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대한조직신학적이해

죽음에 대한 조직신학적 이해

1 . 여는말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히 9:27)고 성경은 엄격히 선언한다. 그럼에도 죽음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자들과 또한 죽음을 세속화된 의미로 해석하는 자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있으며 또한 진리로부터 오도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렇게 영적으로 혼미한 상황에서 죽음에 대한 성경적인 입장을 제시한다는 것은 너무나 절박한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변증적이며 소극적인 차원에서의 논의와는 달리, 적극적이며 선포적 차원에서도 죽음의 문제는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믿는 자들에게 있어서의 죽음이란 은혜의 상태(Status gratiae)에서 영광의 상태(Status gloriae)에로 나아가게 하는 소망의 관문인 동시에 그러면서도 그곳에 이르기까지는 은총 안에서 믿음의 경주가 요구되기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과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까닭에서이다. 이처럼 신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죽음의 문제는 대개 '개인적 종말론(individual eschatology)'이란 제목 아래 다루어진다. 그러나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죽음이란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다중적 개념이다. 따라서 죽음의 총체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개인적 종말론'이란 교의학적 범주를 넘어, '일반적 종말론(general eschatology)'과 연계시켜 논의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해석이 우주적 종말론의 지평에로 넓혀질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또한 시원적(始原的) 지평과도 연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작이 없는 종말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죽음에 대한 사실 이해와 그것에 대한 의미해석은 '창조-타락-구속'이란 성경의 틀 속에서만 올바로 이해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짧은 글에서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건이면서 불신자들에게는 두려움의 과정이요,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소망의 관문인 죽음의 문제를 성경적으로 규명하면서 그것에 내포되어 있는 구원사의 의미를 찾는 일에 관심의 초점을 모으려 한다. 이제 주제를 논의하고 개진함에 있어서 '특별계시 의존신앙'을 우리의 신학원리로 삼고, 성경의 관련 자료들과 여러 교리사적 유산들을 살펴보면서 죽음의 본질과 그 신학적 의미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2. 죽음은 자연적인 현상인가

죽음의 원인에 대한 신학자들의 해석은 결코 한 목소리가 아니다. 우리의 눈을 잠시 교리사의 지평으로 옮겨 살펴볼 때 거기 서로 다른 줄기의 흐름을 발견하게 된다. 죽음의 원인에 대한 전통적인 교회의 입장은 죽음이 죄로 말미암았다는 것이다. 주후 5세기경의 펠라기우스(Pelagius) 같은 인물조차도 죽음이 죄로 말미암았다는 사실만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의 제자요, 펠라기안파의 주도자격인 켈레스티우스(Celestius) 같은 사람은 죽음을 하나의 자연적 현상으로 해석하였다. 즉 유한하게 창조된 아담은 그의 죄와 상관없이 죽음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종교개혁 시대의 합리주의자들인 쏘시니안파도 켈레스티우스와 매우 유사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경향을 가진 최근의 신학자들로는 칼 바르트(K. Barth)나 라인흘드 니버(R. Niebuhr)등을 들 수 있다. 죽음에 대한 이같은 해석들은 고금을 통해 산재해왔다. 여하튼 죽음에 대한 이들의 공통적인 관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육신적인 죽음은 죄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에 속하며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죽음이란 그 본성상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이 과연 성경 자체의 증거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성경 자체의 증거들을 조심스레 들어보아야 한다.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성경은 죽음을 철저히 죄와 연관시키고 있다. 죽음은 죄의 결과이며 타락으로 말미암아 덧붙여진 것이지, 창조질서에 고유하게 속하는 본래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죽음이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부자연스런 것이라고 성경은 단언한다. 이제 이와 같은 사실들이 과연 그러한지 성경의 구체적인 본문들을 통해 확인해 보려고 한다. 성경은 죽음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 여부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창2:17). 이 본문은 성경에서 죽음에 관해 언급하는 최초의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는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하게 죽음이란,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불순종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의 죽음은 단지 육체적 사망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창세기 2장 17절에 나타나는 '죽는다'는 의미의 동사 'muth'는 일차적으로 육체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범죄한 아담에 대해 하나님의 형벌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3:19)고 한 것이다. 그러나 사망은 육신적인 죽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성경은 영적인 죽음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은 영적인 사망 상태에 있다는 말과 같다. "범죄하는 영혼이 죽으리라"(겔 18:4, 20)는 에스겔서의 말씀은 문맥 속에서 볼 때, 영적인 죽음이나 영원한 죽음을 가리킨다. "만일 그 죄인이 자신의 사악한 길에서 돌이킨다면, 살고 죽지 아니 하리라"는 말씀이 문맥 속에 이어 나오는 것을 보면(21∼22절) 그 점은 확실하다. 또한 신자나 불신자나 누구를 막론하고 육신적인 죽음을 경험한다는 사실로부터 추론 해볼 때, 여기서의 죽음은 분명히 육신적인 죽음일 수 없다. 그리고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6:23)고 한 바울의 표현 가운데 사망과 대조를 이루는 말, 영생은 그것의 짝인 사망의 성격을 규정한다. 여기서의 사망이란 육신적인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사망임을 가리킨다. 여하튼 그 어떤 종류의 사망이든간에 그것이 죄로부터 왔다는 사실은 변개치 못할 성경의 진리다. "이러므로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

1 . 여는말

한 개인의 죽음이란 주제는 성경신학에서 가장 방치된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구약신학의 고전으로 알려진 폰 라드(von Rad)의 「구약신학」에는 "죽음"에 대한 항목도 없고, 아이크롯트 역시 "죽음"은 생략한 채 "음부의 세계"에 대해 그의 구약신학 제 2권에서 잠깐 다룰 뿐이다(210∼230쪽). 가장 최근에 편집된 구약신학 책으로 1930∼1990년 사이에 있었던 20세기 주요 신학자들의 글 모음집 The Flowering of Old Testament Theology 에서도 24명의 신학자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503쪽에 걸쳐 소개되지만 개인의 죽음을 다룬 글은 하나도 없었고 죽음이란 단어가 두 번 사용되었다. ' 죽음의 주제에 대한 무관심은 구약신학 뿐 아니라 신약신학에도 마찬가지이다. 헤르만 리델 보스(1977)나 조지 래드의 신약신학에는 죽음이 나타나지 않으며," 루돌프 불트만의 신약신학에서는 죽음이 오직 3쪽에만 나타난다. " 그것도 죽음을 독자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고 "죄와 죽음"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다(246∼48쪽). 따라서 우리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성경 신학을 쓰는 기분으로 이 주제를 다루게 된다. 필자는 "성경에 나타난 죽음"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구약성경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과 부활을 전체적인 구도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죽음은 그만큼 두드러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약의 죽음은 구약의 흐름 속에서 다루려고 한다. 또한 구약성경의 죽음을 올바로 이해하기 일해 먼저 고대 근동 아시아 배경을 살피려고 한다. 그 이유는 먼저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사상과 관점들은 대부분 그 고대 근동아시아의 문화와 종교적인 배경 속에서 제시되고 있으므로, "죽음"의 문제도 그 배경 속에서 "비교와 대조"를 할 때 보다 선명한 관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에 관한한, 한국의 문화적 · 종교적 배경은 고대 근동 아시아의 것과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성경을 고대의 배경 속에서 볼 때, 성경의 말씀을 우리의 배경 속에서 더욱 밝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고대 근동 아시아의 죽음관을 총체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 논문의 범위를 넘어가는 것이므로,그 중심된 특징을 둘로 나누어서 제시하고자 한다. 즉 첫째, 죽음 앞에서의 불안과 둘째, "죽음 이후의 세계와 존재를 신성화하는 것"이 고대 근동 아시아와 애굽 사람들의 중심특징으로 나타난다.

2. 고대 근동 아시아의 배경

1. 죽음의 공포 앞에 터는 인간 : 길가메쉬 서사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ueb-ler-Ross)는 「On Death nad Dying"에서 죽음을 맞는 다섯단계를 고립, 분노 타협, 우울, 순응의 단계로보았다.

미이라로 만들고 그를 신으로 1라밋에 안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의 사람들은 죽음의 신 오시리으가을 믿었기 喇문에 오시리으:했다.

내 머리는 내 목에서 분리되지 않고, 내 혀는 없어지지 않으리라. 내 머리털은 잘려지지 않고, 내 눈썹은 밀리지 않으리라. 보기 흥한 내 상처가 사라지리라. 내 몸은 강건하고, 이 땅에서 썩거나 부서지지 않으리라.

바로의 이 염원 배후에 애굽인들이 그들의 왕과, 왕가의 사람들을 미이라로 만드는 배경이 깔려있다. 미이라를 만드는 작업은 약 두달에 걸쳐 이루어진다. 죽은 바로를 침상에 눕히고 먼저 쇠 갈고리를 코로 넣어 뇌를 다 제거한다. 이 일을 집행하는 자는 아니부스(Anibus)라는 신으로 여겨졌다. " 그 후 내장을 드러내고 시체를 천연 탄산소다 가루(natron powd-er)에 둔다. 60일이 지난 후 시체를 씻고 침엽수(특히 참나무) 진으로 바르고 싸맨다. 그후 여러 주술적인 말을 통하여 "시체가 지하에서 부패하지 않도록 한다. "'B왕과 오시리스를 따르는 모든 자들은 영생과 행복을 누리고 완전한 몸을 갖고 살 것을 믿었다. 왜냐하면 오시리스가 죽음을 정복하고 죽음에서 부활하였으며 모든 사지가 완전한 몸으로 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고대 근동의 사람들은 조상숭배를 열심히 하였다. 죽은 자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부지런히 공급하였다. 죽은 자들에 대한 이런 극진한 태도는 생전의 갈등 관계를 해소하는데 물론 사용되었을 것이다. "'구약성경의 백성들은 그 이웃에 이렇게 편만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은 자의 신성화를 어떻게 극복하였을까 ? 이 배경을 가지고 우리는 이제 구약에 나타난 죽음을 살펴보자.

m. 구약성경의 죽음관

1. 죽음의 용어

우리의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우리는 한 사람이 죽었을 때, "그분은 돌아가셨다"는 말을 하고, 그리스도인들은"소천했다", 불교인들은"황천에 갔다"고 말한다. "돌아간다"는용어는 어느 문화권에나 나타나는 것같다. 바벨론 사람들은 저승을 "돌아오지 않는 땅"(Akk.ertset la tan, land ofno return)으로 표현하였다. " 메소포타미아의 사람들은 죽은 자들이 성과 망대와 문이 있는 성에서 산다고 생각하였고, 그 성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고 믿었다. "구약성경 속에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용어들이 나타난다. 창세기 3장 19절에서 이미 "흙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이 나타났다. 인간이 원래 만들어진 소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a-dam)은 원래 "땅"(adama)의 "흙"(spa.)으로 만들어졌다"(창2:7). 이제 그는 "혼으로 돌아간다". 사람은 한평생 생존을 위해 싸우지만, 결국 한줌의 흙이 되고 말 것이다. "땅" 혹은 "흙"은 "인간의 요람이요, 집이요, 무덤이다" (Jacob). "너는 흙이니 혼으로 돌아가라"는 표현은 성경의 여러 곳에서 다시 반향되고 있다(욥 10:9; 34:15; 시 103:14; 전 12:7 등). 시편 90편이 이 점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하였다.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나이다"(3절). 즉 죽음이란 생기가 끝나고 목숨이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인 혼(neb-hash)은 하나님께 돌아간다고 한다(전 12:7). 죽음은 혼이 떠나는 것이다(창35:18; 왕상 12:21; 마10:28 참조). 욥기 13장 19절에 따르면, 죽음은"기운이 끊어지는 것(gawa )"이다. " 동일한 표현이 아브라함의 죽음에 나타난다. 아브라함은 "향년이 일백 칠십 오세라. 그가 수가 높고 나이 많아 기운이 진하여(gawk, "expire, breathe on-e's fast breath")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창25:8). 아브라함은 175세로서 좋은 노년을 보내고(good o脚 쯧辯) 자연스러운 즉음을 맞이한다. 여기에서 새로운 표현은 "자기 열조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것은"조상에게로 돌아가다"(창 15:15)와 같은 표현이다. 사사기 2장 10절에서도 "그 세대 사람도 다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다"고 말한다. 이 표현은 이 세상을 떠나고 장사된 후 앞서간 친구, 조상들과 다시 만난다는 것을 뜻한다. "장수하다가 기드온(삿8:32), 다윗(대상29:28)에게 적용되었다. 여호수아는 임종을 앞두고 "나는 오늘날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간다'"(수23:14)고 말하며, 다원은 '脚가 이제 세상모든 사람의 가는 길로 가게 되었다"(왕상2:2)고 말한다. 앞에 있는 "온 세상이 가는 길"과 "온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이 같은 의미인 것을 알 수 있다. 죽음에 대한 가장 멋있는 표현은 아무래도 전도서 12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서는 죽음을 "사람이 자기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자들이 거리로 왕래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죽음을 노래한다(6-8절 ).

은줄이 풀리고 금 그룻이 깨어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어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어지고 홀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2. 죽음에 대한 태도

1 ) 죽음에 대한 분노와 공포와 불안

이미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본 것처럼 고대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 그러고 초면◎ 반음을 나타내었다. 성경에도 동일한 감정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아말렉의 왕 아각은 사무엘 앞에 나을 때, "진실로 사망의 괴로움(the bittemess ofdeath, RSV)이 지났다"고 말한다(삼상 15:23). 아각은 깊은 죽음의 고통과 왕이 포로가 되어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것에 대해 쓴마음

을 갖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죽음에 대해 가 그는 그의 아들 압살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받기를 거절하며,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압살롬아 내가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하며 비통하게 운다(삼하 18:33). 야곱도 자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옷을 찢고 굵은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도록 아들을 위하여 애통하니"(창37:34). 그리고 그는 모든 위로를 거절하며, '내가 슬퍼하며 음부에 내려 아들에게로 가리라"고 말한다(35절). 시편의 한 시인은'脚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공포, the terror ofde-ath, RSV )이 내게 미쳤나이다"고 그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55:4).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심으로 "사망의 고통"(the pangs of death, RSV)에서 풀려났다고 말한다(행

1 . 출발점

죽음'은, 그것이 노쇠로 인한 자연적인 것이든, 암이나 에이즈 등 무서운 질병으로 인한 것이든, 혹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한 것이든, 우리 모두에게 슬픈 것이요, 고통스러운 것이요, 그리고 두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이 땅에서 영혼과 육체를 가진 전인(全人)으로 살아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자신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자아(自我)의 분리를 가져올 뿐만 아니鱁』 또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가족이나 소속된 단체로부터, 그리고 우리가 쌓아 놓은 모든 부(富)로부터 단절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라도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또, 전혀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히브리서 기자는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전도서 기자는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전 3:2), 그리고 바울은"너희는 죄로 인해 죽을 몸을 가지고 있다"(롬6:12)라고 각각 말하면서 죽음의 불가피성을 다같이 선언하고 있다 (참조 요6:49, 58). 이처럼 성경은 사람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죽음이 인간에게 본래적인 것이며, 따라서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것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죽음은 극복되어야 하는 것이며, 또 극복되는 것이며, 또한 장차 완전히 극복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의 계시적 사건(갈1:12, 16핀전15:8; 9:1)에 접한바울은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라고 하면서 인류 최대의 적인 죽음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신자들에게는 이미 극복되었을 뿐만 아니라(고전 15:57判후 1:10), 또한 장차죽음 그 자체까지 그리스도에 의해 완전히 멸망될 것을 확신있게 선언하고 있다(고전 15:26). 계속해서 바울은 마지막 원수인 죽음의 권세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정복되고 완성된 하나님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침으로써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역사를 모두 이룬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고전 15:24∼26;참고 계 20:14). 이와같은 바울의 증언은 우리에게 두가지 사실을 일깨워 준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그의 사역은 바로 죽음 자체를 정복함으로써 인간을 죽음의 권세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며, 둘째, 하나님나라의 성취는 필연적으로 죽음의 정복과 비례한다. ' 즉 하나님나라가 임재하는 곳에 비로소 죽음에 대한 정복이 가능한 것이다.

n. '죽음', '하나님나라',그리고예孝

복음서에 따르면(마 11, 눅7장), 옥(獄)에 갇혀있던 세례 요한이 예수의 행한 소문을 듣고 자기의 제자 둘을 예수께 보내어 "오실 그이(메시야)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까"(눅7:20)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마도 세례 요한이 가지고 있었던 유대적 메시야 사상에 비추어 볼 때 들려오는 나사렛 예수의 사역은 그에게 이와같은 의아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 같다. " 이와같은 질문을 받고 예수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고하되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등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눅7:22;참조 마 11:5)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사역을 간단 명료하게 요약한 이와같은 예수의 말씀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 '을 예수 자신이 친히 자신의 메시야적 인격과 사역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예수의 사역이 죽음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복음서 첫머리에서 예수의 등장과 함께 언급된다. 예를들면 마태복음 저자는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되었도다"(마4:16)라는 이사야 9장 1절의 말씀이 예수의 등장을 통해서 성취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역시 눅 1:79). 그런데 우리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사실은 마태복음서 기자가 메시야의 사역을 알려주는 이사야 9장 1절의 인용에 이어서 곧바로 예수의 첫번째 설교인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마4:17)를 소개하고 있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마태도 예수를 통한 죽음의 정복과 하나님 나라의 실현은 서로 나뉘어 질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예수 당대의 유대 사상으로 돌아가 보면 유대 사상에서 이미 오실 '메시야','죽음의 정복', 그리고 '하나님나라'가서로 뗄래야 텔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약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 유대 사상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죽음 문제가 영원히 해결될'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죄와 율법이 지배하는 이세상에서는 죽음이 모든 인간을 지배한다 해도 오는 세상, 곧 약속된 메시야가 올 때 그 메시야를 통하여 죽음이 정복되고 그리고 영원한 하나님나라가 실현되는 것이다. 「 따라서 예수께서는 세례 요한에게 자신을 통하여 죽은 자가 살아난다고 말씀하신 것은 그 자신이 구약과 유대 사상에서 약속되어 졌던 그 메시야라는 선언일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론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것은 하나님나라가 이미 현존(現存)하고 있다는 선언으로 보아야 한파." 이런 점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공사역을 시작하면서 선포하신 "때가 이미 찼고, 하나님나라가 이미 왔다"(막 1:14)라는 말씀도 한편으로 예수의 메시야적 자아계시의 일 뿐만 아니라 죽음이 극복되어 오는 세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말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여기서 우리는 죽음과 하나님나라가 다같이 왜 예수의 메시야적 인격과 사역에 의존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갖게 된다. 이 문제는 결국 우리에게 '죽음'과 '하나님나라'의 성경적 개념을 파악할 것을 요구한다. 성경은 죽음을 자연의 필연적인 과정으로 규정하기보다 근본적으로 피조물인 인간과 창조주이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생(生)과사(死)는 자연(自然)에 속한 중립적인 것이거나 혹은 인간 자신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와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신 30:15∼20;겔 18:18,31;눅 12:20;마 10:28)'".창세기 2장 17절은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께서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불순종하여 범죄할 때 그 결과 죽음이 인간에게 찾아 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참조 창3:19). 신약에서 바울은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그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으며,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제각기 죄를 지었으므로 또한 모든 사람에게 사망이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다(롬5:12). 다시 말해서 사망은 창조에 있어서 본래적인 것이거나 혹은 하나님의 주권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의 계명을 불순종하여 창조주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스스로 포기한 그 결과로 왔다는 것이다(시 73:27;롬6:23; 7:5;고전 15:56;약 1:15). " 예수도 탕자 비유에서 아버지 곁을 스스로 떠난 아들을 '죽은자'로 규정하고 있으며(눅 15:24,32), 바울도 하나님을 떠난 인간을 '허물과 죄로 죽은 자'로 규정한다(엡 2:1, 2). 요한도 인간의 생사(生死)는 인간존재의 갈림길이 되며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지고 계신 예수(요 14:6;계1:18)에 대한 반응 여하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요5:24; 8:51; 11:25). " 이러한 사실은 결국 인간에게 죽음은 비븐래적인 것이므로 인간이 언제든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할 때는 다시 극복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 즉 인간에게 죽음이 아무리 무섭고, 두렵고, 피할수 없는 것이라하더라도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가 회복되면 이 죽음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죽음이 하나님과 관계에서 이해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설명되고 있다. 즉 성경에서 하나님니 리 ◎ 근턴 적으로 지 아 사탄◎ 세력 .5 로 말미암아 인간과 이 세계와 창조주 하나님 사이에 깨어지고 분리된 관계가 올바로 회복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으로 말한다. 우리는 하나님나라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인 영역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우선 하나님나라를 하나님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나라는 근본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 미치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통치를 가르키기 때문이다. 1「. 예수께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다"라고 선언하신 것도, 세례 요한이 죄사함을 위한 세례를 베푼 것도, 그리고 예수께서 당대의 유대인들이 기대하는 당시 이스라엘을 위한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신 것도 이런 면을 보여준다. 더욱이 우선적으로 천국 복음을 전파하고 죄인들을 찾아 나서며, 병자와 죽은 자를 살리시면서 친히 '脚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눅5:32;참고 막2:17)라고 선언하신 것도, 글리고 눈멀고 벙어리된 자를 사로잡고 있던 귀신을 그 사람으로부터 쫓아낸 다음 '瑞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 하였느니라"(마12:28)라고 선언하신 것도 이 입장을 지지하는 구절들이다. 특히 바울이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旦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니라"(롬 14:17)라고 강조한 것도 모두 이 점을 입증해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편으로 죄와 죽음은 마치 동전의 뒷면과 표면처럼 서로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죄 문제 해결없이 죽음의 문제 해결도 없다는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 죄와·죽음의 해결없이는 하나님나라의 현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점은 바울이 로마서 8장2절에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을 죄와 사망의 법과 서로 반위 관계에 두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그런데 문제는 자연인 인간은 인류의 시조 아담 이후 죄를 지어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할 수는 있어도 죄와 죽음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바을은 인간이 율법의 행위로,즉 그 자신의 그 어떠한 자력적인 노력으로 의로워질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갈3:10, 11;3:20). 인간이 율법을 통해서 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율법은 인간을 사망으로 몰아 간다고 말한다(롬7:9).'" 바희이 점에서 우리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고 하나님나라를 소유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m. '죽음의 죽음'으로서

애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하나님나라

이미 우리가 살펴 본대로 죄의 정복, 죽음의 정복,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 실현은 서로 병행한다. 죄가 정복되는 곳에 죽음이 정복되며, 죄와 죽음이 정복되는 곳에 또한 하나님나라가 실현된다. 그런데 신약은 죄와 죽음의 정복 및 하나님나라 실현은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거듭 천명한다. 복음서에서 예수는 공 사역 기간 동안 계속해서 하나님나라를 전파하셨으며, 죄사함을 선포하셨으며 (마9:2∼6;막2:3∼11;눅5:18∼24), 죽은 자들을 살리셨다(눅 7:11 ∼16;마9·18∼26;요: 11:1∼45). 그러나 복음서를 유심히 살펴보면 예수께서 그 자신의 성 금요일 이전의 메시야적 사역에서 하나님나라의 현림(現臨)과 죄사함과 죽음의 정복을 이미 선언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용서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죄와(막 10:45) 아직도 도래되지 않는 미래적인 하나님나라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사실이다(마7:21; 25:34;막 13欲눅24:45∼47). 그리고 이것들을 자신의 임박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연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발견할 수 있다(눅24:26鳶 1:6;요 1:23, 24). "다시말해서 예수 자신의 십자가의 죽음은 많은 사람의 죄를 대속하기 위함이라는 점(막 10:45; 14:24)과 그리고 그의 부활을 영광스러운 하나님나라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사실은 예수의 십자가와 죽음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는 바울을 위시한 여러 신약 저자들의 글에서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그 자신의 죄로 인한 죽음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죄때문에 정죄 당하신 것이며(고후5:21;롬8:3;갈3:13), 우리 죄를 대신하여(고전 15:3;갈:4힉 10:12), 우리를 위하여(롬 5:8;고후 5:21;갈 3:13;엡 5:2;딛 2:14;벧 전4:1;요1서 3:16), 혹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롬8:32桑후5:14찐전 2:6) 당하신 죽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 그리고 그의 부활도 우리의 의를 위한 것이며(롬4:24),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모든 자들에게 부활을 보증해 주는 첫 열매라는 것이다(고전 15:20∼22). 이 뿐만 아니라 예수는 부활을 통하여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졌으며(마28:18), 모든 정사와 권세와 능력과 주관하는 자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엡1:20;빌 2:10). 그리하여 그는 우리를 혹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어 옮길 수 있는 나라를 확보하게 되었다(골1:13)라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을 정복하시고 생명과 썩지 아니할 것을 확보하셨기 때문이다. 1'1 그는 하나님나라의 적대자로서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마귀를 제거하셨다(히 2:14).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우리를 위한 죽음과 부활이며, 그의 죽음이 죽음 자체의 정복이며(고전 15:26),'" 흑암의 권세를 잡은 자 마귀의 정복이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회복하는 것이며,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을 다 통일하는 것이며(엡 1:10), 만물의 으뜸이 되는 것이라는 점(골 1 :18)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종말론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 자신의 개인을 위한 죽음과 부활이 아니라 역사의 마지막에 모든 사람이 당하게 될 그 죽음과 부활을 미리 앞당겨서 당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통하여 자기 백성들이 그들의 죄로 말미암아 역사의 마지막에 당하게될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심판을 그들을 대신하여 미리 앞당겨 당하셨다. " 바울이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사망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왕노릇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은 자들이 한 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 안에서 왕 노릇하리 로다"(롬5:17), "이와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자로 여길지어다"(롬6:11)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N. 현재와 미래로서의 '이미'와 '아직'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한 종말론적인 죽음을 죽으시고 또한 종말론적인 부활을 하셨기 때문에 성경은 이제 복음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되는 자는 누구든지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부활하였다(롬6:5,8;골2:·10린후2:11). 그러나 또 한편으로 아직도 우리는 몸의 완전한 구속을 기다리고 있으며(롬8:23), 아직도 장차 나타날 영광과(롬8:17),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전 15:49). 우리는 죽음과 하나님나라 문제 와 관련하여 신약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이 '이미'와 '아직'의 의미를 지나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왜

냐하면 이 '이미 '와 '아직 '은 불신자와 다른 크리스찬의 존재의 특성을 밝혀줄 뿐만아니라 크리스찬의 삶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도 우리는 먼저 신약이 강조하고 있는 '이미 '의 의미를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가 '아직'에 근거하기 보다 오히려 '아직 '이 '이미'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신자가 장차 주님과 함께 있게 될 때 주어질 그 영광스러운 영생과 하나님나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신자에게 이미 영생과 구원과 하나님나라의 축복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말론적인 죽음과 부활 사건을 통하여 신자에게 할당되어진 '이미 '의 축복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임을 바로 알고 그 축복을 먼저 누릴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때 신자는 비로소 '아직 '의 의미를 올바르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신약의 저자들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신자에게 주어질 '아직 '의 축복을 설명할 때는 주로 미래와 동사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에, 이 '이미'의 축복을 설명하기 위하여는 주로 현재동사, 완료동사 혹은 단순과거 동사를 사용한다. 예를들면, 바울은"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현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 자로(현재 ) 여길지어다"(롬6:11),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새로운 피조물이다(현재 )" (고후5:17), "하나님께서 우리를 혹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과거 ) 사랑하는 아들의 나라로 옮겼느니라(과거 )"(골 1.12), 에베소서 2장 5절∼6절에서도 3가지 단순과거동사를 사용하여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를 살리시고, 일으키시사 하늘에 앉히셨다. " 고린도전서 6장 11절에서도 크리스찬의 현재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3중적 단순과거시제를 사용하여 "너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으로 씻기워졌고, 거룩하여졌고, 의를다함을 얻었다"라고 말하고 있으며, 로마서 8장2절에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디도서 3장5절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량없이 부어주신 성령에 의한 중생의 씻음과 새롭게 하심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셨다(과거 )"라고 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바울은 여러 곳에서 단순과거 시제를 사용하여 그의 독자들이 에스겔과 요엘 선지자에 의해 약속되었던 종말론적인 성령(겔 36:26;요엘 2:28, 29)을 이미 받았다라는 사실(갈3:2,5; 4:6; 3:14羔 1:13◎ 5:5; 8:15핀전 2:12;고후 1:22; 5:5;딛 3:6)을 보여 준다. 그리고 다시 현재 시제를 사용하여 신자에게 이미 주어진 그 성령이 이제는 신자를 영원히 떠나지 않고 신자와 함께 거주하며 신자의 전 삶을 지배하고 인도하신다는 사실(롬8:9, 11, 14, 26, 27; 15:16;고전3:16;갈5:5判후 1:14)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 요한복음에서도 예수는 '瑞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자를 믿는자는 영생을 얻었고(현재), 심판에 이르지 아니 하노니(현재 ),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완료)" (요5:24껸시 6:47;요1서 3:14)라고 말하고 있으며, 히브리서 저자도"우리가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다(완료)"(히 12:28절)라고 말하고 있다. 이상은 신약이 보여주고 있는 수많은 예 가운데 극히 제한된 것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에게 주어진 이미의 축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이미 '의 축복은 물론 우리를 위하여 수행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종말론적인 죽음과 부활에 근거한다. 우리는 종말론적인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통하여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지혜가 되시고, 우리의 의와, 거룩과, 구속함이 되신 예수그리스도(고전 1:30)를 믿음으로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됨으로써 이 모든 종말론적인 이미의 축복에 참여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는 이미 죽음을 통과한 자가되며, 이미 생명을 소유한 자가되며, 이미 구원을 받은자가 되며, 이미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나라에 참여한 자가 된다. " 초대교회 신자들이 모진 핍박과 죽음의 위협 가운데서도 신앙을 지킬수 있었던 것은 이와같은 '이미 '의 축복을 확신하고 또한 체험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약이 한편으로 그리스도 사건 안에서 주어진 '이미 '의 축복을 아무리 강조한다고 해도 그것들이 '아직 '의 축복을 약화시키지는 않는다. 예수 자신이 하나님나라가 이미 왔다고 선포하셨다할지라도 여전히 앞으로 주어질 영광스러운 하나님나라의 도래를 말씀하신 것처럼 신약의 저자들도 여전히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아직 '의 축복을 간과하지 않는다. 신자들은 한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구원의 축복을 미리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자의 전인적인 구원은 여전히 미래적인 것이다. " 신자들은 여전히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야 하며(빌 2:12), 처음 믿을 때보다 점점 더 가까이 구원에 다가가고 있다(롬13:13). 신자는 여전히 몸의 구속과(롬8:23,24) 성령을 통한 의의 소망과(갈 5:5), 죽을 몸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롬8:11). 또 여전히 주의 나라에 안전하게 옮겨질 그날과(딤후4:18) 하늘에 속한 자의 영광스러운 형상을 입을 것을 기다리고 있으며(고전 15:49),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나타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살전 1:10). 또한 여전히 공중에서 주님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으며(데전 4:17), 여전히 신자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골3:4).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를 믿지 않는 불신자들은 그들이 믿지 않음으로 말마암아 이미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3:18;롬 1:18∼32), 여전히 그들은 하나님나라에 들어갈수 없으며(고전6:9;갈6:21;엡 5:5), 여전히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주어질 무서운 심판과 지옥의 형벌과 둘째 사망을 기다리고 있다(마7:23; 25:41;막 9:43;살전 5:3;살후 1:9;빌 1:28;3:19;롬 2:8,9; 6:21;계 20:10∼15; 21:8). 그리고 신자들에게 '아직 '의 양상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곧 신자가 의인인 동시에 여전히 죄인이며(simul iustus ac peccator), 구원받은 자인 동시에 여전히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자라는 사실이고, 이미 죽음의 권세를 통과한 자인 동시에 여전히 죽을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몸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고, 하나님나라를 이미 소유하였음께도 불구하고 아직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근본적으로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종말론적인 십자가와 부활의 구속사건은 이미 완성되었지만 그러나 이 완성된 구속사건이 신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일시적이 아니고 점진적이며, 그 종국적인 완성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주어진다는T(H) H

1. 신약에서 명사형 '죽음'과동사형 '죽다'(自動詞), 흑은 죽이다(池勳詞)를 나타내기 위해 여러가지 단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명사로는 緋紺αrot(신약에서 120번사용), #rteo r(128), Mryor(6)등이사용되고 있고, 동사로는 toroθyvfloi(111), two#rrf~(74), Hαθrv34 (22), eof#gof%」 (18), rrArvrou (13), 9☞ygrat(11), θvVr#ol (9), rvyoroθyvrfnl (3)가 사용되고 있다.

2. 인간의 구조적 본성에 관한 논의를 위해서는 최근에 발표된 총신대학원 최홍석 교수의 논문 '진간의 구조적본성에 대한 개혁 신학적 이해", 「개혁신앙」13(1992,여름, 가을호), pp. 19∼48을 보라.

3. Cf J. F.'Jansen, "I Corinthians 15:24-28 and the Fu-ture of jesus Christ", in rrxr rHo rrruurHr,'Cn'firgf 2rMyf oH rtr 31'Sfr 6uJ arrfy CAurrA frrtrrr(ed. W.2. March:San Antonio, 1980). pp. 173"97; G. D. Fee, The Flrst Epistle to the Corinthians(Grand Rapid-s:Eerdmans, 198f. pp. 752"762.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놀라운 구속의 과정을 이렇게 배열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자를 이 '이미 '와 '아직 '의 두 종말론적인 긴장 가운데 두어 신자의 삶의 심각성과 책임성을 느끼게 하셨다. 즉 하나님의 구원역사 가운데서 그분은 인간을 기계로 취급하시지 않고 믿음과 자발적인 순종과 결단을 촉구하는 인격체로 취급하신다. " 그러므로 신자는 두렵고 떨림으로 성령 안에서 자신의 구원을 이루어 가야하며(빌2:12), 예수께 잡힌 바된 그것을 잡으려고 쫓아가야 하며(빌3:12), 복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영광스러운 주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성령의 능력 가운데서 주님의 모습으로 날마다 변화 되어져 가야한다(고후3:18). 마치 새로 출생한 어린 아이가 출생한 그 직후부터 계속 성장을 하는 것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출생한 신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삶과 성장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4.9. G. Ki‥mmel, RpHl'rr rHo fv拒frirnr,· 7tr frrhffpfo-fl'ref Afrrꑁfr 4JrrMr(London:SCM p.ess,195f, pp.110-111; J. Fittmyer, 7tr Cojprf rrrorfiHf to Lutr, X-XJV(New York:Doubleday & Co., 1985), pp.664f

5. J· Jeremias, Nruf rrrfrHrur Throfofy·'Tdr R'☞rfgHd-ricH ◎JrfHf(New York:Charles Scribners Sons,1971) pp. 103∼108; 1.H. Marshall. CoHHrHUv ☞rLutr(Grand Rapids:Eerdmans, 1978), p. 292f

6. 2Mac 7:9.14,23,36; 12:43-4; Ps. Sol.3:16; 14:22; 2Bar.30:1-5; 50:1; 51:6; 4 Ear.7:32; 1 En.51:1; Test.Judah 25:1; Test. Benjamin 10:6-8; 2nd be.khab;msanh. 10: 1; NAB.4:22.

7, Cf. M. do Jonge, "Jewish Expectation about the Messiah according to the Fourth Gospel" , NTS 19(1972-3, pp. 248-70; G.R. 비슬리, 「예수와 하나님의나라」(박문제 역) (크리스찬다이제스트, 1991),pp. 86-121.