담이 사실로는 둘째의 차례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 하나와 여럿 사이의 관계가 근원적으로 있고 아담 안에서는 그 근원적인 것의 복사가 있을 뿐이다. 우리의 아담에 대한 관계는 사실에 있어서는 우리의 그리스도에 대한 관계에 의존한다.(Q,35)

6단락 : 13,14,20절 - 두 실존에 대한 율법의 관계

13,14,20절을 통하여 바르트는 아담과 그리스도 사이에 율법을 설명하고 율법에 따른 그리스도의 실존을 재해석한다. 바르트는 예수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에 대해 주어진 하나님의 율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순종한 완전한 유대인이라고 한다.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인이 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선택이었고, 이스라엘에서 율법에 복종하고 고난과 죽임을 위해서 자신 스스로 유대인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메시야가 되었고, 어느 유대인도 하지 못한 것을 행함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이스라엘이었을 뿐만 아니고 그는 이스라엘이 되기를 스스로 선택하고 율법에 복종하고 그 죄를 고소받고 유죄를 확신하였던 이스라엘이 되기를 택했다.(Q,46)

스스로 율법에 자유로 순종함으로써 그는 그것을 완성하셨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의 죄와 징벌을 자신의 몸에 짊어지시기 위해서, 그리고 이스라엘 안에 있다고 드러나고 모든 사람들에게 속한 감추인 죄와 감추인 저주를 짊어지시기 위해서, 율법에 복종하신 것이다. 그가 유죄판결을 받고 죽임을 당할 때 그 죄와 징벌을 자기에게 짊어진 것이며 그것은 그가 그런 것을 짊어지고 또 사람들에게서 죄와 징벌을 제하신 것은 하나님의 아들로서였다. 이것은 다른 유대인이 하지 못한 것이며, 그가 그만이 행한 무엇이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유대인으로서 "유대인의 왕 나사렛의 예수"로서 행하신 그의 업적이다. 이것이 죄가 그렇게 많은 곳에 바로 은혜가 더 많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거기서 "아담의 범죄와 같은 것"으로 밝히 계시되었다.(Q,47)

(필자주:여기서 말하는 율법은 하나님이 주신 최초의 율법이고 이스라엘이 변형하여 지켜온 율법이 아니다.)

바르트는 그리스도가 죄인으로 정죄받고 죽음을 당하는 것이 좋은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세상에 나타나므로, 은혜가 죄로 완전히 덮으므로 세상에서 모든 죄가 제거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죄까지 말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보낸 예언자, 선지자, 율법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증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자 방법인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이 하나님의 뜻으로 세상에 증거하는 마지막이 되었다는 것이다.

역사의 마지막에서 율법 아래에서 지어진 그들의 역사의 주제였던 하나님의 뜻과 사람의 뜻 사이에 대립이 생긴 최후의 증거를 나타냈다는 것이 참이다. 만일 은혜가 넘치고 죄와 죽음이 세상에서 제거된다면 그리스도는 죄인으로 정죄받고 죽임을 당해도 "좋았다". 만일 하나님이 사람을 죄와 죽음에서 구함으로써 그에게 자비를 보이게 되었고 동시에 그가 자기 자신의 의를 사람의 창조자와 주로서 찬양할 것이었다면 그는 사람을 위하여 개입하고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스스로 죄인으로 저주받고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해도 "좋았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일어난 일이며 그것이 어떻게 그에게서 은혜가 죄보다 더 크게 되었는가를 나타내 준다.(Q,48)

13,14,20절로 바르트는 이 단락에 대해 결론 짓기를 인간은 하나님을 거절하였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인간은 여전히 아담의 영역 속에서 죄를 짓는 실존으로 남고, 은혜와 접촉하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셨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거부해온 인간을 포섭하셨다. 이것은 율법을 받은 이스라엘 만이 아니다. 율법에 관계없어 보인 이방인들에게 까지 관계한다. 앞서 말한 것 같이 하나님 쪽에서 길을 여셨다. 율법으로부터 나온 그리스도와 아담의 관게를 바르트는, 아담은 그리스도를 거부하지만 그리스도는 아담을 포섭하므로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인간들과의 관계가 그리스도 것이 더 본질적이므로 아담을 그리스도의 증인, 모형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아담은 그리스도를 제외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아담을 포섭한다. 아담은 그리스도가 되지 않지만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임을 그만두지 않고 또 실제로 그가 바로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동시에 아담이 된다. 또 그리스도가 이같이 자신을 아담의 죄와 또 아담의 죽음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죄인인 아담은 화해자 그리스도에 대한 증인, "장차 올자의 모형"이 된다. 율법이 말하는 바를 아는 것은 도리어 아담이 그리스도에게 종속한다는 가장 강한, 또 바울에게는 가장 결정적 증거이며 우리의 아담에 대한 관계는 우리의 그리스도에 대한 관계보다 덜 본질적이다.(Q,56)

(필자주:이 부분에서 우리가 특히 바울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바울은 무엇보다도 이방인의 선교를 중심을 삼았다. 또한 이를 위해 하나님께 부름받고 실천하였다. 바울의 저서들은 이방인 선교에 촛점이 맞춰진다. 여기서 율법을 바울이 논할 때 율법, 아담, 그리스도의 관계가 유대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즉 모든 인류에게 촛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7단락 : 로마서 5장에 대한 바르트의 결론

바르트는 로마서 5장을 보면서 전반부(1-11절)는 예수 그리스도와 믿는자들에만 의미가 부여되자만 후반부(12-21)은 신자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을 대상으로 바울은 전개하였다고 본다. 바르트는 그리스도의 업적을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그리스도의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압도하고 그들을 포섭하는 무엇으로 제출된다. 그리스도의 본질은 객관적으로 인간본성을 조건짓고 그리스도의 업적은 모든 사람의 생과 운명에 객관적 구별을 짓는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은혜가 그를 위해 넘쳐 흘러 그들에게 용서와 의롭다 인정함을 주시고 그들 앞에 하나님과 더불어 살 희망을 열어 주었다.(Q,57-58)

끝으로 바르트는 아담과 그리스도의 비교 관계에서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말하고 인간과 두 인간실존과의 관계에서 아담이 먼저 실존으로 왔지만 나중이 되었고, 그리스도가 후에 실존으로 보내어졌지만 먼저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15,17절의 '더욱'이란 단어로 두 실존을 구별하고 행위의 결과는 다르지만 행위의 통일성은 이루고 있다고 본다.

15-17절의 "더욱 더"는 이 구별을 표시한다. 그것이 고려되는 곳에서 아담과 그리스도 사이의 동일성 가운데 잔재는 하나와 여럿이 두 쪽에서 통일을 이루고 그의 행위와 그들의 행위가 통일을 이룬 것이다. 이 통일 가운데서 그리스도는 아담과 같이 사람이다.(Q,61)

맺 음 말

바르트의 기독론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본 교재 '그리스도와 아담'은 인간과 하나님과의 화해자로서 그리스도를 증명하고 있다. 사실 본 교재는 아담과 그리스도를 서로 대비시켜 그 관계성과 종속성, 일치와 불일치를 설명하면서 사실은 그리스도론에 입각해서 저술한 것이 아니고 인간의 참 본성을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아담과 그리스도를 놓고 어느 쪽이 인간의 참 본성을 제시하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므로 바르트의 그리스도론 보다는 인간학을 연구하는 데 더 많은 참조가 될 것이다. 그렇다 하여 그리스도가 전혀 배제 되지는 않는다. 위에서 증명되어 지는 관계성에서 분명히 그리스도는 말하여졌고, 죄와 인간과 아담과 그리스도가 서로 연관되어 그리스도를 설명하였다. 나름대로 바르트가 '그리스도와 아담'에서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을 간단히 정리하려고 한다.

죄인된 인간과 하나님이 화목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의 의로우신 판단이 인간들에게 희망을 가지게 한다. 하나님의 결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위되었다. 고로 죄로 고통받고 수치당하던 우리가 은혜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예수 그리스도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 사랑은 인간이 받으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방적으로 베푸신 사랑이다. 이사랑으로 인간과 하나님은 화목하게 화평하게 되었다. 바르트는 로마서 5장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화목케 하는 그리스도이다. 죄지은 인간과 하나님과 관계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였으며, 그는 화목시키기 위해 죽어야 했고, 순종해야 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율법(계약)으로 인해 죽어야 했다.

아담과 그리스도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약속의 전주곡이다. 그 약속은 아담의 실존영역에 있어야 하는 인간과의 화해였다. 약속의 전주곡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고, 그가 고난과 죽임과 부활의 영광으로 이제 인간 안에 우뚝 선 것이었다. 바르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적 신실성을 많이 말하였다. 아담과 그리스도의 대비관계에 세워 실존영역에서 먼저였던 아담과 나중이라고 말하는 그리스도를 비교하면서 확연히 그리스도의 우월성과 아담이 먼저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먼저라는 본질적, 근원적, 내용적 우월성을 거듭강조하며, 참 인간의 본성은 아담에서가 아닌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발견하여야 한다고 하는 논지가 주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